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여행기 109

[버락킴의 이스탄불 여행기] 2. 터키의 길거리 음식을 소개합니다!

누가 처음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터키 요리를 세계 3대 요리로 손꼽는 모양이다. 대개 중국, 프랑스와 함께 거론되곤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공신력 있는 기관의 검증을 받은 타이틀은 아니다. 어디에선 태국을 포함시키기도 하고, 누군가는 이탈리아를 넣어 그리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프랑스는 제외하는 경우가 없지만, 다른 두 나라를 고를 땐 상당히 개인적인 취향이 개입되는 듯 하다. 애시당초 '입맛'이라는 게 자의적일 수밖에 없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 탁심 광장의 케밥 식당 - 이 글에서 터키 요리가 진짜 세계 3대 요리에 포함되는지 가려낼 생각은 없다. 물론 그럴 능력도 없을 뿐더러 그것이 무의미하다는 건 입맛의 자의성을 얘기했을 때 결론이 난 듯 싶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음식은 없지만..

[버락킴의 이스탄불 여행기] 1. 숙소를 한번 옮기는 게 이득인 이유

터키의 최대 도시 이스탄불(Istanbul)은 '묘하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곳이다. 그건 아무래도 지리적 특성(에 기인한 역사적 특수성) 때문일 것이다. 이스탄불은 마르마라 해(Sea of Marmara)와 흑해(Black Sea)를 연결하고 있는 보스포루스(Bosporus)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아시아 양 대륙에 걸쳐 있다. 달리 말하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통로이자 열쇠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이스탄불은 '중심지'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한반도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놓일 수밖에 없는 지리적 특성을 지닌 것처럼, 이스탄불 역시 그러했으리라. 이스탄불은 비잔틴 제국의 수도(324년)이자 그리스도교의 중심지로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며 '콘스탄티노플'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제4차 십자군(1202~..

[버락킴의 이스탄불 여행기] 0. 터키가 위험한 이유는 따로 있다

'터키는 위험하지 않아?' 최근 들어 해외 여행을 곧잘 다니다보니 주변 사람들이 으레 묻곤 했다. "다음 여행지는 어디야?" "응? 이번엔 터키, 이스탄불에 다녀오려고." 그렇게 대답하면 반드시 같은 질문이 되돌아 왔다. "터키는 위험하지 않아?"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스탄불은 '황색 경보(여행 자제)' 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지난 8월 22일을 기점으로 이스탄불을 제외한 터키의 전 지역이 황색 경보에서 남색 경보(여행 유의)로 하향 조정됐지만, 여전히 이스탄불은 황색 경보 지역으로 남아 있다. 터키가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은 지리적 요소에서 기인했을 것이다. 터키는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이슬람 국가, Islamic State)의 본거지였던(과거형으로 표현한 까닭은 지난 ..

[버락킴의 동유럽 여행기] 11. 부다페스트의 매혹적인 낮과 밤

맑고 화창한 날씨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비가 조금 내려도 감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산을 가볍게 뒤집어버리는 강풍이 불어닥쳤고, 몸을 제대로 가누기가 어려웠다. 부디 다음 날 아침에는 잠잠해지기를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눈을 뜨자마자 창가로 가 커튼부터 젖혔다. 물기를 머금은 자동차 바퀴소리가 불길했지만, 도로 위에 남아있는 빗물이길 바랐다. 아, 이럴수가. 여전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하늘은 고집스러웠다. 그칠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오스트리아 빈에 머무는 건 의미가 없어 보였다. 만약 여행 일정에 여유가 (엄청) 많았다면, 인천 공항에서 사왔던 책을 들고 카페에 앉아 커피나 음료를 마시며 독서를 하는 낭만적인 시간을 보내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만큼 시간이 넉넉지 않았다...

[버락킴의 동유럽 여행기] 10. 빈(Wien)에 간 당신이 꼭 들러야 할 장소 3

10시 52분에 프라하를 출발한 기차가 14시 50분이 돼서야 빈(Wien)에 도착했다. 거의 꼬박 4시간이 걸렸다. 체코는 평지와 산지의 비율이 7:3 정도인데, 기차로 이동하는 내내 푸른 초원을 만끽할 수 있었다. 간혹 건물들이 눈에 띠긴 했지만, 워낙 간헐적이라 '밋밋해진' 풍경들에 지루해져 어느덧 잠이 쏟아졌다. 인간이란 이토록 간사한 것이다. 어떻게 유럽의 풍경들이 밋밋하고 지루할 수 있단 말인가. 한참을 자고 일어나도 여전히 도착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었다. 중간중간 몇 번의 스트레칭을 거듭한 끝에 결국 국경을 넘고 빈에 당도하게 됐다. 맙소사, 오스트리아라니, 그것도 빈이라니! 빈 중앙역 (Wien Hauptbahnhof)의 근처(도보로 5분)에 있는 숙소로 이동해 짐을 풀고 본격적인 ..

[버락킴의 동유럽 여행기] 9. 드레스덴에서 만난 오토 딕스

'활자'를 통해 묘사된 '곳'이나 '것'을 '상상' 속에서 재현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만나 '실체적'으로 '경험'하는 것. 여행이 주는 매력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아닐까. 아니, 어쩌면 그와 같은 상상과 기대를 '경험'하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가령, 소설 속에 등장했던 장소, 예를 들면 도시나 마을, 더 세밀하게는 특정한 거리 속에 '나'를 두는 건 설레고 흥분되는 일이다. 굳이 활자가 아니더라도 좋다. 영화나 다큐멘터리, 혹은 누군가의 여행 사진 속에서 본 '장면'들에 나를 대입하는 일은 어떠한가. 쇼핑의 도시 홍콩의 '하버시티'를 둘러본다거나, 베르사유 궁전의 거울의 방(청와대의 거울의 방이 아니다)에서 그 호화로움을 만끽하고, 프라하 성에서 울긋불긋 아름답게 물든..

[버락킴의 동유럽 여행기] 8. 드레스덴, 평화를 상징하는 그곳에 가길 잘했다

프라하를 훑어본 나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체코의 다른 소도시들을 둘러보는 것이었다. 가령, 플젠(Plzeň)이나 체스키 크룸로프(Ceský Krumlov) 같은 곳 말이다. 만약 내가 맥주를 좋아했다면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의 본고장인 플젠을 선택했을 테고,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힐링'을 하고 싶었다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1992년)으로 지정돼 있는 체스키 크룸로프로 발걸음을 옮겼을 것이다. 솔직히 후자는 끌리긴 했다. 드레스덴 중앙역(Dresden Hauptbahnhof) 하지만 당시의 우선순위는 체코의 다른 소도시가 아니었다. 바로 두 번째 선택지, 인근의 다른 국가(의 분위기)를 경험하는 것이었다. 독일 작센(Sache..

[버락킴의 동유럽 여행기] 7. 국경을 넘어 본 소감이 어땠냐고?

국경(國境) :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 우리는 '국경'을 모른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라는 지형학적 위치, 거기에 유일하게 뚫려 있(다는 표현은 육지를 강조하는 고전적인 지리관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저 '대륙과 맞닿아 있다'는 의미로 새기도록 하자)는 북쪽은 '휴전선'이라는 장벽이 엄중히 가로막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그 '선'에 가닿을 수 없다. 아주 멀리서나마 바라볼 수는 있지만, 실체적으로 경험할 수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군인이 돼 철책을 지킨다면 모를까. 그렇다고 해서 그 선을 국경이라 말하긴 어렵다. 회원의 자격을 '국가'로 규정한 유엔 헌장에 따르자면, 북한 정부도 하나의 국가로서 인정할 여지가 있지만, 이는 헌법적으로 볼 때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다. 헌법 제3조에서 '대한민..

[버락킴의 동유럽 여행기] 6. 프라하의 아침을 산책하다

어째서 여행을 가면 부지런해지는 걸까. 그것도 '극도로' 말이다. 새벽 5시가 조금 지나면 저절로 눈이 떠지고, 어느새 몸은 침대를 벗어나 있다. 알람에 의존해야만 했던 평소의 아침이 아니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기지개를 켜고, 미리 사뒀던 물을 시원하게 들이킨다. 아, 호텔의 냉장고에 비치된 (물을 포함한) 음료는 워낙 비싸니까 손을 대지 않도록 하자. 숙소로 돌아오기 전, 인근의 슈퍼(가 없다면 자판기)에서 물을 사오는 센스가 필요하다. 곧바로 아침 샤워를 하고, 가벼운 트레이닝 복을 입는다. 조식이 제공되는 시간(보통 07:00에서 08:00 사이에 제공된다. 호텔을 예약할 때 체크하도록 하자.)까진 제법 시간이 남아 있다. 뭘 하려고 그러냐고? 낯선 곳에 여행을 와서 대관절 할 일이란 게 무엇이겠..

[버락킴의 동유럽 여행기] 5. 구시가 광장이 완성한 프라하라는 동화

낯선 곳을 지리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점(起點)을 잡는 게 중요하다. 갑자기 낯선 건물과 도로 사이에 덩그러니 놓여지면, 아무리 '구글 지도'라는 마스터 키가 있다고 하더라도 길을 찾는 데 제법 시간을 많이 쓰게 된다. 물론 길을 헤매다가 계획에 없었던 곳에 당도하게 되거나 지도나 여행 책자에는 나와있지 않은 (나만의) 장소를 찾는 '재미'가 여행의 묘미라고 하겠지만, 기본적인 지리적 정보는 숙지하고 있어야 '미아(迷兒)'가 되는 혼란을 피할 수 있다. 프라하의 구시가 광장 프라하에서는 그 중심축이 아무래도 '카를 교(라기보다는 블타바 강이겠지만)'가 될 텐데, 이 아름다운 석조 다리의 한쪽은 프라하 성이 있는 말라스트라로 이어지고, 또 다른 한쪽은 구시가 광장(Staroměstské Náměstí ..

[버락킴의 동유럽 여행기] 4. 카를 교, 내게 주어졌던 셔터 찬스

프라하(Prague)는 면적이 496㎢인데, 서울(605.25㎢)에 비해서는 좀 작고, 파리(105.4㎢)보다는 훨씬 큰 편이다. 그런데 여행(관광이라고 해도 좋다)의 다채로움은 두 도시에 비해 훨씬 더 단조로운 편이다. 하지만 그 간결함이 오히려 ‘아늑하다’는 느낌을 준다. 여러 곳을 바지런히 쫓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여유는 안정감을 주고, 그 때문에 여행의 깊이는 좀더 깊어진다. 프라하 여행은 기본적으로 ‘구시가’ 파트와 말라스트라나(Malá Strana: 소지구) 파트로 구성돼 있다. 두 지역 사이를 체코에서 가장 긴 강인 블타바 강(Vltava River)이 가로지른 채 흐르고 있는데, 강 위로 몇 개의 다리들이 놓여 있다. 그 중에서 ‘카를 교(Charles Bridge)’가 단연코 가장 유명하..

[버락킴의 동유럽 여행기] 3. 매혹적인 프라하 성을 만나다

블타바 강(Vltava River)을 가로지르는 카를 교(Karluv Most)에서 올려다 보이는 언덕, 그 위에 솟아있는 프라하 성(Pražský Hrad)의 모습은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이내 마음까지 포섭해버린다.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된다. 아름답다. 기네스북에 등재됐을 정도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고대 성채, 9세기 중엽부터 지어지기 시작한 프라하 성은 왕국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참으로 매혹적이다. 프라하 성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좀더 꼼꼼하게 둘러봤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 (갑자기 생긴) 일행이 있었던 탓에 온전히 집중을 할 수 없었다. 냉정히 말하자면, 수박 겉 핥기에 그쳤다. 프라하 성의 입장권은 Circuit A(350코루나),..

[버락킴의 동유럽 여행기] 2. 처음으로 현지 음식에 도전하다!

바츨라프 하벨 국제공항(Vaclav Havel Airport Prague)공항에서 우연히 알게 된 또래(라고 하면 웃을지도 모를) 한국인을 프라하 성 문턱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반가움에 인사를 건넸고, 우리는 이내 ‘오늘’의 여행을 함께 하기로 했다. ‘혼자’ 다니길 좋아하는 터라 여행에서의 동행은 낯설고 어색한 일이었지만, ‘낯섦’에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보기로 했다. 좋지 않은가. 서로 사진도 몇 장씩 찍어주고 말이다. 일행이 있다 보니 ‘음식’과도 가까워졌다. 평소 ‘식(食)’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여행에 있어서도 그 비중이 적었다. 원래 입이 짧아 해외의 음식들이 입에 맞지 않기도 했다.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아침부터 길을 나서 이곳저곳 끊임없이 돌아다닌 후..

[버락킴의 동유럽 여행기] 1. 7박의 여행 기간, 숙소는 이러했습니다

환전도 하지 않고 비행기를 탔던 탓에 골머리를 앓았던 에피소드에서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자. ATM에서 8,000코루나를 인출했다. 1코루나가 44.45원이니까, 대략 35만 원 정도다. 당시에도 환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돈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여행의 암묵적 대원칙이기도 하고, 환전 때문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던 터라 넉넉하게 들고 있고 싶은 마음이었다. 어차피 프라하에서 3박을 한 이후에는 오스트리아 빈(비엔나)로 이동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절반 정도는 유로로 다시 환전을 했다. 여기에서 손해를 좀 보긴 했다. 애초에 ATM으로 인출하는 것부터 그러했기에 마음에 두지 않기로 했다. 여행은 시작됐고, 여긴 프라하니까. 이제 즐길 시간이니 말이다. 이제 1일 권 승차권(110코루나, 교통 편에서..

[버락킴의 동유럽 여행기] 0. 동유럽 보고서, 다녀왔습니다

난감했다. 시작은 그랬다. 설렘보다는 걱정이 가득했다. 문제는 '환전'이었다. Sunny Bank(써니뱅크)를 통해 미리 '환전'을 해놓고서, 정신머리를 어디 놓았는지 돈을 찾지 않고 비행기에 올랐던 것이다. 1시간 쯤 지났을까. 여행에 대한 시나리오를 머릿속으로 천천히 그려보는데, '근데, 나 환전 했나?'라는 물음표가 불현듯 떠올랐다. 아무리 기억을 떠올려도 환전을 한 기억이 없다. 당연히 손가방을 아무리 뒤져봐도 돈봉투가 없다. 이쯤되면 인정해야만 했다. "아, 망했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고, 이른바 멘붕 상태에 빠져들었다. 현실을 인정하고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첫 번째로 드는 생각은 '비자(VISA) 카드'였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ATM에서 돈을 인출하면 되지 않을까?' 이론적으..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12. 오, 나의 오스칼! 베르사유 궁전에 가다

바람 한 점 없어도 향기로운 꽃가시 돋혀 피어나도 아름다운 꽃혼자 피어 있어도 외롭지 않는세상마냥 즐거움에 피는 꽃장미 나는 장미로 태어난 오스칼정열과 화려함 속에서 살다 갈 거야장미 장미는 화사하게 피고장미 장미는 순결하게 지네 주제곡 베르사유 궁전(Château de Versailles)은 사치, 허영과 동의어처럼 읽히곤 한다. 아무래도 그 곳에서 살았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그리 읽히는 것과 같은 맥락인 듯 싶다.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지 않아?"라고 말했는 일화로 유명한 그는 실제로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에 위치한 별궁인 프티 트리아농(Petit Trianon)에서 거주하면서 파티와 향락을 즐겼다. 화려하고 값비싼 의상과 보석에 관심이 많았고, 자연스레 사치품들을 긁어 모았다. 그에..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11. #생제르맹데프레 #뤽상부르 공원 #오르세 미술관

1950년대 파리 지성의 본거지라고 불렸던 곳, 생제르맹데프레(St-Germain-des-Prés) 지역을 찾은 건 여행 3일째였다. 낯섦과 어색함이 어느 정도 사라진 시점, 약간의 '익숨함'이 조금씩 꿈틀거리며 고개를 들이밀었다.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것도,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 먹고 마실 것을 사는 것도, 파리의 거리를 배회하는 것도, 어느덧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일까. 이 곳을 떠올리면, '여유로움' 혹은 '느긋함'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실제로 이 곳에서 느꼈던 분위기가 그러했고, 나 스스로도 여행에 있어 안정감을 찾았던 순간이었다. 생제르맹데프레 지역은 파리 6구로, 센 강의 좌안(左岸, 하천의 왼쪽 기슭)에 있는 지역을 일컬는다. 루브르 박물관이 있는 튈르리 지역의 아래쪽이다. ..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10. 파리의 지하철 문은 수동이라고?

걷고 걷고 또 걷는다새벽 그대 떠난 길 지나 아침은 다시 밝아오겠지푸르른 새벽 길 - 전인권, 「걷고 걷고」 중에서 - 너무 걷는 이야기만 했나보다. 파리를 여행하는 내내 줄곧 걷기만 했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분명 많이 걸었던 건 사실이지만, 걷기만 했던 건 당연히 아니다. 파리에서 가장 많이 이용한 교통수단은 '지하철'이었다. 딱히 파리가 아니더라도 '도시'로 여행을 가게 되면 그 곳의 지하철 노선부터 확인하고, 그 위에 들리고 싶은 곳들을 적어둔다. (파리교통공사 http://www.ratp.fr/) 지하철이 매력적인 까닭은 도시의 구석구석까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는 점과 지하철 역에서 주요한 장소들로 이동하기 수월하다는 점이다. 또, 이동시간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것도 ..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9. #마레 지구 #로지에르 거리 #피카소 미술관

이번에도 걷는 이야기다. '파리 여행기'를 시작하면서 줄곧 '걷는' 이야기만 한 것 같은데,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파리는 정말 여행자의 '걸음'을 유혹하는 곳이니 말이다. 그리고 '패키지'가 아닌 '자유' 여행이라면, 도보(徒步)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한 곳이라도 더 발을 딛겠다는, 하나라도 더 눈에 담겠다는 '체력'과 '깡'은 여행에 있어 필수 요소다. 이번에는 좀더 편안하게 마레 지구를 걸어보고, 그 곳의 풍경들을 만끽해보자. '빅토르 위고의 집'이 있는 '보주 광장'을 뒤로 한 채 조금(정말 조금이다)만 걸어가면, '쉴리 저택(Hôtel de Sully)'이라 이름 붙여진 건물이 나온다. 17세기 르네상스 양식의 웅장한 저택은 눈길을 확 사로잡는 힘이 지녔다. 그냥 지나쳐버리긴 아쉽다. 그..

[버락킴의 파리 여행기] 8. #마레 지구 #보주 광장 #빅토르 위고의 집

크리스토프 라무르는 『걷기의 철학』에서 '산책'을 '우연에 내맡긴 걷기'라 정의한다. 즐거움을 위해 자신의 발걸음을 어디론가 옮기는 '산책자'에게는 서두름이 없다. 조급함이 없다. 얽매임이 없다. 자신만의 속도에 맞춰, 거리가 주는 느낌들을 만끽한다. 그리하여 "사람은 걸을 때마다 힘을 모두 써버리고 다시 새로운 원기를 얻는다." 자신만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제'가 성립된다면, '여행'은 '산책'과 동의어로 읽어도 무방하다. 파리에는 산책을 부르는 거리가 숱하게 많고, 그곳을 걷는 여행자는 새로운 원기를 잔뜩 얻고 돌아간다. 파리는 '골목의 도시'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아름답고 분위기 있는 '거리'가 차고 넘치지만, 굳이 몇 군데를 꼽아보라면 '몽마르트르 지역'과 '마레 지구(Mar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