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

<THE K2> 의 송윤아·지창욱·조성하, 믿고 보는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

너의길을가라 2016. 10. 1. 11:19
반응형



시선을 빼앗는 강렬한 액션, 영화 같은 스케일과 퀄리티, 로열 패밀리와 정치의 은밀한 이면, 배우들의 만들어내는 숨막히는 긴장감..


드라마 한 편을 '탑'에 비유한다면, 적어도 지금까진 '기단'을 잘 세웠다. 그것도 제법 널찍하고 탄탄하다. tvN이 내놓은 야심작 <THE K2> 이야기다. 1회 3.225%(닐슨 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은 2회 3.396%, 3회 4.390%로 매회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제작 전 캐스팅 난항에 직면하며 부침을 겪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의 순항은 매우 고무적이다. 스페인 현지 로케를 비롯해 3회의 화려한 자동차 추격신은 <THE K2>에 대한 tvN의 살뜰한 지원이 어느 정도 짐작케 했다. 하지만 역시 가장 돋보이는 건, 출연 배우들의 면면과 그들이 보여주는 미친 연기력이다.



"배우가 돋보이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 (곽정환 감독)


지창욱, 송윤아, 조성하, 김갑수, 윤아. <THE K2>는 역량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하면서 신구(新舊)의 조화를 꾀했고, 이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KBS <웃어라 동해야>를 통해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지창욱은 SBS <무사 백동수>,  MBC <기황후>에 출연하며 연기의 폭을 넓혔고, KBS <힐러>를 통해 '한류 스타'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특히 <힐러>에서는 정두홍 무술 감독이 "액션전문 배우 못지않은 연기를 할 줄 안다"고 칭찬할 만큼 액션 연기에 있어서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지창욱은 고난도의 무술과 액션을 능수능란하게 선보여야 하는 전쟁 용병 출신의 경호원 '김제하'에 딱 맞는 배우였다.


다만, 김제하의 모습에서 <힐러>의 서정후가 자꾸 연상된다는 점은 그가 넘어서야 할 벽이다. 이를 위해서는 합을 맞추는 상대 배우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한데, 두 명의 윤아(송윤아, 임윤아)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재벌인 JB그룹의 맏딸이자 대선 후보 장세준(조성하)의 아내인 최유진 역을 맡은 송윤아와의 초반 호흡은 나무랄 데 없이 완벽했다. 남편의 외도 현장을 지켜본 김제하를 제거하려던 최유진은 그를 유인해 제거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김제하에게 인질로 잡히게 되고 결국엔 생명을 빚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이 펼친 연기는 시종일관 극도의 팽팽함을 유지했다. 



자연스럽게 송윤아의 연기에 대해 찬사로 이어지게 되는데, 그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인 반응과는 별개로 송윤아가 보여준 연기는 박수받아 마땅했다. SBS <미스터Q> 이후 18년 만에 악역으로 돌아온 송윤아는 표정 하나만으로도 감정을 온전히 전달하는 내공을 선보였다. 흔히 악역이라 하면 눈을 치뜨고, 소리를 지르면 된다고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그건 큰 오산이다. 최유진은 자신에게 방해가 되면 누군든 가차없이 쳐낼 만큼 잔혹하고 포악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사모님의 우아함과 연약함을 지닌 이중적인 캐릭터다. 자칫 무디게 연기를 하면, 섬세함을 잃고 무너져 내릴 아슬아슬한 인물을 송윤아는 섬세하게 결을 살려 연기해냈다


눈과 입꼬리만으로 감정의 변화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해내는 연기가는 그리 많지 않다. 송윤아가 보여준 경지는 그만큼 놀라웠다. 송윤아가 연기하면 악역도 다르다는 걸 증명해 보인 셈이다. 캐릭터 안에서의 진폭도 무리없이 소화했다. 지창욱과 맞부딪쳤을 때는 좀더 강렬한 느낌을 보여줬고, 남편인 대선후보 장세준 역의 조성하와 연기할 때는 서늘하고 음산한 기운을 뿜어낸다. 그 격차가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송윤아는 이미 캐릭터에 설득력을 불어 넣었다. 



한편, '꽃중년'을 대표하는 배우 조성하도 돋보이긴 마찬가지다. 그는 딸인 고안나(임윤아)를 위해 아내인 최유진에게 굴복하고 있는 대선후보 장세준 역을 맡아 선이 굵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3회에서는 아내가 당한 테러마저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노련한 정치꾼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기자들 앞에서 아내를 위해 눈물을 흘리는 가식적인 모습은 소름이 돋을 만큼 징그러웠다. 앞으로 계속 될 송윤아와의 기싸움 그리고 라이벌 구도에 있는 여당의 대권 주자 박관수 역을 맡은 김갑수와의 연기 대결이 기대가 된다. 


<THE K2>는 초반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지창욱을 앞세워 블록버스터급 액션을 선보이고, 송윤아와 조성하의 대립을 극의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전략적 선택은 탁월했다. 시청률은 빠르게 궤도 위에 올랐고, '1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는 시청자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아이돌 가수들의 섣부른 연기 도전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임윤아의 초반 역할이 제한적이었던 건 드라마의 흡인력에 (제작진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도움이 됐다. 


앞으로 지창욱과 임윤아의 운명적 사랑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텐데, 제작진이 기존의 무거운 사연들과 함께 두 젊은 배우의 '멜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묵직한 이야기와 함께 배우들의 연열이 돋보이는 tvN 금토 드라마 <THE K2>가 든든한 기단 위에 균형감 있는 '탑신'과 화려한 '상륜'이 쌓아 진정한 '웰메이드' 드라마로 마무리되길 기대해본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