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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 아닌 7%, 골든타임과 희망은 그렇게 사그라 들었다

병원에서 중증 외상 환자나 응급 외상 환자의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고 치료 후 효과가 가장 좋은 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일컫는다. 그야말로 환자의 생사를 다투는 급박한 시간이다. 침몰 사고의 경우에도 그런 골든타임이 존재한다. 안타깝게도 사고 즉후 30분인 '긴급구조 골든타임'은 선장이 날려버렸고, '본격구조 골든타임'인 48시간은 구조대책본부가 고스란히 낭비해버렸다. - 정부와 새누리당이 지키고자 하는 안전은 대체 누구의 안전인가? 중에서 -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사고 발생 7일째인 오늘(22일) 아침 17구의 시신이 추가로 인양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망자 수가 이제 100명을 넘어섰다. 제발, 그런 일만은 없기를 바랐던 끔찍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들은 사망자 수가 늘어나고,..

사이코패스적 언론의 시대, 손석희·정관용이 보여준 실낱 같은 희망

언론이 더 이상 언론이 아닌 지는 한참 지났다. MB의 위대한(!) 유산인 '날치기'에 의한 종편의 등장이 결정적인 이유가 되긴 했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이른바 '공영방송'이라고 하는 KBS와 MBC가 무너진 것이 오히려 더욱 뼈아팠다. 이러한 추세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보다 가속화됐다. 잇따라 '낙하산'이 투하됐고, 낙하산은 권력 앞에 바짝 엎드리며 '언론 장악'이라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언론의 정체성을 망각하고, 의무와 책임을 방기(放棄)한 언론의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되돌아왔다. 그 명징(明澄)한 예가 바로 '세월호 참사'이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 공영방송을 비롯한 종편 등은 끊임없이 그리고 집중적으로 뉴스를 생산해냈다. 사건에 경중에 따라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

정부와 새누리당이 지키고자 하는 안전은 대체 누구의 안전인가?

- JTBC 에서 발췌 -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민 행복의 필수적인 요건입니다.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도, 여성이나 장애인 또는 그 누구라도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정부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지난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어처구니 없었지만, 기존의 '행정안전부'의 명칭을 '안전행정부'로 바꾼 것도 그 이유 때문이 아니었는가? 그렇다면 무엇인가 달라졌어야 하는 것 아닐까? - 에서 발췌 - 지난 2월 14일,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새누리당 인천 시장 후보)은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이전 정권에서는 해마다 10명 이상 사망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지만, 지난해에는 50..

버락킴's 오래된 공책 (12)

"자신이 나빠지는 건 다 자기 탓이야. 물론 환경이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말하면 자기에게 책임이 있다고 봐. 나 어떤 일이 있어도 삐뚤어지지 않겠다는 고집이 있어. 이곳으로 올 때 보니 이시가리 강의 상류는 무척 깨끗했어. 하류는 공장 폐수로 시커멓고 흐려져 있었지만. 그걸 보고 난 생각했어. '난 강이 아니고 인간이다. 설사 폐수와 같이 더러운 것이 흘러 들어도 난 절대로 내 본래의 모습을 잃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이야." - 미우라 아야코, 『빙점』 中 -

버락킴's 오래된 공책 (11)

「끝은 짧은 거야」휘리는 지나가는 말처럼 말했다. 바탈리언 남작은 고개를 갸웃했다.「네?」「아무리 긴 노래라도 시작과 끝은 짧지. 노래가 길다는 것은 중간이 길다는 거야. 그리고 그건 모든 사물에 통용되는 말이지. 막대기가 길다? 막대기의 중간이 너무 긴 거야. 삶이 짧다? 삶의 중간이 너무 짧은 거지. 시작과 끝은, 언제나 같은, 한 순간의 번득임. 중간이라는 건 시시한 거야. 시작과 끝이야말로 놀라운 기적이지」 - 이영도, 『폴라리스 랩소디』中 -

독한 혀들의 전쟁 『썰전』, 책은 어떨까?

기존의 정치는 지루한 것이었다. 일단, 하품부터 났다. 설령, 진득하게 바라보고 있더라도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것이었다. 가까이 가기 싫은 것, '나'와 '우리'의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것이었다. 그들만의 언어로 재구성된 정치는 소위 '평론가'들의 잔치였다. 소통이란 불가능했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지난 2013년 2월 21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의 간판 프로그램인 은 이러한 '흐름'을 뒤짚어 버렸다. 정치와 예능의 융합이자 콜라보! (그것의 원조는 팟캐스트일 테지만, 어쨌거나 그 포맷을 TV방송으로 옮겨온 것은 썰전의 공로인 셈이다.) 정치는 재미 없는 것이라는 통념을 가볍게 넘어셨다. 단순히 재밌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프로그램의 이름답게 '썰[舌]'..

버락킴의 서재 2014.04.20

버락킴's 오래된 공책 (10)

「사실을 말씀하십시오」「예?」「저를 어떻게 다룰지 생각하고 계실 테지요. 사실을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하리야는 속으로 혀를 내밀었다.「좋습니다. 사실대로 말하지요. 우리에겐 당장은 다벨을 어떻게 할 힘이 없습니다」「저는 시간에 아쉬움을 느끼는 나이가 아닙니다. 이라는 것은 필요없습니다. 가 필요합니다」젊은이는 침착하질 못해서 시간을 낭비하고, 늙은이는 시간이 없어서 침착함을 잃는다. 그래서 젊은이가 침착함을 가졌을 경우 이토록 등골 서늘한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 이영도, 『폴라리스 랩소디』 中 -

버락킴's 오래된 공책 (9)

후작은 그것을 읽기에 앞서 라이온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넨 … 자네 정체가 뭐지?」「제 이름은 아실테니 이름을 묻는 것은 아니군요. 그럼 후작님이 말하는 정체란 직업입니까, 인격입니까, 출생지 입니까, 경험입니까, 부모의 이름입니까, 꿈입니까. 아니면 그 꿈을 위해 걷고 있는 길입니까?」 - 이영도, 『폴라리스 랩소디』 中 -

버락킴's 오래된 공책 (8)

세실은 말을 멈추고 키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키는 빗소리를 등진 채 조용히 세실의 말을 길다리고 있었다. 「혼자 듣는 봄밤의 빗소리 사이로 들려오는 것이라고 하겠어」키의 눈꺼풀이 조금 꿈틀거렸다. 하지만 세실은 그것을 보지 못한 채 계속 말했다.「9 다음에 10이, 99 다음에 100이 오게 하는 그 엄청난 힘이라고 하겠어. 더 이상의 가 필요해지지 않는 최초의 라고 하겠어. 불꽃의 무게만한 마음의 무게로 가장 무거운 우주를 지탱하게 하는 지지점이라고 하겠어. 사람이 볼 수 있는 가장 먼 것을 바로 그 눈동자 앞에 감추어 놓은 자라고 하겠어. 하늘과 땅을 최초로 열어버린 그 무신경함이라고 하겠어」세실의 가슴이 크게 부풀어 올랐다. 그리고 그녀는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러지 않아도 좋을 때와 장소에서..

버락킴's 오래된 공책 (7)

그러나 세실은 라이온에게 다시 한 번 다가서 보았다.「넌 누구냐?」「나? 라이온입니다. 포기해 버리고 망각해 버려야 마땅할 것들을 아직까지 끌어 안고 사는 자신을 비웃어 주기 위해 스스로를 희화하하는 얼간이 입니다. 차갑기만한 육지에서 길을 잃고 슬픔을 느끼는 갈매기입니다. 비우기에도 애매하고 그냥 놓고 보기에도 못마땅한 반쯤 찬 쓰레기통입니다.」 - 이영도, 『폴라리스 랩소디』 中 -

버락킴's 오래된 공책 (6)

「후회는 선택되지 못했던 자신의 반란이겠지요. 아무리 선택을 잘했어도 한두 번쯤은 새겨나기 마련인 의혹이나 후회는, 부정된 자신이 긍정받고 싶어서 일으키는 반항 아닐까요」「와아-!」율리아나 공주는 크게 감탄했다. 오스발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결국, 행동에 있어서 뭐가 옳으냐 뭐가 그르냐 하는 것은 중요한 이유가 못 되겠지요. 그것보다는 자기가 긍정되느냐 부정되느냐의 문제 아닐까요」 - 이영도, 『폴라리스 랩소디』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