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0 3

시대를 제대로 읽은 <한끼줍쇼>, 붕괴된 도시의 저녁을 담아내다

"이 프로그램은 정글과도 같은 예능 생태계에서 국민MC라 불렸던 두 남자가 저녁 한 끼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 의 관전 포인트 두 가지 1. 23년 만에 결성된 규동(이경규+강호동)이 보여주는 극과 극의 케미스트리2. '도시의 저녁'과 '한 끼 식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식(食)큐멘터리 이경규와 강호동이 만났다. '처음'이란다. 이경규가 강호동을 데뷔(1993년)시킨 깊은 인연을 고려하면, 그조차도 신기한 일이다. 두 사람 모두 '최고'의 자리에서 한두 단계 내려왔다. '전(前) 국민MC'라는 호칭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늙은' 아저씨와 '힘센' 아저씨의 만남. 그들이 숟가락 하나만 달랑 들고, 저녁 한 끼를 얻어먹기 위해 도심을 헤맨다. 제법 신선한 설정이다. 첫 회 시청..

TV + 연예 2016.10.20

<다음 침공은 어디?>, 마이클 무어의 침공에 동참하고 싶다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6년 만에 돌아온 마이클 무어는 단호히 말한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세계 최고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차라리 군인들에게 휴식을 주고, 나에게 맡기라고 큰소리를 친다. 허걱, 농담이 아니다. 그는 정말 '성조기'를 들고 '침공(侵攻)'에 나선다. 는 그렇게 시작된다. 짐작했겠지만, 마이클 무어가 말하는 '침공'은 땅을 빼앗고 사람을 죽이는 고전적 의미의 것이 아니다. 각 나라에서 가져오고 싶은 사회 제도를 훔쳐 오는 게, 바로 그가 말하는 '침공'이다. 빼앗기는 자들은 기꺼이 자신들의 것을 내어준다. 마음껏 가져가라고, 당신들도 그렇게 하라고 말이다. 이 얼마나 유쾌하고 즐거운 침공인가? 첫 번째 타깃은 '이탈리아'다. 마..

버락킴의 극장 2016.10.20

<걷기왕>이 건네는 위로, "조금 늦어도 괜찮아. 헤매도 괜찮아"

만복(심은경)은 지극히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친구와 함께 먹는 떡볶이가 가장 맛있고, 그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 '아직' 이렇다할 꿈도 없다. 그렇다고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아니다. 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 만복은 매사에 느긋하고 천진난만하다. 그 어수룩한 모습들이 '어른'들을 마뜩지 않다. '빨리 꿈을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할 텐데..' 걱정이 앞선다.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다. 오히려 조급해지는 건 어른이고, 그래서 소의 고삐를 끌듯이 어디로든 데려가고 싶어진다. 세심한 담임선생님(김새벽)은 만복에게 '선천적 멀미증후군'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 어떤 교통수단도 이용할 수 없는 만복이 매일 왕복 4시간 거리의 학교를 걸어서 등교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그에게 '경보(..

버락킴의 극장 201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