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2014년 1월 1일은 2013년 12월 32일일 뿐

너의길을가라 2014. 1. 1. 08:10
반응형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새해가 되면 새로운 태양이 뜨는 걸까? 새해의 태양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 태양은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쟤네들 갑자기 왜 저렇게 호들갑이야?" 그렇다. 애석하게도 어제 봤던 그 태양이 다시 떠오르는 것일 뿐이다. 


시간은 분절적(分節的)이지 않다. 실제로 시간은 끊어지지 않는다. 특정한 점이 찍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계속될 뿐이다. 시간은 영속적(永續性)이다. 물론 인간은 시간에 끊임없이 표시를 한다. '단절'시키기 위해 애를 쓴다. 2013년과 2014년을 구분하고, '새출발'을 희망한다. 마치 지금까지 달려온 길에서 갑자기 선을 긋고, 다시 출발을 외치는 것처럼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계획을 세우고, "올해는..." 이라며 기원을 한다. 해돋이도 구경하러 가고, 자신만의 각종 이벤트를 기획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물론 '기분'적인 부분에서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새해 계획'이 처참히 붕괴되기까지 고작 며칠이면 충분하다는 것은 경험을 통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새해가 된다고 해서 갑자기 좋은 일들이 생기지도 않는다.


'어제'가 모여서 '오늘'이 된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갑자기 인생이 달라지는 일 따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실 2014년 1월 1일은 2013년 12월 32일일 뿐이다. 어제의 일이 '작년의 일'이 됐다고 해서 단절되는 일은 없다. 어제의 일은 오늘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어제의 일일 뿐이다.




지금 현재 포털사이트 다음의 '댓글 많은 뉴스'의 목록이다. 새해가 됐다고 해서 이슈들이 바뀌는 법은 없다. 어제의 일들이 오늘도 계속된다. 철도 민영화 이슈가 작년의 일이라고 해서 '지난 일'이 될 리 없다. 파업은 끝났지만, 이 사안은 사회적 논의의 대상이며 끊임없이 논의되어야만 한다. 40대 남성이 '특검'을 요구하며 서울 도심에서 분신을 했다고 한다. 새해가 되었다고 해서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과 이에 대한 특검은 지나간 케케묵은 일이 되는 걸까? 그것은 불과 어제의 일일 뿐이다. 


'새해'라는 관념적인 개념에 지나치게 휘둘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새로움'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진중한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에게 산적한 '어제의 일'을 마주하며, 또 다시 '오늘'을 살아가는 태도야말로 '비겁하지 않은' 삶의 자세가 아닐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