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내부 상황을 외부로 발설한 선수에 대해 과감한 조치도 필요하다.”

 

이 소름 끼치는 발언의 주인공은 바로 울리 슈틸리케(Uli Stielike) 대한민국 축구 A국가대표팀 감독이다. 만약 내가 속한 그룹 혹은 팀의 ‘리더’가 이런 말을 공공연하게 한다면 어떨까. 그것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당장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심리적으로 답답함(을 넘어 폐쇄적 압박감)을 느낄 테고, 여러모로 굉장히 위축될지도 모르겠다. 혹은 ‘공포 정치(恐怖政治)’를 연상케 하는 이 선언에 불편함에 반발심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도 ‘짜증’이 제법 났을 게다. 슈틸리케 감독인들 왜 시원하게 이기고 싶지 않겠는가. 좋은 경기력으로 축구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싶지 않겠는가. 그라고 왜 어깨에 힘을 주고 으스대고 싶지 않겠냔 말이다. 지금의 ‘안습’ 수준인 경기력의 원인이 대다수 축구 팬들의 분석처럼 슈틸리케 감독의 ‘능력’의 문제인지, 아니면 기성용의 지적처럼 ‘감독의 문제가 아니‘고 ’선수들이 반성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팩트는 A대표팀을 생각하면 기대는커녕 한숨(과 욕)부터 나온다는 것이다.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 부진한 경기력과 그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성적 부진이 계속되자, 처음에는 그를 ‘구원자’ 쯤으로 여겼던 여론은 차갑게 돌아섰다. 이런 뭇매를 연타로 얻어맞은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선 ‘모욕감’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축구 팬들이 ‘경질’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일까. 유럽 출장을 마치고 13일 돌아온 그는 취재진들과의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분위기를 수습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팀의 내부적인 상황을 외부에 발설하는 선수에 대해서는 과감한 조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수와 스태프 모두 한 배를 타고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과연 슈틸리케 감독이 언급한 ‘팀의 내부적인 상황을 외부에 발설하는 선수’란 누구를 가리키는 것일까. “선수와 모든 코치진이 변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월드컵에 나갈 수 없다.”던 기성용일까. 아니다. 그가 겨냥한 선수는 지난달 시리아와의 A매치 후 “비디오 분석 미팅 때 크루이프 동영상을 보여줬다. 지금 이 시점에서 왜 그 영상을 보고 있어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며 ‘내부적인 상황’을 ‘발설’한 선수를 향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슈틸리케가 말하는 ‘과감한 조치’란 무엇일까. 더 이상 ‘선발’하지 않겠다는 뜻일까. 참으로 엄청난 ‘입막음’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내부적인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는 사람들에겐 슈틸리케의 발언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 A대표팀의 분위기가 그럴 수 있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그 선수가 외부에 ‘신호’를 보냈던 것은 아닐까. 게다가 위의 발언을 통해 이미 슈틸리케 스스로 ‘내부적인 문제를 외부에 발설’한 것 아닌가. 이처럼 슈틸리케 감독이 보여주는 고압적인 태도와 피해의식에 기인한 과민한 반응들은 현재 A대표팀의 분위기가 어떨지 충분히 짐작케 한다.

 


궁극적으로 이 문제는 ‘갈등(葛藤)’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갈등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에 대한 가장 좋은 대답은 유시민에게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2016년 10월 6일 방송된 <썰전> 187회에서 전원책 변호사는 특유의 '모두까기' 기질을 발휘해 국회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고, 20대 국회를 ‘등나무 칡 국회’에 비유하며 ‘갈등 국회’가 될 것이라 말했다. “등나무에 칡이 얽히면 못 잘라내거든요. 산에 가면 소나무에 칡이 얽혀도 다 죽는다.” 그때, 유시민은 이렇게 반문한다. “근데 갈등이 나쁜 거예요?

 

“저는 갈등을 긍정적으로 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서로 대립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거고, 갈등이 문제가 아니에요. 이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문제인 거지. 그래서 갈등을 없애는 사회가 좋은 사회가 아니고요. 갈등을 보존하면서 그것을 잘 관리하는 사회가 품격이 높은 사회예요. 국회도 마찬가지고요. 존재하고 있는 갈등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잘 해소하거나 관리하거나 보존하지 못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그렇다. 갈등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고 있는 사회 속에서 갈등은 필연적인 것이 아닌가. 축구 국가대표팀이라고 다르겠는가. 결국 핵심은 ‘갈등을 해소 · 보존 · 관리하는’ 품격을 갖추는 것이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보여준 태도는 어떠한가. 그에게 '갈등'은 무조건 잘라내야 하는 대상이었던 모양이다. 그러다 보니 그의 태도는 점차 신경질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갈등을 해소하기보다는 오히려 증폭시켰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20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고작 20여 일이 지나고 나면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돼 대한민국이라는 복잡다단한 사회를 이끌어나가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을 '리더'로 뽑을 것인가. 엄청나게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후보군에 있는지 의문이지만)이 필요할까? 또 다른 '구원자'가 요구되는 시점일까. 솔직히 생각하면 회의적이다. 물론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를 테고, 또 여러가지 '조건'들이 존재하리라.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사회 안의 다양한 '갈등'을 해소 · 보존 · 관리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그런 사람, 거기 어디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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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크게 부딪힌 뒤 쓰러졌지만, 동료 선수들의 빠른 응급처치로 위험한 상황까지 가지 않았다. 빠른 처치를 해준 동료들에게 고맙다. 지금은 병원에서 퇴원해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뼈가 붙으면 금방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천만다행'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대한민국 U-20 축구대표팀 수비수 정태욱(19, 아주대) 선수는 28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과 자신의 건강 상태를 언급했다. 경추(목뼈) 미세 골절로 전치 6주 진단이었다. 지난 27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아디다스 U-20 4개국 국제축구대회 잠비아와의 경기였다. 후반 35분 상대 선수인 케네스 칼룽가와 공중볼 경함을 벌이던 정태욱 선수는 머리를 강하게 부딪치며 중심을 잃어 떨어졌다. 그라운드에 또 한번 머리를 부딪친 그는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어버렸다.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눈이 돌아가고 숨을 쉬지 않는 정태욱 선수의 상태를 확인한 동료 선수들은 곧바로 응급조치를 시도했다. 이상민(21, 숭실대) 선수는 정태욱 선수의 입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혀가 말려드는 걸 막았고, 김덕철 주심은 제대로 기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왔다. 기도가 확보된 후에는 인공호흡을 실시했다. 다른 동료들도 테이핑을 풀고 축구화 등을 벗겨 혈액 순환을 도왔다. 선수들의 1차 조치가 진행되는 동안 대표팀의 의무팀이 합류했고, 정태욱 선수의 상태를 확인한 후 앰뷸런스 진입을 요청했다. 



"빨리 하라고, 씨X 빨리 하라고!"


하지만 앰뷸런스는 곧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현장에서 상황을 지켜봤던 '붉은악마' 응원단의 김슬기 씨에 따르면, 구급대원들은 아무도 준비 상태가 아니었으며 뒷문, 앞문 열다가 차량에 탑승했다고 한다. 의무팀이 사인을 보낸 후 구급차가 들어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30초 가량이었다고 하니, 심각했던 상황에 비해 너무 지체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1초가 급박했던 선수들의 입장에서 이 시간은 너무도 길게 느껴졌을 것이다. 당장 이승우가 구급차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욕설'과 함께 화를 쏟아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었다.


문득 경기 중에 불의의 사고를 당해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던 두 명의 선수가 떠올랐다. 임수혁과 신영록이었다. 지난 2000년 4월 18일, 2루 주자로 나가있던 롯데 자이언츠의 임수혁 선수 갑자기 쓰러졌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그는 다리를 떨고 있었다. 지병이었던 심장 부정맥 때문이었다. 아무런 충돌이 없었던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모두가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멀뚱멀뚱 지켜보기만 했다. 1루에 있던 테드우드 선수가 달려왔고, 더그아웃에서는 트레이너가 나왔다. 


하지만 긴급을 요하는 상황에서 명확한 진단을 내리고 정확한 지시를 내릴  의료진이 경기장 내에 전무했다. 고작 임수혁 선수의 헬맷을 벗기고 들것으로 옮기는 게 전부였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현장 관계자들은 임수혁 선수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한 그는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오랜 투병 생활을 이어갔지만, 임수혁 선수는 그라운드의 흙을 밟지 못했다. 그리고 2010년 세상을 떠나게 된다. 안타깝다는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참담한 일이었다. 



그리고 2011년 5월 8일, 프로축구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후반 교체 투입됐던 제주 유나이티드의 신영록 선수가 경기 도중 쓰러진 것이다. 부정맥에 의한 급성 심장마비였다. 이번에는 임수혁 선수 때와는 달랐다. 동료들과 의료진의 빠른 대처(물론 제세동기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던 것은 문제점이었다)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6월 27일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다. 꾸준한 재활 치료로 일상 생활이 가능해졌다. 물론 선수 생활을 더 이상 이어가진 못했지만. 


이 두 번의 경험은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생명'을 걸고 싸움을 벌이는 선수들을 단련시켰던 모양이다. 그라운드에서 쓰러져 비명횡사할 수도 있다는 절박감과 불안감이 그들을 강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 언제든지 내가 그 당사자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혹자들은 다금함에 "빨리 하라고, 씨X 빨리 하라고!"라고 외쳤던 이승우가 비속어를 사용했다며 '인성 논란'으로 몰고가려는 듯 하다. 그러나 이는 '본질'을 외면하고, 그저 논란을 위한 논란을 야기하는 얄팍한 시선이 아닐까.


핵심은 그라운드에서 부상을 당한 선수가 더 큰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신속하고 정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의 늦깎이 대응이야말로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물론 의료진의 입장에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 규정상 의료진이 그라운드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주심의 사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즉각적인 출동 태세를 갖추고 있지 않았던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잘못이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3월 11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안산무궁화와 FC안양의 경기에서 정다휜 선수는 쿠아쿠 선수와 충돌해 의식을 잃었다. 정태욱 선수와 거의 비슷한 사례라 할 만하다. 당시 골키퍼 박형순 선수는 정다휜 선수의 기도를 확보했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김동인 주심은 휘술을 울리며 의료진을 투입시켰다. 이 과정에 소요된 시간은 10여 초 정도였다. 예기치 않은 위기 상황을 맞닥뜨린 현장의 모두가 '전문가'가 돼 적절한 조치를 취했던 바람직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라운드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 심각한 부상이 야기될 수도 있고, 지병이 발병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또, 어떤 시점에 그러한 일들이 터질지 역시 알 수 없다. 결국 현장의 모두가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자신의 '역할'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적어도 선수들의 성숙도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간 듯 하다. 하지만 주심(기도 확보는 적절했지만, 앰뷸런스 투입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을 비롯한 의료진들의 미숙함은 여전히 아쉽다. 


큰 대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조직위 차원의 재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에겐 이승우의 욕설에 주목할 '여유'가 없다. 다음에도 운 좋게 잘 넘어가리라는 보장이 없다. 선수들이 '두려움'에 휩쓸리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것, 그리고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를 통해 그들의 '무서움'을 경감시키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다. 생명이 경각에 달린 동료를 위해 '욕설'을 했다고 해서 그의 인성을 문제 삼는 건 너무 '코미디'스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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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다가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김한수'라는 이름이 보이기에 아차 싶었다. '올 것이 왔구나!' 불길한 예감은 늘 비껴가지 않는다. 


<OSEN>, [오피셜] 삼성, 제14대 사령탑에 김한수 타격코치 선임



프로의 세계에서 감독 교체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종목을 불문하고, 한 시즌이 끝나면 구단은 감독들의 재신임 여부를 결정한다. 성적이 나쁘면 총괄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감독이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다. 이미 두 명의 감독이 '칼바람'의 희생양이 됐다. SK는 김용희 감독과 결별하고 후임자를 물색 중이다. KT도 조범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두산에서 사령탑을 맡았던 김진욱 감독을 데려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인적 쇄신이 일어나거나 혹은 강제적인 물갈이가 시도된다. 그 판단과 결정은 전적으로 구단의 몫이지만, 그에 앞서 팬들의 납득이 선행돼야 한다. 이 시점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팬들이 없다면 구단의 존재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적어도 SK와 KT의 팬들은 구단의 결단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65승 78패 1무. 정규 시즌 9위.


결국 삼성은 가을야구에 초대돼지 못했다. 역대 가장 낮은 순위. 삼성 팬들에겐 너무도 낯선 성적표였다. 더군다나 5년 연속 정규 시즌을 재패하고,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 충격이 오죽 했겠는가. 그러나 정작 팬들은 '감독 교체'를 요구하지 않았다. 여론은 류중일 전(이제 이렇게 불러야 하다니..) 감독의 편이었다. 언론도 '살구 아재'를 옹호했다. 불과 14일까지만 해도 '유임설'이 지배적이었다. 


삼성의 부진(혹은 몰락)에 대한 분석은 이미 여러 차례 기사를 통해 반복됐다. 원인은 명백했다. 지난해 막판에 터졌던 '도박 파문'의 여파가 지속됐고, 주축 선수들은 잔부상에 시달렸다. 무엇보다 팬들이 화살의 타깃을 '류중일 전 감독'이 아니라 '구단 프런트' 쪽으로 돌렸던 까닭은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실패'와 '구단의 부실한 지원' 때문이었다. 


시즌을 준비하며 영입됐던 3명의 외국인 선수(아롬 발디리스, 콜렌 벨레스터, 앨런 웹스터)는 모두 방출됐고, 물론 새롭게 영입된 두 명의 외국인 선수(아놀드 레온, 요한 플란데)도 기대 이하였다. 4명의 외국인 투수가 거둔 승수는 고작 6승에 불과했다. 이래서는 좋은 성적을 가두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5명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데 들어간 돈이 공식적으로 310만 달러였다. 과연 이 책임을 류중일 감독에게 물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삼성 팬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것은 삼성 라이온즈가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눈에 띠게 줄어든 투자와 소극적이다 못해 지리멸렬(支離滅裂)한 선수단 운영이었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박석민의 몸값이 지나치게 비쌌던 건 사실이지만, 애초에 제일기획의 삼성 라이온즈는 그를 잡을 생각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 팬들은 주장 박석민이 4년 계약에 96억 원을 받으며 NC로 떠나는 모습을 넋 놓고 지켜봐야했다. 


또, 전체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졌던 포지션이 넘쳤지만, 이에 대한 보완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박석민의 빈자리에 조동찬, 2루수 나바로의 빈자리에 백상원을 채워넣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임창용과 안지만의 이탈로 약화된 투수진을 메울 새로운 자원도 부족했다. 결국 성적은 곤두박질 쳤다. 물론 '현장'의 책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재료'도 준비하지 않은 채 진수성찬을 차리라는 건 어불성설 아닌가.



"명가에서 하위권으로 추락한 팀을 변화를 통해 재건하겠다"


삼성 라이온즈는 감독과 단장을 동시에 교체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김한수 신임 감독은 2008년부터 삼성 라이온즈 타격코치를 역임했던 또 한 명의 프랜차이즈이자 레전드다. 현역 시절 '소리 없이 강한 남자'로 불렸던 그의 타격 (지도) 능력과 성실성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팬들은 아무도 없다. 만약 정상적인 흐름의 감독 교체였다면, 누구나 두 손 들어 환영했을 것이다.


문제는 2011~2015년 동안 5년을 성공했고, 2016년 단 1년을 실패한 감독을 교체한 것을 팬들이 납득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프로야구 35년의 역사에서 그 누구도 이룩하지 못했던, 전인미답의 '정규시즌 5연패', '통합 4연패'를 이룬 감독을 이런 식으로 쫓아낸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다. 적어도 명가를 재건할 수 있는 기회를 한번은 더 줬어야 더 줬어야 했다. 



"올 한 해 못한 것이 이유가 되어 교체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팀이 바뀌어야 한다. 이에 어울리는 감독을 뽑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췄다. 젊은 감독을 선임해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도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젊은 감독을 선임해 팀을 바꾸겠다'는 것이 삼성 라이온즈가 내세운 감독 교체의 변이지만, 류중일 감독으론 그것이 불가능했다는 그 어떤 근거도 없다. 오히려 해답은 다른 곳에서 쉽게 찾아진다. 김한수 감독은 3년간 총액 9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2억 원)에 계약을 마쳤다. 한편, 지난 2013년 삼성 라이온즈와 재계약을 맺은 류중일 감독은 3년 간 총 21억 원(계약금 6억원, 연봉 5억원)이라는 최고 대우를 받았다.


단순 계산해도 12억 원이라는 돈을 굳힌 셈이다. 여기에서 제일기획 하의 삼성 라이온즈가 처한 현실이 드러난다. 이런 상황에서 FA 자격을 획득하는 4번타자 최형우(33)와 좌완 에이스 차우찬(29)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아니, 그럴 의지를 보일까? 이들을 모두 잡으려면 최소한 200억 가량의 자금이 필요한데, 최근의 분위기로 봐선 어려워 보인다. 투타의 핵심 멤버를 모두 잃어버린다면, 삼성은 긴 암흑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류중일 감독에서 김한수 감독으로의 변화는 단순한 감독 교체를 의미하진 않는 듯 하다. 그 안에 내포된 의미가 매우 다양하고 크다. 특히 제일기획 체제의 삼성 라이온즈가 취할 방향성을 더욱 또렷하게 보여준다. 삼성 팬들의 억장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깊은 탄식과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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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 아재'를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53)의 별명은 '살구 아재'다. 양쪽 볼이 빨갛게 익은 살구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만큼 류 감독은 팬들에게 아주 친숙한 감독이다. 올해 초만 해도 위의 질문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아니, 성립조차 하지 않는 질문이었다. 삼성 라이언즈는 2011년 류 감독의 부임과 동시에 페넌트레이스를 5년 연속 우승했고,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비록 작년 두산에 패배하면서 다소 빛이 바라긴 했지만, 그가 거둔 업적은 그 누구도 이뤄내지 못한 위업(偉業)이었다.



그런 류감독의 계약이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 된다. 2013년 시즌이 끝난 후 맺었던 3년의 계약이 곧 만료된다. 삼성의 구단 고위 관계자는 "아직은 시즌 중이다. 시즌이 끝난 뒤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론을 내릴 것"이라는 원론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타이밍이라는 게 참 묘하다. 만약 류 감독의 계약이 작년에 끝났다면, 당연히 두둑한 연봉과 함께 재계약이 이뤄졌을 것이다. 하필이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지금, 계약이 만료될 게 무엇이란 말인가.


삼성 라이온즈는 KBO리그 출범한 1982년 이래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구단 역사상 최다패가 2009년의 '69패'였지만, 올해는 이미 '73패'를 당했다. 물론 경기 수가 늘어난 것을 감안해야 겠지만, 지난 5년을 떠올려본다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 확연하다. 최근 3연승을 기록하며 7위까지 순위가 올라갔지만, 한 경기만 삐끗하면 9위까지 추락할 수 있는 아슬아슬한 위치다. 더 이상의 반등이 없다면, 1996년 '6위'를 깨고, 최악의 순위를 기록할 판이다.



분명, 객관적인 팀 성적은 나쁘다. 그렇지만 '삼성 제국'의 갑작스러운 몰락에 대한 책임을 류중일 감독에게 미루는 게 합당할까? 물론 감독은 짧게는 한 경기를 책임지고, 길게는 한 시즌은 관리한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팀'을 구성하는 작업은 '구단'의 몫이다. 다시 질문을 해보자. 삼성 라이온즈 구단은 류중일 감독에게 객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팀을 만들어 줬는가? 대부분의 야구 팬들은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1. 마운드 주축들의 이탈


임창용(40) : 방출(뒤 기아로 복귀)

안지만(33) : 계약해지 요청 중

윤성환(35) : 시즌 초 훈련 차질


지난해 원정 도박 사건에 연루됐던 3명의 선수들의 공백은 뼈아팠다. 선발과, 계투진, 마무리의 핵심 선수들이 빠지는 바람에 마운드가 완전히 붕괴됐다. 새판을 짜야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무엇보다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임창용은 아예 기아로 둥지를 옮겼고, 안지만은 결국 계약 해지가 요청된 상태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윤성환의 경우 6개월의 공백을 끝내고 복귀해 11승(10패)을 거뒀지만 작년에, 거둔 승수(17승)에 비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2. 최악의 성적을 거둔 외국인 선수들


아롬 발디리스(발목 수술로 방출)

44경기 출전, 타율 0.266, 8홈런, 33타점

콜린 벨레스터(방출)

3경기 출전, 3패, 평균 자책점 8.03

앨런 웹스터(종아리 부상으로 방출)

12경기 출전, 4승 4패, 평균자책점 5.70


아놀드 레온(부상으로 1군 제외)

2경기 출전, 1패 평균자책점 11.25

요한 플란데(24일 넥센 전 등판, 6⅔이닝 7실점)

11경기 출전,  2승 5패 평균자책점 7.56


애초에 영입됐던 3명의 외국인 선수는 모두 방출됐다. 롤린 벨레스터와 앨럽 웹스터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새롭게 영입된 두 명의 투수 아놀드 레온과 요한 플란데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아놀드 레온의 경우에는 고작 2경기를 출전하고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먹튀'의 대명사인 카리대의 악몽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영입됐던 4명의 외국인 선수가 거둔 승수는 고작 6승에 불과하다. 두산의 더스틴 니퍼드가 혼자 거둔 승수가 21승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 차이가 훨씬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3. FA 박석민의 이탈, 부상 병동이었던 한 시즌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주장이었던 박석민(NC)을 잡지 못했던 건 아쉽지만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역대 FA 최고액인 4년 계약에 96억원은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객관적으로 부족하지만, 대안(조동찬)도 있었다. 문제는 선수들이 부상으로 차례차례 이탈하면서 발생했다. 구자욱(허리), 차우찬(가래톳), 조동찬(오른쪽 대퇴사두근), 박한이(무릎), 장원삼(허리) 등 구단의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한 달 이상 결장해야만 했다. 순위 경쟁은 고사하고, 비벼볼 힘조차 갖지 못했다. 


선수들의 부상에 대해서는 류 감독도 할 말이 없다. 선수들의 몸상태를 체크하고 점검하는 건 감독의 역할 중 하나다. 하지만 그 외의 문제들은 좀 다르다. 원정 도박 사건에 연루된 선수들의 경우엔 '사생활'까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에서 류 감독의 실책이라 보긴 어렵다. 특히 외국인 선수 영입에 실패한 건, 근본적으로 구단 스카우트팀의 책임이다. 어떤 선수를 영입하는 게 좋을지 리스트를 작성해 추천하는 건 전적으로 스타우트 팀의 역량이기 때문이다. 




"용병이 엉망이 됐든, 부상선수가 많든 감독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그게 감독의 역할"이라는 류 감독의 말은 원칙적으로 옳은 것이지만, 그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로 새기는 게 마땅하다. 지난 5년동안 류 감독의 지도력은 충분히 인정받았다. '선수빨'이라며 그를 깎아내리는 일부 시각도 있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5년 연속 정규 시즌을 재패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삼성 라이온즈에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류중일이 아닌 대안이 존재하는가? 


제일기획으로 야구단이 이관되면서 '허리띠 조르기'가 시작된 마당에, 당장 이번 시즌이 끝나면 투타의 핵심인 차우찬(12승 5패)과 최형우(0.371, 29홈런, 136타점)가 FA가 된다. 지금까지의 분위기만 놓고 봤을 때, 삼성 라이온즈가 두 선수를 잡을 확률은 매우 낮아 보인다. 어찌보면 다음 시즌부터 제대로 된 '암흑기'가 시작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류 감독에게 다음 시즌에도 계속 삼성 라이온즈에 남아달라고 요청하는 게 '미안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팬들은 여전히 류중일 감독이 남아주길 바란다. 적어도 그에게 '삼성 제국' 몰락의 모든 책임을 미루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진짜 책임은 '구단의 고위 관계자'들에게 있으니까. 삼성 팬들은 지난 5년 동안, 류중일 감독 때문에 행복했고, 다른 구단의 팬들이 누릴 수 없는 기쁨을 누렸다. 그렇기 때문에 삼성의 리빌딩은 삼성을 가장 사랑했던 선수이자 코치였고, 지금은 감독인 류중일에게 맡기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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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이게 다 죄인데, 그지? 세상에서 제일 큰 죄는 지 죄를 모른다는 거야. 무지한 거지. 모르고 지은 죄는 셀 수가 없잖니?"


tvN <디어 마이 프렌즈> 12회에서 회한(悔恨)에 잠긴 석균 아저씨(신구)는 박완(고현정)을 불러놓고 과거의 자신을 반추(反芻)하며 허심탄회한 고백을 건넨다. 먹먹했던 그 장면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석균 아저씨처럼 되지 말아야지, 훗날 쓸쓸히 '모르고 지은 죄'를 되새기며 나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한다. 하지만 알고 있다. 저 반성은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라는 것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알고자 노력해서 모르고 지나치지 않도록 하는 것, 그 허점을 줄여가는 것 정도일 뿐이다. 



인터넷 기사에 어김없이 달려있는 소위 '악성 댓글'을 보면 문득 석균 아저씨가 떠오른다. 물론 사람들은 누군가의 험담을 하면서 살아간다. 욕도 한다. 더 심한 말들도 한다. '사람'의 일인데, '현실'과 '인터넷'의 경계가 어디 있겠는가. 실체적 대상을 알고 있더라도 '오해'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 오해를 바탕으로 온갖 나쁜 말들이 생겨난다. 그런데 실체적 대상이 아닌 이미지, 언론이 전하는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누군가를 판단하는 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우리가 '비판'할 수 있는 범위가 있다면, 그건 그 '존재'가 아니라 그 존재의 '언행'이 아닐까?


리듬체조선수 '손연재'와 관련된 기사를 읽을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그 아래 어떤 댓글들이 달릴지 충분히 예상이 됐기 때문이다. 확인을 위해 댓글창을 훑어보면, 어떻게 저런 댓글이 저리 많은 추천을 받을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끔찍한 언어들이 자신의 '죄'를 모른 채 나열돼 있었다. 자신이 마치 손연재의 최측근인양, 그에 대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훤히 잘 알고 있다는 듯한 댓글들은 수많은 추천들과 함께 '진실'처럼 둔갑해갔다. 온갖 비난과 욕설, 비아냥, 조롱.. 10대 소녀였던 손연재가 견디기엔 참으로 끔찍하고 벅찬 일이었을 것이다. 



"연죄가 조공 선물한 심판 덕인 것 알면서 왜 그러느냐" 

"아시아 최강으로 살 찌는 거 봐라" 

"꼭 자신 없는 것들이 자국에서 심판을 매수해서 메달을 사더라"


- 지난 2015년 7월 손연재 측에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A씨가 단 댓글 -


지난 2014년 11월 3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했던 손연재는 안티와 관련된 질문에 "중학교 때는 응원 글이 많았는데, 시니어가 되자마자 안티가 많아졌다.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도 하는데, 예전에는 많이 울었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나는 태극기를 달고, 우리나라와 내 이름을 드높이려 노력하는데, 왜 사람들은 나를 응원 해주지 않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것도 관심의 한 부분이라 생각하고,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사랑해주실 것"이라며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2010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손연재는 초창기만 해도 기복이 심한 선수였다. 하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결선 5위) 이후 급성장했다. 엘레나 리표르도바 전담코치(러시아)를 만나고, 러시아 노보고르스트 센터에서 최고 레벨 선수들과 함께 똑같은 훈련을 소화한 덕분이었다. 손연재의 장점인 표현력을 더욱 살리는 한편, 기술을 보완해나갔다. 그 성과는 곧바로 뒤따라왔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제천아시아선수권 대회, 광주 유니버시아드에서 개인종합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4년 리스본 월드컵 게임종합 우승도 기록했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2회 연속 올림픽 개인종합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아시아인으로서 최초의 업적이었다. 손연재는 결선 무대에서 후프 18.216점, 볼 18.266점, 곤봉 18.300점, 리본 1 8.116점으로 최종 합계 72.898점을 기록했는데, 세계랭킹 공동 1위인 마르가리타 마문과 쿠드랍체바(러시아), 그리고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인)에 이어 대회 4위에 올랐다. 메달을 획득하진 못했지만, 손연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연기를 펼쳤다. 게다가 4년 전 자신을 뛰어넘는 위대함까지 보여줬다. 


모든 연기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온 손연재가 흘리는 눈물 앞에 그 어떤 말이 필요하겠는가.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손연재가 자신을 향해 쏟아지던 비난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최선을 다한 그녀의 연기를 지켜봤고, 두손 모아 응원했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번 올림픽은 저에게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4년 전 런던 때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좋았다.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후회 없는 연기를 했다"는 그의 인터뷰에 사람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쉼 없이 달려온 손연재는 이제 은퇴의 기로에 서있다. 앞으로의 진로를 묻는 질문에 대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보겠다"며 유보적 태도를 취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에서 운동을 하면서 세계 최고선수들이 어떻게 훈련하는지 봐왔기 때문에 한국 리듬체조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리듬체조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역량을 쏟아붓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앞으로 그가 대한민국 리듬체조의 커다란 버팀목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손연재가 있기 전 대한민국 리듬체조는 불모지(不毛地)와 다름 없었다. 다시 손연재가 없는 대한민국 리듬체조는 불모지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그는 외롭고 고독한 싸움을 해왔던 것이다. 십대의 어린 나이에 시니어 무대에 데뷔해 혹독한 훈련과 치열한 경쟁을 견디며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해 왔다.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조각난 정보 몇 덩이와 미디어가 만든 이미지만으로 '손연재'를 판단하고 평가하는 건 얼마나 섣부른 일인가. 


굳이 손연재가 아니어도 좋다. 누군가에 대해 말하기 전에, 누구가에 대한 댓글을 달기 전에, 부디 한번 더 생각을 해보자. 나중에 석균 아저씨처럼 후회를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상처는 반드시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것도 기억하자. 미움은 어느새 부메랑처럼 고스란히 나에게 되돌아오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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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한창이다. 사실 큰 관심은 없다. 뉴스를 통해 관련 소식을 간헐적으로 접한다. '누가 메달을 획득했다', '누가 탈락했다' 정도를 듬성듬성 알 뿐이다. 언젠가부터 그랬다. 올림픽을 비롯한 여러 국가 단위의 제전(祭典)에 관심이 덜 간 지는 꽤 됐다. 과도한 국가주의(國家主義)에 대한 불편함 일지도 모르겠다. 방송 3사가 한꺼번에 나서서 중계를 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올림픽 중계가 전체적으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걸 보면,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비단 혼자만은 아닌 듯 하다.



"죄송합니다"


지난 7일이었다. 어김없이 포털 사이트에는 '올림픽'과 관련한 기사들이 기세등등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페이지를 이리저리 넘기다가 지나칠 수 없는 '한마디'가 눈에 들어왔다. 진종오 선수가 남긴 "죄송합니다"라는 사과였다. 10m 공기 권총에 출전한 진종오 선수는 최종 5위로 경기를 마친 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사양한 채 "죄송합니다"라는 한마디를 남겼다고 한다. 뉴스 영상을 찾아봤다. 준비했던 노력만큼의 결과를 손에 넣지 못했기 때문일까. 그는 경기 내내 계속해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경기가 모든 끝난 후, 진종오 선수는 모여있던 기자들과 카메라를 향해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를 건네고 사라졌다. 그는 무엇이 죄송했던 것일까?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였을까, 아니면 국민들이 기대했던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였을까. '진종오' 이후에도 승패(勝敗)는 계속됐다. 누군가는 금메달을 땄지만, 거기엔 시선이 가지 않았다. '탈락', '패배', '고배'라는 단어와 함께 언급된 이름만 기억에 남았다.



지난 9일, 양국 남자 세계 1위인 김우진 선수는 32강에서 인도네시아의 리아우 에가 아가타 선수에게 패배했다. 유도 남자 73kg급 세계 1위인 안창림 선수도 16강에서 벨기에의 디르크 판 티헬트 선수에게 지면서 탈락했다. 여자 유도 57kg급에 출전한 김잔디 선수도 16강에서 브라질 하파엘라 실바 선수에게 무너졌다. 두 선수는 진종오와 마찬가지로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자리를 떠났다. 


어째서 그들의 첫마디가 '(개인적으로) 아쉽다'가 아니라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하다'여야만 하는 걸까. '세계인의 축제'라는 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들은 '패배' 앞에 마치 '죄인'이 된 듯한 모습으로 변한다. 물론 외국의 다른 선수들도 '지는 것'에 인상을 찌푸린다. 하지만 그들은 '죄송하다'고 말하진 않는다. 그저 자신의 '개인적' 패배 혹은 실패에 안타까움을 표현할 뿐이다. 대한민국 선수들의 반응은 '승부욕'의 범위에서 설명하기 어렵다. 


ⓒ헤럴드 경제


한편, 금메달을 기대했던 선수들의 잇딴 조기 탈락을 두고, 언론에서는 "금메달 10개를 따내서 4회 연속 10위권에 드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빨간 불이 켜졌다"고 쓰고 있다. 올림픽에서 국가의 목표를 설정하고, 선수들의 '개인적 성취'를 국가의 것으로 귀속시키는 이와 같은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이 여전히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다. 올림픽의 순위를 국가의 경쟁력 순위 쯤으로 받아들이고, 이에 목숨을 거는 행태는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과거 정윤수 스포츠칼럼니스트는 스포츠 국가주의와 가족주의(경향신문)에서 "우리나라의 스포츠를 주도하는 정념은 국가주의와 가족주의"라고 지적하면서 "이를테면 김연아 선수를 '대한민국의 딸' 혹은 '우리 연아'라고 호명할 때, 국가주의와 가족주의는 한 몸"이라 설명했다. 올림픽을 국력 대결의 장으로 여긴다거나 민족(국가)의 우수성을 과시하려는 용도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세계의 여러 나라들도 해왔던 일이지만, 거기에 '가족주의'까지 결합된 양태는 지극히 한국적인 현상이다. 


흥미로운 것은 '금메달'을 획득하면 그때부터 '대한민국의 아들, 딸'로 호명되며 추앙받지만, 패배자가 된 순간 그들은 '버려진 사생아' 쯤으로 취급된다는 점이다. 나라를 구한 위대한 영웅과 국민에 실망감을 안긴 죄인, 그 극단적 위치를 오가야 하는 대한민국 스포츠 선수들이 '올림픽'과 같은 국가 제전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은 어쩌면 우리의 비뚤어진 스포츠 의식이 만들어 낸 자화상은 아닐까? 그래서 진종오의 "죄송합니다"가, 안창림과 김잔디의 "죄송합니다"가 송곳처럼 가슴을 후벼판다.



마진찬 사회비평가는 '올림픽 시상식의 국기게양, 난 반댈세!(아시아경제)'에서 "올림픽 시상식에서 국기게양을 반대"한다면서 "국가를 대표하여 출전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시상식에서 국기를 게양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승은 국가를 대표하여 출전한 '선수'가 한 것이지 해당 국가가 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실현 가능성은 요원하지만, 적극 동의한다. 부디, 대한민국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국가'라고 하는 무거운 짐을 벗어 던지고, 즐겁고 신나게 '승부'에 몰입하고 승패를 즐기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부터 그들의 '어깨'로부터 내려와야 한다. 유도 남자 66kg급 결승에서 이탈리아의 파비오 바실레 선수에게 패배해 은메달을 획득한 안바울 선수는 머리를 쥐어 뜯으며 자책했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져서 속상했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것이다. 올림픽은 축제이지 않느냐. 즐기려고 마음먹었다" 얼마나 보기 좋은가. 그의 패배는 지금 이 순간의 패배일 뿐, 인생의 패배도 아니고, 더군다나 국가의 패배도 아니다. 더 이상 패배를 직면한 선수들이 국민 앞에 '사죄'하는 일이 없기 바란다. 그들이 해야 할 말은 "죄송합니다"가 아니라 "아쉽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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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시상식이 끝나면 으레 논란이 일기 마련이다. 얼마 전 열렸던 '제52회 대종상'은 시상식이 얼마나 초라해질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은 '제36회 청룡영화상'은 영리한 시상을 하며 모든 찬사를 휩쓸어갔다. 그렇다면 야구 팬들의 시선이 쏠렸던 지난 8일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어땠을까? 수상자의 면면과 함께 '숙제' 몇 가지를 간단하게 짚어보도록 하자.




우선, '촌극(寸劇)'(까진 아니었다)은 없었다. 하지만 마뜩지 않았다. 추억 하나를 떠올려보자.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1998년, 워낙 압도적인 활약(당시 한 시즌 최다 42 홈런)을 했던 OB(현 두산)의 타이론 우즈가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음에도 골든글러브에서는 이승엽에게 밀려 눈물을 삼켰다. 전교 1등이 학급 2위에 그치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이다. 시쳇말로 '쪽팔리는' 시상 이래 외국인 선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매번 외면당했다. 비단 골든글러브뿐이겠는가? 그리고 그것이 '야구'만의 문제겠는가?

 

"선정 기준이 다르다. MVP는 성적만 두고 뽑지만 골든글러브는 공격, 수비, 인지도 등 세 가지 기준" (우즈에게서 골든글러브를 '빼앗아(?)' 갔던 KBO 관계자의 당시 발언)



2012년 브랜든 나이트(당시 넥센)는 다승 2위(16승 4패), 평균자책점(ERA) 1위(2.20), 최다 이닝(208⅔) 1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음에도 다승 1위(17승 6패) 삼성의 장원삼에게 골든글러브 자리를 내줘야 했다. 2013년은 어떠했는가? 다승왕(14승 6패)을 차지했던 크리스 세든(당시 SK)은 구원 1위(46개) 넥센의 수호신 손승락(현 롯데)에게 밀려 수상을 하지 못했다. 


거듭된 논란과 팬들의 비난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일까? '그들만의 축제'에 그치던 KBO 시상식이 외국인 선수에게 점차 문을 열기 시작했다. 2014년에는 20승을 거든 앤디 밴 헤켄이 황금장갑을 거머줬다. 올해는 상황이 확 바뀌었다. 무려 3명의 선수(해커, 테임즈, 나바로)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것이다. MVP를 수상한 NC의 테임즈는 '전교 1등'이 '학급 1위'라는 당연한 논리를 증명해보였다. 이처럼 '외국인 선수'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은 많이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긍정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너무 감사드린다. 개인적으로는 10번째다. 정말 감사하다. 제가 40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이 자리가 40대에게 좋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자리였으면 좋겠다" (이승엽)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단연 화제는 이승엽(이승엽)의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이었다. 유효 투표 수 358표 중 246표를 획득, 압도적인 득표였다. 그는 최초로 10번째 황금장갑을 끼면서 새로운 전설을 만들었다. 40대에 접어든 이승엽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논란'을 피해갈 순 없었다. 


야구팬의 입장에서 '이승엽'이라는 선수는 결코 '딴지'를 걸 수 없는 선수다. '평생 까임방지권'을 가졌다고 할까? 실력과 인성, 그 어느 것 하나 빠질 것이 없는 그야말로 완벽한 야구 선수다. 그러나 그가 2015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것이 온당한 것인지에 대해선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시상식에서는 '역대 최초의 통산 400홈런 고지를 밟'았다는 점이 강조됐다. 


한 시즌을 기준으로 삼아 각 포지션에서 최고의 선수를 뽑는 시상식에서 '통산' 기륵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이런 식이라면 삼성과 2년 계약을 한 이승엽(이 웬만한 성적을 거뒀을 때)을 꺾고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제대로 된 평가 기준이 될까? 이승엽과 함께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후보로 선정됐던 다른 선수들의 기록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이름 

안타 

홈런 

득점 

타점 

타율 

출루율 

장타율 

WAR

(승리기여도) 

 최준석

155 

31 

78 

109 

0.306 

0.428 

0.529 

4.59 

 이승엽

156 

26 

87 

90 

0.332 

0.387 

0.562 

3.54 

  이호준 

132 

24 

48 

110 

0.294 

0.381 

0.510 

2.38 


기록 면에서 한 수 아래인 이호준(NC)를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최준석은 이승엽보다 비슷하거나 혹은 더 나은 성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득표는 75표에 그쳤다. 뭔가 개운하지 않다. 골든글러브가 소위 '인기 투표'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아냥이 근거 없는 물어뜯기일까? 골든글러브 투표인단의 구성을 살펴보면 '전문성'이라는 부분이 제대로 충족되는지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현재 골든글러브 투표인단은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아나운서, PD 등 300명이 넘는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는 이러한 구성도 문제지만, 1위부터 3위표까지 차등을 둘 수 있는 메이저리그의 방식과 달리 KBO의 경우에는 1명에게만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되어 있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향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또, '시기'적인 문제도 있다. 윈터미팅이 열리기 전에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발표하는 메이저리그(11월 11일)나 그보다 하루 앞서 시상식을 열었던는 NPB(Nippon Professional Baseball)와 달리 KBO는 지나치게 늦다. 외국인 선수 입장에서 오로지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위해 고향에 돌아가지 않고 대한민국에 머무를 순 없는 일이다. 2015시즌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3명의 외국인 선수의 경우에도 대리 수상자가 집으로 돌아간 그들을 대신해 무대에 올라야했다. 


시기를 조정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2015년 넥센에서 최다안타 1위, 100득점-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던 유한준은 KT 소속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아무래도 어색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FA 이적 이후에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리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삼성에서 NC로 이적한 박석민도 마찬가지였는데, NC 소속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그는 수상소감에서 삼성 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골든글러브 규정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지만, KBO에 FA나 트레이드를 통해 공식적으로 표시된 팀이 있기 때문에 이적팀 소속으로 받게 된다. '전(前) 어디어디 소속'이라고 표시할 수는 없는 일"이라는 것이 KBO 관계자의 대답이다.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시기'를 앞당기면 된다. 굳이 12월에 골든글러브를 시상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토록 간단한 해결책이 있는데 어째서 KBO는 개선하려고 하지 않는 것일까?



이제 마지막 태클을 걸어보자. 보다 본질적인 논의인데, 바로 '골든글러브'라는 명칭에 대한 것이다. '방망이(배트)'가 '공격'을 상징한다면, '글러브'가 상징하는 것은 '수비'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에는 최고의 수비수에게 '골든글러브'를 수여한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 앞서 살펴봤던 것처럼, 공격, 수비, 인지도를 모두 고려한다. 한마디로 '잡탕'이라는 얘기 아닌가? 이제 KBO도 그 나름의 역사에 맞게 좀더 세분화되고 객관적인 시상을 할 때가 됐다. 공정성은 기본이다. 


어찌됐든 2015년 골든글러브 시상은 모두 끝이 났다. 뛰어난 활약으로 영광스러운 황금장갑을 수상한 10명의 선수와 후보에 올랐던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또, 비록 후보엔 오르지 못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던 다른 선수들에게도 격려를 보낸다. 그들의 땀과 노력 덕택에 한 해가 즐거웠다. 내년부터는 KBO가 미진했던 부분들을 보완해서 좀더 성숙한 시상식을 만들길 기대한다. 그래야 한 시즌을 마감한 선수들도 보람이 있을 테고, 이를 지켜보는 야구팬들도 깨끗하게 결과에 승복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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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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