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극장 214

여성 캐릭터의 누아르를 개척한 <차이나타운>, 아쉽게도 분위기만 남았다

의 독보적인 흥행 돌풍(5월 3일 기준 7,011,348명) 속에서 지난 주 개봉한 은 박스오피스 2위를 고수하며 3일까지 62만 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고 말하고 싶지만, 가 스크린을 독점하면서 선택권을 잃은 성인 관객들이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인 으로 몰려들고 있는 대진운을 누리고 있다고 보는 쪽이 정확할 것 같다. 은 그 영화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에 비해 완성도 면에서 상당히 아쉽다. 김혜수와 김고은이라는 두 여배우의 만남은 그 자체로 강렬한 기대감을 품게 했다. 이야기 자체는 흔하디 흔한, 평이한 것이지만 기존의 누아르 영화(혹은 조폭 영화)들이 남성 캐릭터 위주로 극을 이끌었던 것과 달리 은 여성 버전이라는 점이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하지만 '연기만 있고 알맹이..

버락킴의 극장 2015.05.04

구태의연한 고민과 식상한 해법, 실망스러운 <어벤져스2>

하루만 자고 일어나면 '엄청나게' 바뀌는 스코어와 기록 앞에 와 관련된 숫자를 나열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현재까지의 성적표를 살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26일까지 는 344만 4,64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어제(26일) 하루만 101만 3,236명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물론 이토록 경이로운 관객 동원의 이면에는 1826개에 달하는 스크린 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스크린 독점이라는 주장이 어김없이 제기될 법하다. 하지만 이런 논쟁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수준으로 귀착된 지 오래다. 수요가 있으니까 그만큼 스크린을 많이 잡는다는 멀티플렉스 측의 주장도, 극장에 가면 볼 게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본다는 일부 관객들의 하소연..

버락킴의 극장 2015.04.28

압도적인 영화 <위플래쉬>가 한편으로 불편한 이유

'전율의 100분!'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는 단연코 압도적이다. 학생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모욕과 학대를 서슴지 않는 지휘자 플렛처 교수(J K 시먼스)의 카리스마와 최고의 드러머가 되겠다는 앤드류의 욕망이 충돌하면서 빚어지는 긴장감은 숨이 막힐 지경이다. 영화 곳곳에서 들려오는 재즈음악과 이를 완벽하게 연주해내는 분주한 움직임들이 자아내는 향연은 바짝 얼어있던 관객들을 무장해제시킨다. 긴장과 무장해제의 반복은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약 9분 동안 이어지는 앤드류의 광기어린 드럼 솔로 연주를 위한 전주곡인 셈이다. 영화의 제목인 위플래쉬(Whiplash)는 영화 속에서 밴드가 연주하는 재즈 곡의 제목이면서, '채찍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드럼의 속도감 있는 '더블 타임 스윙'이라는 주법의 ..

버락킴의 극장 2015.03.22

인간의 존재를 묻는 로봇, <채피>가 던지는 질문과 마주하다

(특히 영화의 경우) 평점(評點)은 참고할 만한 자료이지만, 그에 휘둘려 판단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을 만큼 신뢰할 것까진 없다. 실제로 네티즌들이 참여하는 평점에서 6~7점을 꾸준히 확보하는 영화는 대개 평범한 영화일 가능성이 높다. 한마디로 '킬링타임 용'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롤러코스터 마냥 9~10점과 0~1점이 혼재(混在)되는 영화가 있다면, 대부분 획기적인 영화이거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혹은 회자될) 영화일 확률이 높다. 그런 관점에서 에 접근한다면, 이른바 '평점 테러' 때문에 이 훌륭한 영화를 놓치는 후회를 남기진 않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는 지난 14일 15만 1,510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 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25만 4,710명으로, 청소년관..

버락킴의 극장 2015.03.16

영화<쎄시봉>에 대한 오해, 감상주의도 변명도 아니다

지난 2월 5일 개봉했던 은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170만 8,200명)을 거뒀다. 60~70년대 청년문화의 산실(産室)이었던 '쎄시봉'을 영화로 다룬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졌고, 출연 배우들이 "시나리오만으로 바로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밝혔을 만큼 이야기의 완성도는 높았다. 하지만 은 실제로 만들어진 결과물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한 평가를 받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명확한 답을 내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에 여러가지 요인들을 두루 언급해보도록 하자. 우선, 1,400만 관객을 돌파한 의 열풍에 파묻힌 측면이 있다. 당시에 개봉했던 영화들이 죄다 고꾸라졌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물론 '쎄시봉' 자체의 파급효과가 떨어졌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2011년 MBC 를 ..

버락킴의 극장 2015.03.10

스파이 액션의 새로운 시대?<킹스맨>의 호언장담은 허풍이 아니었다

'스파이 액션의 새로운 시대가 온다!'던 호언장담(豪言壯談)은 허풍이 아니었다. 의 돌풍이 심상치 않다. 2월 극장가의 유일한 19금(禁) 영화인 은 개봉 11일 만에 누적 관객수 206 만 6,261명을 기록하며 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영화들이 전일대비 관객수가 감소하는 데 반해 '킹스맨'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그만큼 '입소문'이 좋다는 의미다. 현재까지 이 갈아치운 기록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우선, 이 200만 관객을 돌파한 시점은 올해(2015년) 개봉한 외화 중 최단 기간이다. 이 는 의 개봉 15일, 의 개봉 13일을 깬 것이고, 와는 타이 기록이다. 이제 앞에 놓인 산은 이 가지고 있는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최고 흥행 기록(292만9,561명)인..

버락킴의 극장 2015.02.23

캐릭터의 힘!<조선명탐정2> 흥행 성공으로 3편까지?

이 개봉한 지 4년 만에 2편인 이 개봉했다. 47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성공을 거뒀던 1편에 이어 2편의 초반 흥행 성적도 좋다. 개봉 7일째를 맞은 17일까지 1,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그런대로' 괜찮은 시리즈물의 성공은 반가운 일이다. "달수형은 그냥 사람을 편하게 해준다. 그 이상의 어휘를 못 찾겠다. 연기할 땐 내가 뭘 던져도 다 받아준다. 복식조로 올림픽에 나가면 금메달 딸 것 같은 느낌이다. 내가 오버를 해도 옆에서 다 커버해줄 것 같고, 지나치더라도 (오달수에) 한 번 튕겨오면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스펀지 같달까? 그래서 그 많은 배우들과 호흡이 좋은가보다" - 김명민 - 는 1편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거의 없다. 김탁..

버락킴의 극장 2015.02.16

<워터 디바이너>, 부성애를 넘어 평화적 연대를 이야기하다

개봉(1월 28일)을 한 주 앞두고 가장 보고 싶은 영화 1위에 올랐던 는 안타깝게도 박스오피스 7위(누적 관객 수 80,351명, 2월 1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감독과 주연을 맡은 러셀 크로가 방한(訪韓)을 하고, JTBC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를 하는 등 화제를 모았던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스코어가 아닐 수 없다. 농담이지만 최근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를 했던 영화(, , )들의 흥행 성적이 저조했던 건 우연의 일치일까? 물론 (농담이라고 전제한 것처럼) 그렇게 볼 일은 아니다. 오히려 작지만 소중한 영화들에 관심을 기울여주고, 한번이라도 더 대중들의 관심을 끌도록 애쓴 JTBC 에 고마움을 표할 일이다. 본격적으로 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영화의 제목인 '워터 디바이너(The Water ..

버락킴의 극장 2015.02.03

두려움과 오만함의 충돌, 질투 그려낸 <상의원>의 묵질한 질문

한석규, 고수, 유인석, 박신혜. 영화 은 이른바 꿈의 캐스팅을 완성했다. 하지만 흥행 성적은 예상보다 저조했다. 과 의 돌풍 속에 스크린 수를 확보하는 데 실패한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같은 날 개봉한 에게도 밀린 것은 뼈아팠다. 하지만 단순히 흥행 성적만으로 이 영화를 평가하는 것은 성급할 뿐더러 아쉬운 일이다. "'상의원'은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더라고요. 내 것을 지키려 살아가는 사람들, 자기 자릴 지키려 누굴 희생시키고 질투하고 좋아하고 애증을 품는 사람들이요. 끝내 자기 것을 지키려고 뭔가를 버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죠. 그런 면이 좋았어요. 이야기에 누가 되지 않게, 충실하게 풀어가야겠다고 생각했죠." (이원석 감독) 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만들던 관청인 상의원(尙衣院)..

버락킴의 극장 2015.01.06

2014년 한 해동안 여러분은 어떤 영화를 봤습니까?

"2014년, 어떤 영화를 보셨나요?" "어, 뭐 봤더라?" 기억을 더듬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나, 둘, 셋 하고 영화 제목을 외치기로 하면 아무래도 최다 관객 기록을 수립한 '명량'이 가장 많이 불리지 않을까?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한 해동안 어떤 영화들을 봤는지 확인하기 위해 리스트를 작성해봤다. 다이어리를 뒤지고, 챙겨뒀던 영화 티켓을 확인한 결과, 필자의 리스트는 총 20편의 영화(영화관에서 본 영화만을 기준)가 채워졌다. 우선, 그 명단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역린 ★★★*도희야 ★★★★*끝까지 간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 ★★★☆*신의 한 수 ★*좋은 친구들 ★★★★*군도 : 민란의 시대 ★★★*명량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해무 ★★☆*루..

버락킴의 극장 2014.12.26

(할)아버지 세대에 대한 헌사,<국제시장>소통 혹은 미화?

"내가 너희들을 어떻게 키웠는데?""이 나라가 어떻게 세워진 나라인데?" 우리는 과연 (할)아버지 세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세대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해 있는 2014년의 대한민국, 노인은 젊은 세대를 향해 '아무 것도 모르는 철부지'라고 손가락질하고, 젊은 세대는 노인에게 '대화가 통하지 않는 시대착오적 꼰대'라고 비아냥댄다. 그렇게 멀찌감치 떨어져 더 이상 가까워질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다. 은 대한민국의 역사, 그 시대적 아픔들을 완벽하게 훑어낸 영화이다. 1950년 6 · 25 전쟁부터 시작해서 60년대 파독(派獨), 70년대 베트남 파병, 80년대 이산가족 찾기 등의 '경제적 관점'에서 현대사의 굵직한 모습들을 통해 (할)아버지 세대의 삶을 덕수라는 인물을 통해 조명한..

버락킴의 극장 2014.12.18

<카트>가 묻는다, 2007년 이후 현실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영화적으로 아주 잘 만든 영화는 분명 아니었다. 주제의식에 짓눌린 느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먹먹했고, 상영관을 나선 후에도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아 놓고서도 한참동안 머뭇거렸다.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할지 몰라 쩔쩔맸다. 결국 이런 허접한 자기 고백으로 시작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 는 한국 상업영화 최초로 비정규직 노동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다. 자칫 '노동 영화'로 비춰져 관객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많았지만(실제로 는 알바 노동 착취에 대해서도 일정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엑소의 도경수를 중심으로.), 의 광풍 속에서도 기죽지 않고 놀라운 선전을 하고 있다. 개봉 첫 날인 13일 10만 관객을 동원했고, 현재까지 총 관객 수..

버락킴의 극장 2014.11.16

<인터스텔라>, 크리스토퍼 놀란이 선사한 SF의 경이로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자 세계적 거장의 반영에 오른 두 감독(누굴까?)이 연달아 신작을 개봉했다. 그런데 런닝타임이 장난이 아니다. 데이빗 핀처의 는 149분이고, 크리스토퍼 놀란은 한 술 더 떠서 169분이다. 평균적인 런닝타임인 2시간을 훌쩍 넘는 영화를 만들어낸 두 감독에게서 '(장인의) 고집'과 '(자신감을 넘어선) 자부심'이 느껴진다. interstellar 미국/영국 [ìntərstélər]① 행성간의 ② 별과 별 사이의 ③ 성간의 10월 23일 개봉한 는 150만 3,100명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고, 지난 6일 개봉한 는 연일 박스오피스 1위를 내달리고 있다. 지난 8일에는 68만 3,48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 수는 125만 6,958명을 기록했다. 입소문이 퍼져나가고 ..

버락킴의 극장 2014.11.09

박스오피스 살펴보기, 진정한 승자는 <드라큘라>

어제(8일) 하루 동안의 박스오프스 순위다. 이번 주 개봉작인 가 85,767명을 동원하며 1위를 기록했고, 그 뒤를 이 74,586명으로 바짝 따라붙었다. 와 는 순위가 다소 하락했다. 하지만 관객수 증감을 보면 두 영화가 전일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볼 때 장기 흥행 체제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첫날 터졌다..흥행 1위 등극 박스오피스 1위의 영광을 안은 는 지난 1990년 이명세 감독이 연출하고 박중훈과 고(故) 최진실이 주연을 맡았던 동명 작품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리얼한 신혼부부의 이야기'라는 영화의 기본 골격은 그대로 유지한 채 사소한 설정 등만 바뀌었다. 재해석을 시도하는 발랄함보다는 세월의 흐름에 따른 사회의 변화만 나타날 뿐 사실상 복사판에 가깝다는 평..

버락킴의 극장 2014.10.09

<슬로우 비디오>, 지루(?)한 이 영화가 좋다!

는 이상한 영화다. 전형적이지 않다. 코미디 영화가 취하는 일정한 공식들을 철저히 배제한다. 이쯤이면 나올 법한 슬랩스틱이 없고, 특정 장면에서 뻔히 예상되는 무리한 개그가 없다. 관객의 입장에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싱겁고, 어떤 때는 심각할 정도 무미건조하다. 조미료가 없는 영화, 그것이 바로 의 정체다. "극장에서 영화를 많이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요즘 눈이 피로하더라. 세고 빠른 영화들이 많더라. 그런 추세에 '슬로우 비디오'의 등장이 장점이지 않을까" (차태현) 에 대한 입소문에는 대체로 두 가지 흐름이 있다. '보기 드문 착한 영화'라 는 극찬(極讚)과 '지루하고 밋밋한 영화'라는 혹평(酷評)이 그것이다. 우선, 가 착한 영화라는 호평은 반박하기 어렵다. 피[血]와 욕설이 난무하는 타(他)..

버락킴의 극장 2014.10.09

<제보자>의 외침, 진실을 밝히는 것이 국익이다

영화 는 관객에게 '진실이 먼저냐, 국익이 먼저냐'는 물음을 던진다.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어라? 뭐가 더 우선이지?' 는 잠깐이나마 고민에 빠졌을 우리들이 머쓱해질 정도로 명쾌한 답을 내린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국익이다' '본 영화는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으나 영화적으로 재구성된 픽션임을 밝힙니다' 영화 도입부에서 '픽션'이라는 것을 밝히면서 실명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은 이장환 박사(이경영)가 황우석 박사라는 것을 알고, 'PD추적'이 'PD수첩'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 는 지난 2005년 대한민국을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스캔들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2005년 5월 황우석 박사는 체세포 핵이식을 이용해 줄기세포를 만들었다..

버락킴의 극장 2014.10.04

유치한 영화 <메이즈 러너>가 던지는 결코 유치하지 않은 질문

'사자'가 사라진 초원에는 다소 작지만 빠른 '치타'나 '표범' 같은 육식 동물이 위세를 떨치기 마련이다. 대작 영화가 잠시 자취를 감춘 영화 시장에서 박스오프스 1위는 20일 26만, 7,865명의 관객을 동원한 가 차지했다. 참고로 누적관객은 누적 48만 2,178명이다. '다양성 영화'라는 다소 기괴한 수식어가 붙은 은 2위를 기록했고, 힘이 빠진 은 그 뒤를 이어 3위다. 는 제임스 대시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내용은 제목 그대로 '미로를 달리는' 소년의 이야기이다. 소설은 미로 탈출을 담은 1부와 바깥 세상에서의 이야기가 그려진 2, 3부까지 출간된 상태이고, 는 소설 1부를 영화화한 것이다. 다소 김빠지는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는 앞으로 시리즈로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글레..

버락킴의 극장 2014.09.21

<타짜 - 신의 손>, 후속편의 멍에 그럼에도 괜찮은 오락 영화

"타짜 투(2)? 조승우 나와? 그럼 누가 나오는데?" "'타짜2'를 하는 순간 리스크가 많다는 걸 저도 굉장히 잘 알고 있었어요. 정말 잘해서 얻는 것보다 못해서 잃을 손해가 너무 눈에 보였던 거죠. 하지만 이런 부담감이 오히려 저를 자극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도 모험을 하고 싶었던 것 같고.(웃음)" (최승현) 많은 관객들이 을 선뜻 선택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전작(前作)의 아우라(aura) 때문이다. 최승현(T.O.P)에게서 조승우의 연기력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여자 주인공(이하늬, 신세경)을 두 명이나 내세워본들 김혜수의 카리스마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관객들은 이미 알고 있다. 과 를 통해 흥행 감독으로 자리잡은 강형철 감독이지만, 타고난 이야기꾼인 최동훈 감독의 맛깔스러운 연출..

버락킴의 극장 2014.09.06

<루시>, 초능력으로 귀결된 뇌와 인간에 대한 철학적 물음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추석 극장가를 노리고 세 편의 영화가 오늘 동시에 개봉했다. 강동원 · 송혜교 주연의 선천성 조로증을 다룬 과 과 를 연출한 강형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그리고 뤽 베송 감독이 연출을 맡고,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을 맡은 가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의 경우에는 최민식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여름 극장가는 , , , 가 1, 2 주의 간격을 두고 차례차례 개봉을 하면서 관객들에게 영화 선택의 순서를 강요한 측면이 있다면, 추석 극장가는 장르가 다른 세 편의 영화가 동시에 개봉함으로써 관객들이 취향에 따라 골라 볼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무제한의 선택권을 갖는다는 뜻은 아니다. 12세 이상 관람가를 받은 를 제외한 나머지 두 편..

버락킴의 극장 2014.09.04

<해무>, 극한의 상황에 몰린 인간,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하다

영화 는 한마디로 '꿉꿉한 영화'다. 우선, 잔인하다. 따라서 영화관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기 마련인 여성들이 기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흥행 대박을 기대하기엔 어렵다. 지금의 144만 명이라는 스코어가 새삼 놀라운 따름이다. 이는 분명히 '봉준호 제작'에 '김윤석 박유천 주연'이라는 홍보성 미끼가 작용한 탓일 것이다. 혹자는 '해적'과 '해무'를 착각한 관객들이 꽤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는 지난 2001년에 발생한 제7 태창호 사건을 바탕으로 한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당시 중국인 49명과 조선족 11명이 태창호에 숨어 전라남도 여수로 밀입국을 시도하다가 26명이 질식사했다. 선장은 알선책과 연락을 하고, '시체를 바다에 버리라'는 지시를 받고 ..

버락킴의 극장 2014.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