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여행기

단풍이 아름다운 창경궁 춘당지, 지베르니를 잊게 만들었다.

너의길을가라 2021. 11. 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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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화(弘化)'는 교화, 덕화를 널리한다는 뜻

어느덧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죠? 그 말은 곧 단풍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얘기겠죠. 다들 단풍 구경 많이 하셨나요? 저는 가을 정취를 느끼기 위해 창경궁(昌慶宮)으로 발걸음을 옮겨봤습니다.

창경궁은 세종이 상왕으로 물러난 태종의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1418년에 지은 수강궁을 전신으로 합니다. 1483년 수강궁 자리에 별궁인 창경궁이 건립됐습니다.

창경궁은 임진왜란 때 전소되기도 했고, 일제강점기에는 동물원과 식물원(1909년)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다. 또, 1911년에는 원래의 이름을 잃고 창경원으로 격화됐죠.

이처럼 창경궁은 가슴 아픈 사연이 많은 곳입니다. 1987년부터 복원을 통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는데요. 일제의 잔재를 없애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 셈이죠.

함인정, 과거에 급제한 신하들을 접견하던 곳

창경궁은 그리 넓지 않아서 한바퀴 둘러봐도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습니다. 느긋하게 창경궁 내부를 살펴보고, 창경궁의 춘당지(春塘池)로 향했죠.

 

알록달록 예쁘게 물든 단풍을 구경하며 5분 정도 걸었을까요? 눈앞에 말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춘당지였죠.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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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베르니(Giverny)에 가보셨나요? 제가 가장 으뜸으로 여기는 연못은 그곳에 있는 모네의 집인데요. 그곳을 소환할 만큼, 아니 그곳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춘당지는 정말 황홀했습니다.

단풍이 들어서인지 빛깔이 더욱 다채로워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물에 비친 풍광은 비현실적이기까지 했죠. 매일마다 이곳에 와서 춘당지를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춘당지 주변의 산책길을 따라 걷다보면 팔각칠층석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낯선 형태죠? 높이 6.5m의 팔각칠층석탑은 중국식 석탑입니다. 한국에 있는 중국 석탑 중 유일하게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어서 보물 제1119호로 지정됐습니다.

역시 낯선 형태의 건물입니다. 벽면이 유리로 된 대온실인데요. 일제가 몸이 약한 순종 황제를 위로한다는 구실로 식물원과 동물원을 만들 때 함께 지어졌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생긴 서양식 온실이죠.

창경궁에 가면 만날 수 있는 고양이입니다. 사람이 익숙해서 그런지 가까이 다가가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귀찮다는 듯 눈을 지그시 감고 있더라고요.

저는 10월 말에 창경궁을 다녀왔는데요. 단풍이 조금 더 짙어지는 11월에 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창경궁 투어를 마쳤습니다.

참고로 창경궁에는 따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주변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데요. 서울대학교 병원 제2주차장을 이용하시면 이동하기에 편리합니다. 요금은 기본 30분, 추가 10분마다 500원이 추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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