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 예능'은 해보나 보나 안 되는 일이었다. 남성 PD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예능계의 풍토가 그랬다. 애초에 기획조차 되지 않았다. 이른바 '남탕 예능'이 대세였고, 그 속에서 여성 예능인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여성이 예능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홍일점(치어리더)'으로 소비되거나 남성과 '짝'을 이루거나 '관찰의 대상'이 되어야 했다. 주역은 여성의 몫이 아니었다. 방송국들은 이 구조적인 문제를 여성의 문제('여성들은 재미가 없다', '여성들은 야외 예능에 적합하지 않다') 혹은 여성 예능인의 능력 탓('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갈 만한 여성 예능인이 없다')으로 돌렸다. 그도 여의치 않으면 외부로 책임을 돌렸다. 대중이 원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가뜩이나 주변부로 밀려났던 여성 예능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