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여행기

감동을 주는 숙소, '제주 스테이 비우다'를 아세요?

너의길을가라 2022. 6. 4. 20:11

예전에는 여행에서 '숙소'의 의미를 과소평가했다. '숙소=잠' 정도의 개념만 갖고 있었다. 그저 '잠만 자는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도 그럴것이 새벽부터 일정을 잡아 숙소를 나섰고, 밤이 깊어질 무렵에야 돌아왔다. 지친 몸을 누일 수 있으면 됐다.

여행을 거듭할수록 숙소에 대해 달리 생각하게 됐다. 의미가 격상됐다. 잠만 자고자 했던 곳에서 호되게 당하기도 했고, 여행의 의미 혹은 여행을 향유하는 태도와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확실히 숙소는 여행 과정에서 일종의 '베이스 캠프'의 개념을 지닌다.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내일의 일정을 계획하는 곳. 여행의 피로를 풀고 휴식을 취하는 곳. 예상치 못한 부상을 보듬는 곳. 현실과 달리 근사한 여유를 즐기는 곳. 심지어 어떤 여행은 숙소가 전부인 경우도 있다. '호캉스'라는 말이 괜히 있겠는가.

제주를 찾는 이들 중에서도 '휴식'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 관계가 주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 그런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숙소가 있다. 바로 '제주 스테이 비우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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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스테이 비우다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색달중앙로121번길 45
숙박비(1박) : 22만 원 - 25만 원(스탠더드 베이직 기준, 성수기에는 가격이 더 올라가는 듯하다.)

'제주 스테이 비우다'는 서귀포시 색달동에 위치해 있는데, '중문' 근처라고 생각하면 파악하기 쉽다. 중문(관광단지까지는 차량으로 8분 안팎), 서귀포(까지는 25분 안팎) 부근을 둘러볼 계획이라면 베이스 캠프로 삼기 알맞다.

분명 호텔이나 리조트와는 다른 느낌이다. 호텔처럼 부대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고, 리조트처럼 방이 넓진 않지만, '비우다'는 휴식을 취하기에 적당하고 힐링을 하기에 충분하다. 또, 공간 구석구석에 철학이 담겨 있다.

'비우다'는 감귤 창고를 모티브로 삼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고 한다. 평균 경사도(12%)가 크고, 바닥간 단차가 컸던 땅의 지형적 특성을 최대한 살렸다. 그 결과, 가파도와 마라도를 조망할 수 있는 뷰가 생겨났다.

회색의 노출 콘크리트로 지어진 자연친화적인 건축물, '비우다'는 그 아름다움과 소통 및 공감의 노력을 높이 평가받아 2014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건축물 일반주거 부문 대상 수상했다. (건축가 방철린) ㅔ

'비우다'는 총 10개의 방으로 이뤄져 있는데,
'우리', '품은', '끝없이', '자유로운', '빛', '비인', '늘', '새로운', '지금', '여기'라는 순우리말 이름을 갖고 있다. 모든 객실의 출입로를 다르게 배치해 방문객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즐기도록 설계되어 있는 점이 특성이다.

'늘'과 '새로운'은 방이 두 개인데, 사다리를 타고 다락으로 올라가면 침실이 마련되어 있다. 삼각 천장 한쪽에 창이 나 있어 잠자리에 누웠을 때 하늘의 별을 볼 수 있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푸른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비우다'의 또 다른 장점은 사장님의 친절함이다. 정중한 말투와 진정성 있는 태도는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말투가 특색이 있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또, 인근의 현지 맛집을 소개받고 싶다면 주저말고 질문하기를 바란다.

직접 재배한 당근으로 만든 주스
갓 구운 빵과 양파 스프
샐러드

무엇보다 기분이 좋았던 건 '조식의 퀄리티'였다. 소수를 배려하고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기본 원칙은 조식 메뉴 선정에서 빛을 발한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음료와 음식들은 신선할뿐더러 맛도 뛰어나 기분 좋은 아침을 시작하게 한다.

둘째 날 조식

'비우다'에서 보낸 2박 3일은 기대했던 것보다 충만했던 시간이었다. 조식을 기다리며 책을 읽는 시간, 소화를 시킬 겸 산책하는 시간은 행복 그 자체였다. 알맞은 공간이 주는 안락함과 충족감은 하루를 따뜻하게 만들어줬다.

머무는 시간동안 그 이름(비우다)을 계속해서 되뇌이며 그 의미를 곱씹었고, '비움'을 내 삶에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을지 생각했다. 좋은 숙소가 주는 깊은 울림을 소개하고 싶다. '비우다'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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