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맛집

공간과 플레이팅의 미학, 식사가 즐거워지는 거제 '머그정(mug亭)'

너의길을가라 2022. 9.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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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54. 거제 '머그정(mug亭)'

"바닷가 느낌이 나지 않는 색다른, 예쁜 식당에 가고 싶어."

바다 근처, 그러니까 해안가로 여행을 가면 먹을거리가 뻔하다. 회, 해물뚝배기, 생선구이나 조림.. 식당의 비주얼도 비슷비슷하다. 세련된 감성보다 투박한 느낌이다. 통영에서 바다 여행의 전형을 경험했던 터라 거제에서는 좀 색다른 식당을 찾고 싶었다. 바다 느낌을 좀 뻬고 싶었다고 할까.

머그정(mug亭)

주소 : 경남 거제시 동부면 학동5길 3 1층
영업 시간 : 11:00 ~ 20:00(브레이크 타임 : 15:00 ~ 17:00
휴무일 : 수요일


맛집을 찾다가 사진 몇 장을 보고 '그래, 여기다!' 싶었다. 우선, 식당이 예뻤다. 하얀색 페인트로 깔끔함을 강조한 외부와 정갈한 일본식 식당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내부의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소위 '인스타 감성'이라 할 만한 곳이랄까. 또, 음식에서 '정성'이 느껴졌다.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머그정'은 '학동 흑진주 몽돌 해수욕장' 근처에 위치해 있는데, 숙소('바람의언덕 펜션')로 가는 방향이라 동선과도 일치했다. 주저없이 차를 몰아 머그정으로 향했다. 머그정은 자체적으로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방문 당시에는 그 사실을 몰라서 뒤쪽 골목길로 들어가 공터에 주차를 했다.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자마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공간은 길다란 통로처럼 구성되어 있었는데, 왼쪽에 테이블이 놓여있고 천장에 조명이 설치되어 있었다. 은은한 조명이 식당의 분위기를 폭신하게 만들었다. 또, 오른쪽에는 포인트로 소나무 조경으로 꾸며져 있었다.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앞쪽에 작은 정원이 있고, 오른편으로 또 다른 공간이 펼쳐져 있다. '우키오에(가쓰시카 호쿠사이, '후카쿠 36경: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가 화룡점정이다. 물론 뒤쪽 벽을 가리기 위한 의도도 있는 듯하지만, 그 그림이 '머그정'의 콘셉트를 완성한다는 건 분명하다.

메뉴

오징어볶음 한상 : 16,000원
삼겹볶음 한상 : 16,000원
간장새우 한상 : 15,000원
해물우동 한상 : 14,000원

메뉴는 4가지로 간결했다. 고민끝에 '삼겹볶음 한상'과 '해물우동 한상'을 주문했다. 오징어볶음도 비주얼이 워낙 훌륭해 궁금했지만, 리뷰에서 좀더 확실한 평가를 받은 삼겹볶음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큼지막한 새우가 들어있는 해물우동 한상을 선택했다. 밥과 면의 조화라고 할까.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 동안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내부도 마음에 들었지만, 작은 정원도 사랑스러웠다. 공간을 영리하게 잘 활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과하지 않게 설치된 조명은 또 얼마나 센스가투성이인가. 식사라는 과정에서 공간이 주는 행복감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주문했던 음식들이 도착했다. 와, 플레이팅이 예술이다! 사실 어떻게 보면 삼겹볶음은 평범한 메뉴일 수 있지만, 배추 쌈으로 감싸놓으니 완전히 새로운 음식처럼 보였다. 쌈을 가르자 그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삼겹볶음이 드러났다. 플레이팅의 승리, 아이디어의 승리다.  

해물우동에는 오징어 등 해산물이 제법 푸짐하게 들어 있었는데, 흔히 생각하는 우동이 아니라 걸쭉한 느낌의 볶음 우동이다. 살짝 매콤한 편이니 '맵찔'이라면 참고하는 게 좋겠다. 역시 포인트는 새우튀김이었다. 바삭한 식감이 좋았다. 무엇보다 2개가 들어 있어 그 넉넉함이 마음에 들었다.  

바다 여행에서 이미 해산물을 질리게 먹어서 좀 질린다면,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는 식당에서 예쁜 음식을 먹으며 분위기를 좀 내보고 싶다면 '미그정'은 훌륭한 선택이 될 것 같다. 예쁜 음식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법이니 말이다. 그 마법을 '머그정'에서 느낄 수 있었다.

+ 바로 옆에 카페(머그학동카페)도 있어 한큐에 모든 코스를 해결할 수도 있다. 머그정 영수증을 제시하면 10% 할인이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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