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 1544

위기를 자초한 김구라의 줄타기, 고민이 부족했던 <라스>

줄타기 : 공중에 매단 줄 위에서 광대가 재담 · 소리 · 발림을 섞어가며 갖가지 재주를 부리는 곡예. 김구라의 방송 스타일은 자칫하면 바닥으로 추락할 수 있는 줄타기와 다름 없다. 스스로를 백척간두에 몰아넣어 관객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 후 신묘한 재주를 부려 바라보는 이들의 혼을 빼놓는다. 경계를 넘나드는 과감함이 아찔한 탄성을 자아내고, 재치있는 말과 능글맞은 발재간이 쉼없는 박수를 이끌어낸다. 하지만 위험도가 높으면 자연스레 위기가 잦기 마련이다. 위기가 자주 찾아온다는 건 그만큼 추락의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터질 게 터졌다'는 말이 오는 것이다. 김구라가 또 한번 삐끗했다. 포털 사이트 DAUM 아고라에서 진행 중인 '김구라 라스 퇴출을 위한 서명운동'에는 약 3만 명(10시 4..

TV + 연예 2017.09.02

하지원의 <병원선>, 시청률 1위는 하겠지만..

'길라임' 하지원이 의사가 돼 돌아왔다. 그를 '황진이' 혹은 '기황후'라는 캐릭터로 기억해도 무방하다. '무엇이든 간에 하지원이 훌륭한 연기자이고, 그가 시청자들의 높은 기대에 (거의) 매번 부응해 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이 두터운 신뢰감은 그의 치열한 노력이 쌓아올린 결과일 것이다. 하지원이라는 배우와 '의학 드라마'의 만남은 그 자체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게다가 하지원의 연기 인생에서 의학 드라마 출연이 '처음'이라는 점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게 사실이다. 8월 30일 방송된 1회와 2회의 시청률은 10.%, 12.4%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시청률만 놓고 보면 출발이 매우 상쾌하다. 게다가 경쟁작들과의 차이도 압도적이다. 그나마 비벼볼 수 있는 SBS 조차 5.4%(25회..

TV + 연예 2017.08.31

위태로운 박명수, 불편한 시청자.. 이대로는 곤란하다

"'무도의 밤'이라는 특집을 한번 해보려고요. 여러분 각자가 여러분 위주의 특집을 하나씩 만들어주시면 됩니다." 김태호 PD는 멤버들에게 '자신 위주의 특집을 만들라'는 숙제를 제시했다. 각자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아 코너를 만들되 직접 기획하고 연출까지 하도록 한 것이다. 말 그대로 '자유롭게' 방송을 만들어 보라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처음에는 얼떨떨해 하던 멤버들은 기탄없이 생각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유니크한 방송을 만들어 나갔다. 정준하 · 하하 · 박명수의 코너가 먼저 방송을 탔는데,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Mnet 을 패러디 해서 자신을 슈퍼스타로 만들 PD를 뽑는다는 역발상을 한 정준하의 기획 '프로듀서101'은 멤버들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었다. ..

TV + 연예 2017.08.29

이승환의 <돈의 신>이 방송 불가라는 MBC의 부적격에 대해

'돈의 신' : 오로지 돈을 위해 국가와 국민을 외면했던 아니 이용했던 한 실존인물을 록오페라 형식을 빌려 비판한 노래. 가수 이승환이 신곡 '돈의 신'으로 돌아왔다. (이쯤되면 풍자의 끝판왕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 하다. 제목에서부터 풍자의 기운이 왕성히 느껴지는 이 노래는 "늬들은 고작 사람이나 사랑 따윌 믿지 / 난 돈을 믿어 고귀하고 정직해 날 구원할 유일한 선"이라는 가사로 시작된다. 돈을 사랑하고 신봉하는 1인칭 화자의 시점. 우리는 그런 인물을 너무도 알고 있다. "이 노래를 각하께 봉헌한다"는 이승환의 설명이 없더라도 이명박(MB)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는 데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사회적 참여를 포기했던 친구들이 이해가 간다. 그래도 누군가는 깃발처럼 있어줘야 할 것 같다."던 이승환..

TV + 연예 2017.08.25

<비긴 어게인>의 고민거리가 된 이소라를 위한 변론

버스킹(Busking) : 거리에서 공연하는 것을 말한다. 공공장소에서 하는 모든 공연이 버스킹에 속하지만, 주로 음악가들의 거리 공연을 뜻하는 말로 쓰인다. (다음백과) JTBC 은 따뜻한 프로그램이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다. (', 애초에 이소라와 버스킹은 어울리지 않았다'의 시작 문장을 빌려와 고쳤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니라 '음악' 때문이다. 수치로 정확히 계량할 수는 없지만, 존 레논(John Lennon)의 'imagine'이 세계 평화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그 노래를 흥얼거려 본 사람들은 안다. 그만큼 음악은 사람의 마음에 온기를 만들고, 평온함을 모락모락 피워내고, 궁극적으로 평화를 지향한다. 그건 음악을 하는 사람과 그 음악을 듣는 사람, 모두에게 마찬가지로 일어나는 마법이다. 처음에..

TV + 연예 2017.08.21

<품위있는 그녀>에 명품 조연들이 유독 많았던 이유는?

풍숙정 총각 김치 맛의 비결은 '조미료'였고, 박복자(김선아)를 죽인 진짜 범인은 운규(이건희)였다. 마지막 회 시청률 12.065%(닐슨코리아 기준)로 JTBC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며 성대하게 막을 내린 는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에게 두 가지 교훈(?)을 남겼다. 소위 상류층의 '입맛'이라는 게,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조선족 청부 폭력범이 "조미료 범벅이 뭐가 맛있습네까"라며 인상을 찡그릴 만큼 별 볼일이 없다는 것과 대한민국에서 고3은 절대 건드려선 안 된다는 농담반 진담반의 메시지가 바로 그것이다. 첫 번째 교훈의 경우에는 강남 상류층의 허상을 거침없이 드러냈던 풍자극답게 짜릿함을 선사하며 폭소를 선사했지만, 두 번째의 경우에는 제법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파격적인 결말을 이끌어내기 위한 부담 때문..

TV + 연예 2017.08.21

<명불허전>의 김남길과 김아중, 스스로 명불허전임을 증명하다

명불허전(名不虛傳) : 명성이 헛되이 퍼진 것이 아니라 이름이 날 만한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 '대한민국 드라마의 역사는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가장 완벽한 드라마라는 찬사를 받았던 tvN 의 빈자리를 채우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전작이 받았던 경이로운 찬사와 뜨거운 사랑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텐데, tvN 은 우려에 비해 훨씬 부드럽게 바통 터치에 성공했다. 시청자들도 마음속이 허전하던 차에 '궁금증'을 유발하는 제법 흥미로운 드라마를 만나 만족하는 눈치다. 첫회 2.715%에 불과했던 시청률은 2회에서 3.995%로 급등했다. 과연 은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은 조선시대를 왕복하는 메디활극이다. 그러니까 그 지겨운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tvN 이후 타임슬립 드라마가..

TV + 연예 2017.08.17

시청자 역린을 건드린 '가족 예능'의 몰락이 시작됐다

세습(世襲) : 재산, 신분, 직업 등을 한집안에서 자손 대대로 물려받음 세습의 대표적인 예는 아마도 북한일 것이다. 그들은 3대에 걸쳐 권력을 세습하고 있다. 인민들의 인권은 유린되고, 피폐한 삶은 더욱 앙상하기만 하다. 그러나 세습으로 공고한 저 권력은 요지부동이다. 시선을 남쪽으로 돌려도 다를 바 없다. 삼성과 현대를 비롯한 대한민국 굴지의 기업들은 부를 대물림한다. 그것이 곧 권력이기에 차이를 찾는 건 무의미하다. 삼성의 경우 사실상 공짜로 기업을 넘겨주기 위해 회삿돈 수백 억 원을 횡령하고 은닉한다. 온갖 불법과 부정을 저질러 세습을 완성하고자 했다. 그 결과는 기업 오너의 구속이다. 어디 그들뿐일까. 재산의 전부를 기부하고 세상을 떠나는 놀라운 결단을 하는 소수를 제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

TV + 연예 2017.08.17

인생 캐릭터 '박복자' 만난 김선아, 연기가 곧 품격이 되다

"좋은 배우와 진실된 연기는 말도 안 되는 것도 있을 법하게 만드는 힘이다. 저는 배우들의 연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JTBC 의 김윤철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막장 요소가 짙은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고, 주저없이 '배우들의 힘'이라 대답했다. 의 성공은 백미경 작가의 찰진 '대본'이 없었다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지만, 주연과 조연을 가릴 것 없이 캐릭터에 몰두해 열연을 펼치는 배우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훌륭한 대본이 좋은 배우를 만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란 점에서 의 궁합은 최고였다고 할 수 있다. '우아진'이라는 완소 캐릭터를 탄생시킨 김희선을 비롯해서 밉상 남편인 '안재석'을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는 정상..

TV + 연예 2017.08.13

이번에도 성공한<삼시세끼>, 세 가지 이유가 있다

" 프로젝트는 오랜 시간 시즌제로 운영해 왔고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다. 시청자가 그만 보고 싶다고 할 때까지 열심히 만들려고 한다" 나영석 PD가 로 다시 돌아왔다. 이름하야 '바다목장 편'이다. 배경은 지난 시즌에도 찾았던 '득량도', 그러니까 섬이지만 '낚시(어업)'가 아닌 '목장 운영(목축업)'을 주업(主業)으로 삼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번 출연진이 낚시에 소질이 없다는 것을 알아서 어업이 아닌 다른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낚시에 소질이 없음이 판명(어촌편 시즌3)된 '출연진'은 바로 나PD의 페르소나인 이서진을 필두로 에릭과 윤균상이다. '득량도 삼총사'가 다시 뭉친 것이다. '어촌 편' 하면 아무래도 '차승원 가족'이 자연스레 떠오르는데(지난해부터 바뀌긴 했지만), 어째서 나P..

TV + 연예 2017.08.13

박복자의 파멸을 통해 <품위있는 그녀>가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

과연 '누가' 박복자(김선아)를 죽였을까? 포털 사이트 다음(DAUM)에서 ' 8명의 용의자 중 진짜 범인은?'이라는 투표를 진행했는데, 대성펄프 안태동 회장(김용건)은 56%로 과반을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 여자 진심을 믿고 싶었어. 그래서 주식을 그 여자한테 다 줬어. 혹시나 했어. 날 정말 좋아하는 건 아닌가." 마지막까지 박복자를 믿고 싶어했던 안 회장이었기에 박복자의 모든 행동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용납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깊은 애증이 박복자를 살해하는 동기로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은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 안 회장에 이은 2위는 15%를 득표한 한민기(김선빈)였다. 그는 박복자에게 접근해 대성펄프 매각을 도왔지만, 둘째 딸 안재희(오나라)를 꼬드기는 등 박복자와 ..

TV + 연예 2017.08.11

'효리네 집' 아닌 '효리네 민박', 2017년 최고의 예능을 만든 신의 한 수

민박(民泊) : 일반 민가를 숙박 장소로 제공함. 효리네 '집'이 아니라 효리네 '민박'이었다. 뭐랄까, 기분 좋은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고 할까. 3년 만에 앨범을 내고 컴백한 이효리가 예능에 출연하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설령 그것이 이효리,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이라고 한들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여전히 최고의 스타 이효리인데 말이다. 그런데 제목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민박이라니, 이효리가 민박을 운영한다니. 그것도 자신의 집을 공개하면서 말이다. 굉장히 신선했다. 더욱 짜릿했던 건, 민박의 손님이 '연예인'이 아니라 '비(非)연예인'이란 점이었다. 가수로서뿐만 아니라 예능인으로서도 최고의 주가를 올렸던, 한 시대를 풍미하고 휩쓸었던 스타 이효리. 스스로 내려오는 법을 익히고..

TV + 연예 2017.08.07

<싱글와이프>가 우리를 씁쓸하게 하는 진짜 이유는?

'한수민'의 힘이었을까. SBS의 새로운 예능 가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2일 방송된 1회 시청률은 5.2%(닐슨코리아 기준)였다. 비록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JTBC 6.8%, MBC 6.1%, KBS2 5.6%에 뒤진 수치지만, 애초에 수요일 예능을 10년 넘게 지켜오고 있는 '터줏대감' 나 새로운 강자로 자리잡은 의 아성에 도전하는 입장에서 거둔 성취치곤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파일럿 당시 시청률이 3.8%(6월 21일), 4.4%(6월 28일), 3.2%(7월 5일)였던 점을 감안하면, 정규 편성된 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남편들이 일상을 탈출한 아내들의 일탈을 '관찰'한다는 기본 콘셉트는 그대로다. 파일럿에서 MC를 맡았던 박명수와 이유리는 여전히 센터..

TV + 연예 2017.08.05

김병만의 도전과 딜레마, 그럼에도 응원할 수밖에 없다.

"여러분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열심히 재활운동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철렁했던 가슴이 조금 진정됐다. '족장' 김병만이 보낸 메시지. 정말 다행히도 그는 다시 건강을 회복 중이었다. 지난 7월 21일(현지 시각 20일), 미국에서 '김병만 척추 부상'이라는 청천병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스카이 다이빙 국가대표 세계대회 출전을 위해 탠덤 자격증을 취득한 후, 팀 훈련을 하던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다는 게 골자였다. 급변하는 바람 방향으로 인해 랜딩 시 척추가 골절돼 응급 수술을 받게 된 것이었다. 당시 소속사인 SM C&C 측은 "완전한 회복까지 2달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 김병만은 여전히 '도전' 중이었다. 기사를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들이 ..

TV + 연예 2017.08.03

적폐 청산은 가능한가? <비밀의 숲>이 우리에게 남긴 숙제

적폐(積弊) : 오랫동안 쌓여 온 폐단 적폐 청산.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지금의 대통령이 되신 분께서 누누이 강조했던 말이다. 그가 큰 목소리로 당당히 외칠 수 있었던 까닭은 그것이 국민들의 지엄한 요구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국민들은 부정부패와 비리가 판치는 절망스러운 현실에 분노했고, 달라지지 않는 지긋지긋한 현실에 염증을 느꼈다.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절박함이 용솟음쳐 하나의 거대함 흐름을 만들어냈다. 국민들의 그와 같은 인식은 tvN 에서 이창준 청와대 수석비서관(유재명)이 유서에 남긴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지금 현실은 대다수의 보통 사람은 그래도 안전할 거란 심리적 마지노선마저 붕괴된 후다. 사회 해체의 단계다. 어쩌면 국민들이 느낀..

TV + 연예 2017.08.01

시즌2를 바라는 뒤늦은 리뷰, <알쓸신잡> 고마웠습니다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 그리고 유희열. 그들이 홍대의 한 카페에 다시 모였다. 하나의 프로그램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출연진들을 다시 불러모아 '총정리'를 하는 시간이었다. 이젠 공식처럼 된 나영석표 애프터 서비스라고 할까. 그건 프로그램을 아껴준 시청자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출연진과 제작진을 위한 자리이기도 했다. 하나의 의식과도 같은 일이다. 잘 마무리해야 다시 시작할 수 있기에. 그렇게 만난 잡학박사들과 유희열은 못다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마지막 토크가 시작됐다. 그들의 얼굴이 반갑다가도 더 이상(이 아닌 당분간이 되길..) 그들의 수다를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아쉬움과 서운함이 뒤섞여 괜시리 심란했다. tvN (이하 )이라는 기묘한 제목을 만들어 낸 양정우 PD는 개인적으..

낯섦 속에서 발견한 오늘, <비긴어게인>이 진짜 들려주고 싶었던 것

이소라가 노래를 부른다. 눈을 감고 집중한 채 노래를 연주한다. 키보드 건반을 능숙하게 누르기도 하고, 기타를 뚝딱뚝딱 치기도 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데 괜시리 미소가 지어진다. 예민하고 까칠한 듯한 모습 뒤에 "사는 이유나 존재 가치가 노래 말고는 없기 때문에 노래를 대충 해버리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닌 게 돼 버리는 거야."라는 존재론적 절박함이 자리잡고 있다는 걸 알게 되자 이번엔 먹먹해진다. 설명하기 힘든 감동이 몰려 온다. 감히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소라는 그 자체로 '음악'이라고 말이다. 유희열은 키보드를 친다. 절대 음감을 자랑하고, 귀로 노래를 듣고는 금세 코드를 따버리는 능력자다. 놀라는 제작진에게 '직업이잖아'라며 쿨한 반응을 보이는 시크한 매력도 지녔다. tvN 에서 '..

TV + 연예 2017.07.28

손석희는 달랐다, 송혜교 없는 송준기 인터뷰와 이상순 없는 이효리 인터뷰

손석희 앵커와 배우 송중기가 만났다. 이번 주 JTBC 대중문화 초대석에는 영화 로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송중기가 출연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인터뷰이(interviewee)였다. 와 관련해 쏟아지고 있는 여러 논란들을 비롯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팬심'의 대상이었다는 '팩트'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중대사까지. 그야말로 인터뷰의 보고(寶庫)라 할 만 했다. 인터뷰어(interviewer)의 입장에선 참으로 반가운 손님이 아닐 수 없었다. "'철부지에서 어른이 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른이 되시니까 어떻습니까?" "아직 되진 않은 거 같고요. 되어 가는 과정인 거 같고요. 올해 큰일을 두 개나 앞두고 있어서 저에게는 최고의 여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TV + 연예 2017.07.28

<비밀의 숲>과 비교되는<조작>, 다음 주에도 시청해야 하나?

애매하다. SBS의 새 월화 드라마 에 대한 첫인상은 '어중간하다'는 것이었다. 분명 가슴 뛰는 주제와 흥미로운 소재를 갖추고 있지만, 이상하리만치 '몰입'이 되지 않았다. 출연하는 배우들의 면면도 충분히 기대감을 불러 일으킬 만큼 매력적이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지 않았다. 드라마의 톤은 전반적으로 산만했고, 두서가 없어 보였다. 더욱 심각했던 건, 기존의 여러 작품들이 '짜깁기' 됐다는 인상마저 풍겼다는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계속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아쉽고, 안타까웠다. 한마디로 무엇 하나 특별하지 않았다. 이렇게 좋은 '재료'들을 가지고 평범하다 못해 맛없는 요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원인은 무엇일까. 대답은 오히려 쉽게 발견됐다. 그건..

TV + 연예 2017.07.26

<비밀의 숲> 영은수의 죽음으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영 검사(신혜선)가 죽었다. "선배님, 지금 시간 되세요? 잠깐 뵀으면 해서요." 윤세원 과장(이규형)의 오른쪽 어깨에 새겨진 문신을 보고 김가영(박유나)이 말했던 '07'의 비밀을 알아 챈 영은수 검사는 황시목 검사(조승우)에게 메시지를 전하려고 한다. 하지만 사라진 김가영에 정신이 팔린 황시목은 영은수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끊어버린다. 그리고 김가영의 집에서 세 번째 희생자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황시목은 황급하게 김가영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현장에 도착한 황시목은 시신을 덮고 있는 흰 천을 들춰 세 번째 희생자의 얼굴을 확인한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 싸늘한 시신은 바로 영 검사였다. 예상을 뛰어넘는, 아니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던 전개였다. 시청자들의 섣부른 추리를 비웃기라도..

TV + 연예 2017.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