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56. 상암동 종로계림닭도리탕원조 상암점
통영-거제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면서 '육지 음식'이 간절했다. 처음 생각한 메뉴는 '삼겹살'이었다. 바닷고기 말고 육고기가 먹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도착한 상암의 삼겹살 맛집은 웨이팅이 너무 길었고, 배가 많이 고픈 상태라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차선책을 찾아야 했는데, 문득 '닭'이 떠올랐다. 얼큰한 닭볶음탕이면 좋을 것 같았다. 일단 주차부터 하자는 생각에 옆 건물로 들어갔는데, 무려 '백종원'이 추천하는 식당인 '종로계림닭도리탕원조 상암점'을 발견했다. 게다가 주차도 지원해 주기 때문에 일석이조였다.
종로계림닭도리탕원조 상암점
주소 : 서울 마포구 매봉산로 80 1층 10호
운영 시간 : 11:00 ~ 22:00 (매일)
Since 1965년인 '종로계림닭도리탕원조'는 50년이 훌쩍 넘는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곧 60년 전통'이라는 홍보 문구가 재치있었다. '종로계림닭도리탕'은 백종원의 추천에 힘입어 곳곳에 지점이 생기게 됐는데, 검색을 해보면 서울 곳곳에 분포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종로계림닭도리탕원조 상암점' 내부는 (큰 빌딩에 위치한 만큼 노포의 느낌을 기대하긴 힘든) 평범한 식당처럼 보였다. 저녁 시간이라 손님들이 제법 있었는데, 남자 직원의 씩씩하고 친절한 응대가 마음에 들었다. 왠지 닭볶음탕과 잘 어울리는 둥그런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주문은 간단히 끝났다. 2명이면 '마늘 닭도리탕 소(小)'가 적당하다는 직원의 조언에 따랐다. 잠시 후 정감가는, 찌그러진 양푼이가 나왔다. 완전 찐 맛집 느낌이랄까. 새빨간 국물이 침샘을 자극했고, 입맛을 복돋웠다. 잔뜩 들어간 마늘은 이 식당의 비결이 무엇인지 짐작하게 했다.
닭을 익혀야 하므로 바글바글 한참 끓여야 하는데, 그 시간동안 우리의 허기를 달래주는 건 건더기다. 떡과 감자 등이 들어 있지만, 우동 사리(2,000원)를 추가했다. 라면 사리도 좋지만, 아직 닭볶음탕을 제대로 맛보기 전이라 국물이 졸아드는 게 싫어서 깔끔한 우동 사리를 선택했다.
닭볶음탕의 진한 국물이 적당히 밴 우동 사리는 그야말로 'JMT'였고, 통통한 면발을 정신없이 흡입했다. 이어서 간이 쏙 밴 말랑말랑한 떡과 야들야들해진 감자, 야채를 조금씩 먹다보니 어느덧 닭고기도 완전히 익어 있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닭볶음탕을 먹어볼까!
"와, 이거 뭐지?" 닭볶음탕을 먹으면서 몇 번이나 이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진한 국물은 맛깔스러웠고, 마늘 향은 풍미를 더했다. 자꾸만 손이 가는 중독성 강한 맛이었다. 예전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이 닭볶음탕에 왜 그토록 마늘을 넣으라고 했는지 이해가 됐다.
정말 정신없이 닭볶음탕을 먹느라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했을 정도였다. 거의 다 먹었을 때에야 비로소 사진 생각이 나서 한참을 웃었다. 그야말로 순삭, 닭이 어디로 갔는지 모를 지경이랄까. 닭볶음탕을 다 먹었다고 해서 서운해 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볶음밥이 있기 때문이다.
"치즈를 넣는 게 맛있어요, 안 넣은 게 맛있어요?"라는 우문에 직원 분이 "넣은 게 당연히 맛있죠."라고 현답을 주셨다. 고민 없이 치즈볶음밥(4,000원)을 주문했다. 양푼이에 들어 있어서 그런 걸까. 볶음밥은 대개 실망하기 마련인데, 상상 그 이상의 맛이었다. 어쩌겠나. 박박 긁어먹을 수밖에.
'종로계림닭도리탕원조 상암점'은 훌륭한 맛에 직원들의 친절함까지 더해져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었다. 찌그러진 양푼이 냄비는 정겨운 느낌을 줬는데, 그 때문인지 정서적 포만감까지 느낄 수 있었다. 재방문 의사 100%, 절대 후회 없을 닭볶음탕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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