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맛집

식물 가득한 온실 카페 '외도널서리', 거제도 최고의 초콜릿 디저트에 반하다

너의길을가라 2022. 9. 23. 16:37

[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53. 거제 '외도널서리'

"금일 가상악화로 전항차 결항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이른 아침, 외도로 가는 배들이 모두 결항되었다는 문자가 날아들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가 모두 무너졌다. '아, 외도에 갈 수 없다니..' 거제도에 온 이유가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거제는 외도를 가기 위한 정박지 같은 느낌이었는데, 덩그러니 거제만 남아버린 셈이다.

당연히 실망스러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배를 타기로 한 '구조라 유람선 터미널'을 찾았다. 비가 세차게 내리지 않으니 기대가 생긴 것이다. 다시 전화를 걸어 출항 여부를 확인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단호한 'NO'였다. 그래, 단념할 때가 됐다. 그럼 이제 뭐하지? 새로운 고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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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라 해변이 보이는 식물 가득한 거제도 온실카페'
주소 : 경남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로4길 21
영업 시간 : 11:00 - 18:30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각이라 카페에 가기로 했다. '외도널서리'는 (이름에 외도가 들어가서 찾은 건 결코 아니다.) 갈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던 곳이다. 원래 스케줄대로라면 저녁 쯤에나 들를 수 있었으려나. 오픈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았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거제의 골목골목을 걸었다.

드디어 11시! 양쪽으로 심긴 나무가 '외도널서리'로 가는 길을 부각시켰다. 걷는 기분이 제법 좋았다. 비밀의 방을 찾아온 느낌이랠까. 온실 카페답게 '외도널서리'의 내부에는 식물들이 가득했다. 날씨와 별개인 공간에 활짝 피어 있는 꽃과 나무들이 잊을 수 없는 충만감을 선사했다.

와.. 진열장에 놓여 있는 디저트들을 보며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건 디저트가 아니라 작품 아닌가? 어쩌면 저리도 예쁘게 만들어 놨을까. 아까워서 어떻게 먹나 싶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몽돌 쇼콜라'와 '외도널서리'의 시그니처 메뉴 중 '널서리 코코', '카모마일 메들리'를 주문했다.

간혹 어떤 카페들은 '뷰 맛집'으로 불리거나 '인스타 맛집'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아름답거나, 내부 공간이 예뻐 SNS에 올리가 좋다는 얘기다. 물론 한 가지 특출난 장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맛있는 음료나 디저트가 없다면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외도널서리'는 그 모든 걸 다 갖춘 곳이었다. 구조라 해변이 한눈에 보이는 창가의 뷰, 식물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자꾸만 사진을 찍게 만드는 내부 공간, 게다가 감탄을 불러 일으키는 디저트까지.. 장점이 여러 개나 되다보니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게 완벽했다.

특히 '외도널서리'의 초콜릿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몽돌 쇼콜라' 안에 들어 있는 초콜릿은 약간 꾸덕한 식감에 과하지 않은 달콤함을 지녔다. 그 적절함,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데 (어느 제품을 쓰는지, 직접 만드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만족스러웠다.

'외도널서리'에서 한참 시간을 보낸 후, 근처의 식당으로 향했다. (거제 사람들이 기분 나쁠지도 모르겠지만) 제주의 느낌도 살포시 느껴졌다. 그만큼 골목과 거리가 예뻤다. 외도를 지우고 나니, 오히려 거제가 잘 보였다. 거제는 확실히 잘 관리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도로 곳곳이 깨끗했고, 정돈되어 있었다. 또,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있었다. 비가 와서 차분해진 덕분일까, '외도널서리'에서 충만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일까. 알 수 없는 기분 좋음이 거제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거제는 그 자체로 여행할 가치가 충분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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