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 1631

<무한도전>의 애잔한 MBC '하드 캐리', 때론 응원조차 미안하다

매주 방송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의 기획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굵직한 장기(長期) 프로젝트에서부터 단발성 이벤트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문제 혹은 사회적 이슈에 관한 것부터 가볍고 소소한 주제에 이르기까지 '이 하면 다르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만큼 특별함이 느껴진다. 물론 다수의 제작진의 노력의 산물이겠지만, 중심을 잡고 있는 김태호 PD의 천재성을 부인할 수 없다. 때로는 소름이 돋을 정도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1일 방송된 '무도 드림' 특집은 멤버들의 24시간을 각종 콘텐츠 시장에 경매 형식으로 판매하고, 그 낙찰 수익금을 좋은 취지로 기부하는 그야말로 '기똥찬' 기획이었다. 이번 특집이 그 어떤 기획보다 영리(더 솔직히 표현하자면 '영악'했다)하다고 여겨졌던 것은 그 어떤 불..

TV + 연예 2015.11.25

가족이란 존재를 되돌아보게 만든 <응답하라 1988>, 고맙다!

tvN 정선편을 시작하면서 이서진은 아주 확고한 어조로 이렇게 예고했다. "이 프로그램 망했어!" 다들 알고있다시피 는 대성공을 거뒀다. 시즌1은 최고 시청률 8.946%, 시즌2는 최고 시청률 12.148%을 기록했다. 시청률뿐만 아니라 화제성에 있어서도 는 사람들을 움직였다. 그럼에도 이서진은 시즌2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지금도 이 프로그램이 살아있다는 게 불가사의"라며 의문을 던졌다. 이서진의 '망했어'라는 말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는 가 기존의 다른 예능들과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에 대중들이 찾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이었으리라. 그 흔한 게임조차 한번도 등장하지 않고, 시청자들의 눈을 홀릴 만한 자극적인 내용들도 없다.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과연 대중들이 이런 밋밋한 방송을 ..

TV + 연예 2015.11.21

최악의 시상식 자초한 대종상, 그럼에도 적반하장이라니?

"국민이 함께 하는 영화제인데 대리 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결정했다" (대종상 측) 너도나도 '국민'이라는 말을 함부로 사용하는 탓에 '국민이 함께 하는 영화제'라는 말에 쉽사리 동의할 수는 없지만, '대리 수상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엔 심정적 동의를 보낸다. 그렇다고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는 건 어이없는 일이다. 제52회를 맞은 대종상이 투명하지 않았던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며 내세운 '대리수상 불가' 방침은 포인트가 어긋나도 한참 어긋난 발상이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조근우 대종상영화제 사업본부장의 워딩을 좀더 꼼꼼하게 읽어보자. 지난 20일 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한 말이다. "영화 수상자들은 전..

TV + 연예 2015.11.21

'불안장애' 정형돈의 활동 중단, 예능인을 위한 시스템은 없는가?

누구나 자신이 '주인공'이 되길 바라는 연예계에서 정형돈은 분명 특별한 사람이었다. 지난 2008년 에서 자아를 찾기 위해 인도의 갠지스 강을 찾은 정형돈은 멤버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면서 "버라이어티 방송을 하면서 너무 많은 모차르트를 봐왔다. 나는 살리에르 증후군이다"며 자신의 속내를 드러낸 적이 있다. 그러면서 그는 "모차르트들의 재능을 받쳐줄 수 있는 피아노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진솔한 고백에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던 수많은 시청자들이 함께 공감했고, 방송인 정형돈뿐만 아니라 인간 정형돈에 대해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다. 그렇게 수 년의 시간이 지났다. 정형돈은 이제 '웃기는 거 빼고 다 잘하는' 천덕꾸러기도 아니라 '예능 4대 천왕'이라 불릴 만큼 자타 공인 최고의 예능인이 됐..

TV + 연예 2015.11.15

<송곳>, 불편하지만 외면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사람들은 '영웅'을 희구(希求)한다. 엄청난 능력을 발휘해 고난과 역경을 뚫어내고 마는, 그래서 우리들의 척박한 삶을 한순간에 뒤바꿔줄 영웅 말이다. 백성들의 아픔에 귀를 기울이고, 진심으로 아파하는 영웅들이 펼치는 인상적인 스토리에 사람들은 열광하고 환호한다. 영웅을 소재로 한 역사 드라마가 히트를 치는 건, 영웅의 출현에 척박한 삶에 주눅들어 있던 사람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때문이다. 이나 과 같은 역사 드라마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이유도 마찬가지다. 한편, 역사 드라마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SBS 드라마 는 그 중심에 있는 대표적인 예다. 물론 이성계, 이방원, 정도전이라는 영웅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긴 하지만, 분이, 무휼, 이방지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역사'라는 것이 비단 '영웅'..

TV + 연예 2015.11.09

<송곳>이 묻는다. 과연 당신은 '송곳'이 될 수 있는가?

"분명 하나쯤은 뚫고 나온다. 다음 한 발이 절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도 제 스스로도 자신을 어쩌지 못해서 껍데기 밖으로 기어이 한 걸음 내딛고마는 그런 송곳 같은 인간이." (구고신) "난 이미 죽었고, 내 발로 알아서 치워져 줄 마음은 조금도 없다. 날 치워봐라." (이수인) 비정규직의 처절한 현실과 직장인들의 전쟁 같은 삶을 그렸던 tvN 드라마 이후로 이토록 '잔혹한' 드라마는 처음이다. 최규석 작가의 웹툰 '송곳'을 원작으로 한 JTBC 드라마 은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리얼리티' 면에서는 보다 오히려 한 수 위라고 생각될 정도로 현실감을 살리고 있다. '노사문제'라는 불편하고 어려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탓에 이 비해 대중성은..

TV + 연예 2015.10.27

지루해진 <그녀는 예뻤다>, 김혜진은 미운 오리새끼가 아니야

드디어 지성준(박서준)이 민하리(고준희)의 정체를 알게 됐다. 그와 함께 김혜진(황정음)이 진짜 자신의 첫사랑이라는 것도 깨닫게 됐다. 차곡차곡 쌓아왔던 갈등은 극적인 순간에 터지고 말았지만, 그 결과 캐릭터가 흔들리고 스토리는 지루해졌다. 어쩌면 이와 같은 상황은 빨간 주근깨와 폭탄 머리로 상징되는 김혜진이 사라지면서 충분히 예고됐던 일인지도 모르겠다. 제작관계자는 "9회와 10회, 11회와 12회가 각각 한 주 분량이었는데 아무래도 순서가 조금 밀리면서 보시는 시청자 입장에서 답답함을 느끼실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지루함의 원인을 지난 14일 2015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 대 넥센 경기 중계로 인한 '결방'에서 찾았다. 물론 충분히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애초에 계획했던 일정대로라면, 늘..

TV + 연예 2015.10.23

유재석과 변화, '해피투게더'와 '슈가맨'의 엇갈린 행보

1. 유재석2. 변화 이 두 가지 키워드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두 개의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KBS 와 JTBC 이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개편'과 '정규 편성'을 통해 시청자들을 새롭게 만났지만, 반응은 다소 극명하게 엇갈린다. 가 식상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면, 은 재미있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무엇이 그러한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일까? ● 유재석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따끔한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이전에 에서 로 넘어올 때도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비상체제로 운영됐었다. 당분간 다시 여러 가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저를 포함한 모든 것을 다 비상체제로 전환하겠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주 역시 시청자 분들의 따끔한 충고를 새겨듣겠다" (유재석) 유재석이 대한민국 최..

TV + 연예 2015.10.22

공중파 예능의 한계? 이승환 활용 못해 아쉬웠던 <힐링캠프>

'뉴스룸' 이승환 "음원 사재기, 사실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 이승환 '차카게살자' 재단 설립, 주진우 류승완 김제동 강풀 발기인 이승환, 동물자유연대와 '반려동물은 가족' 캠페인 이승환 조용한 선행, 백혈병 어린이 위한 15년 행보 '뭉클' 데뷔 26주년을 맞은 베테랑이자 어느덧 50대에 접어든 중년(?) 가수.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이승환이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그 누구보다 거침없고 경쾌하다. 정치, 사회를 넘나들며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소셜테이너(socialtainer)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면서도 '가수'로서의 정체성도 공고(鞏固)히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오랜 팬의 입장에서 참 뿌듯하고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빠심'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홍수처럼 쏟아지는 이승환..

TV + 연예 2015.10.06

더빙에 대한 관심 일깨운<무한도전>의 마이너를 향한 애정

MBC 예능프로그램 은 '평균 이하'를 지향(志向)하는 프로그램이다. (혹자는 '이었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자신들을 대한민국 평균 이하라고 시청자들에게 소개했고, 거침없이 스스로를 낮췄다. 다소 허름하고 어수룩한 프로그램이었던 은 10년 전과 달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간판 프로그램이 되었고, 찌질했던 멤버들은 어느덧 대한민국 최고의 MC 반열에 올랐다. 좀처럼 예능에 출연하지 않고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영화 배우도 의 팬임을 자처하고, TV에서 구경하기 힘든 유명 스타들이 서로 출연하고 싶어 안달(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이 났을 만큼 은 화제성으로 보나 파급력으로 보나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파워를 지니게 됐다. 그렇다. 은 이제 하나의 '문화(文化)'가 됐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이 '초심(初心)'..

TV + 연예 2015.09.30

고소영에게 냉혹한 대중, 그 잣대는 공평한가?

가장 기본적인 전제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해보자. 스타는 대중의 사랑(지지라고 표현해도 좋다)을 받으며 살아가는 존재다. 다시 말해서 스타의 존재 이유는 대중이며, 대중의 사랑이 없다면 스타는 존재할 수 없다. 공인(公人)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유명인도 그에 걸맞은 도덕적 책무를 갖는다. 공인이든 유명인이든 이러한 전제와 도덕적 책무를 잊고 살아가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전제 자체가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CF를 비롯해 각종 출연료와 행사비로 스타들이 챙기는 '돈'은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그들은 자신의 '인기'에 비례해 '값'이 매겨지고, 각종 매체에 '노출'됨으로써 '수익'을 챙긴다. 그러기 위해선 '자기개발'이 필요한데, 가수들은 노래를 연습하고, 배우들은 연기에 매진하고, CF스타는 ..

TV + 연예 2015.09.24

반전의 미학과 소통의 미학, 남다른 <동상이몽>의 가치

동상이몽(同床異夢) : 한 자리에서 같이 자면서도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각기 딴생각을 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일반인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KBS2 이후로 단물 다 빠진 거 아냐? 식상한 고민 해결 프로그램 아냐? SBS 을 바라보는 시선들은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다소 불안했던 출발과는 달리 어느덧 22회까지 방영된 은 프로그램의 콘셉트를 명확히 하면서도 시청률과 호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 나가고 있다. 은 '사춘기 자녀와의 관계 회복 프로젝트'라는 거창한(?) 모토를 내걸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듣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눠보는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지만 '여기..

TV + 연예 2015.09.20

'믿고 보는 황정음', 그녀의 성장이 고맙다

언제부터였을까? '믿고 보는 황정음'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한 것 말이다. 황정음은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결국 그들이 만들어놓은) 편견에 맞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착실히 쌓아나갔다. 다른 여배우들처럼 '예뻐보이는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연기를 잘하는 것'에 집중했다.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진심을 다해 카메라 앞에 섰다. 그 결과, 그녀의 이름 앞에는 '눈물의 여왕', 로코퀸'이라는 별명이 자연스레 붙게 됐다. "사실 제가 '연기 잘한다'는 칭찬을 들은 건 KBS2 이 끝난 후부터예요. MBC 할 땐 그저 시청자에게 예쁨을 받는 정도였죠. 이란 작품을 하면서 제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고 치열하게 연구하는 법을 배웠고 제작진에게 요구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예전만큼 연기..

TV + 연예 2015.09.18

<무한도전>이 응시한 하시마 섬의 진실과 일본의 역사 왜곡

외면(外面)하기는 쉽지만, 응시(凝視)하는 것은 어렵다. '진실'을 마주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강해져야 한다. 단단해져야 한다. 숨기고 감추는 것은 약자(弱者)의 비루한 속성이다. 지난 12일 방영된 '배달의 무도' 마지막 편은 일본이라는 국가가 얼마나 나약하고 한심한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 역사 왜곡의 현실은 씁쓸함을 넘어 안타까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2015년 6월 일본 근대화의 상징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하시마섬. 일본 군함과 닮아서 군함도(군칸지마)로 불린다. 1940년대 탄광 도시로 호황을 누린 곳. 그곳에 존재했던 정반대의 삶. 화려한 호화 아파트의 일본인들, 인간 이하의 생활을 했던 강제 노역장의 한국인들. 운동장에는 해맑은 일본 소년들, 같은 시각 어두컴컴한 지하 1..

TV + 연예 2015.09.14

<두 번째 스무살> '하노라'의 변화, 그 이름에 담긴 의미는?

tvN 금토드라마 은 '38세 아줌마가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 캠퍼스 로맨스 드라마'다. 전반적으로 발랄한 분위기를 띠고 있지만, 이 드라마가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스무 살'로 돌아간 '하노라(최지우)', 억압된 채 살아왔던 그녀가 '캠퍼스' 생활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담고 있는 은 우리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선물한다. 그 함의(含意)들을, 그 즐거운 고민을 지금부터 함께 나눠보자. '-노라' : 동사의 어간이나 선어말 어미 ‘-으시-’, ‘-었-’, ‘-겠-’의 뒤에 붙어, 어떤 행동에 대하여 주관적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말. 우선, 우리는 '하노라'라는 이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라'는 '어떤 사실을 선언하거나 공포할 때 쓰는 종결 어미'이면서, ..

TV + 연예 2015.09.08

감동의 '배달의 무도', <무한도전>은 자신의 힘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은 역시 '무한도전'이었다. 지난 22일에는 '영동고속도로 가요제'편이 방송돼 시청자들을 광란의 무대 속으로 초대하며 흥분의 도가니를 연출했다면, 이번 방송에서 그들의 도전은 감동의 영역에서 펼쳐졌다. 시청자들의 사연을 고이 준비한 음식과 함께 머나먼 곳에 떨어져 있는 가족들에게 전달하는 '배달의 무도'편은 저녁 식사를 하고 있던 시청자들에게 눈물바다를 선물했다. 칼럼리스트 정덕현은 판 키우는 '무도', 뭘 해도 사건이 되는 운명이라면 이라는 글을 통해 "이제 더 이상 뭘 해도 소소해질 수 없는 운명을 갖게 되었"다면서 "그렇다면 오히려 그 힘을 사회적으로 유용한 방식으로 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 훈수의 의미를 잘 이해하면서도 굳이 핀잔을 주자면, 오늘 방송을 시청한 정덕현 씨는 아마 굉장히 머..

TV + 연예 2015.08.29

나는 김수현의 이복동생이다? 김주나의 가족이란 이름의 폭력

'가족(家族)'이라는 말처럼 이중적(二重的)인 느낌으로 와닿는 관계가 또 있을까? 한없이 따스하고 무조건적인 위로가 되는 말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가슴 한가운데 놓인 무거운 돌처럼 숨쉬기조차 어려울 만큼 먹먹한 말. 너무도 낯선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내가 선택하지 않은 나의 첫 번째 관계(關係). 그래서 더욱 의지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아픔으로 맺히기도 하는 관계. 그것이 바로 가족이다. 때로는 가장 은밀한 관계일 수 있고, 더욱 숨기고 싶은 이야기일 수 있다. '(그래도) 가족이니까'라는 말은 '내부'에서건 '외부'에서건 당사자들에겐 커다란 폭력이 될 수 있다. 무심결에 저지르고 마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우리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날것 그대로의 사생활..

TV + 연예 2015.07.22

한약 발언과 오해, 하재숙의 사과는 꼭 필요했을까?

Q. 한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A. '한약을 먹으면 살찔 수 있다'는 것은 한약과 관련하여 오래전부터 잘못 전해진 상식이다. 한의원에서 처방되는 대표적인 한약인 ‘보중익기탕’ 1팩(100cc)의 경우 총열량은 10.5cal로 하루 3회 복용한다 하더라도 캔커피 열량의 1/4 수준에 불과해 한의사의 처방에 의한 전문한약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대한한의사협회) 지난 8일 방송됐던 MBC 예능 프로그램 에 출연한 배우 하재숙은 '한약을 먹어서 살이 쪘다'는 의미의 발언을 했다가 대한한의사협회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사과를 해야 했다. 공중파 방송의 파급력을 고려하면 발언 하나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맞겠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 '재미'를 위해 했던 발언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TV + 연예 2015.07.10

복면가왕의 '복면'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

이 글은 의 유지혜 기자의 [M+방송진단] '복면가왕'의 '복면'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에 대한 비판적 성격(간단히 말해서 '디스'하기 위해)으로 쓰여진 것이라는 사실을 밝힙니다. 선입견 없는<복면가왕>, 블라인드 면접이 왜 필요한지 알겠지? 누가 의 '복면'을 왜곡하는가! 에 대한 유지혜 기자의 글(생각)을 살펴보자. 그는 '복면이 더 이상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해 우려를 사고 있'다는 문장으로 포문을 열고 있다. ''클레오파트라'의 장기 집권은 한 가수의 노래가 계속 반복되니 무대를 즐기는 재미가 반감'시켰고, '시청자들은 이에 대해 "이미 누군지 알고 있는데 계속 노래를 듣는 것보다는 다른 가수의 목소리도 듣고 싶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오히려 시청자들은 '클레오파트..

TV + 연예 2015.07.08

변화를 선택한 <힐링캠프>, 김제동의 장점을 살려라!

'뻔한 눈물'에 따라하기 급급한 '먹방쇼'까지, 그동안 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제작진도 공유하고 있었던 것 같다. 지난 1일, 측은 이경규와 성유리가 하차하고, 김제동의 단독 MC 체제로 개편할 것이라 밝혔다. 성유리의 존재감이야 얼마든지 대체 가능하지만, 2011년 7월 18일 첫 방송부터 를 지켜왔던 이경규의 하차는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하차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추측이 뒤따르고 있다. 일부 언론은 이경규가 신규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위해 하차를 결정했다고 보도하기도 하지만, 기존에 출연하고 있던 SBS 와 KBS2 가 에너지 소모가 큰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점에서 설득력은 떨어지는 추측이다. 다른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위해 프로그램의 수를 줄이는..

TV + 연예 201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