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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절단 위기, 강형욱은 보호자가 '원인'이라 지적했다

너의길을가라 2024. 3. 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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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이 부스스하고 입가가 꼬질꼬질한 비숑 프리제 두부(수컷, 7살)를 본 강형욱 훈련사는 단박에 알아차렸다. "센 성격일 거예요." 털 상태를 보고 성격을 유추하는 게 가능한 까닭은 반려견 미용에 진심인 요즘 시대의 보호자가 비숑 프리제를 지저분한 상태로 뒀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11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 두부는 역시나 한 성격하는 녀석이었다.

식탁 의자를 차지하고 앉은 두부는 보호자가 밀어내려 하자 으르렁거리며 살벌하게 이빨을 드러냈다. 이럴 때는 단호하게 밀쳐내야 하지만, 보호자의 태도는 다소 무기력해 보였다. 이미 겁이 집어먹은 듯보였다. 힘의 우위를 느끼고 있는 것일까. 두부는 전혀 내려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잠시 후, 보호자가 청소를 시작하자 입질을 하며 달려들기도 했다. 깡패나 다름 없었다.

"(공격성이) 한 번 터지면 여러 방면으로 연결이 돼요." (강형욱)


강형욱 훈련사는 (반려견이) 거절 의사를 위협적인 방법으로 표현하게 되면 모든 거절을 공격적으로 하는 데 익숙해지므로 처음 공격성이 발현됐을 때 보호자의 대처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산책은 어떨까. 두부는 밖에 나가면 첫 번째 자동차 바퀴에 꼭 마킹을 하는 등 수도 없이 마킹을 했다. 15분 산책 중 총 21회 마킹을 할 정도이니, 실외 배변이 아니라 영역 표시에 가까웠다.  
  
또, 다가온 행인을 가만히 응시하더니 갑자기 돌진하기도 했다. 목줄을 낚아채지 않았다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뻔했다. 보호자는 두부가 전조 증상 없이 공격성을 보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다른 반려견을 향한 적대성도 포착됐다. 박세리는 "진짜 깡패"라며 고개를 저었고, 강형욱은 우위적 공격 행동을 보이는 두부를 보며 "저런 개들은 입마개를 하는 게 맞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런 성향의 반려견이 보호자에게는 입질을 하지 않을까. '밖에서만 무는 개'가 어디 있겠는가. 두부는 보호자가 자신을 겁낸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행동했는데, 만성 귓병을 앓을까 염래해 약을 발라주려는 보호자의 손을 다짜고짜 물어버렸다. 갑작스러운 입질은 깊은 상처를 남겼고, 보호자는 고통에 몸무림쳤다. 일전에는 손가락이 절단될 정도로 심하게 물린 적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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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는 외부인에게도 막무가내였는데, 입질에 당한 사람만 10명에 달할 정도였다. 엄마를 찾아온 보호자의 자녀들도 겁이 질린 채 집으로 들어와야 했고, 위력 과시 때문에 꼼짝도 하지 못했다. 강형욱은 두부가 무는 동시에 머리를 흔들어 더 큰 상처를 입힌다며 경악했다. 다들 파양을 권하고 있지만, 보호자는 두 차례나 파양 경험이 있는 두부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현관까지 마중나온 두부를 지켜보더니, 보호자에게 거실로 데리고 들어가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두부는 그대로 집 밖으로 탈출해 버렸고, 보호자는 두부를 잡지 못하고 한참동안 우왕좌왕했다. 전혀 통제가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가까스로 품에 안아 집 안으로 데려갔지만, 으르렁대니 놓아줄 수밖에 없었고, 두부는 다시 강형욱에게 달려갔다.

어째서 손님 방문시에 두부가 마음대로 현관까지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걸까. 강형욱은 그 불편한 지점을 언급했다. 보호자는 무책임하게도 '습관'이라 대답하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이때 강형욱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두부를 발로 강하게 밀쳐냈다. 깜짝 놀란 두부는 구석으로 도망가버렸다. 강형욱은 "보호자가 저를 (두부로부터) 보호하지 못했기 때문에" 밀쳐버린 것이라 설명했다.

"보호자가 자기 반려견을 책임지지 못하면 (반려견이) 어떤 대우를 받을지 몰라요." (강형욱)


뼈를 때리는 말이었다. 강형욱은 분명하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리라. 두부는 자신의 버릇 없는 행동 때문에 혼쭐이 날 수밖에 없었고, 그 원인 제공자는 다름 아니라 '반려견을 막지 못한 보호자'에게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만약 지나가던 행인이 두부를 그리 대했다면 보호자는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겠지만, '개통령'의 설명이기에 수월하게 수긍할 수 있었다.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

지금 두부에게 가장 효과적인 건 '보호자의 단호함'이고, 훈련에 방해가 되는 건 '보호자의 측은지심'이다. 강형욱은 "브레이크가 고장난 중고차를 산 격"이라 비유하며 냉소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부는 강한 상대에게는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자기를 예뻐할 것 같은 사람에게만 못되게 굴기 때문에 '저 사람은 건들면 안 되겠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했다.

당장은 충격요법이 요구됐다. 강형욱은 보호자에게 평상시처럼 행동하지 말고,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다가가라고 조언했다. 공감을 뺏으며 압박하게 했다. 처음 겪는 상황에 두부는 당황해서 안절부절 못하고 움찔댔다. 이어서 산책 훈련도 진행됐다. 강형욱은 마킹 문제는 우위를 과시하려는 반려견의 특징이라며 반려견 산책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훈련의 ABC는 목줄 통제였다. 목줄을 당겨 두부의 반항을 억제했다. 강한 통제에 심사가 뒤틀렸는지 날뛰었으나 강형욱이 호락호락 봐줄 리가 없었다. 단호한 교육에 두부도 얌전히 보폭을 맞춰 걷기 시작했다. 다만, 강형욱은 산책을 할 때마다 입마개를 착용시킬 것을 강권했다. 훈련이 반복되자 보호자다 어느 정도 통제가 능숙해져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게 됐다.

물론 아직까지 갈 길이 멀었다. 두부는 순간순간 갑자기 발악했는데, 이는 제대로 된 산책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교화의 가능성을 확인한 건 성과였다. 강형욱은 앞으로도 꾸준한 통제 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면서 보호자의 맹목적인 사랑이 행동 교정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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