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머리채를 잡고 무차별 폭행을 저지르는 금쪽이의 모습에 참담함을 금치 못한 시청자들이 많았으리라. 물론 엄마의 대화 및 훈육 방식도 씁쓸하긴 마찬가지였다. 20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엄마에게 극강의 분노를 보이는 중2 아들의 비밀은?'의 두 번째 사연이 공개됐다. 마음을 졸이며 방송을 지켜봐야 했다. 과연 개선의 여지가 있는 걸까.
오은영 박사는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다만 너무 자극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그는 엄마가 했던 말 중에 "이제 너랑 대화 안 할 거야."는 거절이자 유기로 느껴졌을 거라며, 그런 표현을 할 때마다 금쪽이가 광분했다고 설명했다. 또, 금쪽이가 "말 바꾸지 마", "안 믿어주잖아"라는 말을 자주 한다며, 이는 엄마의 사랑에 대한 신뢰가 불안정하다는 뜻이라 덧붙였다.
금쪽이가 믿음에 유난히 몰두하는 이유는 믿음에 대한 상처가 깊기 때문이리라. 엄마의 소통 방식을 관찰한 결과, 금쪽이뿐만 아니라 누나도 엄마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듯했다. 오은영은 엄마가 말은 많지만 대화가 일방적이라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취조하듯 잘못을 끄집어내는 말투를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엄마에게 무엇보다 시급한 건 수용하고 공감하는 태도였다.
그렇다면 아빠와의 관계는 어떨까. 따로 지내는 아빠가 찾아오자 금쪽이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냉담한 반응의 원인은 아빠의 체벌이었다. 엄마와의 갈등으로 경찰이 출동했던 날, 아빠는 화를 이기지 못해 금쪽이에게 손을 댔는데, 그 날의 상처가 깊어 남아있었던 것이다. 당시 양육을 포기하려 했던 엄마의 태도 역시 금쪽이에게는 또 다시 유기의 불안을 상기시켰다.
용기를 낸 아빠는 당시 체벌했던 것에 대해 사과를 하며 그날 이후 느낀 점에 대해 설명했다. 또, 사춘기인 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된다며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러자 금쪽이의 마음도 조금 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용돈 이슈로 대화 중 아빠의 손짓 한 번에 화들짝 놀란 금쪽이는 금세 마음의 문을 닫았다. 아빠가 장난으로 툭 치자 발끈하기까지 했다. 어떻게 해야 마음의 문이 열릴까.
"가장 가까운 부모가 곁에 없으면 불안하고, 같이 있으면 더 큰 고통과 혼란을 느끼는 것 같아요." (오은영)
금쪽이가 정서적 고립을 느끼는 상태일 거라 분석한 오은영은 아빠와 긴급 면담을 추진했다. 그리고 폭력(체벌)은 안 된다는 것을 명확히 한 후, 아무리 낮은 수위의 체벌이라도 금쪽이는 과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진정성 있는 소통이 이뤄진 후 진심을 담아 사과를 하고 사랑을 전해야 마음의 끝이 이어질 수 있을 거라 당부했다.
변화를 다짐하는 금쪽이의 속마음까지 확인한 상황, 오은영의 금쪽 처방이 이어졌다. 그는 첫 번째 스텝으로 7세 때 1년 반 동안 부재했던 일에 대해 자기변명과 합리화 없이 소통할 것을 요구했다. 다음으로 아이와의 말싸움에서 물러나기를 당부했다. 아이는 싸움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부모의 책임을 지켜야 한다며 아빠와 함께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마음의 구멍(결핍)은 채우려 하기보다는 인정을 하는 것이 가장 첫 단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은영)
과연 2주 동안의 솔루션은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까. 거실에 마주 앉은 모자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부재했던 순간들을 언급하며, 당시의 사진에 엄마의 모습을 합성해 마음을 전달하기도 했다. 어느덧 손을 맞잡은 모자의 관계는 개선의 첫 단계에 접어든 듯했다. 오은영은 마음의 구멍이 뚫렸던 순간도 인생의 일부이기에 애써 부정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을 건넸다.
함께 배트민턴을 치는 등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지만, 소통 합의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한 차례 트러블이 발생했다. 서로에게 바라는 점을 적고 함께 약속하며 실천하는 시간을 보내기로 했는데, 방향이 살짝 어긋난 엄마의 바람에 분위기가 냉랭해진 것이다. 섣불리 학업 얘기를 꺼낸 게 화근이었다. 결국 금쪽이는 짜증을 내더니 감정을 폭발시켰고, 행동마저 거칠어졌다.
제작진 철수 후 증폭된 갈등은 엄마의 얼굴에 심각한 멍을 남기고 말았다. 오은영은 8년 동안 해결 못한 아픔이라며, 엄마가 진심으로 사과했어도 2주는 너무 짧은 시간이라 지적했다. 건강한 정서 형성은 어릴 때부터 부모의 지속적 교육을 통해 이뤄진다. 내 감정을 이해하는 자기 인식, 분노 유발 요인 파악, 화났을 때 몸의 반응 알아차리기 등 화를 건강하게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변화를 간절히 바라는 부모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빠는 금쪽이와 주말농장 체험 등을 통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또, 금쪽이도 변화를 갈망하긴 마찬가지였다. 마주 마주하기 솔루션을 통해 말로 하지 못했던 마음속 공포와 불안을 마주했다. 힘겨운 일이었음에도 "고쳐야 돼. 똑같이 하면 안돼" 변화를 다짐했다. 엄마의 진심을 담은 사과에 마음을 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엄마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사춘기 자녀와 갈등 없이 소통하는 법을 배웠고, '미러링 대화'를 적극적으로 적용했다. 비난하거나 질책하지 않고 긍정 화법을 익혀나갔다. 오은영은 시청자 중에서 '부모가 저렇게까지 아이 비위를 맞춰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미러링 대화는 비위를 맞추는 게 아니라 긍정적인 면을 바라보고 인정해 주는 과정이라 설명했다.
모자는 함께 10km 마라톤에 도전했다. 금쪽이는 힘든지 얼마 못가서 짜증과 불만을 토로했다. 이때 엄마는 지적이 아니라 격려를 하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잠시 후, 금쪽이는 엄마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고, 두 사람은 서로의 온기를 확인하며 도전을 이어나갔다. 다시 뛰기 시작한 금쪽이와 엄마는 서로의 거리를 한걸음 더 좁힐 수 있었다. 엄마의 변화에서 시작된 기적이었다.
'TV + 연예 > '금쪽같은 내새끼' 톺아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 잡는 사춘기 금쪽이의 폭력성, 오은영은 왜 어린 시절을 물었을까 (1) | 2025.06.15 |
---|---|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는 금쪽이, 오은영이 분노한 이유는? (1) | 2025.06.08 |
2년 만에 다시 오은영 찾은 금쪽이네, 이번에는 둘째가 위험하다 (4) | 2025.05.31 |
귀신 들린 금쪽이? 2천 만 원짜리 굿 얘기 나오자 오은영의 대답은? (3) | 2025.05.18 |
진짜 금쪽이는 아빠였다! 오은영이 '부모력'을 강조한 이유 (2) | 2025.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