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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

솔루션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는 전문가가 비전문가는 볼 수 없는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일련의 프로세스에 있다. 물론 지적을 당한 당사자가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일종의 성장 드라마라고 할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드라미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지만 핵심적인 포인트는 아니다. 솔루션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사랑받는 까닭은 그것이 우리 삶에도 적용시킬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3년째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SBS 은 요식업 종사자에게 교과서처럼 여겨질 뿐 아니라 요식업과 무관한 다수의 시청들에게는 자신(의 문제점)을 돌아볼 보조 교재로 활용된다. 간접 경험을 통해 배움을 얻는 것이다. 성남시 모란역 뒷골목을 찾아간 ..

'막장'은 본래 '드라마'와 한쌍이었다. '보통 사람의 상식과 도덕적 기준으로는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의 드라마를 일컬어 '막장 드라마(규범 표기는 끝장 드라마)'라고 불러 왔다.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억지스러운 상황 설정과 개연성 없는 전개, 외도나 불륜 그리고 출생의 비밀 등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관계, 마라맛을 연상케 하는 자극적인 이야기는 매번 시청자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대한민국 막장 드라마의 트로이카(troika)라 불리는 문영남, 임성한, 김순옥은 계속 제기된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끝내 막장 드라마를 하나의 장르로 안착시켰다. 최근 시즌1이 마무리된 SBS 의 성공(최고 시청률 28.8%, 닐슨코리아 기준)은 막장 드라마가 발을 딛고 설 땅이 매우 넓다는 걸 보여준다. 시..

각진 얼굴에 통나무 같은 근육질 몸을 지닌 프렌치 불도그(French Bulldog)는 일명 '박쥐귀'라고 하는 크고 넓은 독특한 귀를 가졌다. 불도그보다는 덩치가 좀 작은 편인데, 강렬하면서도 귀여운 외모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견종이다. 또, 일반적으로 밝고 다정한 성격을 지녀 다른 동물이나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다. 그 이유는 애당초 프렌치 불도그가 반려견으로만 개량됐기 때문이다. 동물을 사랑하기로 유명했던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1819~1901)은 "투견들의 전투는 피의 스포츠"라며 투견 금지령(1853년)을 선포했고, 당시 개들을 투견용이 아닌 반려견으로 개량하는 이슈가 유럽 전체로 공론화 됐다. 이후 잉글리시 불도그가 프랑스로 건너가는 과정에서 퍼그와 프랑스종 테리어와 교배되면서 프렌치 ..

곧 학교에 들어가야 할 나이의 남자아이가 화가 나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해 행동을 하고, 엄마를 때리는 공격성을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를 무지막지하게 지난 15일 방송된 채널A 에 찾아온 엄마의 걱정도 그것이었다. 엄마를 많이 걱정해주는, '딸 같은 아들'이라는 8살 금쪽이는 언젠가부터 엄마에게 공격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금쪽이는 미용실에서 엄마의 파마 시술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처음에는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주기도 하고 장난을 치며 시간을 보냈지만, 시간이 오래되자 점점 지루해졌다. 그런 금쪽이가 잠깐 밖에 나가자 엄마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날이 춥다며 기어코 미용실 안으로 데려오더니 잠바를 입으라고 했다가 잠시 후에는 강압적인 어투로 "앉아, 기다려! 나가지 마!"라고 지시했..

"모든 국민이 가능하면 집에 머물러야 하는 시기에, 외부 활동이 주가 되는 콘텐츠를 선보이게 되어 송구스런 마음입니다. 하루빨리 이 위기의 터널을 잘 지나, 따뜻한 봄날의 나들이가 가능하길 기대합니다." 정중한 인사였다. 또, 세심하고 사려깊었다. 나영석, 김세희 PD는 자신들의 새로운 프로그램 tvN 를 소개하기에 앞서 시청자들의 마음부터 헤아렸다. 자막에 새겨진 글자들에서 진중함이 느껴졌다. '한옥 체험 리얼리티'라니.. 여행이 사라진 시대, 외부 활동 자체가 조심스러운 시기에 조심스러웠으리라. 그런데 송구스럽다는 말에 생각보다 쉽게 마음의 빗장이 열렸다. 그들이 원래 계획했던 프로그램은 이었다. 시즌3를 준비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듯 코로나19의 여파가 길어졌고, 비행..

2020년 SBS 연예대상에서 '공익예능상(김성주)'을 수상했던 이 새해를 맞아 마음을 다잡고 힘차게 출발했다. 2021년 첫 번째 골목이자 의 29번째 골목은 성남시 모란역 뒷골목이었다. 5분 거리에 있는 모란 사거리는 상권이 살아있는 반면에 모란역 뒷골목은 사람들이 없어 휑하기만 했다. '백종원 매직'이 간절한 곳이었다. 첫 번째 식당인 '생면국숫집' 사장님은 요식업 경력만 22년 9개월의 베테랑이었다. 중간에 10년을 쉬었다는 걸 감안하면 '요식업계의 시조새'격이었다. 경기도 포천의 백운계곡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사장님은 1988년 하루 최고 매출 700만 원을 기록했을 정도로 장사의 맛을 경험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 8개의 점포가 줄줄이 폐업했고, 교통사고까지 겪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고 털어놓았..

소금도 '적당히' 넣어야 맛을 내는 법이다. 시나브로 선을 넘어버린 TV조선 가 비판에 직면했다. 일부 언론은 "선우은숙-이영하의 끝없는 하소연에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하기 시작했고, 정석희 TV 칼럼니스트는 방송에 아이들이 연거푸 등장하는 상황을 두고 "아이를 이용해 돈벌이 하는 꼴이나 안 봤으면 한다"고 일갈했다. 한편, 지난 11일 방송에서 선우은숙은 이혼을 결정했던 진짜 이유를 밝혔다. 뱅쇼를 마시며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고 있있던 차에 "난 단순해서 스트레스를 안 받"는다는 이영하의 말이 선우은숙의 마음을 긁었다. 불현듯 옛날 일이 떠오른 것이다. "그때 그 여자 후배가 나를 고소하겠다고 했는데도 당신은 내 편을 안 들어주더라?" 다짜고짜 훅 들어오는 선우은숙의 펀치에 이영하의..

이번에도 다견 가정이 등장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2 에 출연한 모녀 보호자는 네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견종은 포메라니안과 미니어처 핀셔였다. 독일 북동부 지역의 포메라니아 지방에서 유래한 포메라니안은 북극에서 썰매를 끌던 개들의 후손으로 초창기에는 지금보다 몸집이 훨씬 컸다고 한다. 공처럼 둥글고 풍성하게 부푼 털이 특징이다. 미니어처 핀셔는 19세기까지 쥐와 같은 설치류를 잡는 개로 키워졌다. 도베르만과 외형적으로 비슷하게 생긴 탓에 도베르만을 축소한 버전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전혀 관련성이 없다. 포메라니안과 미니핀은 이미 에 출연한 적이 있어 제법 익숙한 견종들이다. 그런데 웬일인지 영상 속에는 엄마 보호자와 포메라니안 두 마리밖에 눈에 띠지 않았다. 미미(암컷, 8살..

"저기에서 늘 함께 했던, 코미디를 일주일 내내 연구하고 방송했던 후배들, 동료들 생각이 많이 나는 오늘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프로그램이 없어지는 것은 방송을 하는 사람은 받아들여야 할 일이긴 합니다만, 그대로 조금이나마 후배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조그마한 무대가 하나 생겼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통산 16번째(지상파 15회, 백상 1회) 대상을 차지한 유재석은 수상 소감의 일부분을 자리를 잃어버린 코미디언 후배들을 위해 할애했다. 2021년에는 어디선가 각자의 삶을 치열하게 살고 있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피력한 것이다. 국민MC다운 마음씀씀이였고, 그의 뿌리가 코미디에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 그래서 MBC 에 더욱 눈길이..

인정옥 작가가 집필했던 MBC 드라마 (2004)에서 시연(김민정)의 엄마(윤여정)는 말끝마다 욕설을 달고 사는 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걔가 뱉는 욕은 입으로 흘리는 눈물이야." 다시 말하면 욕이란 감정의 표현이자 표출이라는 뜻이다. 물론 교육적으로 욕설을 사용하게 가르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적어도 욕설의 의미와 기능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채널A 에는 11살, 9살 두 아들을 둔 엄마가 친정 엄마와 함께 찾아왔다. 아빠는 군인이라 집을 많이 비울 수밖에 없었고(특히 코로나19 여파로 휴가도 쉽게 나올 수 없는 형편이었다), 엄마도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 따라서 금쪽 형제의 양육은 사실상 외할머니가 담당하고 있었다. 이른바 황혼 육아였다. 남자아이 2명을 케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