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조삼모사 희망준비금? 제발 군인들 데리고 장난치지 마세요!

너의길을가라 2013. 12. 30. 07:49
반응형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대한민국의 최고의 '봉'은 누굴까? 생각해 볼 것도 없다. 당연히 '군인'이다. 군인은 언제든지 동원할 수 있는 질 좋은 값싼 노동력이다. 연령으로만 봐도 20대 초중반의 가장 건장한 시기 아닌가? 또, 대학 진학률이 80%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대다수가 고등 학력의 소유자들이다. 이들은 한 달에 고작 10만 원 안팎의 돈으로 '굴릴'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실제로 과거 경부고속도로를 만드는 데도 엄청난 수의 군인들이 동원됐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각종 재해가 발생하면, 군인들은 출동해야 한다. 군대는 '삽질'이요, '뺑이 치기'다. 

 

"군대 좋아진다" 예비군 훈련비 오르고·병사월급 15%↑ <이데일리>


낯 뜨겁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기자 제목을 달았는지 기자에게 묻고 싶어진다. 기사의 내용은 뻔하다. 예비군 훈련비, 즉 교통비와 보상금이 각각 1,000원 씩 오른다(향방기본 · 작계훈련 시 교통비 5,000원, 동원훈련 시에는 훈련보상금 6,000원)는 것과 병사 월급이 15% 인상(현재 10만 원도 되지 않는 이등병의 월급은 11만 2,500원으로 인상)된다는 것이다. 와, 정말 많이 오른다. 군대 정말 좋아진다! 춤이라도 덩실덩실 추고 싶을 지경이다.


물론 처우가 나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좋은 일이다. 가령 A와 B가 계약을 맺었다고 가정해보자. 애초부터 B에게 너무도 불합리한 계약 조건, 최저 임금 수준에 턱없이 부족한 임금 계약이라고 치자. 거기서 약간 대우를 좋게 해줬다고 해서, 박수치고 기뻐해야 할까? '군대 좋아진다'고 행복감에 젖어 연말을 보내야 할까? 기자들도 좀 신중해졌으면 좋겠다.




- <국민일보>에서 발췌 - 


'대통령 친필 서명 전역증' 준다고 軍 사기진작? <국민일보>


지난 11월 4일, 당시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손수조 위원은 "장병들이 군 복무에 대한 자부심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면서 "대통령 친필 서명이 들어간 전역증을 제대 군인들에게 감사 편지와 함께 주는 방안을 국방부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실소(失笑)가 절로 나온다. 어쩌면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는 것일까? 필자는 이 글에서 여성들에게 군 문제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군대 관련 토론이 있으면, 꼭 나오는 말이 "군대 갔다왔어?"라고 한다. 이런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직접 경험만이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자격일 수는 없다. 가령, 여성들이 "아기 낳아 봤어?"라고 말하면 남성들은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물론 경험은 중요하다. 하지만 경험이 전부는 아니다. 때로는 외부의 시선으로, 객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더 좋은 해법이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손수조 씨의 발상은 그가 여성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구시대적 사고 체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조금만 더 신중해졌으면 좋겠다. 가령 손수조 씨가 군대에 찾아가서 장병들과 잠깐 동안만 대화를 나눴어도 저런 무지막지한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 금세 깨달았을 것이다. '대통령 친필 서명 전역증'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현역 공군 병장 이모(23)씨는 "군인들의 사기를 궁극적으로 끌어올리려면 군 내 실생활과 직결된 내실 있는 복지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며 일침을 놨다. 


병사 월급서 적립, 전역 때 100만∼200만원 지급 추진 <연합뉴스>

병사월급 적립해 주는게 '희망준비금'이라고? <경향신문>


"병사 봉급 중 5만∼10만원을 매달 적립해 전역 때 100만∼200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의 희망준비금 제도를 실무선에서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연합뉴스>은 국방부가 병사의 월급의 일부를 적립해서 '희망준비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영혼 없이 전달했지만, 언론이라면 <경향신문>처럼 접근해야 옳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병사 월급을 2017년까지 2배로 인상하고, 별도로 전역 시에 희망준비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었다. 그의 공약이 죄다 '폐기'의 수순을 밟았던 것처럼, 군인들에 대한 공약 또한 휴지통으로 들어가 버렸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등병의 한 달 월급은 15% 인상이 돼도 11만 2,500원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5~10만 월을 매달 적립한다? 상식적으로 가능한 방안일까? 또한, '별도로' 지급하겠다는 공약은 월급 빼서 나중에 주는 '조삼모사'로 변질되어 버렸다. 이 정도면 '희롱(戱弄)' 혹은 '농락(籠絡)' 수준이다. 


제발 부탁하고 싶다. 군인들 데리고 장난치지 마세요~! 에휴..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