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 19

사라진 효린과 애매모호한 입장, 그래서 학교폭력은 있었나?

"양측이 만나 긴 대화 끝에 원만하게 잘 협의했다. 명예훼손 등 법적대응도 없을 것이다." 28일 가수 효린(본명 김효정) '측'은 '학교폭력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가 가득해 보였다. 그러나 저 짧은 문장은 매우 불성실하기만 하다. '좋은 결론'만을 피력하고 있을 뿐, 사실 아무런 내용도 전달하고 있지 않다. '양측'이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긴 대화'의 성격이 어떤 것이었는지, '협의'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법적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이유도 알 수 없다. 애매모호하다. 질문은 다시 시작된다. '진실'은 무엇일까? 효린은 (피해자 A가 밝혔듯이)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맞는 걸까? 그래서 효린 또는 효린의 대리인이 피해자 A를 찾아가 중..

TV + 연예 2019.05.28

음주운전 후 은퇴 선언한 박한이, 그를 편든 참담한 댓글들

"음주운전 적발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저를 아껴주시던 팬분들과 구단에 죄송할 뿐이다." 지난 27일,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박한이 선수가 음주운전 적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은퇴를 선언했다. 자녀 등교를 위해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가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출동한 경찰관이 음주측정을 하자 혈중 알코올 농도 0.065%로 적발됐다.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박한이 선수와 삼성 라이온즈의 팬뿐만 아니라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 모두 깜짝 놀랐을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박한이였기 때문이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박한이는 영웅이었다. 26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9회 말 2사 1, 2루 상황에서 김한수 감독은 박한..

스포츠 2019.05.28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가시나들', 사람 냄새가 풀풀 난다

요즘 방송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을 한 단어로 설명하라면 '천편일률(千篇一律)'이 떠오른다. 그보다 적절한 표현도 없을 것이다. 죄다 거기서 거기다. 개성도 없고 특색도 없다. 대부분 음식, 요리를 소재로 하고 있거나 어쭙잖게 '관찰 카메라'의 형식을 취한다. '돌려막기'와 '(자기)복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출연자들과 그들의 조합도 중복되는 경우가 워낙 많아 식상하기만 하다. 형식이 고착화되자 내용의 발전이 없다. 소재의 다양성이 사라졌고, 주제에 대한 고민도 찾아보기 어렵다. 캐스팅 역시 안정적인 선택만이 살아남는다. 그런 와중에 조금 색다른 예능들이 눈에 띠기 시작했다. 기존의 것들과 달리 자신만의 색깔이 또렷하다. 남다른 독특함에 어쩌면 낯설음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차분..

TV + 연예 2019.05.28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 출연하는 시어머니들의 공통점은?

시어머니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아들이 있다'는 것이다. 썰렁한 우스갯소리처럼 들리지만, 문제는 그 아들과 정서적으로 분리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아들이 성인이 됐음에도 여전히 아이 다루듯 대하고, 결혼을 해 일가(一家)를 이루었음에도 끝내 '품안의 자식'으로 여긴다. 하나에에서부터 열까지 세세히 챙기려 든다. 그 비(非)분리가 '며느리'의 입장에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당한 권한 없는, 정확한 경계 없는 개입은 곧 간섭이자 월권이다. 이 모든 게 '엄마'로서의 정체성이 너무 강하다보니 벌어지는 일이다. 남편에게 가야 할 애정과 관심이 온통 아들에게 쏠려 있다. 그러다 보니 며느리의 역할은 내 아들의 '내조자'로 국한되고, 며느리에 대한 평가 역시 아들에게 얼마나 충실히 내조를 하는지로 ..

변질된 '골목식당'에 폭발한 백종원, 제작진의 변화는 가능할까?

"한번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보세요. 이게 얼마나 불공평한 세상인가. 여러분이 뭘 잘해서 전생에 뭘 잘했기 때문에 아니면 어떤 꿈을 꿨기 때문에 갑자기 뜬금없이 우리가 나타나서 뭐든지 다 먹여줘야 돼. 이렇게 세상이 불공평한 게 어딨어." 본래 세상은 알게 모르게 불공평하기에 백종원의 성토가 새삼스럽지는 않았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일평생을 호위호식하는 이들이 즐비한데, 스스로 돈을 벌어보겠다고 고생길을 자처한 청년들이 운좋게 방송의 수혜를 입는 일이 세상의 '불공평'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잘 모르겠다. 물론 정말 힘겹게 요식업에 종사하며 피땀 흘리고 노력하는 사장님들이 여수 꿈뜨락몰 청년 사장들의 모습을 본다면 복장 터져 하소연할 수 있겠다 싶다. 알다시피 백종원은 업계 최고의 전문가다. 그가 본격적..

'가시나들'이 주는 이 묵직한 감동의 정체는 무엇일까?

'가시나'는 '억압'과 동의어라 할 수 있다. '계집아이'의 방언일 뿐인 그 단어가 야만의 시대와 조응하며, 그 대상인 여성들의 삶을 옭아맸다. '가시나가 무슨..'이라는 말은 거대한 벽이었다. 학교에 갈 수도 없었고, 꿈을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 어린 나이부터 가사 노동에 시달려야 했고, 오빠와 남동생을 뒷바라지해야 했다. 이른 나이에 시집을 가야 했고, 걸핏하면 밥상을 뒤엎는 남편들에 눈물과 한숨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오로지 그들이 '가시나'였기 때문이었다. 김훈은 『연필로 쓰기』의 '할매는 몸으로 시를 쓴다'라는 꼭지에서 "나보다 5~10살 정도 연상인 세대에 한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노인들이 많았다. 남성보다도 여성 노인들의 문맹이 더욱 심했다. 조혼, 육아, 남녀차별, 가사노동, 생산노동,..

TV + 연예 2019.05.20

'스페인 하숙'으로 증명된 나영석 PD의 건재함

'새로운 건 (별로) 없었다. 그래도 (너무) 좋았다.' tvN 에 대한 시청 소감을 말하라면 그리 대답할 것이다. 물론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배경으로 불특정 순례자들을 대상으로 '하숙'을 제공한다는 설정은 흥미로웠다. 또, 만재도 안에만 머물렀던 차승원과 유해진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을 나누는 장면들은 재미있고 따뜻했다. 여기에 배정남이 합류하면서 새로운 조합이 만들어진 것도 색달랐다. 이처럼 새로운 점이 분명 있었지만, 기본적인 틀은 변함없이 유지됐다. 여기저기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나영석 PD의 예능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매번 반복되는 콘셉트가 지겹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나 PD의 예능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요소는 '요리'와 '여행'일 것이다. tvN , 시리즈, , , ,..

TV + 연예 2019.05.18

[버락킴의 구라시키 여행기] 3. 어떻게 찾아가고, 어디에서 묵을 것인가.

구라시키 미관지구의 밤 풍경 아무래도 '구라시키 여행'에 대한 간단한 정보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글의 순서로는 이 글이 '2'여야 할 것 것 같지만,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면 이 순서가 맞다는 생각도 든다.)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는 건 '구라시키(倉敷, Kurashiki)'를 알고 있(거나 알게 됐)다는 뜻이고, 그곳을 알았다면 당연히 가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쳤을 것이다. 어쩌면 구라시키로 떠나겠다고 의지를 굳힌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좀더 실질적이고 자세한 정보들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건 아마도 '이동 수단'과 '숙소'일 것이다. 갈 곳을 정했으면 찾아가야 하고, 당일치기가 아니라면 머물러야 한다. 거의 모든 여행지가 그렇듯이 구..

습관적 빌런 만들기와 정인선의 애매한 역할, '골목식당'이 자초한 위기

"알면서 안 하는 건 난 용납을 못 해요. 알고 안 하면 정말 죄예요. 거짓말 하는 사람, 나는 정말 안 봐요." SBS (이하 )은 공분(公憤)을 이끌어낸다. 사람들을 분개하도록 만들고, 그 에너지를 자양분으로 삼아 시청률과 화제성이라는 달콤한 과실을 취한다. 참으로 영악한 장사꾼이다. 분노 그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다. 적확한 대상에게, 정당한 사유로, 적정한 크기로 분노한다면 무엇이 문제가 되겠는가. 오히려 장려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그 분노의 대상이 개인(個人), 그것도 작고 보잘 것 없는 약자라면 어떨까. 여수 꿈뜨락몰에서 꼬치집의 등장으로 은 또 한번 뒤집어졌다. 시청자들은 '왜 저런 게으르고 한심한 자영업자까지 도와줘야 하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꼬치집 사장님은 포방터시장의 홍탁집 아..

[버락킴의 구라시키 여행기] 2. 절반의 실패, 그 속에서 찾은 여유

여행을 여러 차례 하다보면 자신만의 스타일이 구축된다. 한두 번만으로 이뤄지긴 어렵고, 누적된 경험을 통해 시나브로 완성된다. 물론 엄밀히 말하면 완성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변화는 필연과도 같아서 '사람'이 변하든지, '환경'과 '여건'이 변하면 스타일도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미 형성된 큰 틀 안에서 작은 변화들이 가미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가 하면 틀마저도 뿌리채 바뀌는 경우도 있다. 기존의 방식과 전혀 다른 여행을 기획할 수도 있다. 나에게 여행은 '탐구'에 가까웠다. ('탐험'은 아니다.) 미지의 세계가 궁금했고, 그래서 조금이나마 그 세상을 알기 위해 걸었다. 여행을 가면, 목적지에 도착하면 부지런히 걸어다닌다. (물론 대중교통도 적절히 이용한다.) 조금 고생스럽긴 하지만, 걸음으로..

"당신은 일벌레잖아" 시아버지의 망언, 며느리 미호는 울상이 됐다

​"춘천에 가서 일을 한번 하긴 해야 돼. 같이 가서 해주면 좋고, 안 해줘도 할 수 없는데 엄마가 혼자 가서 하긴 힘들거든." 미호-경택 가족이 춘천에 있는 주말농장으로 집합했다. 이번에는 시어머니의 언니들도 함께 모였다. 아무래도 며느리 미호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 가뜩이나 농사일에 관심도 없는 터라 썩 반갑지 않았다. 쉬는 날 굳이 일을 해야 한다는 점도 살짝 불만이다. 그래도 어찌하겠는가. '한국의 며느리'가 된 미호에게 선택권은 없다. 어서 빨리, 그리고 무탈하게 오늘 하루가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놀러 간다고 생각하라'는 남편 경택의 말은 시어머니의 레퍼토리와 판박이다. 전혀 위안이 되지 않지만, 미호는 애써 마음을 다잡고 춘천으로 향했다. 그런데 현장의 분위기가 왠지 심상치..

폭발한 백종원, 욕먹는 꿈뜨락몰.. '골목식당' 제작진은 웃고 있을까?

"시작하기 전 미리 말씀드리지만, 일반골목하고 청년몰은 강도가 다릅니다. (...) 혹독하게 트레이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경험들을 통해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걸까, 아니면 제작진으로부터 언질을 받았던 걸까. 여수 꿈뜨락몰을 찾은 백종원의 표정은 어두웠다. 어쩌면 대전 청년구단 편이 떠올랐는지도 모르겠다. 솔루션의 대상이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청년들이다보니 제대로 가르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백종원은 작심한듯 '(솔루션의) 강도가 다르다.', '혹독하게 할 것이다.'고 엄포를 놓았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몰래 꿈뜨락몰에 잠입한 백종원은 차례차례 가게 내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들른 다코야키집은 위생 상태가 엉망이었다. 철판과 냉장고 등 문제가 한 두가지가 ..

[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26. '오사카 도톤보리' 맛집 퍼레이드!

갑자기 해외 편이다. 지난 4월 21일 오사카(大阪, Osaka)에 들렀다. 구라시키(倉敷, Kurashiki)로 가는 여정의 일부였는데, 역시 오사카는 먹기 위해 가는 곳이라는 말이 새삼 와닿았다. 관광 명소인 도톤보리(道頓堀)에는 인공 수로를 중심으로 화려한 거리가 형성돼 있는데, 온갖 상점과 음식점이 몰려 있어 가보지 않을 수 없다. 음식점들의 거대한 간판들은 시선을 압도하고,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넋을 빼앗는다. 이 글에서 소개할 '맛집'들은 원체 유명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추천한 곳이다. (다시 말하면 특별하다고 할 수 없다) 또, 도톤보리에 가면 (그다지 넓지 않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실 도톤보리에서 유명하지 않은 곳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이다. 도톤보리로 ..

버락킴의 맛집 2019.05.08

[버락킴의 구라시키 여행기] 1. 당신이 구라시키에 가야 하는 이유

"구라시키.""뭐? 구라시키?" 최근 몇 년동안 틈만 나면 여행을 다녔더니, 요즘엔 만나는 사람마다 '이번엔 어디로 여행을 가냐'는 질문이 인사처럼 따라붙는다. 어김없는 안부 인사에 정직하게(?) 대답을 했더니, 다들 장난치는 거 아니냐는 얼굴로 쳐다보는 게 아닌가. 무심한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원체 '묘한' 이름 때문이었을까. 예외없이 말장난을 걸어왔다.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도 아니었고, 그 반응이 재미있어서 흔쾌히 맞받아치곤 했다. "하하, '구라' 아니라니까?" 부연 설명을 곁들일 수밖에 없었다. "오카야마 현(어차피 이 지명도 생소할 테지만)에 있는 소도시(인구 47만의 도시를 소도시라 말하긴 애매하지만)야.", "'구라시키 미관지구'라고 일본의 옛 정취를 잘 보존한 곳이야." 열심히 떠들..

'안녕하세요' 여친에게 화풀이하는 권위적인 남친, 왜 저렇게 당당할까?

지난 6일 방송된 KBS2 (이하 )에는 남자친구가 사장으로 있는 음식점에서 일을 하고 있는 여자친구가 출연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남자친구가 가게를 운영하면서 진상 손님들과 다투는 등 욱하는 경우가 잦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사업을 하면서 남자친구의 성격이 많이 변했고, 그 욱하는 성격이 곧 매출 저하로 연결되는 점도 우려스럽다는 것이었다. 콘 고민은 아니겠다 싶었다. 무례에 무례로 맞서는 게 정답은 아닐지라도, 진상 손님의 갑질마저도 정중하게 받아주는 것이 좋은 대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님도 손님의 매너를 갖춰야 하는 법이다. 사장이자 남자친구의 생각은 단호했다. 그는 예전에 자신이 직원으로 일했을 때 겪었던 일들을 언급하며, 진상 손님을 대하는 사장님의 태도가 직원들에게 매우 ..

TV + 연예 2019.05.07

백종원의 분노는 이해하지만, '골목식당'의 편집은 나빴다

또 한 명의 '욕받이'가 탄생했다. 최근 들어 잠잠하다가 나쁜 버릇이 슬금슬금 고개를 들기 시작한 걸까? 그동안 출연자들과 숱한 갈등을 빚었던 SBS (이하 ) 이야기다. 그동안 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미리 걸러냈어야 할 출연자를 굳이 방송 안으로 끌어들였고, 그마저도 악마의 편집에 적극 활용했다. 불필요하고 과도한 반전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산 해미읍성 편은 무난하게 끝날 것처럼 보였다. 진단부터 솔루션까지 큰 무리가 없었다. '서산 장금이'로 불리는 돼지찌개집은 완벽 그 자체였는데, 사장님은 백종원을 감탄시킬 정도로 요리 실력이 뛰어났다. 무엇보다 손님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제대로였다. 약간의 잡음이 있었지만, 곱창집 역시 상생의 길을 열어젖히며 해피엔딩을 맞았다. 게다가 지나가다 들..

송이 매니저 빠진 '전참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관점이 바뀌면 대상도 달리 보이고, 위치에 따라 이야기도 변화하게 된다. 그만큼 '시선'이 중요하다. MBC (이하 )은 시점(視點)의 중요성을 역설했던 프로그램이다. 뻔한 관찰 예능의 문법에서 탈피해 연예인의 최측근(그것이 심리적인 거리이든 물리적인 거리이든 간에)인 매니저의 관점을 발굴함으로써 색다른 재미를 끄집어냈다. 그로써 대상인 연예인들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했고, 더불어 이야기도 풍성해졌다. 이영자는 매니저와 잦은 이별을 하는 편이었다. 쉽게 정을 주지 못했다. 매니저인 송성호 팀장과의 관계도 매우 어색했다. 그러나 송팀장의 묵묵한 노력에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성실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면서도 이영자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송팀장의 인간미 덕분이었다. 그런가 하면 쭈뼛거렸던 송팀장도..

TV + 연예 2019.05.03

김혜자가 찢어 온 대본, 김향기 울린 정우성.. 백상은 감동이었다

오랜만에 TV에서 방송하는 '시상식'을 시청했다. 상을 주고 받는 일은 본래 즐겁고 행복한 일이지만, 최근 방송사가 주최하는 연말 시상식은 그 성격이 '종무식'에 가까웠다. 그 기준이 '연기'가 아니라 '출석' 여부에 따라 상에 결정되거나 출연한 배우들을 챙겨주다보니 공동수상이 남발돼 상의 권위도 추락했다. 오히려 스트레스만 유발했다. 그 외의 여러 영화제도 공정성에 시비가 생길 만큼 신뢰가 떨어져 막상 지켜볼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나 JTBC에서 방영되는 '백상예술대상'은 예외였다. TV 부문과 영화 부문으로 구성돼 종합적이라는 인상을 줄 뿐더러 TV 부문의 경우에는 지상파 3사와 종편, 케이블을 통합해 그 권위가 매우 높다. 상의 권위가 높기는 영화 부문도 마찬가지다. 대종상이 여러모로 망가지면서..

TV + 연예 2019.05.02

뜨거웠던 '녹두꽃'의 몰입을 깼던 그 장면, 꼭 그랬어야 했나?

1894년 전라도 고부는 횃불로 뒤덮였다. 그것은 봉기(蜂起)였고, 혁명의 시작이었다. 농민들은 탐학(貪虐)한 고부군수 조병갑의 수탈을 견디다 못해 들고 일어섰다. 동학 접주를 맡고 있는 녹두장군 전봉준(최무성)을 중심으로 규합한 농민들은 관아로 쳐들어 갔다. 겁이 난 조병갑은 달아났다. 전봉준은 이 기세를 몰아 전주까지 밀고 갈 계획이었으나, 황석주(최원영)는 이쯤에서 멈추길 바랐다. 부패한 군수를 몰아냈으니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봉기가 시작되자마자 분기(分岐)할 조짐이 보였다. 상황을 파악하고 있던 조정은 재빨리 움직였다. 민란을 수습하기 위해 새로운 군수로 박원명(김하균)을 서둘러 부임시켰다. 전봉준을 만난 박원명은 "재주도 없는 사람이 신관 사또의 중책을 맡아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TV + 연예 2019.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