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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의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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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의 구라시키 여행기] 4. 오하라 미술관, 소도시에서 찾은 의외의 발견! "이런 곳에 이런 퀄리티의 미술관이 있다고?" 위의 감탄사에 등장하는 '이런 곳'은 (이번 여행기의 주인공인) 구라시키[倉敷, Kurashiki]를 지칭하는데, 결코 비하의 뉘앙스가 아니다. 예상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니, 예상할 수 없었다고 해야 할까? 구라시키는 면적 355.63㎢, 인구 47만 6,073명(2018 기준)의 (중)소도시가 아닌가. 게다가 미관지구는 인구가 밀집된 시내로부터 떨어진 곳이었다. 이런 사이즈의 동네에 미술관이 있다는 만으로도 반가운 일인데, '이런 퀄리티'라니..! '이런 퀄리티' 역시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는 의미이다. 클로드 모네, 앙리 마티스, 폴 고갱,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폴 세잔, 파블로 피카소 등 이름만으로도 가슴 설레게 하는 화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
[버락킴의 구라시키 여행기] 3. 어떻게 찾아가고, 어디에서 묵을 것인가. 구라시키 미관지구의 밤 풍경 아무래도 '구라시키 여행'에 대한 간단한 정보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글의 순서로는 이 글이 '2'여야 할 것 것 같지만,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면 이 순서가 맞다는 생각도 든다.)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건 '구라시키(倉敷, Kurashiki)'를 알고 있(거나 알게 됐)다는 뜻이고, 그곳을 알았다면 당연히 가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쳤을 것이다. 어쩌면 구라시키로 떠나겠다고 의지를 굳힌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좀더 실질적이고 자세한 정보들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건 아마도 '이동 수단'과 '숙소'일 것이다. 갈 곳을 정했으면 찾아가야 하고, 당일치기가 아니라면 머물러야 한다. 거의 모든 여행지가 그렇듯이 구..
[버락킴의 구라시키 여행기] 2. 절반의 실패, 그 속에서 찾은 여유 여행을 여러 차례 하다보면 자신만의 스타일이 구축된다. 한두 번만으로 이뤄지긴 어렵고, 누적된 경험을 통해 시나브로 완성된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완성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변화는 필연과도 같아서 '사람'이 변하든지, '환경'과 '여건'이 변하면 스타일도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미 형성된 큰 틀 안에서 작은 변화들이 가미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가 하면 틀마저도 뿌리채 바뀌는 경우도 있다. 기존의 방식과 전혀 다른 여행을 기획할 수도 있다. 나에게 여행은 '탐구'에 가까웠다. ('탐험'은 아니다.) 미지의 세계가 궁금했고, 그래서 조금이나마 그 세상을 알기 위해 걸었다. 여행을 가면, 목적지에 도착하면 부지런히 걸어다닌다. (물론 대중교통도 적절히 이용한다.) 조금 고생스럽긴 하지만, 걸음으로..
[버락킴의 구라시키 여행기] 1. 당신이 구라시키에 가야 하는 이유 "구라시키.""뭐? 구라시키?" 최근 몇 년동안 틈만 나면 여행을 다녔더니, 요즘엔 만나는 사람마다 '이번엔 어디로 여행을 가냐'는 질문이 인사처럼 따라붙는다. 어김없는 안부 인사에 정직하게(?) 대답을 했더니, 다들 장난치는 거 아니냐는 얼굴로 쳐다보는 게 아닌가. 무심한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원체 '묘한' 이름 때문이었을까. 예외없이 말장난을 걸어왔다.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도 아니었고, 그 반응이 재미있어서 흔쾌히 맞받아치곤 했다. "하하, '구라' 아니라니까?" 부연 설명을 곁들일 수밖에 없었다. "오카야마 현(어차피 이 지명도 생소할 테지만)에 있는 소도시(인구 47만의 도시를 소도시라 말하긴 애매하지만)야.", "'구라시키 미관지구'라고 일본의 옛 정취를 잘 보존한 곳이야." 열심히 떠들..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사진전(5) 베르사유 궁전 두 번째 ​ 기대보다 실망스러운(워낙 기대치가 크기 때문이다) 베르사유 궁전 탐방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건 역시 ‘거울의 방(La galerie des Glaces)’이다. 무려 578개의 거울이 이 넓은 방을 가득 채우고 있다. ​ 거울도 거울이지만, 높은 천장에 매달린 화려한 크리스털 샹드리에에 먼저 눈이 간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셔터를 누르지 않을 도리가 없다. 또, 최고급의 황금 촛대와 화병 등의 장식품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 만약 당신이 베르사유 궁전을 방문했을 때, 날씨가 화창하자면 더할나위 없는 행운이라 생각해도 좋다. 진심이다. 르 노트르(André Le Nôtre)가 1668년에 완성한 베르사유 정원을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흐린 날(이 아니라 심지어 비가 와)도 그 나름대의 운치가 ..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사진전(4) 베르사유 궁전 첫 번째 오랜만에 사진첩을 다시 들여다봤다. 여행 기간 동안 찍어둔 사진들에 먼지가 수북히 쌓여 있더라. (진짜 먼지가 쌓였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 중 몇 장을 꺼내 사진전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봤다. ​​​ 이미 여행기로도 쓴 적이 있듯이, 베르사유 궁전은 두 번째였다. 한번은 겨울 초입 무렵의 잔뜩 흐린 날씨였고, 이번에는 봄기운이 창연한 아주 맑은 날씨였다. 베르사유 궁전을 통해 날씨에 따라 특정 장소가 얼마나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지 여실히 깨달았다. 역시 맑은 날, 해가 짱짱한 날 가는 게 최고다. 한번 갔던 곳인데도 이상하게 사진을 계속 찍게 된다. 그러다보니 사진이 제법 많아 한번에 담지 못하고 나눠서 싣게 된 점을 양해 바란다. ​​​​​​​ ​​​​​​​ 사실 베르사유 궁전은 그 이름이 갖는 아우..
[버락킴의 벨기에 여행기] 2. 잊을 수 없는 브뤼셀의 밤, 그랑플라스의 야경 태초에 어둠이 있었다. 공허한 땅 위에 내린 흑임은 깊고 무거웠다. 그때 창조자는 ‘빛이 있으라’ 명했고, 세상은 낮과 밤으로 구분지어졌다. 정말 신이 ‘빛’을 창조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우리는 오랜 세월동안 태양의 유무에 따라 삶을 살아왔다. 빛은 생활을 의미했고, 어둠은 수면을 뜻했다. 불이 사라지면 무력한 인간으로선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모닥불은 최소한의 방편일 뿐이었다. 어둠은 순응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또, 극복의 대상이었다. 시야를 잃은 인간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그로부터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우리는 어둠을 정복했다. 밤이 내린 도시는 더 이상 어둡지 않다. 흑암은 얕고 가볍다. 빛은 차고 넘친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고 말할 수 ..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사진전(3) 에트르타 · 옹프뢰르 에트르타(Etretat)와 옹플뢰르(Honfleur)는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14. 천공의 수도원 몽생미셸, 꿈엔들 잊으리오!’ 편에서 소개했다시피 몽생미셸 투어의 세트로 묶인다. 여행 일정은 파리에서 출발해 에트르타 > 옹플뢰르 > 몽생미셸을 거쳐 다시 파리로 돌아오는 식이다. ​ 에트르타로 가는 길에 들린 휴게소의 폴(Paul) 빵집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었다. ​​​ 노르망디 지역의 해안도시인 에트르타는 알바트르 해안(Cote d'Albatre)을 끼고 있는 절벽(팔레즈 다발과 팔레즈 다몽)으로 유명하다. 모파상(Maupassant)은 팔레즈 다발(왼쪽 절벽)을 코끼리에 비유했는데, 이 ‘코끼리 바위’는 에트르타의 명소가 됐다. ​​​​ 지금에 와서 팔레즈 다발은 어른 코끼리라 불리고, 팔레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