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맛집

황홀했던 감자 식감, 강릉 현지인 맛집 '장수촌손칼국수'에 빠졌다

너의길을가라 2024. 4. 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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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개장을 시작한 솔향수목원
숙소에서 바라본 강릉 바다
오죽헌의 목련

[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71. 황홀했던 감자 식감, 강릉 현지인 맛집 '장수촌손칼국수'에 빠졌다

'강릉에 살아도 좋겠다.'

강릉을 여행한 소감을 짧게 줄이면 '정착 욕구'였다. 비록 2박 3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문득문득 정착하고 이곳에 정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릉이라면, 살아도 좋겠다. 여행지에 호감을 느낀 적이 많았지만, 그보다 깊은 호기심을 경험한 건 드문 일이라 신기하기까지 했다.

첫날 도착하자마자 '솔향수목원'에 다녀왔고, 둘째 날에는 '경포호'와 '오죽헌' 그리고 강릉 시내의 편집샵, 소품 가게 들을 둘러봤다. 곳곳마다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많아서 흥미로웠고, 물품의 퀄리티가 뛰어나서 놀라기도 했다. 그 얘기는 다음 기회에 하도록 하자.

장수촌손칼국수(감자옹심이)
주소 : 강원 강릉시 임영로164번길 4
영업 시간 : 10:00 - 20:00
브레이크 타임 : 15:30 - 17:00
정기 휴무 : 매달 첫번째 월요일

평점
네이버평점 4.2
카카오맵 평점 4.5
구글 평점 4.2


마지막 날, '백색 건축'의 거장 리처드 마이어의 건축 미학이 담긴 솔올미술관을 관람하기 전에 '장수촌손칼국수(감자옹심이)'에 들렀다. 강원도에 왔으니 '옹심이'와 '장칼국수'를 안 먹어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강릉에도 맛집이 많아서 고민을 했는데, '현지인 맛집' 쪽에 포커스를 맞췄다.

장수촌손칼국수와 관련된 리뷰에는 유독 '현지인 추천 맛집'이라는 글이 많았는데, 그만큼 (관광객보다는)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는 식당인 듯했다. 식당 위치도 해안가나 경포호, 관광지가 아니라 시내 한복판이라 식당에 도착하니 제법 널찍한 주차장이 갖춰져 있었고, 최근에 교체한 듯 깔끔한 간판이 걸려 있었다.

식당 내부는 그리 넓지 않았는데, 깔끔하고 정갈한 분위기였다. 오히려 현지인 맛집 식당 분위기가 나서 호감이 갔다. 감자옹심칼국수(9,000원)와 장칼국수(8,000원)을 하나씩 주문하고, 감자전(5,000원)을 추가했다. 가격은 합리적이라 느껴졌는데, 무엇보다 감자전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아 좋았다.

기본 베이스라 할 수 있는 깍두기와 물김치가 세팅됐고, 잠시 후 감자전이 도착했다. 특별할 것 없는 비주얼이었는데, 한 입 먹어보고 정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역시 감자전은 식감으로 먹는 거란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쫄깃쫄깃함이 차원이 달랐다. 게다가 고소한 맛이 입 안을 가득 채워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순삭하고 말았다.

감자전을 기분 좋게 클리어하니 본 게임이 시작됐다. 스테인레스 그릇에 담긴 감자옹심칼국수와 장칼국수의 비주얼이 정겨웠다. 먼저 옹심이부터 건져 먹었는데, 또 한번 깜짝 놀랐다. 서울이나 그밖의 지역에서도 옹심이를 먹어봤지만, 이런 식감이 절대 아니었다. 씹히는 맛이 남달라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입 안에서 쫀뜩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이 느껴지고, 씹을 때는 설컹하는 기분이 좋아서 자꾸만 입 안에 넣고 싶어졌다. 국물은 또 얼마나 담백하고 깊은 맛을 내는지 끊임없이 감탄하면서 식사를 했던 기억이 있다. 면발도 기성품이 아니라서 훨씬 더 차지고, 밀가루가 아니라서 간이 잘 배어들어 맛있었다.

이제 맑은 국물이 옹심이를 만끽했으니 장칼국수도 살짝 맛볼 차례다. 앞접시에 조금 얻어두었던 장칼국수를 한 입 먹는데, 시골장을 푼 것처럼 깊은 맛이 느껴져서 감동이었다. 분명 칼칼한데 맵거나 짜지 않아서, 그 적당함이 좋았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먹으면 될 텐데, 개인적으로는 맑은 국물의 옹심이가 최고였다.

강릉에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강릉만의 그 특유의 아늑한 분위기 때문이었다. 물론 관광객이 많이 찾는 주말에는 북적북적하겠지만, 평일에 느껴지는 한적함이 좋았다. 또, 시내 곳곳에서 포착되는 예술적 기운이 흥미를 끌었다. 무엇보다 역시 맛집을 빼놓을 수 없다. 장수촌손칼국수(감자옹심이)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 참고로 사장님이 직접 빚으시는 만두도 판매하고 있어서 구입 가능하다. 예전에는 20개에 만 원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16개에 만 원이다. 여러 방법으로 먹어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구워먹는 게 가장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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