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맛집

강릉의 자부심 '미트 컬처', 맛을 넘어선 감동적인 식사였다

너의길을가라 2024. 5. 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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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의 솔직한 맛집] 73. 강릉의 자부심 '미트 컬처', 감동적인 식사를 즐겼다

강릉과 사랑에 빠졌던 마지막 이유를 공개할 차례이다. 바로 '미트 컬처(Meat Culture)'라는 식당이다. 이름부터 '핫플'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나? '미트 컬처'는 이번 강릉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이기도 하고,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곳이기도 하다.

미트컬처
주소 : 강원 강릉시 경강로 2629 1층
영업 시간: 10:00-22:00
정기 휴무 : 화, 수


'미트 컬처'는 안목 해변의 카페 거리에 위치해 있다. 외관과 간판에서부터 특유의 개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부 인테리어도 인상적이었다. 오픈 주방과 중앙에 자리잡은 스테인레스 테이블은 모던한 분위기를, 천으로 덮은 조명은 빈티지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참고로 '미트 컬처'는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고,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아예 자리가 없는 것 같다. 평일에도 상황에 따라 변수가 많으니 가급적 예약을 하는 걸 추천한다. (월요일은 조금 여유가 있는 듯하다.)

오픈 주방에서 가까운 테이블에 착석하고, 메뉴판을 받아들었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떡하지? 다 먹어봐야 하는 거 아냐?' 그러다보니 먹고 싶은 음식을 고른다기보다 차선의 것들을 빼는 과정에 가까웠다. 상당히 괴로운 일이었다.

대구 크로켓(9,000원)
새우듬뿍 파스타(19,000원)
안심스테이크+감자튀김(55,000원)
숏 블라르; 스웨디시 미트볼(27,000원)
하우스 와인-체끼 끼안티 클라시코(10,000원)
오늘의 디저트-딸기 바질(15,000원)

심사숙고 끝에 주문한 내역이다. 열심히 골라봤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골뱅이 에스까르고'나 '뽈뽀'도 궁금했는데,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강릉과 사랑에 빠진 터라 조만간 다시 방문하기로 했으니까. 메뉴판을 보면 알겠지만,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다. 몇 개 주문했더니 10만 원이 훌쩍 넘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양보다 질'을 중요하게 생각할뿐더러 가격이 비싸도 음식이 맛있어서 돈 낼만 한 식당을 찾은 거라면 오히려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트컬처'에 대한 리뷰들을 이미 꼼꼼하게 살폈던 터라 자신 있었다.

네이버 평점 : 4.71점
카카오맵 평점 : 4.6점
구글맵 평점 : 4.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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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나온 메뉴는 애피타이너로 안성맞춤인 대구 크로켓! 생 대구 가마살로 만든 크로켓에 바질 아이올리 소스를 얹어 만든 음식이다. 바삭한 크로켓에 부드러운 대구 가마살의 식감이 더해져 '겉바속촉' 그 자체였다. 소스의 황금 조합이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이다.

다음에는 '새우 듬뿍 파스타'가 나왔다. 후추와 페퍼론치노가 들어가서 살짝 매콤한 새우 파스타이다. 오일을 베이스로 새우, 마늘, 애호박이 들어가 있다. 새우의 크기가 크고 신선했다. 파스타에도 새우가 들어 있어 씹는 맛이 있었다.

대망의 메인 메뉴가 등장할 차례, 바로 스테이크다. 한우로 만든 안심 스테이크의 비주얼은 충격 그 자체였다. 영롱한 선홍빛은 아름답기까지 했다. 겉은 노릇하게 잘 구워졌고, 안은 육즙이 가득한 상태였다. 셰프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입 안에서 살살 녹아요.'라는 설명은 관용어가 아니었다. 치아가 본분을 잃어버렸다는 말 그대로였다. 정말 녹아버렸으니까. 같이 간 일행은 웬만한 스테이크에는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편인데, '미트컬처'의 스테이크에는 감동을 받은 듯 행복해 해서 뿌듯했다.

'미트컬처'의 또 하나의 시그니처 메뉴는 스웨디시 미트볼이다. '왜 굳이 스웨디시지?'라는 의문을 갖긴 했는데, 사장님이자 요리사인 최종원 셰프가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미쉐린 식당에서 다년간 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후 고향으로 와서 개업을 하고, 당시 배웠던 음식들을 도입한 것이다.

육즙 가득한 정통 스웨덴식 미트볼과 부드러운 감자퓨레, 새콤달콤한 크랜베리잼, 입맛을 개운하게 해주는 오이피클의 조합이 '미쳤다'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는 맛이었다. 사장님이 직접 먹는 방법을 설명해주시면서 반드시 세 가지를 함께 찍어서 먹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어쩌면 디저트까지 이처럼 예쁠 수 있을까. 딸기와 바질, 초콜릿이 조합된 디저트도 정말 고급스러웠다. 강렬한 단맛을 좋아하는 저에게는 조금 낯선 맛이었지만, 신선한 조합에 입이 즐거웠다. 온갖 맛으로 혼재되어 있던 입 안이 깔끔하게 정돈이 된 느낌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돈을 지불하고 먹었지만, '대접받았다'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음식에 정성과 자부심이 담겨 있었고, 사장님은 물론 직원들이 친절하게 음식에 대한 설명까지 상세히 해줘서 '알고 먹는 맛'도 더해져 뇌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미트컬처'로 장식했던 강릉에서의 마지막 밤이 아직도 뇌리에서 잊히지 않는다. 아, '버드나무브루어리'라는 수제 맥주도 추천받았는데, 동명의 펍이 실제로 있었다. 사장님이 분위기 좋은 곳이라 추천도 해주셨는데, 다음에 강릉에 가게 되면 ('미트컬처'와 함께) 꼭 방문해볼 예정이다.

'미트컬처'에 대해 제대로 설명이 됐을지 모르겠다. 그곳의 분위기나 맛, 친절을 글로 다 담지는 못했을 것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강릉에는 미트컬처가 있다'고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식당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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