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테이블들은 옹이가 참 많네. 나무의 몸에서 가지가 자란 자리인데, 사람들이 꺼리기도 하고 가공 과정도 힘들어서 대부분 잘라내거든. 근데 사실 옹이는 나무에겐 영광의 상처 같은 거야. 나무가 크게 자라기 위해선 많은 가지가 필요하고 그만큼 세월이 흐를수록 더 크고 많은 옹이가 생기니까." (사린) 사린(박하선)은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했다. 자존감이 바닥을 쳤고, 죄책감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앞으로의 일들에 대한 고민이 파도처럼 끝없이 밀려왔다. 상냥한 남편 구영(권율)은 휴가를 쓰고 사린과 함께 바람을 쐬고 오기로 했다. 데이트를 떠나기 직전, 사린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사린이 보관 중인 자료가 필요하다는 회사 후배의 긴급한 연락이었다. 사린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자기 효용감을 느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