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 26

확 바껴 돌아온<고스트버스터즈>, 여성 4인조의 유쾌한 쇼가 시작됐다

"1984년 1편이 개봉했을 때 난 영화학교 졸업반에 다니고 있었다. 당시 극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우리도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2시간 동안 모두가 즐거웠으면 좋겠다. 우리가 원하는 목적은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게 전부다." (폴 페이그), , [현지보고] 폴 페이그 감독, 배우 멜리사 매카시를 만나다 3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1984년에 1편이 나오고, 1989년 2편이 발표됐으니 '27년'이라 해도 무방하다), 남성 4인조(빌 머레이, 댄 애크로이드, 해롤드 래미스, 릭 모라니스)가 여성 4인조(멜리사 맥카시, 크리스틴 위그, 케이트 맥키넌, 레슬리 존스)로 바꼈다. 원작의 감독이었던 이반 라이트만은 제작을 담당하고, 새로운 감독은 원작의 열렬한 팬임을 자처한 폴 페이그가 맡았다. ..

버락킴의 극장 2016.08.30

굿바이, '굿 리메이크' <굿 와이프>

방영 전부터 잔뜩 기대를 품었던 드라마가 숨막히도록 재미있는 1회로 보답을 해줄 때 그 짜릿함이란! 첫회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회까지 집중해서 시청했던 드라마와의 이별은 착잡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시원하기도 하다. 시원섭섭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걸까. 3.966%로 출발한 시청률은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마지막 회에서 어느새 6.232%까지 올랐다. '유종의 미를 거뒀다'는 표현이 이토록 적절할 수 있을까. tvN 금토드라마 가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거두며 성대한 종영을 맞았다. 드라마 방영 전과 초반까지만 해도 '전도연의 복귀작', '동명의 미국 드라마의 리메이크'라는 '좁은' 타이틀로 화제를 모았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포커스가 확장되면서 훨씬 더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한마디로 풍성했다..

TV + 연예 2016.08.29

소방관들을 위한 기도, "살려서 돌아오라, 그리고 살아서 돌아오라."

오늘도 어김없이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 당신이 듣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분명 어딘가엔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을 것이다. 때로는 날카롭고, 어떤 때는 다급하다. 그 소리의 번짐이 처절하고, 또는 단호하다. 사이렌 소리는 각종 위험의 최전선에 서 있다. 또, 모든 종류의 요구의 최전선에 서 있다. 가지 않는 곳이 없고, 닿지 않는 곳이 없다. 그 소리는 외면하지 않는다. 신고(요청)가 있다면 출동한다. 그 원칙은 절대불변이다. 김훈은 이렇게 말한다. 도심을 뒤흔드는 사이렌 소리는 다급하고도 간절하다. 질주하는 소방차의 대열을 바라보면서 나는 늘 인간과 세상에 대해서 안도감을 느낀다. 재난에 처한 인간을 향하여, 그 재난의 한복판으로 달려드는 건장한 젊은이들이 저렇게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은 ..

꿈, 성공, 도전.. 제발 <플로렌스>를 자기계발의 언어에 가두지 말자!

간혹 어떤 이의 특별한 경험과 도전이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성공 스토리'로 그려지곤 한다. 예쁘게 잘 다듬어진 이야기가 '것봐, 너도 할 수 있어!'라며 사람들을 자극하는 데 인용되고, 섬세한 공정(工程)을 통해 가다듬어진 마술 같은 스토리는 멋모르는 사람들을 '희망고문'하는 데 활용된다. '너도 성공의 주인공이 될 수 있어!' 물론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는 일은 중요하지만, 무조건 '네 꿈도 이뤄질 거야!'라고 말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다. 우리가 허접한 자기계발서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1%의 재능과 99%의 자신감으로 카네기 홀에 서다!' 영화 의 포스터에 적힌 저 익숙한 포맷의 문구는 마치 '위험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듯 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주인공인..

버락킴의 극장 2016.08.27

'언 발에 오줌누기', 저출산 시대에 근본적 고민 없는 정부

'80조 원' 지난 10년 동안 정부가 출산을 장려한다는 명목으로 쏟아부은 예산이다. 워낙 단위가 커서 피부에 와닿는 현실감은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80조 원'은 굉장히 많은 돈이라는 것이고, 그쯤 썼으면 어떤 가시적인 '효과'가 있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저출산'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급기야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대한민국의 명운을 좌우하는 가장 큰 구조적 위험이며, 절체절명의 과제"라는 내용의 호소문까지 내놓았다. 되묻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난 10년 동안 80조 원을 쓰지 않았나. 그런데 왜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인가. 물론 '저출산'이라는 추세는 단지 대한민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과제이고, 따라서 그것..

손연재에게 보내는 뒤늦은 응원의 글, "그동안 고생했고, 고마웠어요"

"이게 다 죄인데, 그지? 세상에서 제일 큰 죄는 지 죄를 모른다는 거야. 무지한 거지. 모르고 지은 죄는 셀 수가 없잖니?" tvN 12회에서 회한(悔恨)에 잠긴 석균 아저씨(신구)는 박완(고현정)을 불러놓고 과거의 자신을 반추(反芻)하며 허심탄회한 고백을 건넨다. 먹먹했던 그 장면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석균 아저씨처럼 되지 말아야지, 훗날 쓸쓸히 '모르고 지은 죄'를 되새기며 나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한다. 하지만 알고 있다. 저 반성은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라는 것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알고자 노력해서 모르고 지나치지 않도록 하는 것, 그 허점을 줄여가는 것 정도일 뿐이다. 인터넷 기사에 어김없이 달려있는 소위 '악성 댓글'을 보면 문득 석균 아저씨..

스포츠 2016.08.25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발톱 숨긴 <구르미 그린 달빛>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KBS2 월화 드라마 이 동시간대 시청률 3위로 출발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2회는 8.5%(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1회(8.3%)보다 0.2% 포인트 상승했지만, 기존에 방송되고 있던 동시간대 드라마 SBS (20.2%)와 MBC (9.7%)에 밀렸다. 하지만 아직 낙담하긴 이르다. 흥미로운 것은 시청률에서는 3위에 그친 이 방송 프로그램 화제성 지수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다음소프트가 트위터 버즈량(키워드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은 화제성 지수 125.83으로 앞으로 경쟁을 하기 될 SBS 뿐만 아니라 SBS 마저 크게 앞질렀다. 의 종영과 함께 향후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이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까닭은 tvN 을 통해 최고의 ..

TV + 연예 2016.08.24

인류애 담은 <스타트렉 비욘드>, 시리즈의 50년 역사를 잇다

지난 16일 의 감독 저스틴 린과 주연 배우인 크리스 파인를 비롯해 재커리 퀀토, 사이먼 페그가 대한민국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갖는 등 시리즈의 오래된 팬들과 만남을 가졌다. 지난 7월 의 홍보차 방한(訪韓)한 맷 데이먼이 "한국이 아마 규모로 보아 톱5 안에 들어갈 영화 시장일 것이다. 영화계에서 매우 중요한 나라이고 영화 팬들이 많은 나라"라고 밝혔던 것처럼, 대한민국 영화 시장의 규모를 감안한 전략적 행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런 성의를 보이는 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간단히 설명부터 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는 1966년 드라마 작가 진 로든베리(Gene Roddenberry, 1921~1991)가 '창조'한 SF TV시리즈 의 13번째 극장판이다. 또, 시리즈가 나온 지 50년을 맞..

버락킴의 극장 2016.08.23

가학적인 예능의 시대, 시청자들은 불편하고 불쾌하다

이른바 '박보검 효과' 때문일까? KBS2 의 시청률은 19.9%로 지난 주 14.7%에 비해 무려 5.2%나 올랐다. 박보검의 환한 웃음과 그가 지닌 특유의 '긍정 에너지'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호평을 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시청률 상승을 공(功)을 박보검에게 귀속시켜도 무관하리라. 하지만 그런 박보검을 모셔 놓고 이 준비했던 게임은 '수준 이하'였고, 내용적으로도 '가학적(加虐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가령, 뜨거운 햇볕 아래 상대방의 자루 위에 놓여 있던 15만원 어치 동전들을 몸에 붙여서 자신의 자루로 옮긴다든지(여행 경비를 획득하기 위한 게임), '마시는 양=주유량'이라는 조건을 제시하고 500㎖ 잔에 담긴 이온 음료를 마시도록 했다. 멤버들은 뜨겁게 달궈진 동전을 몸에 붙이며 고통을 호소..

TV + 연예 2016.08.22

<청춘시대> 강이나와 오종규, 우리가 그들을 아파해야 하는 이유

'막' 살아간다. 거칠 것이 없다. 화려한 미모와 성적 매력은 강이나의 '무기'다. 그는 남자들(이른바 '스폰서')에게 용돈을 받으며 금전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살아간다. 그는 반문한다. "왜 굳이 어렵게 살아야 해?" 가볍고 쉬운 삶. 누군가는 그를 '쿨'하다고 말하고, 또 어떤 누군가는 그를 향해 손가락질 한다. 강이나는 굳이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를 '걸레'라고 지칭한다. 삶에 정착하지 못하고 부유(浮遊)하던 강이나는 우연히 바(bar)에서 오종규를 만난다. 다른 남자들과 달리 자신의 몸을 탐하지 않는 그에게 친근감을 느끼고, 자신의 속내를 터놓기 시작한다. 한편, 강이나의 사진을 잔뜩 모아놓는 등 의뭉스러운 눈빛을 보내던 오종규는 처음에는 '스토커' 쯤으로 치부됐지만, 점점 그의 존재감은 ..

TV + 연예 2016.08.20

원인 없고 희망 없는 <서울역>, 그런데 왜 봐야 하냐고?

"시리즈를 굉장히 좋아한다.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해서 재생산하는 느낌들이 과 이 줄 수 있는 큰 재미이지 않나 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하게 되었다" (연상호 감독) 지난 17일, 이 누적 관객 1,100만을 돌파했다. 그리고 그날, 의 프리퀄(Prequel, 본편보다 과거의 이야기를 다룬 속편)인 애니메이션 이 개봉했다. 이 700만 관객을 돌파한 시점에서 감독판인 을 순차적으로 개봉해 200만 관객을 더 끌어모으며 흥행 가도를 이어갔던 전례를 밟을 수 있을까? 관건은 '입소문'일 텐데, 녹록치 않아 보인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좀비에 대한 원인을 찾고 싶었던 관객들이 느낀 '배신감' 때문이다. 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감염시켰던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의 실체, 전대미문의 거대하고도 불가항력적인 재앙의 까닭이 궁..

버락킴의 극장 2016.08.18

캐릭터 보물창고 <굿 와이프>, 나나에 이어 김서형까지 만개하다!

이야기의 '균형'이 무너진 드라마는 온통 '주인공'들의 독무대가 된다. '이야기'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말은 곧 '캐릭터'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말도 동의어다. 각본 속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구축하는 데 실패한 작가는 자신의 무력감을 갖추기 위해 더욱 '주인공 위주'의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조연'들이 자신만의 캐릭터와 이야기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면, 그들은 '주인공의 친구', '주인공의 가족'에 불과한 포지션으로 전락한다. 주인공의 촬영 비중은 더욱 늘어가고, 이야기는 점점 단순해진다. 결국 이야기는 '캐릭터'가 이끌고 가기 마련이다. 초반에 인물들이 그 존재감을 획득하고, 말 그대로 살아 움직이면 이야기의 전개는 스텝을 밟듯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또, 캐릭터 간의 다양한 조합과 변주가 가능하다. 그때부..

TV + 연예 2016.08.18

영화 속 박소담과 드라마 속 박소담, 어느 쪽이 진짜일까?

"저 배우는 도대체 누구지?" 에서 귀신 들린 소녀, 영신 역을 대담하고도 파격적으로 소화해낸 배우에게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 갈채를 보냈다. 그러니까 박소담은 신인 '여'배우에 대한 갈증에 허덕이던 영화계에 일종의 해갈(解渴)이었다. 존재 자체로 충격이었던 그는 일약 최고의 신인으로 떠올랐고, 제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여자신인연기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행보(行步)는 거침없이 이어졌다. 본격적으로 인지도 높이기에 돌입한 박소담은 KBS2 에 장혁과 함께 호흡을 맞출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돼 브라운관으로 찾아왔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며 좌초의 위기를 겪었다. 스크린에서 박소담이라는 배우를 만나왔던 사람들은 '제대로 일을 낼 것'이라 호언장담했지만, 예상과는 다른 전개에 ..

TV + 연예 2016.08.16

'광복절'이라는 태풍이 지나간 자리, 우리 앞에는 무엇이 남았나

'어제'는 8월 15일, 광복절(光復節)이었다. '대한민국'은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해방돼 나라와 주권을 다시 찾은 날'을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기념했다. 정부는 원로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 유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하기도 했고, 대통령은 매년 그랬던 것처럼 '(건국절 축사 같은) 광복절 축사'로 국민 앞에 나타났다. 언론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광복절'과 관련한 기사들을 1면에 싣어 스스로의 '민족애(民族愛)'를 뽐냈다. 국민들은 어떠했는가. 역사의식이 부재한 한 연예인을 향해 분노의 철퇴를 내렸다. 본래 무언가를 맞이할 때는 떠들썩하기 마련이다. 또, 그 '맞이'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흐름으로부터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지나간 다음이 중요하다. 몸과 마음을 적시고 있던 흥분이 가신 후에야 우리는 ..

<국가대표2>, 신파를 뚫는 세 가지의 힘 앞에 눈물 흘리다

한켠에선 남북이 서로를 향해 총과 칼을 겨누며 악을 쓰는 영화가 성황리(盛況裡)에 상영되고, 또 한켠에는 '자매'로 만난 남과 북이 손을 맞잡는 따뜻한 영화가 개봉을 했다. 다들 눈치챘겠지만, 전자는 이고, 후자는 이다. 성적표는 판이하다. 마치 지금의 냉각된 남북 관계를 반영하는 듯 하다. 관객 600만 명을 돌파(603만 6,594명)하며 순항 중이다. 반면, 는 기존의 경쟁작들에 밀려 박스오피스 6위로 처졌다. 누적 관객 수는 30만 2,306명이다. '올림픽 특수'를 기대해 '리우 올림픽'이 한창인 지금을 개봉 시기로 잡았던 모양이지만, 애석하게도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장면들이 매일마다 TV를 통해 전해지고 있는데, 굳이 영화를 통해 그 장면들을 챙겨..

버락킴의 극장 2016.08.14

<태풍이 지나가고>, 태풍이 지난 후, 청명함이 찾아온다

"태풍이 지나간 뒤의 풍경은 왜 아름다운 건지 계속 궁금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어떤 영화들은 관객을 수다스럽게 만든다. 자꾸만 이야기를 하고 싶게 만든다. 주인공에 대해서, 혹은 영화의 여러가지 부분들에 대해서, 어쩌면 반전에 대해서. 한편, 어떤 영화들은 관객들을 침묵하게 만든다. 마치 태풍이 지나가고 난 자리에 남은 고요한 '청명(淸明)함'처럼. 같은 영화는 후자에 속한다. 말을 잃게 만든다. 끊임없이 '침잠'하게 만든다.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영화를 본 지 며칠이 지났지만, 글을 쓸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이제야 겨우 몇 마디를 지어내본다. "모두가 되고 싶었던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구상하면서 첫머리에 쓴 구절이라고 한다. 영..

버락킴의 극장 2016.08.12

누진제 개편 '안 된다'던 정부, 이젠 '된다'고?

"대한민국에 안 되는 게 어딨어? 다 되지~" KBS 의 시청률이 지금과 달리 2~30%를 거뜬히 찍던 시절, '현대생활백수(2005년 11월 ~ 2006년 5월)'라는 코너에 출연했던 개그맨 고혜성이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던 유행어다. "자장면 2,000원에 안 되겠니?"라며 기어코 자장면 가격을 깎아내던 그의 익살스러운 개그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그의 유행어는 여러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돼 쓰였다. 당시에는 그저 웃어넘겼던 저 짧고 간단한 우스개가 이젠 새삼 달리 읽힌다. '우기면 된다' 정도의 1차원적인 해석에 머물기엔 뭔가 아쉽다. '안 되는 게 없다'는 말은 끝까지 도전하다보면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자기계발의 언어로 풀이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그 앞에 '대한민국에'가 붙는..

재난 영화 <터널>이 남달리 빛나는 두 가지 이유

의 김성훈 감독의 '지독함'과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의 '진정성'이 만났다. 지난 8월 10일, 재난 영화 이 개봉했다. , , , 등 만만치 않은 경쟁작들이 이미 스크린을 활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 특수가 예상되는 까지 상대해야 하는 이 과연 순항할 수 있을까? 개봉 첫날 37만 8,942명을 동원하며, 압도적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성적표만 놓고 봤을 때는 일단 '초록불'이 들어온 듯 보인다. 1. 기존의 재난 영화의 문법을 뒤흔들다 우리에겐 '재난 영화는 뻔하다'는 '확신'이 있다. 그건 '선입견'이 아니다. 그만큼 재난 영화를 표방했던 기존의 영화들이 고루(固陋)하고 진부했던 탓이다. 그 상투적인 영화들은 이른바 '전조(前兆)'라고 하는 '기미'가 초(중)반을 장식한다. 감독은 관객들에..

버락킴의 극장 2016.08.10

"죄송합니다" 올림픽에서 패배한 선수들은 왜 죄인이 되어야 하는가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한창이다. 사실 큰 관심은 없다. 뉴스를 통해 관련 소식을 간헐적으로 접한다. '누가 메달을 획득했다', '누가 탈락했다' 정도를 듬성듬성 알 뿐이다. 언젠가부터 그랬다. 올림픽을 비롯한 여러 국가 단위의 제전(祭典)에 관심이 덜 간 지는 꽤 됐다. 과도한 국가주의(國家主義)에 대한 불편함 일지도 모르겠다. 방송 3사가 한꺼번에 나서서 중계를 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올림픽 중계가 전체적으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걸 보면,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비단 혼자만은 아닌 듯 하다. "죄송합니다" 지난 7일이었다. 어김없이 포털 사이트에는 '올림픽'과 관련한 기사들이 기세등등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페이지를 이리저리 넘기다가 지나칠 수 없는 '한마디'가 눈에 들어왔다...

스포츠 2016.08.10

가평의 숨겨진 명소, '노랑다리 미술관'을 가다

'가평(加平)' 여행은 뻔하다? 가평은 경기도(에 속해 있지만)와 강원도 사이에 '딱' 위치해 있다. 서울에서 춘천을 통하는 교통의 요지일 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가장 밀접한 휴양지이기도 하다. 경기도의 관광지 수는 총 240개인데, 그 중 가평에 27개(11.3%)가 있다. 대한민국 대표정원으로 불리는 '아침고요수목원'은 115만 8천 명(2015년 기준)이 찾은 대표적인 관광지이기도 하다. 이렇듯 여전히 가평은 인기 있는 관광지임에 틀림 없지만, 약간의 아쉬움 혹은 부족함이 느껴진다. 수상 레저를 즐기는 등 '휴양'만을 위한 것이라면 충분할지 모르지만, 여행객을 위한 '볼거리'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명소가 '아침고요수목원'과 '남이섬', '쁘띠프랑스' 정도인데, '남이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