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예비 초3 딸을 키우고 있는 부부가 출연했다. 그들은 금쪽이가 바지를 비롯한 모든 옷이 불편하다며 착용을 거부한다고 난색을 표했다. 심지어 속옷까지 입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학교 생활은 물론 일상생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매일 벌어지는 모녀의 옷 입기 전쟁은 처참할 정도였다. 금쪽이는 왜 옷을 거부하는 걸까.
엄마는 금쪽이의 심각성을 상기시키는 담임 선생님과의 전화 통화 후 속옷을 사러 나섰다. 추운 날씨에도 민소매를 입고 등교하고, 씻는 것도 일주일에 한번 가까스로 하는 금쪽이를 그대로 둘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4~5개월 전부터 극도로 심해진 금쪽이는 이젠 유급 위기까지 처했다. 하지만 새로 산 속옷(사각팬티, 무봉제 팬티)조차 입으려 하지 않았다.
오은영은 금쪽이는 촉각 예민함을 타고 난 게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특징을 살펴보면, 피부에 닿는 모든 것에 과민했고, 머리빗질이나 가위질, 이발기를 모두 거부했다. 또, 사람들과의 접촉도 불편해 했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예민함이 촉발된 요인을 찾아보야 한다며 접근 방향을 제시했다. 문제의 양상을 정확히 파악한 후, 그 이유를 찾는 태도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공식과도 같다.
사정사정 끝에 10일 만에 겨우겨우 샤워를 한 후, 금쪽이는 머리를 말리지도 않고 침대와 한몸이 됐다. 원래 입던 옷조차도 까칠하다며 거부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옷을 입지 않으리라 애초에 마음 먹었을 거라며 고집을 부리는 이유가 있을 거라 짐작했다. 씻고 옷을 입은 김에 피아노 학원에 가봤지만 의욕을 보이지 않았고, 지인의 가게에서는 신발, 외투, 바지까지 벗어버렸다.
"이 아이는 불편함을 요구하면서 엄마가 계속 자기를 보살피고 돌보게끔 하는 면이 있어요." (오은영)
오은영은 금쪽이가 '분리 불안' 증상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옷이 껴서 갑갑하다며 옷 탓을 하는 듯하지만, 실상은 극심한 불안을 느끼는 중이었다. 하루종일 침대라는 같은 자리를 고수하며 대부분 누워서 생활하는 걸 보면 특정 공간과 자세가 안정감을 주는 듯했다. 그 자리를 벗어나는 외출이 싫은 금쪽이에게 옷은 외출을 의미했다. 그렇다면 왜 금족이에게 분리 불안이 생건 걸까.
금쪽이를 재우고 야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던 부부는 '새아빠' 이슈를 언급했다. 엄마는 금쪽이가 4학년이 되면 얘기하자고 얘기했고, 아빠는 궁금해하면 내일이라도 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들은 재혼 부부였는데, 지난 5년 동안 그 사실을 아이에게 말하지 않은 채 함께 살아왔다. 엄마는 금쪽이가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후 방송에는 금쪽이가 과도하게 엄마를 통제하는 모습이 담겼다. 명령을 하면 이를 떠받드는 엄마의 모습은 씁쓸하기만 했다. 억지스러운 요구까지 모든 걸 맞춰졌다. 밥도 떠먹여줘야 했다. 기침을 참으라고 하면 그조차도 따랐다. 오라가라 지시했고,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자 가위를 들고 소리쳤다. 엄마는 좌불안석하며 금쪽이의 말에 꼼짝없이 휘둘렸다.
일반적으로 엄마와 집에 함께 있으면 불안이 완화되기 마련인데, 금쪽이는 왜 한 공간에 있는데도 과민할까. 오은영은 과도한 통제는 불안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하는 대로 상대가 통제되지 않으면 엄습하는 (나의) 불안 때문에 이를 낮추기 위해 통제에 나서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엄마가 날 버리면 어떡하지?"라는 불안도 내재되어 있었다.
"아빠 없애줘. 아빠 같은 사람 싫어."
"납치범아"
한편, 금쪽이는 아빠에게 싸늘한 태도를 취했는데, 어느 순간 가시 돋은 말을 내뱉었다. 혹시 뭐가 알고 있는 걸까. 게다가 "납치범"이라는 말은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문장 완성 검사에서 금쪽이는 "친구가 성을 바꿔부르는 것"이 자신을 슬프게 한다고 썼다. 엄마의 안일한 생각과 달리 금쪽이는 이미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비밀에 대해 일정 부분 눈치를 채고 있었다.
실제로 엄마는 재혼 당시 외국에 갔던 아빠가 돌아온 거라고 둘러댔고, 친부가 키우고 있다는 쌍둥이 동생의 존재에 대해 언급은 했으나 한 번도 만나게 해 준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 얘기를 들은 오은영은 깊은 탄식을 하며 안타까워했다. 현재 금쪽이는 얼마나 깊은 혼란에 빠져 있을까. '친부가 맞을까, 내 동생은 어디에 있는 걸까' 삶이 온통 의문투성이이지 않을까.
급기야 자신도 버려질지 모른다고 생각할 테고, 자신이 납치당한 것 아닐까 의심할 것이다. 부모의 사랑마저 믿을 수 없는 지경이리라. 그럼에도 봉인된 진실이 '혹시나'가 '역시나'가 될까 봐 묻지도 못한 채 과도한 두려움에 휩싸여 있는 듯했다. 그러다보니 무리한 요구를 해서라도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다. 결국 이혼과 재혼을 비밀로 감춘 어른들이 문제였다.
"엄마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 엄마가 나한테 비밀이 많아. 엄마한테 물어보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물어봐." (금쪽이)
오은영의 금쪽처방은 '비밀 없는 가족'이었다. 금쪽이가 가장 혼란스럽고 힘들어하는 부분을 나이에 맞게 진심을 담아 진정성 있게 설명해주는 게 필요하다는 조언을 건넸다. 다음 날, 엄마는 금쪽이에게 재혼 사실을 알리며, 친아빠의 존재에 대해 설명했다. 금쪽이는 집중해서 귀담아 들으며 궁금한 것에 대해 질문했다. 얼마나 알고 싶었던 진실이었을까.
또, 편하게 입는 즐거움 찾기를 위해 인형극 성교육을 받았다. 속옷 착용의 필요성도 배웠다. 다음 날, 머리 묶기와 속옷 입기에는 성공했지만, 바지에서 갑갑함을 호소해 실패하고 말았다. 촉감이 예민한 금쪽이를 위해 모래 놀이를 통해 까칠한 촉감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보냈고, 다양한 재질의 원단에 적응하는 과정도 거쳤다. 금쪽이는 자신이 직접 고른 바지를 입는 데 성공했다.
진실을 알게 된 금쪽이는 더 이상 실체 없는 불안에 떨지 않을 수 있었다. '옷'이라는 변명거리에 자신의 불안을 투사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자녀가 어리다고 아무 것도 모르리라 생각한다면 부모의 오산이 아닐까. 아이를 가족의 구성원으로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가족간의 비밀이 얼마나 큰 파국을 가져오는지 금쪽이네를 통해 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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