"(제가) 아니에요." 저 대답은 뻔뻔한 가해자들의 오리발이 아니다. 애꿎은 '피해자'가 생겨나고 있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반복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어째서 우리의 시선은 '가해자'에 고정되지 않고, 자꾸만 다른 이들을 향하고 있는 걸까? "동영상 속 주인공 아닌가요?", "뉴욕에 간 여배우가 맞나요?" 질문은 폭력적이었고, 매우 무례했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상황이긴 하지만, 그 실상을 보고 있자니 참담하기 짝이 없다. 불법 동영상을 촬영/유포한 정준영의 범죄가 밝혀지자, 사람들은 포털 사이트에서 '정준영 동영상'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실시간 검색어' 창에는 대중들의 추악한 관음증이 차고 넘쳤다. 급기야 여자 연예인의 이름이 담긴 '지라시(증권가 정보지)'가 펴져 나갔다. 정체불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