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51. 남원 '삼포가든'
남원하면 '남원추어탕'이 떠오르지만, 그 이름의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그 음식을 워낙 많이 먹어봤기 때문에 굳이 남원에 가서 추어탕을 먹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뭔가 조금 색다른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다고 할까. 폭풍 검색 끝에 찾아낸 식당은 '더덕장어구이'가 맛있다는 '삼포가든'이다. 이름부터 왠지 맛집 포스!
삼포가든
주소 : 전북 남원시 요천로 2264
영업시간 : 09:00-20:00 (휴일 : 일요일)
메뉴
고추장더덕장어구이(30,000원)
순한더덕장어구이(30,000원)
참게탕(70,000원, 60,000원, 45,000원)
'삼포가든'은 남원 시내에서 좀 떨어진 외곽에 위치해 있는데, 숙소였던 '남원예촌by켄싱턴'을 기준으로 차로 15분 정도 이동해야 한다. '뭐, 이런 데 식당이 있어?'라는 생각이 들 때쯤 몇 개의 식당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에 도착했다. '삼포가돈'의 큰 간판이 설치되어 있어 한눈에 발견할 수 있다.
"3대가 경영하는 55년 전통 원조맛집"
'삼포가든'은 3대째 55년 전통을 자랑하는 장어구이 맛집이다. 오랜 전통을 인정받아 '백년가게'로 선정됐다. '백년가게'는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오래도록 고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점포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공식 인증받은 점포이다.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모두 인정받은 식당인 셈이다.
식당 앞 공터에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가는데, 3대 중 3대일 것으로 추정되는 남자 분이 상냥하게 인사를 건넸다. 친절한 응대는 손님의 기분을 좋게 만들고, 식당의 가치를 높이는 법이다. 저녁 무렵, 장사를 마무리할 시간대라 내일 쓸 더덕을 다듬고 있는 듯했다. 테이블은 안쪽은 좌식, 바깥쪽은 입식으로 나눠져 있었다.
좌식 테이블에는 동네 분들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술을 마시고 있어 입석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고민할 것도 없이 고추장더덕구이 2인분을 주문했다. 참게탕도 맛을 보고 싶었지만, 재료가 소진됐다는 사장님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 이럴수가..! 참게탕을 맛보려면 점심 무렵에 방문하는 게 좋은 듯하다.
잠시 후, 밑반찬이 나왔다. 정갈한 반찬이 일고여덟 가량이나 됐는데, 전반적으로 간이 적당하고 맛깔스러웠다. 특히 나물 반찬은 신선한 느낌과 함께 깊은 손맛이 느껴졌다. '삼포가든'은 식재료를 식당 옆에 위치한 300평짜리 텃밭에서 조달한다고 한다. 반찬을 입에 넣었을 때 전해지는 건강한 맛은 그 때문인 듯하다.
고추장더덕장어구이는 붉은 양념에 퐁당 빠져있는 장어와 그 위를 살포시 덮고 있는 하얀 더덕의 강렬한 색 대비가 침샘을 자극했다. 장어는 간혹 비린맛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어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데, '삼포가든'의 장어는 그런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었다. 게다가 고추장 양념과 더덕의 맛이 장어와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삼포가든'의 고추장 양념은 할머니(1대)의 손맛으로 숙성시켰다고 하는데, 맵지도 않고 간이 적당해서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먹는 데 정신이 팔려서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돌솥밥에 장어를 얹어 먹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또, 따끈따끈한 슝늉으로 마무리를 하니 더할나위 없이 행복한 한끼 식사였다.
다만, 참게탕을 먹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쉬워서 다시 한번 남원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된장과 조청으로 양념한 순한더덕장어구이를 선택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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