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 시사교양 46

[환경스페셜] 매년 버려지는 옷 330억 개, 지구가 죽으면 패션도 없다!

굳이 옷장 문을 열어보지 않아도 안다. 안 입는 옷이 잔뜩 걸려 있다는 걸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절마다 유행에 따라 옷을 산다. 매년 생산되는 옷이 무려 1000억 개라고 한다. 가늠하기 힘든 숫자이다. 버려지는 옷은 얼마나 될까. 놀랄 준비하시라. 무려 330억 개이다. 도대체 이 옷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한철 입고 버릴 옷에 치러야 할 편리함의 대가는 누가 치르고 있을까. 지난 주 방영됐던 KBS2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 편은 충격 그 자체였다. 앞서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찾아간 곳은 거친 파도가 부서지는 대서양 연안에 자리잡은 가나의 수도 아크라였다. 바다에 기대어 사는 그곳 어민들에게 최근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바로 파도 사이로 끊임없이 모습을 드러내는, 미역처럼 길게 뭉..

'슬기로운 탐조 생활' 우리 아파트엔 몇 종의 새가 살고 있을까

정세랑은 여행 에세이 에서 여행 후의 상실감에 대해 얘기하다가 "여행과 닮았지만, 여행보다 상실감이 덜한 행위가 나에게는 탐조 생활인 것 같"다며 새로운 취미를 소개했다. "언제부터 탐조를 시작했는지 콕 집어 말하기가 어렵"지만 "어느새 하고 있었"다며 파주, 경주, 순천만, 연천, 강원도, 제주도 등을 다니며 새를 관찰했던 기억을 꺼내놓았다. 그는 "새들의 이미지는 내 안에서 덜 유실되는 것 같"다며 "상실감 없는 취미를 찾은 것이 기쁠 뿐"이라고 글을 맺었다. '새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그토록 강렬한 기억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탐조'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제법 유명한 곳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장비를 제대로 갖춰야 하지 않을까. 집 주변에서 하기는 힘들겠지.'라며 혼자 고민..

망원동의 핫플 '알맹상점', 제로 웨이스트를 향한 1년의 기록

매주마다 분리수거를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우리가 배출하는 쓰레기의 양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걸 말이다. 대체 언제 이렇게 쌓인 걸까. 두 손 가득 쓰레기를 들고(혹은 질질 끌고) 가면서도 의아하다.(한 턴만에 클리어 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 잠시 후 눈앞에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의 양에 압도당한다. 정녕 이것이 한 주 만에 생겨난 쓰레기란 말인가! 쉽사리 익숙해지지 않는다. 분리수거를 하는 사람도 사실 모른다. 이 수많은 분래배출물 중 얼마나 '적은' 양이 재활용되는지 말이다. 분리수거를 했는데 재활용이 안 된다고? 애석하지만 그렇다. 플라스틱을 예를 들면, 실질 재활용률이 후하게 쳐도 18%밖에 되지 않는다. 음식물 등 이물질이 섞여 있거나 여러 재질이 섞여 있으면 재활용이 불가하다. 그럼 다 어떻게..

[환경스페셜] 한국 최고의 모래강 내성천을 망가뜨린 4대강 사업과 영주댐

대한민국 최고의 모래강, 길이 110km의 내성천(乃城川)은 경북 봉화군 선달산(1,236m)에서 발원해 영주와 예천을 거쳐 문경에서 낙동강과 합류한다. 모래가 쌓여 굽이굽이 흐르는 물길은 그 자체로 장관이다. 또, 곳곳에 쌓인 모래톱은 내성천의 독특한 아름다움이다. 금빛과 은빛의 수많은 모래알들이 물과 함께 흘러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내성천을 모래의 강이라 불러왔다. 내성천은 강물과 모래와 시간이 만든 자연의 걸작품인 셈이다. 강은 자체의 생명력으로 수많은 생명을 불러모았다. 멸종위기종 2종 흰몰물떼새, 꼬마물떼새, 물 속의 모래무지와 흰수마자, 땅굴파기의 명수 표범장지뱀까지 다양하다. 멧돼지, 담비, 큰고니, 수달도 이곳을 찾는다. 지난 2019년 국립생태원은 내성천 일대에 야생 생물 1천 418종이..

[환경스페셜] 파헤쳐진 지리산, 새끼 반달가슴곰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지난 겨울, KBS2 제작진과 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 연구원들은 지리산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반달가슴곰의 동면굴이었다. KF-52 개체의 출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무인 센서 카메라와 녹음기를 동면굴 앞까지 내려보냈더니 새끼곰의 울음소리가 선명히 들려왔다. 지리산에 또 한 마리의 곰이 태어난 것이다. 정말 반갑고 고마운 소식이었다. 그런데 KF-52의 오른쪽 앞발이 보이지 않았다. 무슨 까닭일까. KF-52는 지난 2017년 올무에 걸려서 생명까지 위험한 상태로 발견됐었다고 한다. 결국 괴사된 앞발을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야생으로 돌아간 KF-52는 다행히도 지금까지 7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현재 지리산 권역과 덕유산 권역에는 약 74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서식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종 복원..

탄소중립이 한국 사회에 던지는 불편한 질문

"어른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 '미래 세대에 남은 시간은 고작 18년 157일뿐.'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 운동가 크레타 툰베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연설에서 기성세대와 정치권을 향해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실제로 지난 100년 간 지구의 평균 기온은 1도 이상 상승했다. 지금 추세라면 30년 뒤인 2050년의 지구 평균 기온은 2.4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연현상의 변수까지 감안한다면 3도 이상 상승할 수도 있다.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저감정책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전 세계 지표면의 24~34% 사막화되고, 특히 중남미, 남부 유럽, 남아프리카, 중국의 피해가 심화될 것이라고 한다. 온실가스 문제는 결국..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 일본 정부가 불신을 자초했다

4월 13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물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오염수 약 125만 톤을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그냥 방류하겠다는 건 아니다. 알프스(ALPS)라는 다핵종 제거 설비로 정화해 방사성 물질 농도를 법정 기준치 이하로 낮춘 뒤 바다로 내보내겠다는 것이다. 방류 시점은 2년 뒤로, 약 30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22일 방송된 SBS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 편에서 이 문제를 다뤘다. 당장 불안이 엄습했다. 오염수를 (정화한다고 해도) 바다에 방류한다고? 의문이 생겼다. 정말 문제가 없을까? 제대로 정화되는 게 맞나? 수산물에 피해가 없을까? 누구나 떠올릴 법한 생각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수산물 소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은 91.2%에 달했다. ..

[환경스페셜] 멸치가 없어진다고? 김효진이 전한 바다의 섬뜩한 경고

"조만간 없어질 고기가 전어하고 멸치." "90년 넘게 되는 들망(어업)이 위험에 처해 있어요." "다 오염이 되어가지고." 며칠 전에는 멸치(와 디포리)로 육수를 우려내 어묵탕을 끓여 먹었고, 어제는 밑반찬으로 멸치볶음을 먹었다. 생각해보면 멸치는 늘 있는 생선이었다. 어릴 때부터 먹어 왔고, 지금도 먹고 있고, 앞으로도 당연히 먹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연안 바다에서 평생을 산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조만간 없어질 고기로 멸치를 가장 먼저 꼽았다. 정말일까. 20일 방송된 KBS2 '멸치가 아니올 리 없다' 편은 연안 바다에서 멸치가 사라지고 있다는 섬뜩한 경고를 전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조수간만의 차가 큰 경상남도 남해군 지족해협에는 약 스무 개의 죽방렴이 설치돼..

미세 플라스틱 비가 내린다고? 플라스틱의 역습이 시작됐다

예전에는 '산성비'가 걱정이었다. 수소 이온 농도 지수(pH) 5.6 이하의 비를 산성비라 하는데, 고농도의 황산 또는 질산이 포함돼 있어 사람과 환경에 나쁜 영향을 준다. 다음 걱정은 '황사비'였다. 염기성인 황사비는 산성 토양을 중화시키고 적조가 번지는 걸 방지하지만, 흙탕물이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라 아무래도 골칫거리다. 그런데 이젠 '미세 플라스틱 비'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미세 플라스틱엔 경계가 없습니다. 비와 섞여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방송된 SBS '미세 플라스틱의 공습' 편은 섬뜩했다. 뒷목이 서늘해질 정도였다. 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공기와 토양, 물 속에 미세 플라스틱이 얼마나 퍼져 있는지 보여줬다. 그건 엄중한 경고이기도 했다. 서울시 보건환..

신박한 플라스틱 재활용, 우리 동네에서 벌어지는 일들!

환경부에 따르면 하루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약 8,848t이다.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다. SBS 는 4월 25일 방송된 '지구를 살리는 색다른 플라스틱 재활용' 편을 통해 작은 플라스틱(예를 들면 플라스틱 페트병 뚜껑)은 재활용이 거의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선별장으로 가더라도 사람 손으로 골라내기 어려운 사이즈는 일반 쓰레기로 매립되거나 소각되기 때문이다. 당시 는 '플라스틱 방앗간'처럼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모은 플라스틱 뚜껑을 가지고 튜브 짜개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또, 폐마스크(지금은 마스크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 원단)를 활용해 의자를 만드는 아이디어가 있다는 사실도 알렸다. 지난 9일 방송된 '우리 동네 플라스틱 재활용' 편은 플라스틱의 물질 재활용을 통한 선순환 구조에..

[환경스페셜] 고라니 사냥에 나선 개들, 들개의 최후변론!

한가롭고 평화로워 보였던 새만금 들판의 풍경이 순식간에 달라졌다. 그곳에서 생존을 건 추격적이 펼쳐졌다. 갈대숲 깊은 곳까지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간 들개 장이(수컷, 4살)와 단이(수컷, 4살)가 고라니를 발견하고 사냥에 나섰다. 놀란 고라니가 뛰자 장이와 단이도 달렸다. 죽느냐 사느냐, 쫓고 쫓기는 추격이 시작됐다. 그렇다, 현재 새만금 들판의 맹수는 들개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조선 후기부터 들개가 사라졌다고 한다. 그런데 21세기 대한민국 곳곳에 떠돌이 개, 그러니까 들개라 불리는 개들이 있다. 시골이나 인적 드문 곳에서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는 개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덩치가 큰 개들이라 마주하면 굉장히 위협적이다. 사람들은 들개들이 갈수록 사납고 무서워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

우리가 몰랐던 모래톱의 중요성, 결국 강은 흘러야 한다

"우리나라가 이 많은 인구에 많은 오염물질을 궁급하는 압박의 환경에 있으면서도 생명의 강을 유지하는 건 이런 모래강이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에 널리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오경섭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한강의 지류 중 하나인 중랑천은 서울 북동부 도심을 흐른다. 중랑천을 조금만 관찰해보면 다른 하천과는 사뭇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차이점은 바로 '모래'다. 중랑천은 곳곳에 모래가 쌓여 있어 물길이 굽이굽이 흐른다. 그 덕에 특별한 생물을 볼 수 있다. 바로 흰목물떼새이다. 자갈과 모래가 많은 물가에 사는 흰목물떼새는 전 세계에 약 1만 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 2종이다. 환경단체 '중랑천 사람들'의 이정숙 대표는 중랑천을 관찰해 왔다. 그는 중랑천과 도봉천의 합수 지점은 모래톱이 형성돼 ..

재활용 안 되는 병뚜껑과 일회용 컵, 플라스틱 재활용의 비밀

플라스틱은 '20세기 신의 선물'이라고 불린다. 그만큼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꿨다. 당장 주위를 둘러봐도 웬만한 물건들은 모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비닐봉투, 페트병, 음식을 담는 용기, 장난감, 가전 제품, 가구, 건축 재료까지 그 쓰임새가 정말 다양하다.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렵고, 플라스틱 없이 살아가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플라스틱은 열이나 압력으로 소형 변형을 시켜 성형할 수 있는 고분자 물질이다. 석유, 석탄, 천연 가스 등을 원료로 한다. 1869년 상아 당구공을 대체하기 위한 용도로 발명된 이래 플라스틱은 계속 발전해 왔다. 1935년 나일론이 개발되고, 1940년대 PVC(폴리염화비닐) 제품의 대중화가 시작됐다. 1950년대에 접어들면 플라스..

나중을 걱정말라던 대통령, '마스크 대란' 그 후는 어떻게 됐나

"국민안전에 대비하는 전략물자로 비축할 그런 계획이니까 나중을 걱정하지 마시고 충분히 생산량을 늘려달라." (문재인 대통령)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 초유의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졌던 지난해 3월,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나서 생산을 독려했다. 전략물자로 비축할 계획이므로 나중을 걱정하지 말고 생산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었다. 대통령의 '시그널'은 사람들에게 마스크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줬다. 그러자 너도나도 마스크 산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1년 뒤 상황은 급변했다. 24일 방송된 SBS '우후죽순 마스크 공장, 그 후..' 편은 코로나 특수를 기대하며 마스크 산업에 뛰어든 사람들의 현재를 짚어봤다. 과연 마스크 업체들은 기대했던 것만큼 큰 수익을 올렸을까. 또, 마스크 관련 ..

박하선도 감탄한 목재 건축, 나무로 집을 지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나무로 집을 짓는다? 흔히 나무로 지은 집이라고 하면 산 속의 오두막 정도가 연상되지만, 세계의 여러 나라들이 앞다퉈 쌓아올리고 있는 목재 건축물은 그런 수준이 아니다. 작고 실용적인 공간부터 수십미터에 달하는 빌딩까지 다양하다. 외관이 아름답고 멋스러울 뿐더러 친환경적이다. 시멘트, 철, 플라스틱 같이 탄소를 배출하는 건축 재료가 없거나 거의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방송된 JTBC '나무의 혁명 편은 '목재 건축'이 세계적인 건축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흐름을 짚어봤다. 먼저 노르웨이로 떠나보자. 브루문달이라는 작은 도시에 세워진 '우드 호텔'은 이름 그대로 나무로 지어졌다. 브루문달 지역 인근의 나무 12,000 그루로 구성되어 있다. 우드 호텔은 뉴욕 디자인 어워드를 비롯해 유럽 각종..

[환경스페셜] 아무도 주목 않은 상괭이의 죽음, 관심만이 저 돌고래를 살린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해양 포유류의 33%가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데요. 우리 바다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새벽 2시, 충청남도 서천군 홍원항에 조업을 중단하고 돌아온 꽃게잡이 배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무슨 일일까. 그물에 함께 걸려온 밍크고래를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바다의 또로'라 불리는 밍크고래는 수천만 원에서 1억 원까지 부르는 게 값이다. 밍크고래의 길이를 재고, 위판장으로 옮기느라 홍원항은 순식간에 분주해졌다. 그런데 그곳에 또 다른 죽음이 있었다. 상괭이였다. 사람들이 5미터가 넘는 밍크고래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갑판 위에는 함께 그물에 걸려 질식사한 상괭이가 외로이 누워있었다. 조업을 하다보면 상괭이가 그물에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대부분 그냥 바다에 버린다고 한다...

이주노동자 속헹 씨의 죽음, 그 후로 무엇이 바뀌었나

"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느냐. 우리는 죽어야만 관심을 가져는 존재냐." 지난해 12월 20일, 경기도 포천에는 한파 경보가 내렸다. 기온은 영하 20도까지 떨어졌다. 뼈가 시릴 정도의 강추위였다. 그날 캄보디아 출신의 이주노동자 속헹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집이라 불릴 수 없는)집'에서 말이다. 4년 전 한국에 온 31살 속헹 씨가 살던 곳은 농지 위에 설치된 불법 가건물이었다. 검은 천을 뒤집어 씌운 외부는 비닐하우스처럼 되어 있고, 안쪽은 컨테이너였다. 당연히 채광이 나빴고, 창이 없으니 환기도 되지 않았다. 단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위생은 말할 것도 없었다. 거주 공간으로 삼기에 모든 점에서 문제투성이였다. 화장실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잠금장치도 없는 푸세식 간이 화장실은 사람들이 다니..

[환경스페셜] 생존 위협받는 길고양이와의 공존, 중성화가 해법이다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은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2019년 10월,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이 착공됐다. 보상 절차가 끝난 사람들은 차례로 마을을 떠났다. 한때 도심 못지 않게 붐볐던 재개발 거주지역은 황량해졌다. 사람들이 떠난 그곳은 고양이들의 삶의 터전이 됐다. 길고양이가 모여 들었다. 하지만 평온도 잠시뿐, 건물이 무너져 내릴 때마다 길고양의 터전도 함께 무너졌다. 지난 8일 방송된 KBS2 '그 동네 그 고양이들'은 언제 닥칠 지 모르는 죽음 앞에 숨죽여 사는 고양이들 삶을 기록했다. 영역 동물인 고양이는 습성상 자신의 터전을 쉽게 떠나지 못한다. 얼마나 많은 고양이가 이곳에 남아 있을까. 길고양이는 하루가 지난 후에야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경계심이 가득했다. 널브러진 통조림을 뒤져보지만, 비어있..

기후 위기 속 탄소 중립, 이것부터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87년의 정의가 독재에 맞서 싸우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정의는 불평등과 기후 위기에 맞서 싸우는 것입니다." 지난해 9월 17일, 국회 본회의장에 오른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 시대의 치열한 투쟁'에 대해 언급했다. 장 의원은 선배 의원들을 향해 "2020년에 태어난 아기들이 20년, 30년 후의 청년이 되어 우리는 알 수 없는 그 시대의 정의로움을 위한 싸움을 지속할 수 있도록 먼저 이 세상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일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호소력 짙은 연설이었다. 실제로 기후 위기는 우리를 훨씬 더 절박한 상황까지 몰아붙이고 있다. 산업화 이후 지구의 온도는 1.1도나 상승했고, 그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지구 곳곳에 이상 기후를 야기하고 있다. 공포에 직면한 인류는 너나할 것 없이 '탄소 중립..

현실로 다가온 우주 여행, 억만장자들은 왜 우주에 투자할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창업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일단, 간단한 답은 '부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억만장자인 그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가 뭘까. 바로 '우주'이다. 세 사람은 천문학적인 돈을 우주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른바 우주 개척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분야는 유인 우주선 발사부터 민간인 관광까지 다양하다. 우주 여행이라.. 뭔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릴 적 그렸던 상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처럼 여전히 먼 미래의 얘기인 것만 같다. 그러나 미래는 언제나 그렇듯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가까이 다가와 있기 마련이다. 일례로 일론 머스크와 일본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조조(ZOZO)의 창업자 마에자와 유사쿠는 'Dear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