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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간힘을 다해 대변 참는 금쪽이, 오은영이 찾은 진짜 문제는?

너의길을가라 2025. 3. 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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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필사적으로 대변보기를 참는 만4세 금쪽이의 부모가 출연했다. 금쪽이는 극심한 고통에 발버둥 치면서도 안간힘을 다해 대변을 참았다. 5개월 전부터 시작딘 증상이었다. 가장 최근 배변을 한 게 언제냐는 질문에 부모는 10일 전에 배변을 했다고 대답했다. 배 속의 가스 때문에 구토까지 할 정도이니 심각한 문제였다.

놀이터에서 놀다가 변의를 느낀 금쪽이는 다급한 표정을 짓더니 발을 동동 굴렸다. 잠시 후 바닥에 주저 앉아 엉덩이를 꽉 눌러 배변을 억지로 참았다. 꼼짝도 하지 못하는 지경이 이른 금쪽이를 보며 엄마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겨우 집에 돌아온 금쪽이는 결국 속옷에 대변을 지리고 말았다. 그 상황이 민망했던 걸까. 뒤처리를 해주는 엄마의 손길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아이가 배변을 참을 때, 편안하게 못 볼 때 제일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건 배변 훈련이에요." (오은영)

병원을 찾은 금쪽이의 배 상태는 심각했다. 대변에 변이 가득차 있었고, 직장에도 변이 덩어리진 상태로 발견됐다. 의사는 최소한 6개월에서 2년 동안 약을 먹어야 한다는 소견을 밝혔다. 그렇다면 금쪽이의 배변 훈련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엄마는 금쪽이가 생후 40개월부터 배변 훈련을 시작했다며, 다소 늦어진 이유는 금쪽이의 속도에 맞춘 것이라고 대답했다.

소변 가리기는 일주일 만에 성공했지만, 대변의 경우에는 폐렴으로 입원하는 바람에 수월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변비가 있어 관장을 해야 했는데, 당시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았던 것 같다는 얘기였다. 오은영 박사는 신경계의 발달상 대변 가리기가 먼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즉, 소변을 가리면 대변도 가릴 수 있다는 뜻이다. 대변을 참는 금쪽이만의 진짜 이유가 있을 터였다.

엄마는 장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 먹이고, 우유에 변비약을 타서 복용시켰다. 또, 장운동을 촉진하기 위한 활동을 하며, 금쪽이를 변기에 앉혀 생활했다. 오은영은 배변을 억지로 참는 금쪽이의 장운동을 자극하거나, 변비약과 우유를 함께 먹이면 위를 자극해 복통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꾸만 헛다리를 짚는 안타까운 노력이었다. 아이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과 관찰이 필요했다.

하루 동안 금쪽이의 대변이 묻은 팬티를 7개나 빨고 예민해진 엄마는 금쪽이가 또 다시 속옷에 대변을 묻히자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엄마가 빨래를 하는 동안 금쪽이를 케어했던 아빠는 이 사실을 몰랐을까? 아빠는 좀더 편하게 대변을 보라는 의미에서 그냥 두었다는 핑계를 댔다. 이처럼 반복되는 대변 전쟁에 부모는 지친 듯했다. 금쪽이는 그 가운데에서 눈치를 보고 있었다.  

엄마는 힘들다며 침대에 누워 응가를 했다는 금쪽이의 말을 외면했고, 아빠는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양이 많고 냄새가 심하다고 타박했다. 부부 사이에 날선 대화가 오갔다. 대변 전쟁은 부부 전쟁으로 비화됐다. 부모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민망하고 창피했던 금쪽이의 심정에 좀더 신경이 쓰였다. 이 장면을 바라보는 오은영의 표정은 살짝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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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을 애써 참던 아이가 대변에 성공한 상황은 분명 희소식이다. 그렇다면 어느 때보다 큰 격려가 필요하다. 하지만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부모를 보며 금쪽이는 혼란을 겪지 않았을까. 어쩌면 참는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오은영은 배변 훈련 과정에 아이의 변의는 존중하지 않고 엄마가 원하는 속도만 고집하는 부분을 꼬집었다. 이는 단지 배변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었다.

영어 강사인 아빠는 언어가 늦은 금쪽이에게 장문의 영어 원서를 들려줬다.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금쪽이가 흥미를 느낄 리 없었다. 다음 날, 언어 센터를 찾은 금쪽이는 선생님과 즐겁게 대화를 나눴다.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엄마와의 대화에서는 돌변해 대답 자체를 거부했다. 그럼에도 엄마는 일방적인 지식 주입에 가까운 대화로 일관했다. 감정은 쏙 빠져 있었다.

그 밖에도 여러 지적 포인트가 발견됐다. 엄마는 금쪽이의 친구에게 응가 잘하는 법을 물어보라고 등을 떠미는 등 자존심에 상처를 주기도 했고, 과자를 먹을 때조차 규칙을 강조해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과자를 뺏었다. 오은영은 이를 엄마의 과도한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쪽이 입장에서 배변 활동은 자유 의지로 결정하는 유일한 영역일 거라 설명했다.

이제야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금쪽이는 '배변이라도 내 뜻대로 할래!'라고 생각했던 것 아닐까. 결국 변이 아닌 자율성 발달의 문제였다. 부모는 아이의 입장에서 소통하기보다 본인들의 욕구를 채우기에 바빴고, 이는 대변 훈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나친 타율에 의해 살아가는 금쪽이에게 자율성을 획득할 유일한 기회는 배변 참기밖에 없었다.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건, 아이가 왜 그러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오은영)

원활한 육아를 위해서는 '아이가 왜 그러는 걸까'를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물론 이유가 있다고 해서 모든 걸 받아주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아이의 울음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오은영은 금쪽이 부모가 아이를 이해하려는 시도보다는 부모의 임무 완수에만 몰두해 왔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더불어 아이의 마음 신호를 놓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제작진은 금쪽이가 혼자 있을 때 스스로 배변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작은 성취감에 행복한 웃음을 지었던 부분을 상기시켰다. 금쪽이는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으니까 엄마 화내지 마"라며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오은영은 발달이 느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조급함이 앞서 아이를 채근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자율성 발달에 문제가 생긴다고 부연했다. 결국 아이의 입장이 우선이다.

이후 금쪽이의 대변 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이어졌다. 아빠는 직접 교육용 팬티를 입고 연고의 중요성을 설명했고, 방귀 놀이를 반복함으로써 공포심을 덜어냈다. 금쪽이에게 배변이 즐겁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필수적 과정이었다. 물론 배변 훈련은 여전히 쉽지 않았는데, 금쪽이만의 응가 방을 만들어서 부모의 시야를 차단하는 비밀 공간을 제공했다.

엄마는 금쪽이에게 쾌변식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야외 운동을 하며 장 운동을 촉진시켰고, 토끼 통을 관찰하며 대변에 대한 거부감을 줄였다. 그날 저녁, 주방에 있던 금쪽이가 다급하게 어디론가 달려갔다. 자신만의 응가방으로 들어간 것이다. 잠시 후 약속했던 호출벨이 울렸다. 금쪽이의 도움 요청에 달려간 부모는 금쪽이가 바지에 배변을 한 것을 확인했다.

아직 변기를 사용하는 건 어려워도 더 이상 대변을 참지 않게 된 금쪽이의 변화가 기특했다. 엄마는 금쪽이가 배변을 할 때마다 똥 인형을 적립하는 식으로 장려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법, 금쪽이네는 비로소 일상의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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