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감독에겐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다. 의열단 단장 김원봉을 모티브로 한 정채산(이병헌)을 주인공으로 내세울 수도 있었다. '특별출연'만으로도 엄청난 아우라를 뽐낸 이병헌의 힘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멋스러웠던 정채산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한껏 설레게 만들지 않았던가. 아니면 의열단의 단원들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선택도 가능했다. 가령,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했던 김상옥을 빗댄 김장옥(박희순)이라든지, 식민통치기관을 파괴하기 위해 폭탄을 운반하는 작전을 맡았던 김시현을 빗댄 김우진(공유)을 더 집중적으로 그릴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훨씬 더 강렬하고 뜨거운 영화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또, 영화를 홍보 하기에도 한결 수월했을 테고, 상업 영화의 존재 이유이자 제1 목표인 흥행에도 유리했을 것이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