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 21

[버락킴의 칭찬합시다] 16. 안재욱, 스타에서 배우로 그의 깊은 속내

"안재욱 결혼식에 왜 안 갔어?"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 '프로불참러' 조세호의 전성기를 여는 데 결정적인 기여했던 건 MBC 에서 김흥국의 엉뚱한 질문이었지만, 조세호와 개인적인 친분이 없었던 안재욱도 결혼을 하면서 간접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만약 안재욱이 그 시기에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프로불참러'라는 별명과 함께 조세호의 전성기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농담이니 심각하게 듣진 말기 바란다. 겸사겸사 이야기를 꺼내긴 했지만, '전성기'의 '임팩트'를 따졌을 때 가장 강렬했던 '스타'를 꼽으라면 아마 안재욱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1994년 MBC 공채 탤런드 23기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안재욱은 단막극 에 출연해 실존 인물이었던 시각장애인 강영우 박사 역할을 맡아..

이효리부터 김태희, 성유리까지 결혼'식'을 바꾼 그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라는 뜻의 '3포 세대'는 어느덧 '5포 세대'가 됐다. 기존의 세 가지에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손에서 놓아버려야 하는 절박한 그리고 처절한 세대가 된 것이다. 더 포기할 것이 남아 있던가. 슬프게도 아직 '벼랑 끝'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꿈'과 '희망'마저 놓아버린 '7포 세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현실은 이처럼 끔찍하지만, 그래도 '청첩장'은 꼬박꼬박 때가 되면 날아든다. 5월은 그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시기다. 5월의 신부라는 말이 괜히 있겠는가. 5월은 결혼의 계절이었다. 연애조차 버거운, 아니 꿈조차 꾸기 힘든 이 시대에 결혼이 웬말인가 싶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쳐가는 인생의 코스의 일부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TV + 연예 2017.05.27

초심으로 돌아간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의 여름 공략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입하(立夏)가 지나고 '여름 기분'이 돌기 시작한다는 소만(小滿)도 지났다. 바야흐로 여름이 돌아왔고, 그에 맞춰 도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6년 만의 귀환이다. 잭 스패로우 선장(조니 뎁)과의 재회가 반갑기만 하다. 무려 2003년부터 시작된 인연이 아니던가. '여름'이야말로 그를 만나 찬란한 모험담을 전해 듣기에 적절한 계절이라 할 수 있다. 전설이 깃든 바다를 배경으로 해적들의 삶과 죽음, 어드벤처를 담고 있는 은 철저히 여름 시즌을 공략해왔다. 1편인 '블랙펄의 저주'만 9월에 개봉을 했을 뿐, 2편 '망자의 함'은 더위가 한창인 7월에 개봉했고, 3편 '세상의 끝에서'와 4편 '낯선 조류'은 5월에 관객들을 찾았다. 5편인 '죽은 자는 말이 없다'도 3, 4편과 마찬가지로 ..

버락킴의 극장 2017.05.25

[버락킴의 동유럽 여행기] 9. 드레스덴에서 만난 오토 딕스

'활자'를 통해 묘사된 '곳'이나 '것'을 '상상' 속에서 재현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만나 '실체적'으로 '경험'하는 것. 여행이 주는 매력 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아닐까. 아니, 어쩌면 그와 같은 상상과 기대를 '경험'하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가령, 소설 속에 등장했던 장소, 예를 들면 도시나 마을, 더 세밀하게는 특정한 거리 속에 '나'를 두는 건 설레고 흥분되는 일이다. 굳이 활자가 아니더라도 좋다. 영화나 다큐멘터리, 혹은 누군가의 여행 사진 속에서 본 '장면'들에 나를 대입하는 일은 어떠한가. 쇼핑의 도시 홍콩의 '하버시티'를 둘러본다거나, 베르사유 궁전의 거울의 방(청와대의 거울의 방이 아니다)에서 그 호화로움을 만끽하고, 프라하 성에서 울긋불긋 아름답게 물든..

<삼시세끼>와 다른 <섬총사>만의 조금 수다스러운 힐링

강호동, 김희선, 정용화. 기존 예능에서 접하지 못했던 색다른 조합이 탄생했다. 그들 스스로도 "근데 이 조합이.." 라며 실소를 터뜨렸을 정도다. 한 명은 연기자, 한 명은 가수, 한명은 예능인. 각기 활약하는 분야가 다르다. 하지만 '예능'은 모든 장르를 '통합'하는 통섭의 예술이므로 그들이 올리브TV/tvN 에서 만난 건 놀랄 일은 아니다. 게다가 그들은 이미 다른 예능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강호동과 김희선은 JTBC 에서, 강호동과 정용화는 JTBC 에서 호흡을 맞춰봤던 좋은 기억이 남아 있지 않던가. 출발은 순항이다. 평균 시청률 2.0%(tvN 합산, 닐슨코리아)로 전작인 가 기록했던 0.730%에 비해 1.270%나 상승했다. 캐스팅에 대한 기대감이 고스란히 시청률로 반영된 셈이다. 시작하..

TV + 연예 2017.05.23

융통성 없는 <한끼줍쇼>? 이미 원칙 속에서 최대의 융통성을 발휘했다

대한민국 국적의 '청춘(靑春)'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가 있다면 그 곳은 어디일까. 아마도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노량진'이 아닐까. 그곳에 머물러 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노량진의 공기가 얼마나 '꿉꿉'한지 알지 못한다. 그곳은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묘한 장소이다. '공무원'이라는 꿈을 안고 첫발을 내딛은 '신참'의 도전 정신과 몇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서 더욱 악바리가 된 '고참'의 날선 비애가 공존하고, 누적된 낙방에 익숙해져 반전의 계기마저 잡지 못한 '장수생'의 패배주의가 길거리에 스며들어 음습한 기운을 내뱉는다.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라고 마음을 다잡지만, 그것이 어디 마음대로 되겠는가. 매년 경쟁률은 '살인적'이고, 매일마다 쌩쌩한 뇌를 지닌 새로운 경쟁자들이 끊임없이 유입된..

TV + 연예 2017.05.19

[버락킴의 칭찬합시다] 15. 양요섭의 팬사랑, 그에 화답하는 팬들

"저 '판듀' 촬영왔어요! 오늘 날씨가 좋은데 저는 방송국 #안이에요" 지난 16일 그룹 '하이라이트'의 양요섭이 자신의 SNS에 남긴 짧은 글이다. 사실, 별다른 내용이 있는 건 아니니다. 이 글을 읽는 어떤 이들은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며 시니컬한 표정을 지을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매순간이 궁금한 팬들에겐 이런 '소통'이 참 소중하다. 특히 '열애설'이 제기됐을 때는 더욱 그럴 것이다. 일견 아무 내용도 없어 보이는 저 문장 안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비밀의 열쇠는 해시태그(Hash Tag)이다. 양요섭은 자신이 '방송국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안이에요' 앞에 굳이 해시태그를 달아 '강조'를 하고 있다. 특별히 강조해야 할 의미가 있는 단어가 ..

<킹 아서>에서 '문재인'이 보이는 건 왜 일까?

아서(찰리 헌냄)가 성검(聖劍) 엑스칼리버(Excalibur)를 뽑는 건 '운명'이었다. 보티건 왕(주드 로)의 보호를 받고 있던 바이킹과 마찰을 빚으면서 쫓기는 처지가 된 아서는 체포를 당할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배를 타고 도주하려 한다. 하지만 운명의 굴레는 쉽사리 그를 놓아주지 않는다. 엑스칼리버를 뽑는 시도를 했(다가 실패했)다는 표식이 없는 아서는 검 앞으로 끌려가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자신의 운명을 마주한다. 검을 뽑아야 하는, 그래서 왕이 되어야 하는 운명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아서가 엑스칼리버를 뽑는 건 '운명'이었다. 바위가 된 우서 왕(에릭 바나)의 등에 꽂힌 검을 그의 아들인 아서가 뽑는 건 이미 정해진 일이었다. 우서 왕과 그의 '혈통'만이 그 검을 사용할 자격이 있었으..

버락킴의 극장 2017.05.17

#오지랖 #남성성 #아재 <보안관>이 불편한 이유

부산 기장을 무대로 한 로컬 수사극 이 예상을 뛰어 넘는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2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개봉 11일 만의 기록이었다. 14일에도 16만 4,55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5월 9일 개봉한 (18만 9,848명)의 뒤를 이어 박스 오피스 2위를 달리고 있다. 같은 날(5월 3일) 개봉했던 (16만 758명), (12만 254명)와의 경쟁에서도 근소하지만 앞서 있는 모습이다. 은 누적 관객 220만 6,013명으로 손익분기점인 220만 명을 넘어섰다. 상대작들이 워낙 막강했다는 점에서 의 이와 같은 선전은 놀랍다. 연휴 기간에는 가족 단위의 관객이 많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코미디 영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적극 공략했던 선택이 먹혀들었다. 영화적 완성도나 시나리오의 아쉬움..

버락킴의 극장 2017.05.15

<나 혼자 산다>의 배려 없는 편집, 김슬기의 사과가 씁쓸한 이유

정말 오랜만에 MBC 를 시청했다. 제대로 방송을 챙겨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김슬기' 때문이었다. tvN '글로벌 텔레토비'에서 찰진 욕으로 '국민 욕동생'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 그를 눈여겨 보게 됐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것을 지켜보면서 매력적인 배우라는 생각을 했다.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의 '일상'이 궁금했다. 20대 중반인 그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한편으로는 '걱정'도 들었다. 2013년 MBC >에 출연했을 당시, 장진 감독은 김슬기에 대해 "대중매체를 통해 보는 것은 오로지 다 연기고 만들어진 것"이고, "같이 이야기하자고 하고, 물어보지 않으면 한마디도 못끼는 성격..

TV + 연예 2017.05.13

지창욱과 남지현, <수상한 파트너>의 역주행을 기대하게 만드는 힘

대중들은 지창욱을 '액션'에 특화된 배우라고 '오판'하기도 한다. 물론 그 오해에 근거가 없는 건 아니다. 지금까지 그가 연기했던 역할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액션이 바탕이 되는 배역들이었다. SBS 와 KBS2 가 그랬고, tvN 에서는 그야말로 액션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어 개봉했던 영화 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창욱=액션'이라는 공식을 떠올리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이를 '오판'이라 강력히 주장하는 까닭은 이러하다.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사실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액션 속에도 '감정'이 필요하고, 배우는 적절한 '연기'를 통해 액션에 감정을 담아내야 한다는 것 말이다. 지창욱의 액션이 유독 돋보였던 이유, 그의 액션이 대중으로부터 찬사를 자아냈던 이유는 단순히 '움직임'이 훌..

TV + 연예 2017.05.13

[버락킴의 동유럽 여행기] 8. 드레스덴, 평화를 상징하는 그곳에 가길 잘했다

프라하를 훑어본 나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체코의 다른 소도시들을 둘러보는 것이었다. 가령, 플젠(Plzeň)이나 체스키 크룸로프(Ceský Krumlov) 같은 곳 말이다. 만약 내가 맥주를 좋아했다면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의 본고장인 플젠을 선택했을 테고,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힐링'을 하고 싶었다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1992년)으로 지정돼 있는 체스키 크룸로프로 발걸음을 옮겼을 것이다. 솔직히 후자는 끌리긴 했다. 드레스덴 중앙역(Dresden Hauptbahnhof) 하지만 당시의 우선순위는 체코의 다른 소도시가 아니었다. 바로 두 번째 선택지, 인근의 다른 국가(의 분위기)를 경험하는 것이었다. 독일 작센(Sache..

진짜 '어른' 윤여정, 어찌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누군가는 저런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테고, 누군가는 저런 '할머니' 혹은 '시어머니'를 대입하기도 할 것이다. '언니'도 좋고, '누나'도 좋다. 아, 물론 '동생' 혹은 '후배'라는 대답도 있을 게다. 누군가 내게 '그'와 어떤 관계를 설정하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감히 바라건대 저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리라. 비록 그와 나 사이에는 제법 큰 세월의 간격이 존재하지만, 끊임없이 사람들을 만나는 그의 친구들이 대부분 그보다 '훨씬' 젊은 사람들이라고 하니, '나이'가 친구가 되는 데 장애가 될 것 같진 않다. 그만큼 그는 '열려' 있다. 자신의 주분야인 연기뿐만 아니라 예능, 그리고 개표 방송까지 그야말로 종횡무진 자신의 '매력'을 뽐내고 있는 '그'의 이름은 윤여정이다. 그의 ..

TV + 연예 2017.05.11

[버락킴의 칭찬합시다] 14. 사랑 넘치는 윤아의 성장,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 이 세상 속에서 /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 수많은 알 수 없는 길속에 / 희미한 빛을 난 쫓아가 / 언제까지나 너 함께 하는 거야 / 다시 만난 나의 세계" '소녀'가 '숙녀'가 됐다. 무려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으니 당연한 일이다. '걸그룹'으로 그 긴 세월을 버텨내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선 '인기'가 뒷받침 돼야 하는데, 워낙 경쟁이 심한 업계이다보니 살아남는 것 자체가 어렵다. 설령 인기를 얻었다 하더라도 그 다음에는 '7년차 징크스'가 기다리고 있다. 대부분의 걸그룹(을 포함한 아이돌)들 이 이 시기를 넘기지 못하고 해체의 길을 걷곤 한다. 카라, 포미닛, 2NE1과 미쓰에이, 시크릿, 레인..

굳세어라 이상민! 굳세어라 이지혜! 그들을 응원하는 이유

한번 더 '눈길'이 가는 사람들이 있다. '먼길'을 돌고 돌아온 사람들,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그들의 사연을 마주하면 이해관계를 떠나서 무작정 응원하고 싶어진다. 부디 이제부턴 '꽃길'만 걸었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라게 된다. 마음이 가는 것이다. 어쩌면 (얄팍하게도) 그들의 삶을 통해 위안을 얻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주변뿐만 아니라 TV 속에도 그런 사람들이 존재한다. 고난과 역경이라는 단어와 함께 떠오르는 두 명의 스타가 있다. 바로 방송인 이상민과 이지혜가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제법 많다. 이상민은 '룰라', 이지혜는 '샵'이라는 혼성 그룹의 멤버로 활동했는데, 알다시피 두 그룹은 자타공인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였다. 한때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고..

TV + 연예 2017.05.07

<윤식당>의 윤여정과 신구, 꼰대 아닌 어른들을 바라보는 즐거움

한 무리의 '어른'들과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있다고 치자. 그들은 서로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까. 엿듣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어른들은 젊은이들을 향해 '버릇없다'며 혀를 끌끌 찬다. 요즘 애들은 예의도 없고, 어른에 대한 공경심도 없다는 것이다. 반면, 젊은이들은 어른들에게 '꼰대'라는 이름을 붙이고 기피한다. 애초에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불만, 소통 기피를 한마디로 '세대 갈등(단절)'이라 규정할 수 있을 텐데, 그 원인을 도대체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 걸까. 일본의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기타노 다케시의 말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젊은이들이 예절범절을 배우지 않는 건, 귀감이 되는 어른이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남자에게 있어 예의범절이란 어떤 종류의 ..

TV + 연예 2017.05.07

[버락킴의 동유럽 여행기] 7. 국경을 넘어 본 소감이 어땠냐고?

국경(國境) :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 우리는 '국경'을 모른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라는 지형학적 위치, 거기에 유일하게 뚫려 있(다는 표현은 육지를 강조하는 고전적인 지리관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저 '대륙과 맞닿아 있다'는 의미로 새기도록 하자)는 북쪽은 '휴전선'이라는 장벽이 엄중히 가로막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그 '선'에 가닿을 수 없다. 아주 멀리서나마 바라볼 수는 있지만, 실체적으로 경험할 수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군인이 돼 철책을 지킨다면 모를까. 그렇다고 해서 그 선을 국경이라 말하긴 어렵다. 회원의 자격을 '국가'로 규정한 유엔 헌장에 따르자면, 북한 정부도 하나의 국가로서 인정할 여지가 있지만, 이는 헌법적으로 볼 때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다. 헌법 제3조에서 '대한민..

아름다웠던 제53회 백상예술대상, 박근혜 보고 있나?

공정했다. 그리고 감동적이었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제53회 백상예술대상을 지켜 본 소감을 말하라면 저 두 마디로 요약이 될 것 같다.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인정의 감탄사와 축하의 박수가 절로 나왔다. 모르긴 몰라도 함께 거명됐던 후보들의 심정도 그러했을 것이다. (물론 수상의 욕심이 다들 어느 정도씩 있었겠지만..) 또, 시상식을 지켜보던 대부분의 시청자들도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과정과 결과, 모두 만족스러웠던 '아름다운' 시상식의 표본이었다. "다시 태어나도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故 김영애) "김영애 선생님은 투병 중에도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병마와 싸우셨다. 후배들에게 아름드리나무 같은 분이셨다. 선생님의 연기 정신을 잊지 않겠다" (라미란) 백상예술..

TV + 연예 2017.05.04

<윤식당>의 놀이터 같은 일터? 기본소득이 있다면 어떨까?

지난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6차 TV 토론회는 복지와 교육정책, 국민 통합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전반적인 평을 하자면, 무난한 흐름이 시종일관 이어졌다. 마지막 TV 토론회였던 만큼 더욱 뜨거운 분위기가 조성될 거라 예상됐지만, 김빠진 콜라마냥 밋밋하기만 했다. 그 가운데 몇 장면들이 돋보이긴 했다. 우선, 한때 같은 당에 몸담았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서로를 향해 묵은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은 제법 흥미로웠다. 또, 집단 탈당이라는 내홍을 겪으며 벼랑 끝 위기에 놓인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마지막 발언도 인상적이었다. 유 후보는 자신에게 주어진 발언 시간을 아껴 탈당 의사를 밝히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소속 의원들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

TV + 연예 2017.05.03

<무한도전>이 거짓말 없는 추격전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건 무엇일까?

착한 술래잡기, 거짓말 '없는' 추격전. 캐릭터의 부재(혹은 부족)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처럼 보이기도 했다. 광희의 군입대로 5명만 남게 된 멤버들을 데리고 추격전을 시도한다는 건 제작진으로서도 큰 '도전'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추격전'은 의 히든 카드이자, 히트 상품이었다.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여드름브레이크', '무도공개수배', 꼬리잡기' 등 의 추격전은 언제나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고, 그 기대는 매번 빗나가지 않았다. 멤버들 간에 속고 속이는 심리전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쫄깃한 재미와 웃음은 추격전의 핵심 포인트이기도 했다. 그런데 거짓말이 '없는' 추격전을 하라니, 당장 멤버들은 기막혀 했다. 제작진은 멤버들이 거짓말을 한번 할 때마다 '페널티'를 부과할 것이라 밝혔는데, 알고보니 그 벌칙..

TV + 연예 2017.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