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은 가속화되기 마련이다. 짧음은 그 이상의 짦음을 요구받는다. 다시 말해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시청하는 짧은 영상 콘텐츠, '쇼트폼(short-form)' 얘기다. 처음에는 10분 이내도 쇼트폼의 범위에 포함됐지만, 이젠 15초도 길어서 5초에 승부를 봐야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조금이라도 길다는 느낌이 들거나 내용이 늘어지면 외면당하기 일쑤다. 쇼트폼은 이중적이다.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할 때 이동 시간을 '순삭'해주는 든든한 친구지만, 잠들기 전에는 수면 시간을 앗아가는 무시무시한 적이다.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나 틱톡, 인스타그램을 보다 보면 어느새 몇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는 자조섞인 탄식이 여기저기에서 속출한다. 문제는 그것이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좀처럼 쇼트폼의 늪에서 헤어나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