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여행기 100

[버락킴의 독일 여행기] 2. ‘카이저 거리’ 피해 고른 ‘아디나 레지던스 호텔’, 만족스러웠던 4박 5일

[버락킴의 독일 여행기] 2. ‘카이저 거리’ 피해 고른 ‘아디나 레지던스 호텔’, 만족스러웠던 4박 5일 이번에는 숙소 얘기를 해보자. 4박, 스위스로 떠나기 전 독일에서 머물 기간. 매번 숙소를 옮기는 건 피곤한 일이어서 ‘거점’이 필요했고, 이쪽(뒤셀도르프, 쾰른) 저쪽(뷔르츠부르크, 원래 계획은 밤베르크와 뉘른베르크까지) 다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공항 근처이자 중앙에 위치한 ‘프랑크푸르트’를 선택했다. 무려 4박이나 할 숙소를 골라야 하니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자칫 잘못하면 끔찍한 4박이 될 수 있으므로. 카이저스트라세(Kaiserstraße),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앞으로 쭉 뻗은 카이저 거리는 번화가로 주변에 괜찮은 호텔들이 많지만, 홍등가이기도 해서 치안이 나쁘기로 악명 높다. 또, 거리에 ..

[버락킴의 독일 여행기] 1. 크리스마스 분위기 가득한 프랑크푸르트, 슈바인스학세와 슈니첼로 여행 시작!

[버락킴의 독일 여행기] 1. 크리스마스 분위기 가득한 프랑크푸르트, ‘Paulaner am Dom’에서 슈바인스학세와 슈니첼! 11월 말, 유럽은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보통 한 달 전부터 떠들썩해지는데, 각 도시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이다. 그 포근한 분위기를 만끽하기 위해 여행 일정(독일-스위스)을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로 잡았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건 프랑크푸르트(Frankfrut)도 마찬가지. 뢰허 광장 주변에 다양한 상점들이 늘어섰다. 소시지, 추러스, 견과류, 맥주 등 음식은 물론 크리스마스 관련 소품을 파는 노점상들이 빼곡하다. 사람들고 북적였다. 생기가 넘쳤다. 이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바로 ‘지금’, 유럽에 온 것이다.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공항에 도착하자..

통영과 거제의 밤, 반드시 가야 하는 카페(카페녘, 온더선셋)

그동안 통영과 거제의 '낮'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이제 '밤'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이다. 여행 포스팅의 끝무렵이라는 얘기다. 카페녁 주소 : 경남 통영시 용남면 남해안대로 21 더벨르타워 영업 시간 : 10:00 ~ 22:00(매일) 통영의 밤은 '카페녘'에서 맞았다. 저녁으로 해물뚝배기를 먹고 거제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카페녘'은 통영과 거제를 잇는 신거제대교 인근에 위치해 있다. '조금만 일찍 왔으면 좋았을 텐데..'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다급했다. 아쉽게도 카페녘에 도착했을 때는 노을이 끝물이었다. '카페녘'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우선, 카페 뒤에 '녘(어떤 때의 무렵을 나타내는 말)'을 붙인 네이밍 센스가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회전하는 카페'라는 설명이 흥미를 ..

바다 전망과 히노끼탕, 거제 '바람의언덕 리조트'가 제공하는 완벽한 휴식

'바람의 언덕'에서 저 유명한 풍차를 본 후 '신선대 전망대'로 향했다. 거제의 바다는 아름다웠다. 날이 흐려서 조금 아쉬웠지만, 감탄을 지우지는 못했다. 신선대에서 숙소까지는 차로 1분 거리. 그야말로 코앞이다. 시간이 조금 떠서 미리 연락을 취했고, 내부 준비가 되는 대로 연락을 주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잠시 후, 체크인을 해도 좋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바람의언덕 호텔&리조트 주소 :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해금강로 132 객실 타입 : 프리미엄 킹 히노끼, 바다전망 요금 : 241,810원 주차 : 무료 거제에 머물게 된 건 계획에 없던 일이었고, 그런 만큼 모든 것이 급박하게 진행됐다. 당연히 숙소 예약도 하루 전에 이뤄졌다. '바람의언덕 호텔&리조트'를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

'신축의 맛' 통영 스탠포드 호텔, 여행이 행복해졌다

통영 여행은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우선, 앞뒤로 비가 내(리거나 흐)렸다. 여행 내내 우천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선택지가 제한됐다. 욕지도 등 인근의 섬으로 떠나는 건 애당초 불가능했다. 배가 뜨지 않았다. 날씨에 따라 기분이 좌우되는 편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여행 중에는 맑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수밖에 없나보다. 통영에 도착하자마자 전혁림 미술관부터 방문했다. 지역 미술관만의 매력을 좋아해서 여행지의 미술관을 검색해 방문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사실 남원에서 김병종 미술관이 (작품 교체로) 휴관하는 바람에 생긴 아쉬움을 달래고자 하는 마음도 컸다. 전혁림 미술관은 아기자기하고 독특한 건물 외관이 눈길을 끌었다. '색채의 마술사' 또는 '바다의 화가'로 알려진 전혁림은 통영 출신..

'한옥 호텔' 남원예촌by켄싱턴, 황홀한 시간을 보내다

춘향과 이도령의 고향, 향단과 방자의 고향이기도 한 남원은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다만, 거리를 핑계로 매번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통영, 그러니까 남원보다 훨씬 더 먼 곳으로 떠나기로 했을 때 '그래, 이때다!' 싶었다. 일정에 남원을 추가했다. 통영을 가기 전에 남원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 남원에 간다면 왠지 한옥 숙소에서 머물고 싶었다. 일종의 로망이라고 할까. 지역과 숙소의 분위기가 잘 어우리지면 여행의 느낌이 훨씬 더 잘 살기 마련인데, 남원과 한옥은 마치 하나의 세트처럼 여겨졌다. 분명 한옥 숙소가 있을 것만 같았다. 남은 건 폭풍 검색, 열심을 다한 끝에 '남원예촌by켄싱턴'을 찾았다. 남원예촌by켄싱턴 주소 : 전북 남원시 광한북로 17 여름愛한옥(8평) 패키지 : 조식 2인,..

감동을 주는 숙소, '제주 스테이 비우다'를 아세요?

예전에는 여행에서 '숙소'의 의미를 과소평가했다. '숙소=잠' 정도의 개념만 갖고 있었다. 그저 '잠만 자는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도 그럴것이 새벽부터 일정을 잡아 숙소를 나섰고, 밤이 깊어질 무렵에야 돌아왔다. 지친 몸을 누일 수 있으면 됐다. 여행을 거듭할수록 숙소에 대해 달리 생각하게 됐다. 의미가 격상됐다. 잠만 자고자 했던 곳에서 호되게 당하기도 했고, 여행의 의미 혹은 여행을 향유하는 태도와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확실히 숙소는 여행 과정에서 일종의 '베이스 캠프'의 개념을 지닌다.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내일의 일정을 계획하는 곳. 여행의 피로를 풀고 휴식을 취하는 곳. 예상치 못한 부상을 보듬는 곳. 현실과 달리 근사한 여유를 즐기는 곳. 심지어 어떤 여행은 숙..

[4월 꽃구경] 제주 녹산로에서 안양천, 그리고 선유도 공원까지..

3월 말, 제주도 녹산로에서 올해 첫 벚꽃을 만났는데, 어느덧 벚꽃과 작별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네요. 수요일에 전국적으로 비가 예고되어 있는 만큼 서둘러 '안양천'으로 향했습니다. 서울의 대표적인 벚꽃 산책길이죠. 화창한 날씨가 보이시죠? 안양천 벚꽃길은 하천 양쪽으로 굉장히 긴 구간에 걸쳐 있는데요. 저희는 목동교→양천교 방향으로 걸었습니다. 벚꽃은 이미 만개(滿開)를 지나 '벚꽃비'를 내리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안양천 산책을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선유도(仙遊島)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봄 기운 완연한 선유도는 어떤 모습일까요? 한강공원 양화지구에 주차(1시간에 1,600원으로 저렴한 편)를 하고, 선유교를 건넜습니다. 한강의 풍경이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선유도는 한강에서 밤섬, 노들섬 다음으로 큰 섬..

강원도 고성에서 즐기는 호캉스, '르네블루 바이 워커힐'의 오션뷰에 빠지다

지난 10월, 강원도 고성을 찾았습니다. 5일부터 7일까지 2박 3일의 일정으로, 다소 늦은 휴가였죠. 북적이는 게 싫어서, 조금 느긋하게 한가로운 시간을 즐기고 싶어서 부러 일정을 늦췄습니다. 덕분에 가을 휴가가 됐죠. 사실 콕 집어 고성을 고집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강원도면 좋겠다 싶었고, 바다가 있으면 더할나위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속초, 양양, 강릉 등 강원도의 유명한 여행지들이 떠올랐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곳들이라 더욱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먼저, 숙소부터 찾다가 오션뷰(바다 전망)로만 이뤄진 호텔이 있다는 정보를 습득했죠. 바로 고성에 있는 르네블루 바이 워커힐 호텔(RENE BLUE by WALKERHILL)입니다. 여긴 뭐지? 별천지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뷰 하나..

덕수궁, 가을과 작별하기 좋은 곳(feat. 박수근)

'잎이 꽃보다 화려해지는 시간' 누군가는 가을을 두고 '잎이 꽃이 되는 두 번째 봄'이라 멋드러지게 표현했지만, 사실 마뜩지는 않습니다. 가을을 봄에 빗대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을에는 가을에 가산점을 주고 싶은데요. 다시 봄이 되면 태세 전환할지라도 말이죠. 그래서 '잎이 꽃보다 화려해지는 시간'이라는 표현에 좀더 마음이 가나 봅니다. 그 화려함을 만끽하기에 짧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죠. 가을의 끝자락, 떠나가는 계절이 아쉬워 '덕수궁(德壽宮)'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마치 단풍이 비단길을 놓은 듯합니다. 덕수궁은 원래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月山大君)의 집이 있던 곳입니다. 임진왜란 후 선조가 서울로 돌아와서 그 곳을 임시거처로 사용하게 되죠. 그때부터 '궁'으로 격상됩니다. 당시에는 '정릉동 행궁..

단풍이 아름다운 창경궁 춘당지, 지베르니를 잊게 만들었다.

어느덧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죠? 그 말은 곧 단풍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얘기겠죠. 다들 단풍 구경 많이 하셨나요? 저는 가을 정취를 느끼기 위해 창경궁(昌慶宮)으로 발걸음을 옮겨봤습니다. 창경궁은 세종이 상왕으로 물러난 태종의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1418년에 지은 수강궁을 전신으로 합니다. 1483년 수강궁 자리에 별궁인 창경궁이 건립됐습니다. 창경궁은 임진왜란 때 전소되기도 했고, 일제강점기에는 동물원과 식물원(1909년)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다. 또, 1911년에는 원래의 이름을 잃고 창경원으로 격화됐죠. 이처럼 창경궁은 가슴 아픈 사연이 많은 곳입니다. 1987년부터 복원을 통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는데요. 일제의 잔재를 없애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 셈이죠. 창경궁은 그리 넓지 않아서 한바퀴 둘..

베트남(푸꾸옥) 여행 취소, 비행기 및 호텔비(리조트) 전액 환불 받다!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수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역시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새로운 여행 계획을 수립하기 불가능한 시점이죠. 무엇보다 일찌감치 여행 일정을 세워두고, 비행기와 숙소까지 예약을 해둔 상황이라면 그 답답함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일반적으로 여행은 몇 달 전부터 준비를 하기 마련이니까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상황이 호전기대하며 버텼던 분들이 꽤 많을 텐데요.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짧은 시간 내에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것 같진 않아 보입니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취소'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 다가오기 마련인데요. 역시 관심의 초점은 '항공료와 ..

[버락킴의 구라시키 여행기] 4. 오하라 미술관, 소도시에서 찾은 의외의 발견!

"이런 곳에 이런 퀄리티의 미술관이 있다고?" 위의 감탄사에 등장하는 '이런 곳'은 (이번 여행기의 주인공인) 구라시키[倉敷, Kurashiki]를 지칭하는데, 결코 비하의 뉘앙스가 아니다. 예상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니, 예상할 수 없었다고 해야 할까? 구라시키는 면적 355.63㎢, 인구 47만 6,073명(2018 기준)의 (중)소도시가 아닌가. 게다가 미관지구는 인구가 밀집된 시내로부터 떨어진 곳이었다. 이런 사이즈의 동네에 미술관이 있다는 만으로도 반가운 일인데, '이런 퀄리티'라니..! '이런 퀄리티' 역시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는 의미이다. 클로드 모네, 앙리 마티스, 폴 고갱,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폴 세잔, 파블로 피카소 등 이름만으로도 가슴 설레게 하는 화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

[버락킴의 구라시키 여행기] 3. 어떻게 찾아가고, 어디에서 묵을 것인가.

구라시키 미관지구의 밤 풍경 아무래도 '구라시키 여행'에 대한 간단한 정보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글의 순서로는 이 글이 '2'여야 할 것 것 같지만,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면 이 순서가 맞다는 생각도 든다.)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건 '구라시키(倉敷, Kurashiki)'를 알고 있(거나 알게 됐)다는 뜻이고, 그곳을 알았다면 당연히 가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쳤을 것이다. 어쩌면 구라시키로 떠나겠다고 의지를 굳힌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좀더 실질적이고 자세한 정보들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건 아마도 '이동 수단'과 '숙소'일 것이다. 갈 곳을 정했으면 찾아가야 하고, 당일치기가 아니라면 머물러야 한다. 거의 모든 여행지가 그렇듯이 구..

[버락킴의 구라시키 여행기] 2. 절반의 실패, 그 속에서 찾은 여유

여행을 여러 차례 하다보면 자신만의 스타일이 구축된다. 한두 번만으로 이뤄지긴 어렵고, 누적된 경험을 통해 시나브로 완성된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완성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변화는 필연과도 같아서 '사람'이 변하든지, '환경'과 '여건'이 변하면 스타일도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미 형성된 큰 틀 안에서 작은 변화들이 가미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가 하면 틀마저도 뿌리채 바뀌는 경우도 있다. 기존의 방식과 전혀 다른 여행을 기획할 수도 있다. 나에게 여행은 '탐구'에 가까웠다. ('탐험'은 아니다.) 미지의 세계가 궁금했고, 그래서 조금이나마 그 세상을 알기 위해 걸었다. 여행을 가면, 목적지에 도착하면 부지런히 걸어다닌다. (물론 대중교통도 적절히 이용한다.) 조금 고생스럽긴 하지만, 걸음으로..

[버락킴의 구라시키 여행기] 1. 당신이 구라시키에 가야 하는 이유

"구라시키.""뭐? 구라시키?" 최근 몇 년동안 틈만 나면 여행을 다녔더니, 요즘엔 만나는 사람마다 '이번엔 어디로 여행을 가냐'는 질문이 인사처럼 따라붙는다. 어김없는 안부 인사에 정직하게(?) 대답을 했더니, 다들 장난치는 거 아니냐는 얼굴로 쳐다보는 게 아닌가. 무심한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원체 '묘한' 이름 때문이었을까. 예외없이 말장난을 걸어왔다.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도 아니었고, 그 반응이 재미있어서 흔쾌히 맞받아치곤 했다. "하하, '구라' 아니라니까?" 부연 설명을 곁들일 수밖에 없었다. "오카야마 현(어차피 이 지명도 생소할 테지만)에 있는 소도시(인구 47만의 도시를 소도시라 말하긴 애매하지만)야.", "'구라시키 미관지구'라고 일본의 옛 정취를 잘 보존한 곳이야." 열심히 떠들..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사진전(5) 베르사유 궁전 두 번째

​ 기대보다 실망스러운(워낙 기대치가 크기 때문이다) 베르사유 궁전 탐방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건 역시 ‘거울의 방(La galerie des Glaces)’이다. 무려 578개의 거울이 이 넓은 방을 가득 채우고 있다. ​ 거울도 거울이지만, 높은 천장에 매달린 화려한 크리스털 샹드리에에 먼저 눈이 간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셔터를 누르지 않을 도리가 없다. 또, 최고급의 황금 촛대와 화병 등의 장식품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 만약 당신이 베르사유 궁전을 방문했을 때, 날씨가 화창하자면 더할나위 없는 행운이라 생각해도 좋다. 진심이다. 르 노트르(André Le Nôtre)가 1668년에 완성한 베르사유 정원을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흐린 날(이 아니라 심지어 비가 와)도 그 나름대의 운치가 ..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사진전(4) 베르사유 궁전 첫 번째

오랜만에 사진첩을 다시 들여다봤다. 여행 기간 동안 찍어둔 사진들에 먼지가 수북히 쌓여 있더라. (진짜 먼지가 쌓였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 중 몇 장을 꺼내 사진전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봤다. ​​​ 이미 여행기로도 쓴 적이 있듯이, 베르사유 궁전은 두 번째였다. 한번은 겨울 초입 무렵의 잔뜩 흐린 날씨였고, 이번에는 봄기운이 창연한 아주 맑은 날씨였다. 베르사유 궁전을 통해 날씨에 따라 특정 장소가 얼마나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지 여실히 깨달았다. 역시 맑은 날, 해가 짱짱한 날 가는 게 최고다. 한번 갔던 곳인데도 이상하게 사진을 계속 찍게 된다. 그러다보니 사진이 제법 많아 한번에 담지 못하고 나눠서 싣게 된 점을 양해 바란다. ​​​​​​​ ​​​​​​​ 사실 베르사유 궁전은 그 이름이 갖는 아우..

[버락킴의 벨기에 여행기] 2. 잊을 수 없는 브뤼셀의 밤, 그랑플라스의 야경

태초에 어둠이 있었다. 공허한 땅 위에 내린 흑임은 깊고 무거웠다. 그때 창조자는 ‘빛이 있으라’ 명했고, 세상은 낮과 밤으로 구분지어졌다. 정말 신이 ‘빛’을 창조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우리는 오랜 세월동안 태양의 유무에 따라 삶을 살아왔다. 빛은 생활을 의미했고, 어둠은 수면을 뜻했다. 불이 사라지면 무력한 인간으로선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모닥불은 최소한의 방편일 뿐이었다. 어둠은 순응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또, 극복의 대상이었다. 시야를 잃은 인간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그로부터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우리는 어둠을 정복했다. 밤이 내린 도시는 더 이상 어둡지 않다. 흑암은 얕고 가볍다. 빛은 차고 넘친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고 말할 수 ..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사진전(3) 에트르타 · 옹프뢰르

에트르타(Etretat)와 옹플뢰르(Honfleur)는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14. 천공의 수도원 몽생미셸, 꿈엔들 잊으리오!’ 편에서 소개했다시피 몽생미셸 투어의 세트로 묶인다. 여행 일정은 파리에서 출발해 에트르타 > 옹플뢰르 > 몽생미셸을 거쳐 다시 파리로 돌아오는 식이다. ​ 에트르타로 가는 길에 들린 휴게소의 폴(Paul) 빵집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었다. ​​​ 노르망디 지역의 해안도시인 에트르타는 알바트르 해안(Cote d'Albatre)을 끼고 있는 절벽(팔레즈 다발과 팔레즈 다몽)으로 유명하다. 모파상(Maupassant)은 팔레즈 다발(왼쪽 절벽)을 코끼리에 비유했는데, 이 ‘코끼리 바위’는 에트르타의 명소가 됐다. ​​​​ 지금에 와서 팔레즈 다발은 어른 코끼리라 불리고, 팔레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