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린(박하선)은 오늘도 고개를 숙였고 눈물을 흘렸다. 임신 소식을 들은 후부터 사린의 웃는 얼굴을 보기가 어렵다. 입덧이 가고 먹덧이 오면서 한숨 돌리나 했다. 하지만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회사일에 안간힘을 쓰고, 주말에는 시댁 제사까지 챙기느라 무리를 한 모양이다. 결국 사린은 병원 신세를 지고 말았다. 의사는 일주일 정도 무리하지 말고 푹 쉬라고 권고했다. 구영(권율)은 의자에 앉은 채로 생각에 잠겼다. 전날 밤, 사린이 했던 말을 곱씹었다. "거봐, 구영이 너는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으니까 모르는 거야. 지금 내 상황이 어떻고, 얼마나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는지 넌 모른다고." 아마도 구영은 자신이 놓친 게 무엇인지 고민했으리라. 사실 그것은 구조적 불평등에 해당하는 문제라 남성의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