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 1540

드라마 속 흡연 시도 장면, 그 실패의 미학에 대한 잡담

드라마를 보다보면 등장 인물들이 '담배'를 피우려 하는 장면들이 간혹 눈에 띤다. 하지만 그들의 '시도'는 99% 실패로 귀결된다.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에 한해서 다소 관대한 입장을 취하는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의 '관리'를 받는 영화와는 달리, 드라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엄격한 제재를 받기 때문에 '흡연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KBS는 2002년 12월 1일부터 자사의 모든 드라마에서 흡연 장면을 없애기로 선포했고, SBS도 같은 달 9일 그에 동참했다. MBC는 두 방송사의 행보에 비하면 다소 늦었지만, 2004년부터 흡연 장면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다. 다만, 실패의 확률을 자신있게 100%라고 쓰지 못한 까닭은 지난 2015년 t..

TV + 연예 2016.07.12

어색 연기에 진부한<함부로 애틋하게>, 왜 자꾸 재밌다고 우길까?

이상하다. 다들 '재미없다'고 하는데,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는 '기사'들은 지나치게 우호적이다. 이쯤되면 사람들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언플인가?' KBS 2TV 수목드라마 이야기다. 제법 속 깊은 반항아 캐릭터를 연기하는 김우빈은 '자기 복제'의 언저리를 맴돌지만, '너 나 연기 잘하는 것 몰라?(, 표재민 기자) '라며 예찬한다. 을 통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수지는 이젠 용납되기 어려운 어색한 연기로 일관하지만, '수지가 에쁜 게 재밌다(, 강희정 기자)'는 얼토당토 않은 쉴드를 친다. 2회까지 방송된 에 대한 기자들의 결론은 '김우빈의 '버럭'과 수지의 '오열'에 홀.렸.다(, 정준화 기자)' 정도인 모양인데, 화려한 언플에 홀려 '대단한 드라마'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진부함에 ..

TV + 연예 2016.07.08

'오해커플' 탄생? 아니면 말고.. 연예 기사 쓰기 참 쉽죠?

"드라마 속 로맨스가 현실이 됐다. 배우 에릭(37)과 서현진(30)이 현실 커플로 발전한 것.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2개월차 커플이다." [단독①] 에릭♥서현진 '오해커플' 현실 로맨스.."2개월째 열애中" 저 확신에 찬, 단호한 언어를 어찌 믿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떤 이들은 '대박'이라 외쳤고, 어떤 이들은 'ㅎㅎㅎㅎ' 그저 웃었다. '어쩐지 키스신이 자연스러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매회 호평 속에서 9.991%의 높은 시청률로 종영했던 tvN 의 '오해 커플'에 대한 지지는 현실에서도 이어졌다. 많은 이들이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기 바빴다. 하지만 보도가 나간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오보'라는 기사가 줄을 이었다. 땡! 필자의 기억으로는 최근에만 '큰 걸로' 두 번째다. 지난 5월 ..

TV + 연예 2016.07.07

<디마프>의 잔인하고도 아름다웠던 해피 엔딩을 생각하다

엄마의 간암 소식을 전해들은 박완(고현정)은 난희(고두심)와 함께 여행을 떠나 모녀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엄마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평소에 그러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자책이었을까. 숙소에 들어간 완은 엄마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한 후 화장실에 들어간다. 그리고 거울로 자신을 응시하며 뺨을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한다. "엄마의 암 소식을 처음으로 영원 이모에게 전해들으며 나는 그때 분명 내 이기심을 보았다. 암 걸린 엄마 걱정은 나중이고, 나는 이제 어떻게 사나. 그리고 연하는, 어쩌나. 나는 오직 내 걱정뿐이었다. 그러니까, 장난희 딸, 나 박완은, 그러니까, 우리 세상 모든 자식들은 눈물을 흘릴 자격도 없다. 우리 다 너무나 염치 없으므로." tvN 의 열혈 시청자인 우..

TV + 연예 2016.07.03

<동상이몽>의 춤바람난 엄마를 향한 비공감이 불편한 이유

"맞다. 이모의 삶에 복수는 없다. 평생 시부모, 남편, 자식 챙기다 이제 비로소 흑맥주 한 병으로 자신을 챙기는 게 어떻게 복수가 되겠는가. 복수는 말이 안 된다." - 11회 중에서 - "제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한 달 만에 신랑 만나서 얼떨결에 결혼도 하게 됐고, 너무 준비 없이 결혼하고 하다 보니까 정신 없이 애들 키우고 살림하고 직장 갔다 오고, 제가 세무사 사무실 일을 해요. 제가 저도 버는 데, 그렇게 벌어서 다 가족들 위해 써야 하는 거고, 그렇게 16년 살다가 그러고 나서 돌아보니까 예전의 내 모습은 없고, 뚱뚱하고 웬 아줌마, 인상 뻑뻑 쓰고 있는 아줌마가 앉아 있는데, 내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살았을까. 난 어디 갔어? 그게 좀, 나중에 좀,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TV + 연예 2016.06.28

"성범죄는 가해자 잘못", 곽현화의 일침을 응원한다

'몸매(건강미)'를 강조하고, 섹스 어필(sex appeal)에 치중하는 개그우먼(을 부정적으로 보는 건 아니다)으로'만' 여겼던 그를 다시 생각하게 된 건 몇 년 전에 라는 제목의 '팟캐스트(podcast)'를 듬성듬성 들으면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생각에 대한 동의 여부와는 별개로 자신만의 생각들을 또렷하게 전달하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건강한 사고(思考)를 하는 여성이라 그의 이미지를 재설정하게 됐다. 그리고 한참동안 그 이름을 잊은 채 지냈다. 팟캐스트와 거리가 멀어진 탓도 있었지만(그는 꾸준히 팟캐스트 쪽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게 그녀의 생각들은 건강하다)'이 찍힌 그녀가 메이저 방송으로 복귀하는 게 만만치 않았던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오랜만에 그의 '목소리(글..

TV + 연예 2016.06.28

홍상수-김민희 스캔들, 언론의 무책임함과 훈장질이 도를 넘었다

자신의 이름(본명인지 필명인지 모르겠지만)을 걸고 연예 기사를 쓰는 한 기자가 이렇게 한탄한다. "흉흉한 연예가, 보기도 쓰기도 힘들다 진짜" 무릎 꿇고 석고대죄(席藁待罪)를 해도 시원찮은 판에 속 편하게 푸념이나 늘어놓는 기자의 행태에 화가 살짝 치민다. 그래서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만진다. 묻고 싶다. 아니, 물어야 한다. "당신은 이 미친 놀음에 일조하지 않았던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라고 해도, 엄연히 '인간'이자 '자연인'이기에 '사생활'은 존중되어야 한다. 선(線)'이라는 게 있다. 넘지 말아야 할 선 말이다. 안타깝게도 '연예부 기자'들에겐 그런 개념이 없는 듯 하다. 무슨 일이 벌어졌다 하면 '하이에나(에겐 미안하다)'처럼 달려들어 미친듯이 물어뜯는다. 그 과정에서 ..

TV + 연예 2016.06.23

무책임한<동상이몽>, 과장도 괜찮지만 최소한 진지하기라도 하자!

과장(誇張)인가, 조작(造作)인가. 반복되는 논란이다.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KBS2 예능 와 SBS 예능 는 매우 유사한 포맷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일반인이 자신의 사연을 들고 나와 방송을 통해 소개한다. 이 과정에서 매우 민감한 개인사와 가정사가 '고민' 혹은 '갈등'이라는 키워드로 설정돼 공개된다. '시청률'이 전부인 방송사 측에서는 (상대 프로그램의 것보다) 더 자극적인 소재를 찾을 수밖에 없고, 레이더에 포착된 사연은 PD와 작가들에 의해 필연적으로 '과장'된다. 한마디로 드라마틱(dramatic)하게 각색된다. 그래야 '재미'가 있기 때문이란다. 그러다보니 논란이 발생하고, 그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는 출연했던 일반인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TV + 연예 2016.06.08

<디마프> 시니어들의 우정, 존재의 외로움을 떨쳐내는 완벽한 위로

tvN 드라마 는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살아있다"고 외치는 우리 시대 '시니어'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출연자들의 평균 연령은 63세, 그 중에서 신구(81), 김영옥(80), 김혜자(76), 나문희(76), 주현(76), 윤여정(70), 박원숙(68), 고두심(66) 등 '시니어벤져스(시니어+어벤져스)'의 평균 연령은 74세에 달한다. 이들이 주인공의 '엄마, 아빠'가 아니라 '주인공'이라니! 정말 파격적인 캐스팅이 아닐 수 없다. ⓒ 노희경은 "이들은 돈이 되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으니까. 근데 문득, 진짜 그런가, 진짜 안 보나?"라며 를 쓰게 된 계기를 설명한 바 있다. 그리고 그의 필력(筆力)은 사람들의 편견을 완전히 깨버렸다. 디마프 6회는 시청률 3.874%(닐슨코리아)로 케이..

TV + 연예 2016.05.31

<디마프>는 정말 장애인을 비하했을까?

"세상 모든 놈들은 다 돼도 두 종류 놈은 안돼. 유부남, 그리고 너희 삼촌처럼 장애인." 난희(고두심)는 딸인 완(고현정)을 향해 단호히 말한다. 순간 완의 얼굴은 싸늘히 굳어버린다. 그가 함께 할 수 없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남자인 연하(조인성)를 떠올렸으리라는 건 자명하다. 아직(4회)까지 연하가 다리를 다친(장애인이 된) 이유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맥락'을 살펴보면 불의의 사고로 인해 갑자기 두 다리를 못 쓰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루 아침에 장애인이 된 연하가 겪었을 고통과 막막함, 그리고 연하가 사고를 당하는 장면을 눈 앞에서 지켜 본 완이 겪었을 상처, 두 사람이 결국 '이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의 장벽. 그런 것들이 물 밀듯 밀려왔다. 알 것 같았다. 노희경 작가가 두 사람을 ..

TV + 연예 2016.05.26

해프닝? 신비주의 탓? 오보로 확인된 '임수정 결혼설'을 대하는 태도

18일 각종 포털 사이트의 '연예' 면을 뜨겁게 했던 배우 임수정의 '5월 결혼설'은 '오보(誤報)'로 결론이 났다. 최초 보도를 했던 기자가 동명이인(同名異人)인 가수 임수정(시현)의 결혼 소식을 배우 임수정의 결혼식으로 오인(誤認)해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황당한 일이다. 당사자는 당혹스러운 상황을 맞이했고, 축하 인사를 건넸던 수많은 누리꾼들은 순간 머쓱해졌다.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 됐지만, 이번 일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겨도 되는 걸까? "그렇지 않아도 아침에 제가 결혼한다는 기사가 났다고 해서 '제가요?' '누구랑요' '설마요'라고 했었다" (임수정) '해프닝'만 남았다. 기사는 사라지고 없다. 포털 사이트에서도 그 언론사의 홈페이지에서도 기사를 검색할 수 없다. 지인이 받은 청첩장을 보고 섣불..

TV + 연예 2016.05.19

<디어 마이 프렌즈>, 노희경 작가가 숨겨놓은 복선들을 찾아보자!

'사람'을 그려내는 작가, 노희경이 이번에는 '시니어(혹은 꼰대)'들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살아있다"고 외치는 '황혼 청춘'들의 인생 찬가를 그린 tvN 는 1회 시청률 4.895%, 2회 시청률 4%(닐슨코리아)로 준수한 출발을 알렸다. 신구, 김영옥, 김혜자, 나문희, 주현, 윤여정, 박원숙, 고두심, 고현정, 신성우, 조인성, 이광수, 성동일 등 출연 배우들의 '라인업'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이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힘은 단연 '노희경'으로부터 나온다.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좋은 작품은 이미 많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이번엔 어른들을 관찰하고 싶었어요. 포장하지 않은 모습 그 자체로요. 그 과정을 통해 우리 곁에 있는 어른들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담을 수 있게 됐죠"..

TV + 연예 2016.05.18

설현과 지민의 무지? 안중근의 얼굴을 아는 것이 역사의식인가?

사진 한 장이 있다. 당신은 저들의 이름을 알고 있는가? 솔직히 말하면, 나도 모른다. 단지 저 사진 속의 인물들이 민족의 독립을 위해 암살과 파괴라는 방식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의열단(義烈團)의 단원들'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자. 의열단을 조직한 김원봉의 얼굴을 알고 있는가? (조승우가 아니다) 조선총독부에 폭탄을 투척한 김익상의 얼굴은 떠오르는가?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한 김상옥은 어떤가? 나석주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면면(面面)을 쉽게 떠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아예 몰랐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당신들을 탓할 생각이 전혀 없다. 혹시 '절대 몰라선 안돼! 어떻게 의열단의 얼굴을 모를 수가 있어!'라고 분개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TV + 연예 2016.05.14

이번엔 홍길동? 믿고 보는 배우 이제훈, 그의 시대가 시작됐다!

의 박해영 경위가 '홍길동'으로 돌아왔다! 배우 이제훈의 시대가 도래했다. 훤칠하고 말끔한 외모의 그이지만, 이상하리만치 '팬덤(fandom)'이 형성되지 않았다. 그의 성과는 오로지 '연기'로 일궈낸 것이기에 훨씬 더 값어치가 있다. 그의 대성(大成)은 결코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배우라는 자의식을 일찌감치 갖춘 이제훈이 '진정성'이라는 키워드로 쌓아올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살펴보자. (2009)(2010)(2011)(2012)(2012)(2014)(2015) 독립영화와 단편영화에 꾸준히 출연하면서 '실력'을 쌓아왔던 그는 (2010)으로 청룡영화제와 대종상영화제 및 각종 영화제의 신인상을 휩쓸며, 이제훈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영화계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에서는 악어 중대를 이끄는 대위 신일영 역을 ..

TV + 연예 2016.05.07

그럴 의도 없었다는 <코빅>과 장동민, 개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장면 1. 어린이 A : 이것 봐라, 우리 아빠가 또봇 사줬다, 너네는 이런 거 없지? 이를 듣고 있던 어린이 B, C는 이런 대화를 주고 받는다. 어린이 B : 야, 오늘 며칠이냐…. 25일이요, 25일이면 자축인묘…. 잉, 쟤네 아버지가 양육비 보냈나 보다.어린이 C : 어허 듣겠다. 쟤 때문에 부모 갈라선 거 동네 사람들이 다 아는데…. 애 들어요. 어린이 A가 화난 기색을 보이자, 어린이 B : 에헤이, 부러워서 그랴. 너는 봐라. 얼마나 좋냐. 네 생일 때 선물을 '양짝'으로 받잖아. 이게 재테크여, 재테크. 장면 2. 이어서 등장한 할머니는가 어린이 A에게, 할머니 : 근데 너는 저기 엄마 집으로 가냐, 아빠 집으로 가냐. 아버지가 서울에서 다른 여자랑 두 집 살림 차렸다고 소문이 아주 다 돌..

TV + 연예 2016.04.07

<태양의 후예>, '국뽕'에 취하고, '군국주의' 냄새 물씬 나는 달콤한 멜로

KBS2 는 생사를 넘나드는 최전선에서 살아가는 군인과 또 하나의 최전선에서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사랑을 그린 멜로 드라마다. , , 등 멜로가 줄 수 있는 '판타지'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해내는 김은숙은 그 특유의 '오글거림'을 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아이와 노인과 미인은 보호해야 한다는 믿음, 길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고딩들을 보면 무섭긴 하지만 한 소리 할 수 있는 용기, 관자놀이에 총구가 들어와도 아닌 건 아닌 상식, 그래서 지켜지는 군인의 명예. 내가 생각하는 애국심은 그런 겁니다" (드라마 속 유시진 대위의 대사) 김은숙의 놀라운 장점은 '여성'들의 판타지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그것마저도 능수능란하게 표현해낸다는 점이다. 거기다 송중기와 송혜교, 두 주연배우는 김은숙이 창조해낸 (비현..

TV + 연예 2016.03.22

이성민의, 이성민에 의한 <기억>, 하지만 그것뿐이라면 곤란해

과연 tvN은 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 "'기억'은 알츠하이머란 소재를 빌리고 있지만,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와 같이 삶의 근원적인 물음이다" (박찬홍 감독) 이성민이 tvN 금, 토 드라마 으로 돌아왔다. 첫 방송 직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호평(好評)'이다. 무엇보다 '이성민'에 대한 '찬사(讚辭)'로 가득하다. 그럴 만도 하다.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잘 나가는 '속물' 로펌 변호사 박태석(이성민)이 '갑자기 찾아온 불행'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리는 만큼 드라마 속에서 이성민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은 이른바 막장 드라마를 비롯해서 '필력(筆力)'이 딸리는 작가들이 손쉽게 가져다 쓰는 '비장의 무기'인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불치병'을 ..

TV + 연예 2016.03.19

공감과 외면 사이, <응팔>의 가족과 <그래, 그런거야>의 가족

밤늦은 길을 걸어서 지친 하루를 되돌아 오면 언제나 나를 맞는 깊은 어둠과 고요히 잠든 가족들 때로는 짐이 되기도 했었죠 많은 기대와 실망 때문에... 늘곁에 있으니 늘 벗어나고도 싶고... (······) 가족이어도 알 수 없는 얘기 따로 돌아누운 외로움이슬프기만 해요 아무 이유도 없는데 (······) 힘이 들어 쉬어가고 싶을 때면 나의 위로가 될 그때의 짐 이제의 힘이 된 고마운 사람들 - 1997년 발매된 이승환의 5집 앨범 중 - '가족(家族)은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화두(話頭)이자 숙제다. '나도 모르게' 태어나면서 주어지게 되는 환경이자 관계인 가족은 '나'의 바탕이자 뿌리가 된다. 그 속에서 '나'는 형성되고 다듬어지고, 때론 부서지고 조각나기도 한다. 또, 수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산실..

TV + 연예 2016.03.12

<무한도전>이 확인시켜준 멘토의 자격, 윤태호에게 답이 있다

'힐링(healing)'이라는 말만큼 사람들을 기만하는 언어가 있다면, 그건 바로 '멘토(mentor)'가 아닐까? 멘토를 갈구하는 사회, 자발적으로 멘티(mentee)가 되고자 애쓰는 사회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걸까? 강준만은 '한국 사회는 왜 멘토를 갈망하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책『멘토의 시대』에서 대한민국 사회에서 멘토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인물 12명을 소개하면서, 그들의 멘토 기법과 특징을 분석하고 있다. 강준만은 자신이 선정한 인물들에 특징에 맞게 나름대로의 이름을 붙이고 있는데, 가령 안철수에게는 '선망형 멘토', 문재인에게는 '품위형 멘토', 박원순은 '순교자형 멘토'라고 개념화하고 있다. 뒤에서 제법 신랄(辛辣)하게 살펴보겠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으로 엄청난 유명세를 탔던..

TV + 연예 2016.02.29

설 연휴 파일럿 대전의 승자 <미래일기>가 던진 묵직한 감동과 메시지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둘러앉아 함께 TV를 시청(하는 환경이 강제되는)하는 명절 연휴는 '파일럿 프로그램'들의 '발표회(發表會)'와도 같다. 아니, 정규 편성을 될 수 있을지 없을지를 판가름하는 생사(生死)의 갈림길 앞에 섰다는 점을 생각하면 '경연장(競演場)'이라는 표현이 좀더 적합할 것 같다. 너무 각박한가? 그렇다면 '기회의 장'이라고 부르는 건 어떨까? 지난 한 해 MBC 예능(을 넘어 예능계 전체)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 의 출발은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이었고,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등에 업고 정규 편성되기에 이르렀다. 이 영광을 잇기 위해 이번 설 연휴에도 수많은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야심하게 밥상을 준비했다. 과연 어떤 파일럿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MBC ..

TV + 연예 2016.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