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 1543

공감과 외면 사이, <응팔>의 가족과 <그래, 그런거야>의 가족

밤늦은 길을 걸어서 지친 하루를 되돌아 오면 언제나 나를 맞는 깊은 어둠과 고요히 잠든 가족들 때로는 짐이 되기도 했었죠 많은 기대와 실망 때문에... 늘곁에 있으니 늘 벗어나고도 싶고... (······) 가족이어도 알 수 없는 얘기 따로 돌아누운 외로움이슬프기만 해요 아무 이유도 없는데 (······) 힘이 들어 쉬어가고 싶을 때면 나의 위로가 될 그때의 짐 이제의 힘이 된 고마운 사람들 - 1997년 발매된 이승환의 5집 앨범 중 - '가족(家族)은 시대를 초월한 영원한 화두(話頭)이자 숙제다. '나도 모르게' 태어나면서 주어지게 되는 환경이자 관계인 가족은 '나'의 바탕이자 뿌리가 된다. 그 속에서 '나'는 형성되고 다듬어지고, 때론 부서지고 조각나기도 한다. 또, 수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산실..

TV + 연예 2016.03.12

<무한도전>이 확인시켜준 멘토의 자격, 윤태호에게 답이 있다

'힐링(healing)'이라는 말만큼 사람들을 기만하는 언어가 있다면, 그건 바로 '멘토(mentor)'가 아닐까? 멘토를 갈구하는 사회, 자발적으로 멘티(mentee)가 되고자 애쓰는 사회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걸까? 강준만은 '한국 사회는 왜 멘토를 갈망하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책『멘토의 시대』에서 대한민국 사회에서 멘토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인물 12명을 소개하면서, 그들의 멘토 기법과 특징을 분석하고 있다. 강준만은 자신이 선정한 인물들에 특징에 맞게 나름대로의 이름을 붙이고 있는데, 가령 안철수에게는 '선망형 멘토', 문재인에게는 '품위형 멘토', 박원순은 '순교자형 멘토'라고 개념화하고 있다. 뒤에서 제법 신랄(辛辣)하게 살펴보겠지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으로 엄청난 유명세를 탔던..

TV + 연예 2016.02.29

설 연휴 파일럿 대전의 승자 <미래일기>가 던진 묵직한 감동과 메시지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둘러앉아 함께 TV를 시청(하는 환경이 강제되는)하는 명절 연휴는 '파일럿 프로그램'들의 '발표회(發表會)'와도 같다. 아니, 정규 편성을 될 수 있을지 없을지를 판가름하는 생사(生死)의 갈림길 앞에 섰다는 점을 생각하면 '경연장(競演場)'이라는 표현이 좀더 적합할 것 같다. 너무 각박한가? 그렇다면 '기회의 장'이라고 부르는 건 어떨까? 지난 한 해 MBC 예능(을 넘어 예능계 전체)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 의 출발은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이었고,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등에 업고 정규 편성되기에 이르렀다. 이 영광을 잇기 위해 이번 설 연휴에도 수많은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야심하게 밥상을 준비했다. 과연 어떤 파일럿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MBC ..

TV + 연예 2016.02.09

예능 넘어선<배우학교>, 박신양이 던진 질문이 만든 강렬한 파동

지난 2014년 나영석 PD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예능의 미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 적이 있다. (2014년 예능, 나영석 PD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우리는 늘 예능이 장르의 최첨단을 걷는다고 생각하는데, 최근에 가만히 보면 (예능이) 다큐멘터리처럼 보이기도 하고 드라마처럼 보이기도 한다. 원래 있던 기본 장르와 오히려 유사해지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앞으로 연예인보다 일반인이 주요 출연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갖는 무게가 있다. 그것만 잘 포착하면 굳이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볼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해보니 딱 이더라. 이미 오래전부터 하고 있던 프로인 거다. '아, 먼 길을 돌아서 원형으로 가는구나' 이런 이야기를 우리끼리 자주 한..

TV + 연예 2016.02.07

개국 10년 만에 변방에서 중심으로 우뚝 선 tvN 드라마

이제 이 선언(宣言)에 그 누구도 반박하지 못할 것 같다. 바야흐로 tvN 드라마의 전성시대가 시작됐다. 무엇보다 시리즈의 공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2012년 방영됐던 부터 2013년 전파를 탔던 에 이어 기존의 시리즈와는 달리 '가족 드라마'를 표방하며 전 세대를 아우리는 인기를 구가했던 까지 시리즈는 tvN 드라마의 든든한 중심축을 맡아주었다. (물론 tvN과 역사를 함께했던 를 빼놓을 수 없다.) 최고 시청률 : 5.109% : 10.431% : 18.803% 이처럼 시리즈가 뼈대가 되어 주었다면 , , , , , 등은 그야말로 '살'이 되어 tvN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 특히 원작인 웹툰을 성실하게 각색했던 은 시청자들에게 tvN 드라마에 대한 신뢰감을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이 ..

TV + 연예 2016.02.01

유시민과 전원책 합류한 <썰전>, '사이다'의 향연이었다

이야깃거리로서 '정치'의 주요 고객(소비층)은 분명 '아저씨(중년 남성)'였다. 흔히 정치를 '명절 밥상의 반찬'이나 '술자리 안주'로 비유하지 않던가. 명절에 밥상머리에 앉아서 한가롭게 잡담이나 늘어놓을 여유가 '아저씨'에게나 허용될 것은 뻔한 일이고, 술자리에서 '내가 옳고 너는 틀리다'며 목소리 높여 쌈질을 하는 것도 죄다 '아저씨'들 아닌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소파에 앉아 9시(혹은 8시) 뉴스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정치 뉴스를 스포츠 경기 보듯이 집중하며 보는 이도, 돋보기 안경을 귀에 걸치고 종이 신문의 헤드라인을 점령하고 있는 정치 기사에 몰입하는 이도 '아저씨'들이다. 이 묘사는 낯설지 않다. 오래되고 오래된 일이다. 정치의 주요 소비층이 '아저씨'로 국한된 것 말이다. 정치라는 이야기를 ..

TV + 연예 2016.01.15

<응팔>의 결방과 드라마 사전 제작의 필요성

2015년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시청자들에게 가장 뜨거운 감성을 전달했던 tvN 금토드라마 가 1월 1일과 2일 결방을 결정했다. tvN 측은 "의 작품 완성도를 높이고자 방송을 한 주 쉬기로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아직 대본이 완성되지 않은 탓에 드라마 촬영과 편집 일정이 빠듯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의 촬영 환경은 (대부분의 드라마가 그러하듯) '생방송'을 방불케 할 만큼 급박하게 돌아간 지 오래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애초에 '시트콤' 적인 성격을 띤 드라마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는 극의 개연성이 많이 깨져 있는 상태다.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배려하는 듯한 인상도 받는다. 동룡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요구가 커지자 '오토바이 사고' 에피소드를 덜컥 안..

TV + 연예 2015.12.30

<무한도전> 공개수배, 역대급 추격전의 민망하고 아쉬웠던 장면들

지난 12월 26일 방송된 MBC 예능 '공개수배' 편은 14.8%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주 방송(12.6%)보다 2.2%P 급상승한 수치다. 오랜만에 기획된 '추격전'에 대한 시청자들의 높은 기대감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의 추격전은 언제나 옳다'는 말은 다시 한번 증명된 셈이다. 추격전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그'가 빠져 있는 데다 매번 유재석과 콤비를 이뤘던 정형돈마저 방송을 쉬고 있는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추격전을 시작하는 건 제작진 입장에서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공개수배' 편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레전드'라 불릴 만큼 높은 화제를 끌어모았고, 실제로 방송된 내용만 놓고 보더라도 그동안의 레전드급 추격전과 비교해서 결코 부족함이 없..

TV + 연예 2015.12.27

이윤석 논란, 오해를 부른 발췌와 오해를 받는 표현의 자유

텍스트(text)에는 표정이 없다. 그래서 늘 오독(誤讀)의 대상이 된다. 애초에 이를 전제할 수밖에 없는 책(冊)이나 글이 휘둘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일 테고, 그 글의 창작자들도 이를 담담히 받아들일 것이다. 어차피 '해석'은 읽는 이들의 몫 아니던가. 하지만 '말'의 경우는 좀 다르다. 영화 가 꼬집었던 것처럼 일부 연예부 기자들은 '받아쓰기' 수준의 기사를 써냄으로써 '밥벌이'를 한다. 방송의 내용을 실시간(혹은 시간차)으로 옮겨적고, 그것을 '기사'랍시고 인터넷에 버젓이 게재하는 일이 어제오늘의 일이던가. 거기에 자극적인 제목을 덩그러니 달아버리면 매혹의 클릭질은 담보된다. 하지만 텍스트에는 표정이 없다. 표정이 있었던 말이 표정이 삭제된 채 글로 옮겨지면 '오해'가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

TV + 연예 2015.12.15

<육룡이 나르샤>의 거대한 물음, '국가란 무엇인가?'

"장군, 나라 국자는 창으로 땅과 백성을 지키라는 것이지요. 이게 나라입니다. 이 나라 국에 이 글 자(집 가)를 더하면 땅과 백성을 창으로 지켜내어 가족을 이룬다. 이것이 국가입니다." (정도전) 국가(國家)란 무엇인가? 사전을 뒤적여보기로 한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다. '일정한 영토를 보유하며, 거기 사는 사람들로 구성되고, 주권을 가진 집단.' 허나 그러하기만 하면 된 것인가? 영토가 있고, 사람이 있고, 주권이 있으면 그만인가? 이 무미건조한 풀이[解]에는 '바람[願]'이 없다. 다시 질문을 던지자. "나는 어떤 국가를 원하는가?" 작가로 전향(轉向)한 유시민은 자신의 책 『국가란 무엇인가』에서 자신이 바라는 국가를 '사람들 사이에 정의를 수립하는 국가'라고 말한다. 그건 도대체 어떤 국가..

TV + 연예 2015.12.11

<육룡이 나르샤>의 메시지, 진짜 강한 자는 누구인가?

SBS 드라마 18회에서 삼한제일검(三韓第一劍) 길태미(박혁권)의 최후는 비극적(悲劇的)으로 그려졌다.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했다. 사극 역사상 전무후무(前無後無)한 캐릭터이자 가장 사랑스러운 악역(이 형용모순의 언어를 보라)이었던 길태미를 위한 '애정'이 깊이 묻어나는 장면이었다. 또, 길태미에 환호했던 시청자들을 위한 선물이기도 했다. 의 김영현 작가는 새로운 삼한제일검으로 등극한 이방지(변요한)의 칼 앞에 죽음을 앞둔 길태미를 위해 소름끼치는 대사(臺詞)를 준비했는데, 그것은 곧 이 시대(비단 이 시대뿐이겠는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자 가슴 깊이 품고 있는 고민이었고, 가 넘어서고자 하는 과제이기도 했다. ▶ "빌어먹을.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약한 자들을 짓밟고 ..

TV + 연예 2015.12.03

우리에겐 <송곳>의 '이수인'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이 드라마를 만들지 말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불편한 분위기는 있었다." (김석윤 PD) 처음으로 노동자의 입장에서 열악한 노동 환경을 조명(照明)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노조(勞組)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던 JTBC 드라마 이 12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누구에게도 쉽지 않았다.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에게도, 드라마를 보는 사람에게도 은 불편하고 버거운 드라마였다. 왜냐하면 그 안에 우리들의 진짜 '삶'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판타지'를 원한다. 자신의 남루한 현실을 바라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굳이 '드라마'를 통해 그 비루함을 다시 확인하고 싶어할 사람은 없다. 재벌 2세와 달콤한 사랑에 빠지는 신데렐라 이야기에 환호하고 몰두하는 것은 잠시마다 고달픈 삶에서 벗어나고픈 마음 때문인지도..

TV + 연예 2015.12.01

<무한도전>의 애잔한 MBC '하드 캐리', 때론 응원조차 미안하다

매주 방송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의 기획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굵직한 장기(長期) 프로젝트에서부터 단발성 이벤트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문제 혹은 사회적 이슈에 관한 것부터 가볍고 소소한 주제에 이르기까지 '이 하면 다르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만큼 특별함이 느껴진다. 물론 다수의 제작진의 노력의 산물이겠지만, 중심을 잡고 있는 김태호 PD의 천재성을 부인할 수 없다. 때로는 소름이 돋을 정도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1일 방송된 '무도 드림' 특집은 멤버들의 24시간을 각종 콘텐츠 시장에 경매 형식으로 판매하고, 그 낙찰 수익금을 좋은 취지로 기부하는 그야말로 '기똥찬' 기획이었다. 이번 특집이 그 어떤 기획보다 영리(더 솔직히 표현하자면 '영악'했다)하다고 여겨졌던 것은 그 어떤 불..

TV + 연예 2015.11.25

가족이란 존재를 되돌아보게 만든 <응답하라 1988>, 고맙다!

tvN 정선편을 시작하면서 이서진은 아주 확고한 어조로 이렇게 예고했다. "이 프로그램 망했어!" 다들 알고있다시피 는 대성공을 거뒀다. 시즌1은 최고 시청률 8.946%, 시즌2는 최고 시청률 12.148%을 기록했다. 시청률뿐만 아니라 화제성에 있어서도 는 사람들을 움직였다. 그럼에도 이서진은 시즌2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지금도 이 프로그램이 살아있다는 게 불가사의"라며 의문을 던졌다. 이서진의 '망했어'라는 말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는 가 기존의 다른 예능들과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에 대중들이 찾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이었으리라. 그 흔한 게임조차 한번도 등장하지 않고, 시청자들의 눈을 홀릴 만한 자극적인 내용들도 없다.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과연 대중들이 이런 밋밋한 방송을 ..

TV + 연예 2015.11.21

최악의 시상식 자초한 대종상, 그럼에도 적반하장이라니?

"국민이 함께 하는 영화제인데 대리 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결정했다" (대종상 측) 너도나도 '국민'이라는 말을 함부로 사용하는 탓에 '국민이 함께 하는 영화제'라는 말에 쉽사리 동의할 수는 없지만, '대리 수상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엔 심정적 동의를 보낸다. 그렇다고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는 건 어이없는 일이다. 제52회를 맞은 대종상이 투명하지 않았던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며 내세운 '대리수상 불가' 방침은 포인트가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 발상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조근우 대종상영화제 사업본부장의 워딩을 좀더 꼼꼼하게 읽어보자. 지난 20일 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한 말이다. "영화 수상자들은 전..

TV + 연예 2015.11.21

'불안장애' 정형돈의 활동 중단, 예능인을 위한 시스템은 없는가?

누구나 자신이 '주인공'이 되길 바라는 연예계에서 정형돈은 분명 특별한 사람이었다. 지난 2008년 에서 자아를 찾기 위해 인도의 갠지스 강을 찾은 정형돈은 멤버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면서 "버라이어티 방송을 하면서 너무 많은 모차르트를 봐왔다. 나는 살리에르 증후군이다"며 자신의 속내를 드러낸 적이 있다. 그러면서 그는 "모차르트들의 재능을 받쳐줄 수 있는 피아노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진솔한 고백에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던 수많은 시청자들이 함께 공감했고, 방송인 정형돈뿐만 아니라 인간 정형돈에 대해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다. 그렇게 수 년의 시간이 지났다. 정형돈은 이제 '웃기는 거 빼고 다 잘하는' 천덕꾸러기도 아니라 '예능 4대 천왕'이라 불릴 만큼 자타 공인 최고의 예능인이 됐..

TV + 연예 2015.11.15

<송곳>, 불편하지만 외면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사람들은 '영웅'을 희구(希求)한다. 엄청난 능력을 발휘해 고난과 역경을 뚫어내고 마는, 그래서 우리들의 척박한 삶을 한순간에 뒤바꿔줄 영웅 말이다. 백성들의 아픔에 귀를 기울이고, 진심으로 아파하는 영웅들이 펼치는 인상적인 스토리에 사람들은 열광하고 환호한다. 영웅을 소재로 한 역사 드라마가 히트를 치는 건, 영웅의 출현에 척박한 삶에 주눅들어 있던 사람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때문이다. 이나 과 같은 역사 드라마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이유도 마찬가지다. 한편, 역사 드라마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SBS 드라마 는 그 중심에 있는 대표적인 예다. 물론 이성계, 이방원, 정도전이라는 영웅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긴 하지만, 분이, 무휼, 이방지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역사'라는 것이 비단 '영웅'..

TV + 연예 2015.11.09

<송곳>이 묻는다. 과연 당신은 '송곳'이 될 수 있는가?

"분명 하나쯤은 뚫고 나온다. 다음 한 발이 절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도 제 스스로도 자신을 어쩌지 못해서 껍데기 밖으로 기어이 한 걸음 내딛고마는 그런 송곳 같은 인간이." (구고신) "난 이미 죽었고, 내 발로 알아서 치워져 줄 마음은 조금도 없다. 날 치워봐라." (이수인) 비정규직의 처절한 현실과 직장인들의 전쟁 같은 삶을 그렸던 tvN 드라마 이후로 이토록 '잔혹한' 드라마는 처음이다. 최규석 작가의 웹툰 '송곳'을 원작으로 한 JTBC 드라마 은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리얼리티' 면에서는 보다 오히려 한 수 위라고 생각될 정도로 현실감을 살리고 있다. '노사문제'라는 불편하고 어려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탓에 이 비해 대중성은..

TV + 연예 2015.10.27

지루해진 <그녀는 예뻤다>, 김혜진은 미운 오리새끼가 아니야

드디어 지성준(박서준)이 민하리(고준희)의 정체를 알게 됐다. 그와 함께 김혜진(황정음)이 진짜 자신의 첫사랑이라는 것도 깨닫게 됐다. 차곡차곡 쌓아왔던 갈등은 극적인 순간에 터지고 말았지만, 그 결과 캐릭터가 흔들리고 스토리는 지루해졌다. 어쩌면 이와 같은 상황은 빨간 주근깨와 폭탄 머리로 상징되는 김혜진이 사라지면서 충분히 예고됐던 일인지도 모르겠다. 제작관계자는 "9회와 10회, 11회와 12회가 각각 한 주 분량이었는데 아무래도 순서가 조금 밀리면서 보시는 시청자 입장에서 답답함을 느끼실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지루함의 원인을 지난 14일 2015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 대 넥센 경기 중계로 인한 '결방'에서 찾았다. 물론 충분히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애초에 계획했던 일정대로라면, 늘..

TV + 연예 2015.10.23

유재석과 변화, '해피투게더'와 '슈가맨'의 엇갈린 행보

1. 유재석2. 변화 이 두 가지 키워드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두 개의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KBS 와 JTBC 이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개편'과 '정규 편성'을 통해 시청자들을 새롭게 만났지만, 반응은 다소 극명하게 엇갈린다. 가 식상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면, 은 재미있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무엇이 그러한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일까? ● 유재석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따끔한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이전에 에서 로 넘어올 때도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비상체제로 운영됐었다. 당분간 다시 여러 가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저를 포함한 모든 것을 다 비상체제로 전환하겠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주 역시 시청자 분들의 따끔한 충고를 새겨듣겠다" (유재석) 유재석이 대한민국 최..

TV + 연예 2015.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