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03

(25)
'할담비' 지병수 할아버지가 건네는 가슴뭉클한 위로 산다는 건 무엇일까. 또, 늙는다는 건 어떤 것일까. 노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이고, 늙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풀리지 않는 영원한 화두였다. 고민은 계속 됐지만, 명쾌한 답을 찾기는 어려웠다. 그러던 중 '김혜자'를 만났다. 얼마 전 종영한 JTBC 월화 드라마 의 혜자(김혜자/한지민)는 우리에게 '등가교환의 법칙'을 가르쳐 줬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몰입해야 한다고 조언해 줬다. 삶의 진리를 일깨웠다. 잠시나마 시계(視界)가 확 트이는 기분이었다. 인생에 있어 하나의 이정표로 삼을 만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세상은 금세 미세먼지로 가득찼고, 코로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고통스럽고 괴로웠다. 지난 몇 달 동안 온갖 추잡한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 추억함이 마음 속에 침투한 걸까. 시야는..
성폭행 피소된 김형준의 불편한 해명, 무엇이 문제인가? 고구마 줄기마냥 줄줄이 엮이어 나오고 있다. 조금씩 드러날수록 확연히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사회망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이토록 촘촘히 연결돼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그들'이란 누구인가. 애석하게도 '남성'들이다. 발끈할 이유는 전혀 없다. 우리 사회 대부분의 남성들은 결코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렇다고 위안을 삼을 일도 아니다.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스스로를 꾸짖지 않는 남성들을 오히려 의심하라. '버닝썬 게이트'의 본질과 실체에 대해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 질문은 순순하지 않고, 의도는 뻔하다. 지금 돌아가는 판이 마뜩지 않다는 것이다. '본질(더 중요한 사건)'과 '실체(정재계의 인물)'가 엄연히 따로 있는데, 이를 내버려둔 채 어째서 연예인들의 뒤만 캐고 있냐는 뜻이..
임신한 김소영의 고민과 육아 중인 아내를 향한 윤상현의 눈물 - www.instagram.com/mochi_1022 - "처음 임신을 확인했을 때 자연스레 입가에 웃음은 피어났지만, 한편으론 어딘가 내 안의 기세가 뚝 끊어지는 느낌이었다." tvN 에서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을 보여줬던 김소영-오상진 부부가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김소영 아나운서는 유튜브 채널 '김소영의 띵그리TV'를 통해 자신의 임신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임신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담은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기대감과 두려움, 행복과 불안 등이 혼재돼 있었다. 축복받을 일이 분명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이 그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듯했다. 남성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실제로 가정 내에서 '임신'이라는 사건이 벌어져도 남성의 일상에는 큰 변화가 감지되지 ..
차별을 되물림하는 두 얼굴의 아빠, 이영자의 눈물로도 꿉꿉하다 "잘 몰라서 그래. 이 아빠도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아니잖아. 아빠도 아빠가 처음인데. 그러니까 우리 딸이 좀 봐줘." 눈물이 왈칵 쏟아졌던 그 장면, 아직까지 tvN 에서 성동일(성동일)이 덕선(혜리)에게 했던 대사가 또렷하게 기억난다. 덕선은 늘 찬밥 신세였다. 언니 보라(류혜영)와 남동생(최성원) 사이에서 눈칫밥을 먹으며 자랐다. 서운함과 억울함이 쌓일대로 쌓였는데, 가족들이 자신의 생일마저 잊어버리자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다. 그러나 아빠의 진심어린 고백을 듣고 덕선의 마음은 녹아내렸다. 펑펑 쏟아지던 눈물의 온도가 달라졌다. 시청자들의 마음도 덕선과 마찬가지였다. '그래, 우리 아빠(엄마)도 아빠(엄마)가 처음이었지.' 부모에 대한 깊은 원망과 미움들이 조금씩 씻겨 내려갔다. 그들의 수많은 허물들..
'삼시세끼'보다 '스페인 하숙'이 더욱 정감가는 이유는? "처음에.. 한국인 줄 알았어요, 갑자기. 이럴 리가 없는데." 저마다 삶의 고민을 안고 떠난 산티아고 순례길, 그 여정에서 '유해진'을 만날 줄 누가 알았을까. 그것도 고된 여행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당도한 '알베르게(albergue)'에서 말이다. 하룻밤을 묵어갈 숙소가 필요했던 터에 '스페인 하숙'이라 쓰인 반가운 한글 간판에 이끌려 왔지만, 그곳에 유해진이 있을 거라곤 전혀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뭐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마치 무엇엔가 홀린 기분이었으리라. "네, 들어오세요. 들어오세요." 리셉션(reception)에 앉아 태연히 손님을 맞이하는 유해진이라니! 젊은 순례자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 누구라도 그 상황에선 '얼음'이 될 수밖에 없었으리라. '여기 스페인 맞아?'라는 의심..
류준열 돋보인 '돈', 흥행과 평가는 별개다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부자(富者)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곧 '모든 것'이다. 돈이 나를 증명하고, 설명하고, 변호하고, 위로한다. 그러니 욕망에는 끝이 있을 수 없고, 소유에는 만족이 없다. tvN 에 출연한 혜민 스님은 "명품가방, 외제차, 강남 아파트를 가지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걸 부정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걸 소유하고 만족이 되면 괜찮은데 만족이 되겠냐"고 점잖게 반문한다. 그 질문에 어떤 대답이 어울리는지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한번쯤 소유해 보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 아닐까? 영화 (박누리 감독)의 조일현(류준열)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시골에서 홀로 복분자 농사를 짓는 아버지, 한번 쓴 물건을 버리지 않고 쟁여놓는 어머니, 그런 부..
[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23. 천안 유량동 '반달정원'을 다녀오다 유량동(留糧洞), 흥미롭고 예쁜 이름이죠? 직접 발음을 해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 이름을 부르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지 않나요? 이중모음('ㅠ'와 'ㅑ')이 연속으로 두 개나 쓰인데다, 둘 다 상승 이중모음(끝소리가 높아지는 이중모음)이기도 하죠. 또, '량'이라는 글자가 주는 청량감(淸涼感)이 가득 느껴집니다. 밝고 경쾌한 느낌을 만들어 내는 유음 'ㄹ'이 쓰인 덕분일까요? 계속해서 부르고 싶어지는 지명입니다. 유량동. 유량동? 유량동! 발음의 신묘함(!)과 달리 뜻은 특별할 게 없습니다. 고려 태조 때 군량을 쌓아뒀다고 해서 유량골로 불린 게 그 유래라고 합니다. 생각보다 허무하죠? 원래 지명이라는 게 대부분 그런 식으로 별 생각없이 지어지는 법이죠. 참고로 유량동은 천안시에 걸쳐 있는 태조산..
지상파 드라마 같지 않은 '닥터 프리즈너', 역시 남궁민이다 KBS2 수목 드라마 의 첫인상은 '지상파 드라마 같지 않은데?'였다. 이게 무슨 말인가. 이야기를 계속하려면 지상파 드라마의 현실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찬란했던 과거와 달리 지상파 드라마는 오랜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발전을 꿈꾸기보다 정체를 선택한 결과였다. 새로움을 추구하기보다 구세대의 체제를 고집한 탓이다. 몰락은 예견된 미래였고, 다가온 현실이 됐다. 양질의 작품들은 tvN과 JTBC로 향했다. 그러다 보니 지상파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 자체가 사라진 지 오래다. 뻔한 소재가 난무했고, 좀 신선하다 싶으면 완성도가 뚝 떨어졌다. 연출은 진부했고, 극본은 따분했다. 미장센을 기대하긴 무리였다. 결국 지상파는 '막장'에 기대기 시작했다. tvN이 김은숙, 송재정 등을 내세워 화제몰이를 하고, J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