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 1544

<품위있는 그녀>의 우아진, 자본주의 사회의 이상향이자 타협점

"삶은 정녕 전쟁이었다. 평화를 갈구하던 자에게도, 욕망을 갈구하는 자에게도, 전쟁은 불가피했다." 반환점을 돈 JTBC 의 제2막이 시작됐다. 만인(萬人)의 워너비(wannabe)로 등극한 그녀, 우아진(김희선)은 철없는 남편 안재석(정상훈)의 무개념 행동에 결국 이혼을 결심하고 새출발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욕망을 향해 거침없이 돌진했던 박복자(김선아)는 대성펄프 집안의 안주인 자리를 공고히 하면서 기업 운영에 참여하기에 이른다. 한편, 첫째 며느리 박주미(서정연)은 박복자를 향한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고, '브런치 모임'의 상류층 사모님들은 대차게 한판 붙은 뒤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역시 전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는 기존의 드라마들과 달리 선과 악이라는 일차원적인 구도를 탈피하고 있다..

TV + 연예 2017.07.22

앵커 아닌 앵무새가 된 전원책, 슬픈 '노년의 꿈'을 어찌할꼬?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흔히 '꿈(dream)'이라는 단어는 청소년이나 청년과 쉽게 달라 붙는다. 중년으로 넘어가면 벌써 낯설고 어색하다. 그런데 '꿈'이 '세대(혹은 나이)'의 제한을 받을 이유는 전혀 없다. 누구라도, 언제라도, 무엇이라도 허용되는 것이 바로 '꿈'이라는 녀석의 본질 아니겠는가. 그래서 노년에 접어든 나이에도 젊은 시절부터 가슴에 품었던 꿈을 간직하거나 새로운 꿈을 키워나가는 이의 모습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그 꿈을 실제로 이뤄냈다면 그 감동이 얼마나 크겠는가. "제가 원래 기자를 꿈꿨다. TV조선 입사 조건으로 '다른 자리는 싫으니 평기자로 입사하겠다'고 했다. 평생 꿈꿔 온 직업이 몇 개 있는데, 그중에 시인과 변호사는 해봤으니 기자를 이제 하게 됐다. 죽기 전에 영..

TV + 연예 2017.07.20

신정환과 유세윤, 대중은 반성 없는 '악마의 재능'을 원치 않는다

악마의 재능 :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 혹은 범죄를 저지르거나 잘못된 행실로 그 재능을 썩히는 사람. 신정환이 돌아왔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아마도 생략된 '목적어'일 텐데, 우리는 이미 그 빈자리에 들어갈 말이 '방송(에)'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 2010년 9월 필리핀 세부에서 도박을 한 혐의, 다시 말해서 해외 원정 불법 도박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연예계에서 아웃된 지 7년 만의 '복귀'다. 7년이라.. 불법을 저지르거나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의 '이른' 복귀를 쉽사리 허용하는 대한민국 연예계의 풍토에 비춰보면 신정환은 상당히 긴 자숙 시간을 보낸 셈이다. 참, '인정(人情)'이 많은 동네랄까. 사실 그가 '감히' 대중들 앞에 설 ..

TV + 연예 2017.07.19

이효리, 윤여정, 유시민, '노을'을 바라보는 그들의 자세

"해가 완전 넘어간다." "왜 이렇게 해는 빨리 질까? 아쉽게.." "없어졌다." "안녕.." 대관절 저 붉은 빛이 무엇이길래, 넋을 잃고 바라보게 만드는 것일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저 말없이 바라보게 되는 풍경 속에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JTBC 의 이효리와 아이유에게도 그랬을 게다. 두 사람은 제주도의 해안가를 산책하다가 바위 위에 걸터 앉아 두런두런 대화를 나눈다. 가요계의 선배가 아니라 '언니'의 마음으로 '스물다섯의 지은'에게 진심을 담은 조언을 해주는 이효리와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아이유의 모습이 참 예쁘기만 하다. 한참 말을 섞던 두 사람은 빨갛게 타오르는 노을을 바라본다. 사진을 찍어주며 꺄르르 웃던 그들이 이내 깊은 생각에 잠긴다. 그 순간 말이 없어진 건 비단 그들..

TV + 연예 2017.07.18

연예인 자녀들의 공감 안 되는 독립, <둥지탈출>이 씁쓸하다

"부모님의 용돈과 부모님이 차려준 따뜻한 밥상으로부터, 익숙한 환경과 안락한 침대로부터 독립을 선언합니다." 첫 회만으로 충분했다. '더 이상 시청할 필요가 없겠다'는 결정을 하기에 말이다. 씁쓸함이 워낙 컸던 만큼 판단은 명쾌하고 단호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이 시작할 때부터 들었던 '궁금증', 도대체 우리가 왜 연예인을 부모로 둔 다 큰 자녀들의 여행기를 지켜봐야 하는가, 라는 물음표는 점점 커졌다. 물론 그 중에는 '정치인(기동민 의원)'도 한 명과 중3인 자녀(이종원의 아들 이성준)도 포함돼 있었지만, '연예인 부모(김혜선, 박미선, 박상원, 최민수, 이종원, 기동민)'와 '다 큰 자녀'라는 큰틀을 바꿔놓기는 역부족이었다. 1시간이 지나도 해소되지 못한 '의문' 때문에 기분이 상당히 나빠졌다. 어차..

TV + 연예 2017.07.16

점입가경의<품위있는 그녀>, 박복자와 우아진의 연대는 가능할까?

점입가경(漸入佳境) 1. 들어갈수록 점점 재미가 있음. 2. 시간이 지날수록 하는 짓이나 몰골이 더욱 꼴불견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간병인 박복자(김선아)는 대성펄프 안태동 회장(김용건)의 마음을 사로잡아 결혼에 성공하고, 명실공히 집안의 안주인의 자리에 올랐다. 상대방의 약점을 틀어쥐는 등 '공포 정치'를 통해 집안의 전권(全權)을 장악하고, 수족처럼 부릴 수 있는 천방순(황효은)을 새로운 가사 도우미로 데려와 자신의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천방지축 철없는 딸 안재희(오나라)를 집밖으로 내보내는 데 성공하고, 애초부터 자신을 천시했던 첫째 며느리 박주미(서정연)와 자신을 적대시하는 첫째 아들 안재구(한재영)에 대한 숙청 작업을 진행해 사실상 쫓아냈다. "이제 하나 남았네?"라는 천방순의 말처럼 ..

TV + 연예 2017.07.16

<썰전>이 달라졌다? 박형준에 대한 기대와 우려

갑자기 빈자리가 생겼다. 부담이 큰 자리였다. '누굴 갖다놔도 이전만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자연스레 섭외도 난항을 겪었다. 마땅한 인물이 없었다. 그만큼 까다로운 공석이었으니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저쪽'의 인력풀이 그만큼 쪼그라들었구나. 하긴, '전임자'도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았던 건 아니었으니. 대체자를 쉽사리 구하지 못하자 세간의 이목은 더욱 집중됐다. 여러 이름이 거론됐고, 결국 낙점이 됐다. '박형준'이었다. JTBC 의 한 축을 담당했던 '전스트라다무스' 전원책 변호사가 '메인 앵커'라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TV조선으로 떠난 빈자리, '보수 논객'의 명패에는 박형준 동아대학교 교수의 이름이 새겨졌다. 이와 같은 제작진의..

TV + 연예 2017.07.14

굿바이 <쌈, 마이웨이>, 우리들의 '남일바'를 꿈꿔보자!

"야, 우리가 똘끼 한번 안 부려봤으면 네가 MC가 되고, 내가 파이터가 되고, 우리 백 사장이 CEO가 되고, 우리 김 과장께서 횡경막을 찾았겠냐고. 못 먹어도 고 좀 하자. 남들이 뭐래도 쪼대로 사는 게 장땡이고." "사고 쳐야 노다지도 터지지?" "남들 뭐 먹고 사는지 안 궁금하고." "내가 서 있는 여기가 메이저 아니겠냐? 다시 '남일바'에 모여앉은 청춘들, 고동만(박서준), 최애라(김지원), 김주만(안재홍), 백설희(송하윤), 이 네 사람은 자신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위해 건배를 한다. 비록 피터지는 '쌈'은 앞으로도 계속될 테지만, 그들은 꿋꿋하게 '마이웨이'를 걸어갈 것이다. 늘상 그래왔던 것처럼 또 다시 삐걱대고 휘청이겠지만,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사고를 쳐야 청춘'이라는 당..

TV + 연예 2017.07.12

모습 드러낸 <비밀의 숲>의 빙산 이윤범, 황시목의 싸움이 시작됐다

빙산의 일각 : 어떤 일의 대부분이 숨겨져 있고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음. tvN 의 출발점은 '검찰 스폰서인 박무성(염호섭)의 죽음'이었다. 자연스럽게 질문은 '박무성을 살해한 범인은 누구일까?'로 이어졌다. 의심스러운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었다. 은 박무성과 금전적으로 엮여 있는 인물들을 차례차례 보여주면서 이 사건이 그리 간단히 마무리 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신호를 보냈다. 뒤이어 박무성의 지시에 의해 성접대를 했던 단란주점 종업원 권민아(박유나), 그러니까 김가영이 누군가에게 납치돼 빈집에서 칼에 찔린 채 발견되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되기 시작했다. 황시목(조승우)과 한여진(배두나)을 제외한 모든 인물들이 용의선상에 올랐을 만큼 어렵고 복잡한 퍼즐이 시청자들 앞에 나타난 것..

TV + 연예 2017.07.10

<비긴 어게인>, 버스킹의 감동을 퇴식시킨 노홍철의 눈물

아일랜드의 작은 항구 도시 골웨이로 장소를 옮긴 '비긴 어스(Begin Us)'가 드디어 데뷔 무대를 갖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날씨는 꾸물꾸물했고, 결국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더블린에서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내심 불안했던 제작진(쫄보PD)은 펍에서 먼저 공연을 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날이 조금씩 개기 시작했고, '비긴 어스'는 예정돼 있던 펍에서의 공연을 뜨거운 반응 속에 마무리했다. 이제 남은 건, 그들이 유일하게 하지 못한, '버스킹'뿐이었다. 윤도현은 자신의 노래 '나는 나비'를 열창했다. 특유의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열창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는 못했다. 그나마 모여 있던 몇몇도 노래가 끝나자 발길을 옮겼다. 다음 차례는 이소라였다. 배..

TV + 연예 2017.07.10

유시민의 분노, <알쓸신잡>의 새로운 포인트가 되다

벌써부터 시즌2에 대한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1회 5.395%로 시작한 시청률은 매회마다 꾸준히 올라 어느덧 6.704%까지 올라섰다. tvN 이야기다.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 이 4명의 잡학박사가 꺼내 놓는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식들은 이상하게 귀에 쏙쏙 꽂히고, 그들이 두런두런 나누는 수다는 매순간 유익하다. 나영석 PD는 '신묘한 힘'을 tvN 에 가져다 썼지만, 듣도 보도 못했던 컨셉의 이야말로 신묘한 프로그램이 아니던가. 여행과 음식, 거기에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수다가 어우려지는 은 나영석 표 예능의 정석을 드러내는 동시에 확장성을 보여준다. 그만큼 다양한 '즐길거리'가 담겨 있는 셈이다. "문학 작품은 우리 모두가 다 다르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는 김영하의 말..

황복희는 누구? <쌈, 마이웨이> '남일 찾기'의 헛헛함

황복희(진희경)는 고동만(박서준)과 최애라(김지원) 중 누구의 엄마일까? KBS2 가 난데없이 '남일 찾기'에 빠졌다. 마치 tvN 시리즈가 '남편 찾기'를 통해 시청자와의 '밀당'을 이어나갔던 것처럼.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달콤쌉싸래한 분위기로 진행됐던 시리즈와 달리 의 경우에는 씁쓰레한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닮은꼴을 찾으려면 MBC 에서 홍길동(윤균상)의 잃어버린 여동생 어리니를 찾는 과정과 닮아 있는 듯 하다. 궁금증이 유발되기보다 의아함이 앞선다. '뭣이 중헌디?' 물론 의 이와 같은 설정이 난데없는 정도까지는 아니다. 드라마 속에서 '남일 빌라'의 주인 황복희의 존재감은 생각보다 강렬했고, 도대체 그가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이 점차 커져왔던 게 사실이다. 처음에는 월세를 꼬박꼬박 ..

TV + 연예 2017.07.08

이소라의 마음을 움직인 유희열, <비긴 어게인>이 보여준 지음(知音)

지음(知音) : 소리를 알아듣는다는 뜻으로 자기의 속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종자기는 백아의 거문고 연주(演奏)를 듣고, 그의 마음을 알아채곤 했다고 한다. 백아가 산(山)을 떠올리며 연주를 하면 이를 들은 종자기는 태산과 같은 연주라 말하고, 백아가 강(江)을 마음에 품고 연주를 하면 종자기는 강의 물줄기가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백아에게 '연주'란 곧 생각이자 마음이었고, 그의 가까운 벗이었던 종자기는 백아의 연주로부터 생각을 읽었던 셈이다. 그리하여 생겨난 말이 '지음'이고, 백아가 종자기의 죽음 앞에서 거문고 줄을 끊은 일을 두고 백아절현(伯牙絶絃)이라 한다. "누나는 목소리를 내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아니라 노래가 그냥 자기인 거야. 지금 제일 괴로운..

TV + 연예 2017.07.06

아들들의 기행 대결?<미운우리새끼>에겐 변화가 필요하다

역치(閾値) : 생물체가 자극에 대한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의 세기를 나타내는 값 자극은 달콤하지만, 곧 무뎌진다. 관중들은 매번 '더(more)'를 외친다. 이렇게 되면 애초의 자극은 무의미하다. '3'에도 환호하던 사람들은 더 이상 그 정도 세기에 만족하지 못한다. '5'의 자극을 제공해야 하는 시점이 곧 다가오고, 어느덧 '10'의 자극을 꺼내들어야 하는 타이밍에 봉착한다. 그런데 이 일을 어찌할까. 이제 관중들은 '10'에도 꿈쩍하지 않는다. 오히려 눈살을 찌푸린다. 자극을 위한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설정들이 불편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그렇다, 자극으로 맺어진 동맹은 깨졌다. 김건모는 집안에 횟집 수족관을 들여놓고, 소주병으로 트리를 만든다. 자장면 투어..

TV + 연예 2017.07.04

군대로 간 <무한도전>, 박명수가 만든 웃음과 씁쓸함

비장의 무기는 '김수현'이 아니었다. '명수세끼(찾아라 맛있는 밥차)'는 에피타이저쯤 됐을까. 끈질기게 뒤따라붙는 '위기론'을 떨쳐낼 MBC 의 필살기는 '무한도전-진짜 사나이'였다. 2015년 '무도드림' 특집에서 박명수를 섭외하려는 PD들의 구애로 인해 '박명수의 입대'에 대해서는 한번쯤 상상을 해봤지만, 무한도전 멤버 전체가 동반 입대를 하는 장면은 예상 범위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래서일까. '무한도전-진짜 사나이' 편은 신선했고,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1일 방송분은 11.7%(닐슨코리아 기준)으로 지난 주에 비해 1.6% 상승했다. KBS2 에 빼앗겼던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다시 찾았다. 단순히 시청률이 오른 것뿐만 아니라 호평이 쏟아졌다는 게 더욱 중요하다...

TV + 연예 2017.07.02

김희선 vs 김선아, <품위있는 그녀>의 대결에 빠져들다

발암물질. 이를테면 비소, 석면, 벤젠, 카드뮴.. 이들은 대표적으로 암을 유발하는 요인이다. 이런 발암물질 저런 발암물질이 있지만, 그 중에 제일은 '스트레스'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접근하자면, 요즘 가장 '쎈' 발암요인은 JTBC 의 품위 따위는 개나 줘버린 박복자, 바로 김선아가 아닐까? 워낙 캐릭터가 '강성'인 탓도 있지만, 이를 해석하고 풀어내는 배우의 역량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지나지 않을 터. 물 만난 고기마냥, 아껴뒀던 연기력을 쏟아내듯, 모든 걸 발산해내는 김선아는 그야말로 '소름'이다. 박복자는 간병인이다. 그는 안태동 회장(김용건)의 간병을 위해 고용된다. 둘째 며느리 우아진(김희선)은 똑부러지는 평소의 성격과는 달리 철저한 조사 없이 박복자를 집안에 들..

TV + 연예 2017.06.30

손석희와 만난 이효리, 그가 선택한 '변화하기'

한결같기를 원하면서도 변화하기를 원하는 그게 나 평범하기를 원하면서 특별하기를 원하는 그게 나 모순됨. 이치의 어긋남, 그 앞뒤 다름에 소스라치게 진저리치면서도 그것이, 그것도 결국 '나'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어쩌면, 감히 말하건대 삶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2001년 2월 14일, 가수 이소라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긴 짧은 일기. 한동안 저 문장에 묶여 살았다. 문장은 짧았으나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길고도 길었기에. 그리고 2017년 6월 29일, 또 하나의 '고백'을 마주했다. "유명하지만 조용히 살고 싶고, 조용히 살지만 잊히긴 싫다." 이효리였다. 그는 담담했고, 질척였지만, 밉지 않았다. 1998년 1세대 걸그룹 로 데뷔한 그는 단숨에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365일 청순하고, ..

TV + 연예 2017.06.30

까다로운 드라마 <비밀의 숲>, 조승우의 추리에 빠져든다

통독, 음독, 묵독, 정독, 미독(味讀), 속독, 발췌독. '읽기'의 다양한 방식이다. 흔히 '책(활자)'를 읽을 때 하나의 방법만 가지고 접근하기 쉽지만, '효과'와 '효율'을 생각하면 그 우직함이 항상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정독이 필요한 책이 있는가 하면, 때로는 발췌를 해서 일부분만 습득해도 되는 책이 있다. 소리 없이 음미해야 하는 책이 있고, 크게 소리를 내서 읽어야 이해가 빠른 책도 있다. 마치 요리사가 칼을 선택할 때 다양한 용법을 고려하는 것처럼, 헤어 디자이너가 손님의 머리 상태를 보고 시술의 방식을 결정하는 것처럼 책을 대하는 '독자'에게도 영리함이 필요하다. 그런데 '드라마'는 어떨까. 그러니까 드라마의 '시청자'의 입장은 어떨까. 과장을 전혀 보태지 않은 객관적인 평가를 하자면..

TV + 연예 2017.06.26

'피핑 톰'된 연예 뉴스, '카더라'의 유포자된 연예 기자

"연예 뉴스도 '뉴스', 연예 기자도 '기자'라는 점을 잊지 말자." 기자가 '카더라 통신'의 유포자가 됐다. 씁쓸한 일이다. 지라시로 도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들을 아무런 사실 확인 없이 대중에게 전달하고, 그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 가십(gossip)을 가려내야 할 기자가 오히려 가십을 생산하는 데 동참하고 있는 현실, 이 구역질 나는 상황에 대해 의 김윤정 기자는 이렇게 일갈한다. '연예 뉴스도 '뉴스', 연예 기자도 '기자'라는 점을 잊지 말자.'고 말이다. 자조(自嘲)와 자성(自省)이 읽힌다. 업계를 향한 날카로운 비판이면서도 그 칼날을 자신에게도 겨누고 있는 고독한 외침이었다. '연예'와 관련한 글을 주로 쓰다보니 아무래도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를 살필 때 '연예' 면을 유심히 들여다보..

TV + 연예 2017.06.26

배우 이동건의 진가, <7일의 왕비>를 보면 안다!

솔직히 말하면 이동건을 '배우'라는 카테고리에 넣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물론 1999년 SBS 로 데뷔한 그의 연기 경력이 무려 18년이나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내 안에 너 있다."라는 국민적 유행어를 남긴 SBS (2004)의 윤수혁뿐만 아니라 MBC (2002)의 시크했던 한동진도 기억하고, 그의 전성기를 열어 젖힌 KBS2 (2004)와 영화 (2004)도 떠오른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뭔가 한발 더 나아갔어야 했던 게 아닐까, 라는 아쉬움이 든다. 영화 (2007)에서 기존의 이미지를 이어가려는 시도를 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MBC 이후 제법 긴 공백기가 이어졌다. 그의 동생에게 있었던 불행한 사건도 휴지기(休止期)가 길어지는 데 영향을 줬을 것이다. 2013년 KB..

TV + 연예 2017.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