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극장 214

류준열 돋보인 '돈', 흥행과 평가는 별개다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부자(富者)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곧 '모든 것'이다. 돈이 나를 증명하고, 설명하고, 변호하고, 위로한다. 그러니 욕망에는 끝이 있을 수 없고, 소유에는 만족이 없다. tvN 에 출연한 혜민 스님은 "명품가방, 외제차, 강남 아파트를 가지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걸 부정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걸 소유하고 만족이 되면 괜찮은데 만족이 되겠냐"고 점잖게 반문한다. 그 질문에 어떤 대답이 어울리는지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한번쯤 소유해 보고 싶은 게 인간의 본성 아닐까? 영화 (박누리 감독)의 조일현(류준열)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시골에서 홀로 복분자 농사를 짓는 아버지, 한번 쓴 물건을 버리지 않고 쟁여놓는 어머니, 그런 부..

버락킴의 극장 2019.03.23

엇갈린 흥행, '극한직업'은 성공하고 '뺑반'은 실패한 이유

2019년 새해 첫 천만 영화가 탄생했다. 은 개봉 15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의 흥행 성공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결정적인 이유를 꼽으라면 역시 '웃겼다'일 것이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웃기기만 했다'이고, 달리 말하면 '신파 없음'이다. 관객들은 코미디 영화로서의 본분에 충실한 에 만족감을 표했고, 그 입소문이 흥행으로 이어진 것이다. 스크린에 많이 걸리니 관객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스크린 장악론'이나 아무리 스크린에 많이 걸려도 영화가 재미없으면 금방 스크린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스크린 시장론'이든, 현재 영화관에 가면 온통 이 걸려있는 게 사실이다. 만약 을 봤다면 유독 에 출연한 배우들의 팬이거나 의 질주 속에 불가피하게 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버락킴의 극장 2019.02.06

웃기고 웃기는 '극한직업', 류승룡의 절치부심이 빛났다

낮에는 치킨 장사, 밤에는 잠복 근무? 마약반의 고 반장(류승룡)은 승진과는 인연이 먼 '만년 반장'이다. 아내(김지영)는 '반장'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치를 떨 정도다. 얄미운 강력반이 마약 범죄까지 해결하고, 후배는 승진을 하게 되자 고 반장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서장(김의성)은 실적 없는 마약반을 해체하려 든다. 물러설 곳 없는고 반장은 이무배(신하균)의 마약 밀반입 정황을 포착하기 위해 잠복 수사를 결정한다. 장소는 망해가는 치킨집! 퇴직금까지 당겨 받고 배수진을 쳤다. 그런데 이게 웬일? 수원 왕갈비집 아들 마 형사(진선규)가 전수받은 비법과 손맛 덕분에 치킨집이 대박이 났다. 파리만 날리던 치킨집이 전국적인 맛집이 돼버렸다. 고 반장과 장 형사(이하늬), 영호(이동휘), 재훈(공명) 등 팀원들..

버락킴의 극장 2019.01.26

공효진이 만든 현실공포, 후반에는 과유불급이었던 '도어락'

은 현재 1,189,291명(14일 기준)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인 160만 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경민(공효진)은 연말만 되면 재계약을 걱정하는 평범한 은행원이다. 그래도 실적이 괜찮은 편이 아니라 정규직 채용을 꿈꿔 보지만, 현실은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제적 여건이 넉넉하지 않은 경민은 소형 오피스텔만 옮겨다니고 있다. 아파트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오피스텔이 1인 가구 시대에 적합한 주거지임에 틀림없지만, 권장할 만한 거주 형태는 결코 아니다. 그만큼 불안 요소가 많다. 아무래도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보안이 떨어지기 때문에 경민은 빨래걸이에 남자 옷을 걸어두고, 현관에는 남자 구두가 보이게끔 놓아둔다. 남자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여자 혼자 사는 집'..

버락킴의 극장 2018.12.15

반전 없는 '국가부도의 날', 김혜수와 조우진의 연기에 저릿했다

‘국민들이 모은 금은 기업들의 부채를 갚는데 쓰였다.’ 에는 ‘반전’이 없다. 마치 재난과도 같이 몰아닥쳤던 1997년 외환 위기를 그저 담담히 훑어 나간다. 관객들도 단단히 각오를 하고 영화관에 들어섰는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말없이, 때론 깊은 탄식과 함께, 그 참담했던 역사(와 그 시기를 살아냈던 자신의 기억)의 궤적을 따라간다. 긴박하되 긴장감이 없는 이 영화는 그래서 더욱 절절하다. 그럴 수밖에. 우리가 (각자 어떤 위치에 서 있었든) 산증인이니까.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은 경제 지표를 분석하던 중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홍콩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국가들의 연쇄적인 외환 위기가 한국에도 불어닥칠 조짐이 보였다. 이미 외국 자본들은 너나할 것..

버락킴의 극장 2018.12.06

반가운 ‘미쓰백’의 역주행, 도전 피하지 않는 한지민의 힘이다.

​ 얼마 전까지 온통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간 블록버스터 영화들(, , , )의 사활(死活)에 영화계의 관심이 쏠렸다.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실패로 귀결된 싸움이었다. 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들의 흥행 여부를 따지는 것도 흥미롭지만(당사자들은 피가 마르겠지만), 비교적 작은 영화들이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 게 훨씬 더 즐겁다. 그 대표적인 영화가 이다. 는 약 16억 5000만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손익분기점은 90만 명으로 알려졌다. 앞서 언급했던 영화들에 비해 체급이 낮다. 그래서 일까. 관심이 떨어지는 편이다. 작은 영화들이 늘 그렇듯 상황도 어려웠다. 덩치가 훨씬 큰 (3,586,150명), (3,286,150명)과 맞서야 했다. 개봉일인 11일 에게 주어진 스크린수는 547..

버락킴의 극장 2018.10.22

고정관념을 깬<안시성>을 묶어버린 또 다른 고정관념

대작들이 몰리며 혼돈 속에 빠졌던 추석 극장가의 승자는 으로 결판났다. , , 등 경쟁작에 우위를 점하고 있던 은 지난 25일 하루에만 79만 4,806명을 동원하며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개봉 8일 만에 300만 관객 돌파,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당 태종 이세민의 매서운 공세를 견뎌내고 수성(守城)에 성공한 양만춘의 답다. 은 명쾌하다. 안시성을 사이에 두고 공격하는 자와 이를 막아내는 자가 존재한다. 전자는 당 태종 이세민(박성웅)과 당나라 군사들이고, 후자는 양만춘(조인성)과 고구려 백성들이다. 정말이지 치열하고 처절한 공성전이다. 이 구도는 워낙 분명하고 명확해서 관객들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고구려를 응원하지 누굴 응원하겠는가? 자연스럽게 후자 쪽에 감정이입이 된 상태에서 주먹을 꽉 쥐고 스크..

버락킴의 극장 2018.09.26

한계가 명확했던 <명당>,<관상>처럼 되지 못한 범작

추석 극장가는 이례적으로 '한국영화 4파전'으로 라인업이 구성되며 관심을 끌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얼추 결판이 난 것 같다. 선봉에 나섰던 는 누적 관객수 701,253명에 그치며 일찌감치 나가 떨어졌다. 조인성을 앞장세운 은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며 1,409,525명을 동원했다. 압도적이다. 그리고 2위 자리를 두고 (758,862명)과 (618,427명)이 다투고 있는 형국이다. 최소한 1위 자리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던 은 생각보다 뒤처졌다. 분명 나쁜 성적표는 아니다. 지금의 흐름을 잘 유지한다면 손익분기점(약 300만 명)에 이르는 건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명절마다 사극 영화들이 각광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결과는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게다가..

버락킴의 극장 2018.09.24

이성민 전성시대, 올여름 관객들이 선택한 최고의 배우

‘겹치기 출연'은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일이다. 일종의 '상도덕'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존재하고, 대중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기피한다. TV 드라마(혹은 예능)의 경우에는 그런 불문율이 잘 지켜지는 편이다. 사전 제작이 아닌 이상 거의 실시간으로 촬영에 돌입하는 한국 드라마의 여견에서 (주연) 배우가 같은 시기에 TV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도 그런 예를 찾을 수 없다. 다만, 조연 배우들의 경우에는 주연에 비해 탄력적으로 촬영이 이뤄지는 탓에 겹치기 출연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역할과 분량이 적어 잠깐의 논란으로 끝나곤 한다. 그마저도 배우의 잘못이라 보긴 어렵다. 캐스팅된 배우는 그저 연기만 할 뿐, 편성은 방송사와 ..

버락킴의 극장 2018.08.20

<공작>이 증명했다. 관객들은 여전히 황정민에 목마르다

한국영화에는 황정민밖에 없냐?’ 또, 황정민이 해냈다! (감독 윤종빈·제작 영화사 월광)의 상승세가 무섭다. 의 기세에 눌러 있던 은 개봉 6일 만에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은 232만 2644명. 은 1990년대 중반 안기부가 주도했던 북파 공작의 민낯을 그린 첩보물이다. ‘흑금성’은 암호명인데, 안기부의 밀명을 받고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북한의 고위층과 접촉했던 스파이로 실존인물이다. 이 흥행에 시동을 걸면서 ‘한국영화에는 황정민밖에 없냐?’는 말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언뜻 칭찬처럼 들린다. 그만큼의 지분을 가지고 있거나 대표성을 지니고 있다는 말이니까. 그러나 저 말에는 노골적인 불만이 섞여 있다. ‘왜 이렇게 자주 나오느냐?’라는 불평, 실상 야유에 가깝다. 사실일까? 절..

버락킴의 극장 2018.08.14

김다미와 고민시,<마녀>의 동갑내기 배우가 관객을 놀래키다

'김다미!' 를 보고 나온 관객들은 영화관을 나서는 순간, 이 영화의 주연 배우 이름을 검색하느라 바빴을 것이다. "누구야?", "이름이 뭐야?", "김다미가 누구야?" 패닉에 빠진 게 소수는 아닐 게 분명하다. '김다미?' 처음 본 얼굴, 처음 들은 이름이다. 자신이 검색한 배우가 신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많은 관객들은 영화에서 받았던 충격에 이어 또 한번 크게 놀랐을 것이다. (2012)의 김고은의 출현과 (2016)의 김태리 등장에 못지 않은, 어쩌면 그 이상의 충격이다. 조민수, 박희순, 최우식. 이들의 역할과 활약도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조민수의 카리스마가 초반의 분위기를 다잡은 채 영화를 이끌어 나가고, 박희순과 최우식의 연기가 김장감을 끌어 올리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김다미의 존재감은 영..

버락킴의 극장 2018.07.06

그리운 故 김주혁, <독전>에서 뜨겁게 타올랐다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아직도 2017년 10월 30일을 또렷히 기억한다. 무심코 집어든 휴대전화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오보(誤報)에 비판적이지만, 그 소식만큼은 잘못된 것이길 바랐다. '김주혁 교통사고로 사망' 단 열 글자로 설명된 그의 죽음. 참으로 황망했다. 믿기지 않았다. 한 배우의 죽음에 수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고 슬퍼했다. 함께 고통을 나눴다. 그만큼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 워낙 갑작스러운 일이었고, 게다가 석연치 않은 교통사고였다. 원인에 대한 여러 추측들이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올해 1월 3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차량에 대한 감정 결과를 '결함 없음'으로 결론지었고, 강남경찰서는 이 결과를 인용했다. 의문은 풀리지 않았으나 우리는 받아들여야 했다. 무..

버락킴의 극장 2018.05.31

김태리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는 류준열도 있다

평일 저녁에도 관객들이 꽉 들어찼다. 는 사이즈가 큰 블록버스터도 아니고, 멀티플렉스에서 작정하고 밀어주는 영화도 아니다. 순 제작비 15억 원의 저예산 영화다. 이 작은 영화를 보기 위해 발걸음을 한 사람들, 애정이 가득한 그들 속에 함께 있는 기분이 제법 좋다. 게다가 영화관을 나서는 사람들의 표정도 밝다. 영화를 보고 머리가 맑아진 건 나뿐이 아니었나 보다. 지난 7일, 가 손익 분기점(80만 명)을 넘겼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누적 관객 수는 860,572명(8일 기준). 100만 돌파는 시간 문제로 보인다. 별다른 경쟁작이 없는 비수기라는 점도 한몫 했겠지만, 역시 영화의 만듦새가 뛰어나다. 좋은 영화는 입소문을 타기 마련이고, 관객들이 찾게 돼 있다. 는 언제 개봉했더라도 관객들의 사랑을..

버락킴의 극장 2018.03.09

"그래서 안유가 의인?" <1987>을 보며 마냥 감동에 젖을 수 없는 이유

아니나 다를까. 가슴이 뜨거워지는 영화였다. 뜨겁다 못해 끓어 넘치게 만들었다. 그럴 만도 했다.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가장 격동적이었던 시절의 이야기가 아닌가. 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1987년 1월)'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경찰의 어처구니 없는 거짓 발표로 잘 알려진 사건 말이다. 그리고 시위 도중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한열 열사의 죽음'을 다루고, 마침내 6 · 10 민주 항쟁까지 이어진다. 스물 두 살 대학생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 광장의 거대한 함성, 그 역사의 흐름을 다뤘다. 할 말이 많아지는 영화였다. 그래서 오히려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몰라 우물쭈물하게 됐다. 역사적 사실에서 출발한 서사는 그 자체로 워낙 영화적이었다. 장준환 감독의 과장되..

버락킴의 극장 2017.12.31

양우석이 열어젖힌 발칙한 논쟁 <강철비>, 곽도원이 마무리 지었다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한다. 그 주체는 군부다. 쿠데타는 늘 그네들이 일으키니까. 이유는 간단하다. '핵 미사일'을 보유만 하고 있을 뿐 실질적으로 전쟁에 사용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었기 때문이다. 군부의 입장에서 공화국을 위해 만든 핵을 권력유지의 수단으로 활용한 북한 1호(김정은 국방위원장)는 제거의 대상이다. 마침내 핵을 손에 넣은 군부는 한반도에 전쟁을 일으킨다. 미국 등의 경제 제재로 인해 가만히 있어도 죽을 판이므로, 핵이라도 한번 쏴보고 죽자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분단국가 국민들은 분단 그 자체보다 분단을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용하는 자들에 의하여 더 고통 받는다." (곽철우) 한편, 북정찰국 최정예요원 엄철우(정우성)는 쿠데타로 인해 부상을 입은 북한 1호를 데리고 남한으로 피신한다..

버락킴의 극장 2017.12.23

셜록 봤다면 심심할 <오리엔트 특급 살인>, 메시지 얻고 긴장감 잃었다

중세의 몰락과 함께 근대가 태동했다. 변화는 서서히, 그러나 급속히 진행됐다. 신 중심의 세계관은 인간 중심으로 옮겨갔고, 해방된 이성은 과학의 진보를 가져 왔다. 놀라운 성취였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가 세계를 뒤덮었다. 모든 것이 명쾌하게 구분되고, 모든 문제가 선명한 답을 찾을 듯 했다. 햇살에 쫓겨 사라지는 안개처럼 모호함이 물러가는 것인가. 옳고 그름에 분명한 구분이 존재하고, 인간의 지성은 타협 없이 '중간은 없다'고 선언할 수 있으리라 자신했다. 하지만 일직선 상의 선(線)에 구분점이라 할 만한 건 분명치 않았다. 어쩌면 답은 더욱 흐릿해졌다. 그것이 어디 근대뿐이랴. 근대에서 출발한 기차는 오랜 시간을 달려 현대에 이르렀지만, 종착점이 어디인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추리소설의 여왕..

버락킴의 극장 2017.12.07

마블에 눌려 있던 DC,<저스티스 리그>로 반격의 서막을 올렸다

'혼자서는 세상을 구할 수 없다.' 배트맨, 원더 우먼, 아쿠아맨, 사이보그, 플래시. DC의 슈퍼 히어로들이 뭉쳤다. DC 코믹스가 를 통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일찌감치 슈퍼 히어로 군단인 '어벤져스'를 영화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던 마블 코믹스에 비해 DC 코믹스의 움직임은 한참 뒤쳐져 있었다. 마블 코믹스는 (2008)의 성공을 토대로 지구 최강의 영웅들을 차례차례 불러 모았는데, 그 중심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캐릭터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있었다. 아이언맨이 자리를 굳건히 잡자 이야기의 확장이 원활했고, 다른 히어로들도 무리 없이 어벤져스에 합류해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반면, DC 코믹스는 시리즈의 실패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다만, 크리스터포 놀란 감독의 '다크..

버락킴의 극장 2017.11.19

<침묵>이 침묵한 진실, 임태산의 참회에 동의할 수 없는 까닭은?

"우리는 보이는 것을 사실이라고 믿지만 그것이 사실일 수는 있어도 진실은 아닐 수 있다. 을 통해 사실과 진실이라는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지우 감독) 흔히 사실과 진실을 같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전자가 표면적이고 부분적이라면, 후자는 내면적이고 전체적이다. 단면적인 사실과 달리 진실은 통찰적이다. 둘의 관계를 쉽게 표현하자면, '보이는 사실 너머에 진실이 숨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사실들 가운데 진실을 찾아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이던가. 어쩌면 '재판'이라는 과정이 사실과 진실의 관계를 잘 설명하는 가장 좋은 예라는 생각도 든다. 유죄의 사실(증거)과 유죄가 아닌 사실(증거)들의 충돌 속에서 진실을 꿰뚫어 보는 선별이 곧 재판이 아니던가. 사실과 진실, ..

버락킴의 극장 2017.11.08

'장첸' 윤계상이 이끈 <범죄도시>의 예상 밖 흥행 질주

객관적인 전력이 훨씬 부족한 약팀이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경우가 있다. 가령, 지난 21일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서 허더즈필드가 맨유를 상대로 2 : 1 승리를 거둔 경기가 대표적이다. (축구)공은 둥글기 때문에 스포츠에선 이런 일들이 가끔 벌어진다. 영화 쪽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추석 극장가를 떠올려보자. 출연 배우들의 이름값, 배급사의 규모와 스크린 숫자 등에서 한참 밀렸던 가 을 넘고 추석 극장가의 주인공이 되리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게다가 '청소년 관람불가'였던 는 여러모로 관객 동원에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는 돌풍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는데, 의 선전을 넘어선 완승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이 기대와 달리 379만 9,205명..

버락킴의 극장 2017.10.26

<희생부활자>가 흥행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희생부활자(RV, Resurrected Victims): 억울하게 죽은 뒤 복수를 위해 살아 돌아온 사람. 죽은 사람이 되살아난다. 물론 '모든' 사자(死者)가 부활하는 건 아니다. 일정한 규칙이 있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 그리고 복수를 하려는 사람만이 죽음의 강을 거슬러 돌아온다. 아직 진범이 잡히지 않아 온당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은 미제 사건의 피해자가 희생부활자가 되는 셈이다. 그러니 사랑하는 연인이나 가족이 되돌아와 못다한 애틋한 감정들을 나눌 거라는 낭만적인 생각은 접어두는 게 좋다. 곽경택 감독의 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검사 진홍(김래원)은 누나인 희정(장영남)에게 엄마 명숙(김해숙)이 살아서 돌아왔다는 전화를 받고 집으로 향한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했다. 엄마는 7년 전 ..

버락킴의 극장 2017.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