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판듀' 촬영왔어요! 오늘 날씨가 좋은데 저는 방송국 #안이에요"


지난 16일 그룹 '하이라이트'의 양요섭이 자신의 SNS에 남긴 짧은 글이다. 사실, 별다른 내용이 있는 건 아니니다. 이 글을 읽는 어떤 이들은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며 시니컬한 표정을 지을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매순간이 궁금한 팬들에겐 이런 '소통'이 참 소중하다. 특히 '열애설'이 제기됐을 때는 더욱 그럴 것이다. 일견 아무 내용도 없어 보이는 저 문장 안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비밀의 열쇠는 해시태그(Hash Tag)이다.


양요섭은 자신이 '방송국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안이에요' 앞에 굳이 해시태그를 달아 '강조'를 하고 있다. 특별히 강조해야 할 의미가 있는 단어가 아니라 그 의도를 찾도록 만들었는데, '안이에요'는 연음 법칙(連音法則)에 따라 '아니에요'로 발음된다. 결국 자신의 열애설에 대해 '대답'한 셈이다. 갑작스럽게 터진 스타의 열애 소식에 전전긍긍하고 있을 팬들의 입장에서 스타의 이와 같은 센스있는 대처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열애설이 터졌을 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연예인들도 수두룩하지 않던가.


또, 구차하게 해명을 하는 것보다 세련된 면도 있었다. 간접적이지만 그 누구도 민망해하지 않고 '웃으면서' 이 상황을 넘길 수 있는 영리한 대응이었다. 실제로 양요섭의 소속사인 어라운드어스 엔터테인먼트는 "두 사람의 열애설은 사실무근"이고 "친한 동료 사이"라고 부인했다. 양요섭이 해시태그로 전한 내용이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였다는 해석이 가능한 이유는 그 화자가 양요섭이기 때문인데, 그만큼 그는 팬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스타와 팬의 관계는 참으로 오묘하다. 절대적인 지지(가 대부분이겠지만)에서 적정한 거리를 둔 지지까지 그 '태도'도 다양하고, 한때는 모든 것을 다 줄듯 '사랑'했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미움'을 넘어 '증오'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그러고보면 '정치인과 지지자'의 관계와도 유사하고, 때로는 '연인'의 관계와도 비슷한 측면이 많다. 어쩌면 '대상'의 문제라기보다는 '관계'가 갖는 '속성'의 문제라는 생각도 든다. 어찌됐든 이 관계를 잘 형성 · 유지하지 못하는 스타가 있는가 하면, 양요섭처럼 잘 이끌어가는 스타도 있다. 


과거 비스트 초창기 시절에도 그러했고, 장현승의 탈퇴 이후 5인 체제(윤두준, 용준형, 양요섭, 이기광, 손동운)로 활동하던 시기에도, 큐브 엔터테인먼트를 나와 '비스트'라는 그룹명을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하이라이트(Highlight)'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도 양요섭은 팬들을 먼저 생각하고 그 마음에 생채기가 남지 않도록 애썼다. 당연한 일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그다지 흔한 케이스가 아닐 뿐만 아니라 쉬운 일은 더더욱 아니다. 




양요섭이라는 이름을 눈여겨 보게 됐던 계기가 있었는데, 그가 2013년 7월 KBS2 <해피투게더3>에 출연하면서 '위안부 의식 팔찌'를 착용한 것을 기사를 통해 확인하면서부터였다. 당시 소속사였던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양요섭의 말을 빌려 "다른 아이돌 가수들도 이 팔찌를 많이 하고 있는데, 본인만 새삼 화제가 된 것 같아 부끄러워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요섭은 팬들로부터 그 팔찌를 받게 됐는데, "팬들 덕분에 '위안부' 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며 팬들과 맺고 있는 '건강한' 관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또, 2014년 우리를 집단 멘붕 속으로 빠뜨렸던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을 때 세월호 리본을 달고 행사장에 참석해 애도의 뜻을 전했고, SNS를 통해 세월호 기억 팔찌를 착용하자고 권유하기도 했다. 또, 세월호 2주기에는 "4월 16일을 잊지 말아요"라는 글을 게시하며 추모의 마음을 표했다. 세월호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그와 관련한 발언을 입밖에 내는 것조차도 '정치적'으로 해석돼 부담스러운 시기였기에 그의 용기있는 행동이 대견스럽기만 했다. 



"우리 팬들 최고.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정말 행복했고 또 힘들고 슬픈 일들도 여러분들 덕분에 잘 견뎌내고 힘낼 수 있었습니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양요섭은 2017년 2월 중증어린이재활병원건립을 위한 기부에 참여하는 등 자신의 선한 영향력을 사회를 위해 사용하는 데 발휘하고 있다. [버락킴의 칭찬합시다] 시리즈를 통해 '스타와 팬은 닮는다'는 주장을 반복해서 하고 있는데, 양요섭의 팬들은 이른바 '착한 팬덤문화'의 선두주자라 할 만 하다. 양요섭의 팬클럽인 '섭이방'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양요섭이 중학생 시절까지 살았던) 서울시 도봉구에 쌀과 라면과 성금 등을 꾸준히 기부했다. 


또, 양요섭 서포터즈는 양요섭의 생일(1월 5일)과 데뷔(10월 16일)를 기념하며 청각장애인을 돕기 위해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 측에 기부 활동을 해오고 있다. 양요섭 팬카페 소울메이트도 그의 생일을 맞아 희귀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비영리단체 '여울돌'에 후원금을 보내고, 여울돌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장난감 등 선물을 증정했다. 이처럼 스타에 대한 사랑을 '기부'라는 형태로 표현하는 팬들의 성숙함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양요섭도 이에 대한 고마움을 SNS를 통해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액수의 크고 작음을 떠나 이런 '마음'들이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고, 아름다운 선순환을 이끌어내는 것 아니겠는가. 매력적인 보이스 컬러와 수준급 가창력으로 여러 드라마의 OST(최근에는 MBC <군주-가면의 주인>에 참여했다) 등에 참여하는 등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양요섭인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뽐내고 더욱 많은 사랑을 받기 바란다. 그리고 지금의 '소통'하는 모습을 통해 팬들과도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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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