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맛집

두부 직접 만드는 '새벽집', 순두부, 청국장에 재철나물까지 일품!

너의길을가라 2024. 5. 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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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맛집'은 '위로(慰勞)'와 동일어로 느껴질 때가 많다. 퇴근 후 도저히 집으로 돌아가 끼니를 챙기기 버거울 때, 지친 몸을 이끌고 찾을 수 있는 곳. 언제든지 방문해서 익숙한 맛과 정겨운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곳. 그런 장소는 한 두 군데면 족하다.

요즘 들어 자영업 폐업이 늘어나면서 동네 맛집을 차례차례 잃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늘상 하던대로 전화로 미리 주문을 해두려는데 '없는 번호'라는 메시지에 한 차례 놀라고, 설마설마 했지만 굳게 닫힌 문을 보고 또 한번 놀랐다.

구수한 청국장이 일품인데다 매일 바뀌는 반찬들이 매력적인 식당이었는데, (무엇보다 사장님이 정말 친절했다.) 그런 동네 맛집이 없어지니 마음이 허한 기분이었다. 방황의 시간이 좀 길었다. 그러다 최근 동네 맛집 한 곳을 찾았다.

새벽집
주소 : 서울 강서구 양천로 401 강서한강자이타워 A동 206호
영업 시간 : 10:30 - 21:00(월-금), 11:00 - 15:00(토)
브레이크 타임 : 15:00 - 17:00
정기 휴무 : 일요일

'새벽집'은 순두부 맛집을 검색하다가 찾은 식당인데, 청국장도 판다기에 들뜬 마음에 찾아갔다. 옛날 순두부(9,000원), 해물 순두부(9,000원), 들깨 순두부(9,000원), 콩비지(9,000원), 청국장(9,000원) 등 토속적인 메뉴들이 눈에 띠었다.

카카오맵 5.0점, 네이버 4.54점, 구글 4.2점으로 평점도 준수해서 신뢰가 갔다. (동명의 유명한 식당이 있어 '새벽집 강서'라고 검색해야 한다.) 직접 두부를 만들고, 인공 조미료를 넣지 않아 음식이 자극적이지 않는다는 리뷰에 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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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집'은 강서한강자이타워 A동 2층에 위치해 있다. 내부 인테리어는 향토적인데, 식당이 깔끔해서 기분이 좋았다. '두부를 직접 만드는 집'이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도 걸려 있었는데, 10:00와 17:00에 따끈따끈한 새 두부가 나온다고 한다.

널찍한 내부도 마음에 들었다. 다른 손님들과 다닥다닥 붙어 먹을 필요가 없어서 쾌적하다. 메뉴판을 보니 식사류와 일품요리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일품요리는 술 안주라고 보면 될 듯하다. 들깨 순두부와 (청국장 러버답게) 청국장을 주문했다.

그냥 들깨 순두부와 청국장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 에피타이저가 있기 마련! 두부 한 그릇이 먼저 세팅됐다. 따끈따근한 두부는 고소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간장에 살짝 담가 먹어도 좋은데, 워낙 담백해서 간 없이 먼저 먹어보는 걸 권한다.

얼마 전 다녀왔던 강릉의 초두부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감사하게도 두부는 리필이 가능하다. 이어서 비빔밥 재료들이 세팅됐다. 고사리, 상추, 무채, 콩나물까지 완전 밥도둑이 따로 없다. 비빔밥을 비빌 때 청국장을 넣으면 한층 더 구수해져 맛이 배가된다.

청국장은 콩의 상태나 삶는 시간, 띄우는 시간, 온도와 습도 등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자칫 군내가 나기도 하고, 뒷맛이 쓴 경우동 있다 한다. '새벽집'의 청국장은 구수함 그 자체였다. 게다가 짜지도 않아 부담없이 퍼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청국장에 들어간 두부의 맛도 일품이었다.

들깨 순두부와 해물 순두부(두 번째 방문시에 주문했다.)도 준수했다. 일단 두부가 맛있다보니 웬만한 요리들이 맛있을 수밖에 없다. 요즘 들어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찾게 되는데,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새벽집'이야말로 최고의 대안인 듯하다.

동네 맛집을 삼기 위해 마지막 체크 포인트는 암 래도 '사장님의 친절함'일 것이다. 아무리 맛이 좋아도 사장님과의 라포(rapport)가 형성되지 않으면 발걸음이 좀처럼 향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벽집'은 첫 응대부터 서빙, 설명까지 모두 친절하셔서 곧바로 정이 갔다.

또, 계산을 할 때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렸더니, "아유, 저희가 감사하죠."라고 응대하시는 사장님에게 감동을 받았다. 역시 친절은 최고의 무기라는 걸 새삼 느꼈다. 이로써 '새벽집'은 확실히 동네맛집이 됐다. 마음 편히 찾을 수 있는 동네맛집이 있다는 건 참 든든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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