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MBC 신임 사장에 안광한 내정, 김재철 2기 시작?

너의길을가라 2014. 2. 2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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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김재철이 있었고, 그의 최측근이 두 명 있는데.. 그 중 한명이 곧 사장이 되리라."


마치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탁 같이 들리지만, 2014년 대한민국에도 '신탁'은 존재하는 모양이다. 아니, '박탁'이라고 해야 할까? 



- <연합뉴스>에서 발췌 - 


최승호 PD의 표현을 빌리자면, '언론 역사에 남을 만한 인물'인 김재철 전 MBC 사장은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상황에서도 "내 고향 사천을 새롭고 강한 도시로 디자인하겠다"면서 사천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그는 새누리당에 입당한 상태이고, 사실상 새누리당의 후보로 공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사장이 자랑처럼 떠벌린 말에 의하면, "새누리당에서 서울 쪽 보궐선거 출마를 권유받았었다. 하지만 나는 중앙정치보다는 지방정치가 맞는 것 같아 (고사했다)" 사천시장에 나온 셈이니 공천은 따놓은 당상 아닐까?


김재철 전 MBC 사장이 '언론 역사에 남을 만한 인물'인 이유 중에 하나는 이제 누가 MBC의 사장이 되더라도 놀라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아니, 김재철도 사장을 했는데.. 설마 그보다 더 진상이 있겠어?' 정도의 반응이랄까? 그래서 일까? 김종국 현 MBC 사장의 후임으로 김재철 전 사장의 최측근인 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과 이진숙 워싱턴 지사장이 낙점됐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왔지만 사람들은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김재철을 겪은 경험은 그처럼 강한 내성(?)을 만들어낸 것이다.




- <미디어오늘>에서 발췌 - 


'김재철 사람' 안광한, MBC 사장됐다 <미디어오늘>


언론에서는 '이진숙 내정설'에 무게를 뒀지만, 21일 오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문환)가 선택한 사람은 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이었다. '이진숙만은 안 된다'는 여론이 거셌던 만큼 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에 대해선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 우선, 안광한 신임사장 내정자의 프로필을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MBC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안광한 사장은 경남 남해 출신으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같은 PK이다.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고, 1982년 MBC PD에 입사했다. MBC 편성국 편성기획부 부장, 편성국장, 편성본부장을 거쳐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는 부사장을 지냈다. 그의 주요 업적(?)으로는 2010년 편성본부장 시절 시사 교양 프로그램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를 폐지했다. 또,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 불방(不放)의 주범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2011년 인사위원장으로 전 MBC 노조위원장 등 6명(강지웅ㆍ박성제ㆍ박성호ㆍ이용마ㆍ정영하ㆍ최승호)등에 대한 해고하고 38명을 정직 처분하는 등 징계권을 남발한 전력이 있다.


안광한 사장 체제의 MBC를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김재철 사장 시절의 MBC를 떠올려보면 그 윤곽이, 아니 그 전부가 그려지기 때문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김종국 현 사장의 차기사장 후보 탈락이 의미하는 것은 청와대가 지금의 MBC보다 더욱 충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MBC구성원이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사이 김재철 사장 측근인 이들이 신임 사장에 임명되면 MBC는 김재철 체제로 복귀하고 증오와 보복 경영은 계속 될 것이다. 그럼 MBC정상화는 물건너 간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방문진 이사는 9명인데, 여권추천 6명, 야권추천 3명으로 6:3의 구도로 사실상 여권의 입맛대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구조로 이뤄져있다. 공영방송이 더 이상 공영방송이 아니라 청와대의 눈치만 살피는 사영방송이 되는 것은 이 구조에서 기인한 탓이 크다. 결국 여권추천과 야권추천의 비율을 5:4로 바꾸고, 의사결정방식을 다수결이 아니라 만장일치로 변경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공영방송의 사영화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권력은 그 속성상 방송을 장악하기를 원한다. 아주 선량한 권력이 탄생하지 않는 한 이런 탐욕을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보완해야만 한다. 안광한 사장에게 보장된 임기는 3년이고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는 4년이 남아 있다. 그렇다면 또 한 번의 MBC 사장 임명이 있을 것이란 뜻이고, 그 대상은 이번에 고배를 마신 이진숙 워싱턴 지사장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전에 김재철이 있었고, 그의 최측근이 두 명 있는데.. 그 중 한 명이 곧 사장이 되리라. 나머지 한 명은 그 다음에 사장이 되리라."


'그 중 한 명이 곧 사장이 되리라' 의 뒤에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았던 신탁의 마지막 구절이 '나머지 한 명은 그 다음에 사장이 되리라'가 아니길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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