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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

가격을 올리라고? 경쟁력을 위해 가격을 낮추는 솔루션을 주로 제시했던 백종원이 달라졌다. 무슨 까닭일까. SBS 의 30번째 골목은 서울 강서구 등촌동이었다. 김포공항 인근에 위치한 등촌동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항공업계가 침체되면서 주 소비층이었던 승무원, 엔지니어, 검역관, 세관원 등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발길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추어탕이라고 특별히 냄새나는 건 아니지만 시래기 넣고 끓인 뼈다귀 해장국이랑 똑같은 냄새가 나는데?" 추어탕집 사장님은 믹서를 쓰지 않고 채반에 삶은 미꾸라지를 가는 옛날 방식으로 기사나 불순물을 제거하고 있었다. 영상으로 조리 과정을 지켜본 백종원은 "맛있겠는데?"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장님은 식당을 운영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시어머니가 갑작..

요즘 예능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후지다'에 수렴한다. 그 중심에는 시대정신에서 몇 걸음씩 벗어나 있는 '아재'들이 있다. 얼마 전 '오빠'라는 호칭에 담긴 가부장적 질서를 완곡히 거부한 문소리에게 애교를 강요했던 MBC 의 전현무나 둔위 교정술을 받은 박은영에게 "그 정도는 참아!"라며 호통을 쳤던 TV조선 의 박명수처럼 말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저런 '아재' MC들을 용인하는 제작진에게 있는지도 모르겠다. 진행 능력 때문에 고용했을지라도 문제가 되는 발언은 지적하고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 보편적인 성 감수성을 지녔다면 당연히 편집했어야 마땅했다. 하지만 두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저 무례한 발언들을 자막까지 붙여가며 방송에 내보냈다. 아무 문제도 되지 않을 거라 여겼던 것이다. "생일에 오빠가 이것..

출연료 및 임금 미지급 문제로 논란을 일으켰던 기존의 외주 제작사(코엔미디어)를 교체했던 KBS2 가 다시 돌아왔다. 지난 주에는 2주 동안 녹화가 중단된 여파로 스페셜 방송('보호자는 훌륭하다'편)으로 대체됐지만, 이제 다시 고민견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이번 주 고민견은 5대 맹견류에 포함되어 있는 핏불 테리어(pitbull terrier)였다. 스태퍼드셔 불테리어와 불도그를 교배시켜 탄생한 핏불 테리어는 테리어의 힘과 불도그의 지구력을 얻기 위해 만들어진 견종이다. 핏(pit)은 투견장, 불(bull)은 황소를 뜻하는데, 말 그대로 투견을 위해 태어났다.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지만,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집요함과 목표물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하다. 아무래도 가정에서 반려견으로 키우기는 어렵다...

"저와 대화가 안 되고, 사이가 더 멀어질까 걱정돼서 나오게 됐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은 대부분 비슷하지 않을까. 관계는 점점 악화되고,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 막막한 심정 말이다. 지난 5일 방송된 채널A 에는 14살 예비 중1 아들(금쪽이)과 8살 예비 초1 딸을 키우고 있는 부모가 출연했다. 아빠는 금쪽이가 평범한 사춘기를 겪고 있다고 여기고 기다려주자는 입장이었지만, 엄마의 생각은 정반대였다. 엄마는 왜 금쪽이가 범상치 않은 사춘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얼마 전의 일이었다. 난도질 돼 있는 인형을 발견하고 금쪽이에게 "이거 엄마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했냐?"라고 물었더니 "엄마였으면 형체도 안 남았거든요?"라는 대답이 돌아와 깜짝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또, 타..

관찰 예능에서 MC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시청자들이 영상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특별할 게 없다. 상황에 맞게 리액션만 잘하면 된다. 센스 있는 애드리브를 곁들여 웃음을 이끌어 내면 금상첨화다. 스튜디오에 출연자가 나와 있다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대화를 이끌어 나가면 된다. 하지만 최근 남성 MC들의 무례한 요구와 공감 능력이 결여된 코멘트가 문제되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TV조선 에는 아나운서 박은영은 역아(逆兒) 엉똥(태명)이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둔위(臀位) 교정술을 받는 장면이 방송됐다. 태아는 임신 후기가 되면 머리를 아래로 한 자세를 취하는데, 그 반대가 될 경우 태아의 자세를 바꾸기 위해 병원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박은영이 둔위 교정술을 받기로 한 건 자연분만에 대한 의..

"첫날에는 당황스럽기도 하고 머리가 띵했는데, 지금은 괜찮다." (유깻잎) 지난 1일 방송된 TV조선 에는 최고기-유깻잎 커플이 '또 다시' 등장했다. 지난 주 방송에는 아버지를 찾아가 담판을 지은 최고기가 유깻잎에게 재결합을 제안했고, 유깻잎은 "나는 무엇보다 오빠가 남자로 안 느껴진다. 오빠한테 이제 사랑이 없다."며 단칼에 거절하는 장면이 담겼다. 그로부터 (촬영 기준) 2주가 지난 시점에 두 사람의 뒷이야기가 '굳이' 공개된 것이다. 최고기의 집에서 재회한 두 사람은 '악플'에 대한 이야기를 기탄없이 꺼냈다. 최고기는 심리상태가 괜찮냐고 물었고, 유깻잎은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은 괜찮아졌다고 대답했다. 실제로 악플의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최고기의 '절절한' 재결합 제안을 거절한 유깻잎을..

지난 29일 방송된 채널A 에는 삼남매(11살 딸, 8살 딸, 6살 아들)를 키우고 있는 엄마가 스튜디오에 출연했다. 아빠는 사업차 베트남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생이별 상태였다. 2019년 추석 이후 아예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독박 중아 중인 엄마는 큰딸이 걱정돼 오은영 박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가면 갈수록 엄마와 대화를 안 하려고 해요." 유아기를 캄보디아에서 보낸 금쪽이는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고, 한국에 들어온 지는 5년 정도가 됐다. 엄마는 금쪽이가 자신과 말을 잘 하려 하지 않는다고 걱정했다. 또,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것보다 혼자 있는 걸 더 좋아해서 교우 관계도 우려된다고 했다. 동생들에게 잔소리를 하며 윽박지르는 일이 잦아진 ..

같은 일을 해도 비교적 수월하게 처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힘겹고 버거워 하는 사람도 있다. 능력의 차이가 없다고 가정할 때, 두 사람을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일까. 그건 '효율성'이다. 효율이 좋고 나쁘냐에 따라 결과도 다를 수밖에 없다. 효율은 곧 에너지의 사용량과 직결되고, 처음에는 별 것 아닌 듯 보였던 격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격히 커질 것이다. 이러한 개념을 식당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어떤 사장님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들어오는 주문을 쭉쭉 빼내는데, 어떤 사장님은 몇 테이블의 손님만 받아도 금세 기진맥진해진다. 전자의 경우는 장사가 어렵고, 후자의 경우는 장사가 쉽다. 쉬우면 자연스레 재미도 따르지 않겠는가. 같은 결론을 대입하면 그 차이는 효율성인데, 이를테면 '동선'이..

결혼이 연애나 동거와 다른 결정적인 부분은 '집안 문제'가 결부된다는 점이다. 오로지 두 사람만 존재했던 단출했던 세계에 가족이라는 개념이 포함되면서 관계는 순식간에 복잡해진다.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과 사건이 벌어지고, 감당하기 어려운 풍파가 몰아닥친다. 복잡하고 미묘한 일들이 쏟아지면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다. 오해와 불신이 싹트고, 관계는 불투명해진다. 지난 25일 방송된 TV조선 에 첫 등장한 박세혁의 '연애까지 딱 좋았'다는 탄식은 많은 사람들의 심정을 대변하지 않을까. 결혼을 준비하고, 결혼식을 채비하는 과정은 사실 혼돈의 연속이다. 어떤 결정이든 결혼을 하는 당사자 두 사람만의 합의에 의해 일단락되지 않는다. 좀더 직접적으로는 양가 부모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 양측을 오가며 조율하는 과정은..

도로 위를 달리다보면 차량에 탑승한 반려견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주로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데, 아예 몸의 절반 가량을 빼고 있기도 하다. 조수석에 홀로 앉히는 것도 위험한데, 심지어 운전석에서 품에 안고서 운전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 보고 있자면 아찔하다. 사고 위험성이 있을 뿐더러 자칫 급정거라도 하게 되면 반려견이 다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각종 SNS에는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민 채 바람을 느끼는(?) 듯한 반려견의 인증 사진도 많이 게시된다. 그런 보호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반려견은 차에 타는 걸 엄청 좋아해요.', '개들은 차가 빨리 가면 자기가 그 속도로 달리는 줄 알데요.' 과연 그건 개의 로망일까. 아니면 보호자의 자기만족일까. 지난 25일 방송된 KBS2 는 그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