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적의 '청춘(靑春)'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가 있다면 그 곳은 어디일까. 아마도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노량진'이 아닐까. 그곳에 머물러 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노량진의 공기가 얼마나 '꿉꿉'한지 알지 못한다. 그곳은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는 묘한 장소이다. '공무원'이라는 꿈을 안고 첫발을 내딛은 '신참'의 도전 정신과 몇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서 더욱 악바리가 된 '고참'의 날선 비애가 공존하고, 누적된 낙방에 익숙해져 반전의 계기마저 잡지 못한 '장수생'의 패배주의가 길거리에 스며들어 음습한 기운을 내뱉는다.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라고 마음을 다잡지만, 그것이 어디 마음대로 되겠는가. 매년 경쟁률은 '살인적'이고, 매일마다 쌩쌩한 뇌를 지닌 새로운 경쟁자들이 끊임없이 유입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