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부모님 생신 한번 제대로 챙기지 않던 아들이 결혼 후 갑자기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전화도 자주 하고, 찾아뵙는 횟수도 늘어난다. 그뿐인가, 생일 등 기념일도 살뜰히 챙긴다. 바람직한 일이지만, 문제는 '혼자'서 그리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대개 자신의 아내, 그러니까 '며느리'를 앞세운다. '아들은 결혼만 하면 효자가 된다.'는 말에 담긴 함의는 며느리의 대리 효도인 셈이다. 결혼과 동시에 너무도 당연하다는듯 남편 가족의 식구가 되는 며느리는 시댁 식구들에게 예쁨을 받기 위해 그 불합리한 대리 효도에 적극 동참한다. 시어머니가 입이 닳도록 얘기하는 '딸 같은 며느리'가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리고 부당하게 느껴지는 일조차도 기꺼이 나서서 하게 된다. 이런 말들이 시댁에서 며느리의 디폴트값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