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 30

['감히'의 사회학] "네가 감히?", 대한민국에 드리운 권위주의

▶ 감히① 두려움을 무릅쓰고 과감하게.② 자신의 신분이나 능력 따위를 넘어서서 주제넘게. "김제동이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우리 군 간부 문화를 정말 희롱하고 조롱한 것으로 군에 대한 신뢰를 굉장히 실추시키고 있다"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 촌극(寸劇). 그 이상 적합한 단어를 찾기 어렵다. 어휘력의 부족을 탓해야 할까? 새누리당의 백승주 의원은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방송인 김제동이 JTBC 에서 이야기했던 '영창 에피소드'를 문제 삼았고, 급기야 김제동의 우스갯소리는 '군(軍)에 대한 모독'으로 비화됐다. 김제동은 '감당할 수 있으면 부르라'고 당당히 외쳤고, 국방위 김영우 위원장은 '증인 불채택 방침'을 밝히면서도 김제동에게 사죄를 요구했다. '감당할 수 없어서' 못 부른 꼴이 됐지만, '권위'는 챙..

<립반윙클의 신부>, 이와이 슌지가 직시한 현대 사회

"비유하자면 지금 일본은 큰 상처를 입은 말과 같다. 지난 4년 동안 일어서려고 애써왔지만 억지로 절뚝거리며 걸을 수 있을 뿐이었다." , '이와이 월드' 채우는 비판의식.."절뚝거리는 말, 그게 일본" 2015년 12월 11일 '이와이 슌지 기획전 - 당신이 생각하는 첫 설렘'을 위해 대한민국을 방문했던 이와이 슌지(岩井俊二) 감독은 당시 일본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언급하며 우려를 드러냈다. "영화인으로서 작가로서 할 일이 많다고 느낀다. 알려야 할 일들이 아주 많다"던 그의 진지한 문제의식과 통렬한 책임감은 12년 만의 신작인 실사영화(實寫映畵) 를 통해 절묘히 표현됐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일본 전역(全域)을 충격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었던 2011년 3 · 11 대지진의 여파..

버락킴의 극장 2016.10.07

지겹도록 반복되는 <무한도전> 위기설, 이제 제발 그만하길..

▶ 남의 잔치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한다 ①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 공연히 간섭하고 나섬을 비꼬아 이르는 말② 시즌제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기자들의 오지랖을 이르는 말 2015년 12월 8일, '무한도전', 노홍철보다 시즌제가 필요하다 (, 이승록 기자)2016년 2월 15일, '무한도전' 시즌제, MBC 모험심에 달렸다 (, 곽현수 기자)2016년 4월 18일, '무한도전', 시즌제로 전환 가능할까 (, 이승록 기자)2016년 9월 29일, 국민 예능이 새 시대를 맞이하는 자세 (, 이아영 기자)2016년 10월 1일, 국민예능, 1000회 향해 '시즌제' 필요하다 (, 한인구 기자)2016년 10월 5일, '무도', 과연 지금 이대로 1000회까지 갈 수 있을까 (, 김교석 칼럼니스트) 한동안 잠잠하더..

TV + 연예 2016.10.05

[버락킴의 일본 여행기 ②] 6. 조조지, 빨간 모자를 쓴 아기 석상들의 바람개비

숙소인 '더 프린스 파크 타워 도쿄 호텔(The Prince Park Tower Tokyo)'의 발코니에서 내려다 보이던 저 멋스러운 건물의 정체는 '조조지[增上寺(증상사)]'다. 조조지는 1393에 창건된 정토종의 본산으로 6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사찰이다. 우에노(上野)에 있는 천태종의 본산인 간에이지[寬永寺(관영사)]와 함께 도쿄의 2대 거찰(巨刹)로 불린다. [버락킴의 일본 여행기 ②] (목차의 제목은 글을 쓰면서 바뀔 수 있습니다) 0. 1년 만에, 다시 도쿄1. 스카이라이너,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시내까지2. 도쿄 여행, 스이카 카드 하나면 만사형통!3. 도쿄 여행, 숙소(호텔)는 정하셨나요?4. 롯폰기 힐즈 전망대에 오르진 못했지만..5. 도쿄 도청에 무료 전망대가 있다고?6. 조조지, ..

<캐리어를 끄는 여자>, 사무장이 주인공? 최지우는 또 납득시켰다

높은 하이힐을 신은 커리어 우먼이 커다란 캐리어를 끌며 교도소로 향한다. 접견 시간을 기다리면서 사건 서류를 뒤적이더니 단호히 '有'라고 적어넣는다. '빼도 박도 못하는' 유죄라는 뜻이다. 그의 이름은 차금주(최지우)다. 피고인과 첫 대면한 자리에서 '당신은 유죄야'라고 단언하며, "자백하면 7년, 부인하면 20년. 합리적인 선택을 하시면 제가 법정까지 쭉 동반해드리죠"하고 배시시 웃는다. "네가 판사야?"라고 으르렁대는 상대에게 "미안하지만, 내가 하는 일이 그거예요. 유죄가 나올지 무죄가 나올지 미리 알려주는 거. 시간 낭비인이 아닌지 판단하는 거"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자신감이 엿보인다. '잘 나가는 변호사구나?' 그렇게 지레짐작할 즈음에 그의 정체가 한 꺼풀 더 벗겨진다. 차금주의 활약을 마뜩지 않..

TV + 연예 2016.10.04

팀 버튼의<미스 페레그린>, 독특한 것은 이상한 게 아냐

1. 스크린 수 : 1,248 VS 8102. 상영횟수 : 6,199 VS 2,9153. 예매율 : 24.8% VS 30.7%4. 좌석 점유율 : 35.4% VS 62% (10월 2일 기준) 그 이름만으로 '취향 저격'인 '팀 버튼'이 4년 만에 감독으로 돌아온 의 상승세가 놀랍다. 같은 날 개봉한 의 존재감에 밀려 움츠리고 있다가 '입소문'이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하자 날개를 활짝 펴고 비상(飛翔)하는 모양새다. 스크린 수와 상영 횟수에서 절대적인 차이가 있는 터라, 누적 관객 수 180만 3,294명 VS 74만, 2,568명의 격차는 여전하지만, 2일 일일 관객 수는 43만 2,292명 VS 28만 1,83명으로 차이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예매율'과 '좌석 점유율'에서 를 뛰어..

버락킴의 극장 2016.10.03

[버락킴의 일본 여행기 ②] 5. 도쿄 도청에 무료 전망대가 있다고?

전망대(展望臺) : 사방(四方)을 멀리 볼 수 있도록 높은 곳에 지어 만든 대(臺) 마천루(摩天樓)에 올라 전망대에서 도심의 야경을 감상하는 건, 여행자에겐 필수 코스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홍콩'으로 여행을 떠났다면, 고민 없이 '빅토리아 피크(太平山頂, Victoria Peak)에 올랐을 것이다. 그 선택에는 여지가 없다. 하지만 '도쿄'라면 사정이 다르다. 우선, '롯폰기 힐즈'와 '도쿄 타워'가 떠오른다. (그밖에도 '스카이트리'도 있지만 생략하기로 하자) 두 건물은 성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일정의 여유가 된다면(설령 없더라도) 모두 찾아가 보는 게 좋겠지만, 굳이 두 전망대에 다 올라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 [버락킴의 일본 여행기 ②] (목차의 제목은 글을 쓰면서 바뀔 수 있습니다) ..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우리에겐 없는 사회에 대한 자부심

2009년 1월 15일, 승무원을 포함해 155명이 탑승한 US에어웨이 1549편 여객기가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이륙했다. 모든 것이 평소와 같았다. 하지만 갑자기 날아든 세떼가 양쪽 엔진에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가 발생한다. 불과 850m 상공에서 벌어진 일이다. 관제탑에선 회항을 권유하지만, 설리 설렌버거 기장(톰 행크스)은 직감적으로 회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허드슨 강에 비상착수를 시도한다. 탑승자 전원이 사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 그러나 결과는 전원 생존이었다. 전례가 없던 일, 그야말로 '기적'이었다. 9 · 11 테러의 트라우마가 고스란히 남아 있던 뉴욕, 2008년에 터진 금융 위기가 시민들을 옥죄고 있던 상황에서 '허드슨 강의 기적'은 뉴욕 ..

버락킴의 극장 2016.10.01

<THE K2> 의 송윤아·지창욱·조성하, 믿고 보는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

시선을 빼앗는 강렬한 액션, 영화 같은 스케일과 퀄리티, 로열 패밀리와 정치의 은밀한 이면, 배우들의 만들어내는 숨막히는 긴장감.. 드라마 한 편을 '탑'에 비유한다면, 적어도 지금까진 '기단'을 잘 세웠다. 그것도 제법 널찍하고 탄탄하다. tvN이 내놓은 야심작 이야기다. 1회 3.225%(닐슨 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은 2회 3.396%, 3회 4.390%로 매회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제작 전 캐스팅 난항에 직면하며 부침을 겪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의 순항은 매우 고무적이다. 스페인 현지 로케를 비롯해 3회의 화려한 자동차 추격신은 에 대한 tvN의 살뜰한 지원이 어느 정도 짐작케 했다. 하지만 역시 가장 돋보이는 건, 출연 배우들의 면면과 그들이 보여주는 미친 연기력이다. "배우가 돋보이는 드라마..

TV + 연예 2016.10.01

[버락킴의 일본 여행기 ②] 4. 롯폰기 힐즈 전망대에 오르진 못했지만..

여행에 있어 '날씨'만큼 민감한 게 없다. 올 봄에 '홍콩'을 여행할 땐 '둘째 날'부터 소나기가 쏟아져 제법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다. 홍콩의 5월은 평균 강수일수가 14.7일이라, 당연히 비가 한 번은 올 거라 여겼기 때문에 딱히 영향을 받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우천 시에는 여행 하기에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당장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매번 우산을 접었다 펴는 것도 까다로운 일이고, 깜빡하고 잊기라도 하면 난감하기 그지 없다. [버락킴의 일본 여행기 ②] (목차의 제목은 글을 쓰면서 바뀔 수 있습니다) 0. 1년 만에, 다시 도쿄1. 스카이라이너,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시내까지2. 도쿄 여행, 스이카 카드 하나면 만사형통!3. 도쿄 여행, 숙소(호텔)는 정하셨나요?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