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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티아고>, 791km의 고된 여정 속에서 나를 만나는 개별적 경험

800km(정확히는 781km)에 이르는 고된 순례길을 지팡이에 의지해 절뚝대며 걷는 하페(데비드 스트리에소브)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산책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티켓을 예매했다. "요즘 시대에 신을 찾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면서도 결코 '무게'를 잡지 않는 이 영화를 만나는 데 굳이 거드름을 피울 이유도, 긴장을 할 필요도 없었다. 신을 찾아 떠나는 그 여정에 '동참'하는 마음가짐이면 충분했다. 예상대로 비어 있는 좌석이 훨씬 많았다. 관객은 듬성듬성 널찍하게 앉아 있었다. 통로 쪽에 자리잡은 중년의 남성은 이내 코를 골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화가 나지 않았다. 는 그런 영화였다. 신을 만나러 가는 42일 간의 길고 고독한 여정. 고작 15%만이 목적지인 산티아..

버락킴의 극장 2016.07.25

조진웅도 묻혀버린<사냥>, 결국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다

의 네이버 (관람객) 평점은 6.02에 불과하다. 그래도 이건 준수한 편이다. 3.85에 불과한 다음 (네티즌) 평점은 더욱 야박하다. "내 시간이 사냥 당했다"는 베스트 댓글은 씁쓸한 실소(失笑)를 머금게 하고, "안성기는 산으로 갔고, 영화도 산으로 갔다"는 위트 넘치는 평가에는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이 뿜고야 말았다. 안성기, 조진웅, 손현주, 한예리와 같은 훌륭한 '조각'들을 모아 놓고도, 이처럼 처참한 평가를 받은 은 도대체 어떤 영화일까. 이미 수많은 혹평 세례를 받은 이 영화에 굳이 1g쯤 더 보태는 것이 큰 의미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애써 '실드'를 취는 것도 마땅치 않은 일이다. 분명 은 '추격전'으로서의 영화적 가치가 있다. '총'이라는 무기를 받아들이는 데 익숙지 않은 정서를 극복하..

버락킴의 극장 201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