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의사들이 사람을 살리려 하지만, 저는 이미 사망한 사람을 통해 놓친 것이 무엇일까를 되짚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 7)30여 년 간 법의학자로 일하며 약 4천여 건의 부검을 진행한 법의학자 이호 교수가 의대 본과 4학년 졸업을 앞두고 병리학 교수 앞에서 면접을 볼 때 했던 말이다. "참, 별 미친놈을 다 보겠네." 웃음과 돌아온 대답이었다. 법의학자로서의 삶이 어떤 것인지 알기 때문이었으리라.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 말은 이호 교수가 평생 안고 사는 화두가 됐다. 매일같이 마주하는 주검을 대하며, 매일마다 맞닥뜨려야 했던 죽음을 되짚으며 이호 교수는 과연 무엇을 발견했을까. 법의학을 결심했을 때 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을까. (웅진지식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