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52. 통영 '다담아 해물뚝배기'
바다 근처로 여행을 갈 때마다 머릿속에 맴도는 음식이 있었다. 여러가지 해물을 뚝배기 안에 넣고 팔팔 끓인 찌개, 바로 '해물뚝배기'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금껏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해 이번 통영 여행에서는 기필코 먹어보겠다고 다짐했다. 통영 스탠포드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맛집을 향해 출발했다.
다담아 해물뚝배기
주소 : 경남 통영시 항남5길 12-5
영업시간 : 11:00 - 21:00(화요일 휴무)
주차 : 골목 이용
네이버와 카카오맵, 구글맵을 총동원해서 찾은 맛집은 이름부터 기분 좋은 '다담아 해물뚝배기'였다. 전체적으로 좋은 평점을 받은 곳이기도 했고, 리뷰 중에서 '국물이 진하지 않고 심심했다'는 불평 섞인 평을 발견한 게 결정적 이유였다. 그게 어째서 선택의 이유냐고?
간이 센 함흥냉면보다 슴슴한 평양냉면을 선호하고, 샤브샤브도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하는 육수를 음미하는 걸 좋아하는 터라 해물뚝배기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했다. 조미료로 처음부터 강한 맛을 낸 해물뚝배기보다 천천히 끓이면서 해물의 맛이 우러나오는 식당을 원했다.
A세트(25,000원) : 해물뚝배기, 멍게비빔밥, 바지락무침, 생선구이
B세트(20,000원) : 해물뚝배기, 바지락무침, 생선구이, 공기밥
C세트(15,000원) : 멸치쌈밥, 멸치회무침, 해물된장
어둑어둑해질 무렵 도착한 '다담아 해물뚝배기'에는 벌써 손님들로 북적북적했다. 적당한 테이블에 앉아 메뉴를 궁리했다. 세트 중에서 2개를 고르면 될 것 같았는데, 일행 중 1명이 멍게를 먹지 않아 멍게비빔밥이 2개나 필요하지 않았다. 다만, 메뉴판의 '2인 이상'이라는 문구 때문에 고민이 됐다.
모를 때는 물어보라! 직원 분에게 여쭤보니 '2인 이상'에 구애받지 말고 A, B세트를 따로 시켜도 된다고 조언해 주셨고, 기쁜 마음으로 A세트와 B세트를 각각 하나씩 주문했다. (사실 혼밥이 흔해진 요즘 같은 시대에 '2인 이상'이라는 문구는 시대착오적일 것이다.)
잠시 후, 기본 반찬들이 세팅됐다. 나물과 샐러드, 깍두기 등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부추전이 압권이었다. 바삭바삭한 식감에 기분이 상쾌해졌는데, 짭쪼롬한 간이 입맛을 돋웠다. 에피타이저로 딱이라고 할까. 바지락무침도 신선하고 맵지 않고 입에 맞았다. 바지락무침은 공기밥에 비벼먹을 수 있다.
드디어 끝판대장 해물뚝배기가 등장했다. 된장 베이스에 전복, 낙지, 게, 가리비, 조개, 딱새우, 홍합이 들어 있었다. 양이 제법 푸짐했다. 팔팔 끓기 시작하면 가리비부터 건져 먹고, 나머지 식재료들을 차례대로 꺼내 먹었다. 일단, 해산물이 신선해서 입 안에 넣는 순간부터 행복이 피어 올랐다.
된장 베이스의 국물은 맵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해물뚝배기의 진한 맛이 우러나와 나중에는 해물탕 느낌이 났다. 국물에서 손을 땔 수가 없었다. 참지 못하고 라면도 한 봉 넣어 대미를 장식했다. 해물뚝배기 국물이 밴 라면의 맛은 환상 그 자체였다.
현지 맛집 '다담아 해물뚝배기'는 맛도 인상적인데다 가격대도 저렴한 편이어서 해물뚝배기 입문하기에 더할나위 없는 식당이었다. 당연히 재방문 의사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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