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서재

[읽다만 책] 1.『스무살의 사회학』

너의길을가라 2013. 8. 7. 07:05
반응형



[읽다만 책]을 통해 소개할 첫 번째 책은  랠프 페브르 · 앵거스 밴크로프트의 『스무살의 사회학』이다. 부제는 '콩트에서 푸코까지, 정말 알고 싶은 사회학 이야기'. 처음에 이 책에 흥미를 가진 까닭은 '소설'식으로 쓴 '사회학 개론'책이었기 때문이다. 작가가 서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사회학과 관련된 이론들은 어렵고 딱딱하기 때문에 외면당하기 일쑤다. 사회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조차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그런 현실이니 일반 대중들에겐 어떻겠는가? 작가는 타개책으로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렸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은 사회학과 관련된 주요한 주제들을 가지고 주위 사람들과 토론을 벌인다. 작가는 이렇게 글을 쓰면 자연스럽게 사회학 이론들을 독자들은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물론 신선한 발상이고, 장점이 뚜렷하다. 그랬기 때문에 내가 책을 집어든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초반의 참신함은 곧 사라졌다. 아무래도 '토론'을 통해 사회학 이론들이 설명될 수밖에 없고, 그 과정들이 지루하게 펼쳐지다보니 답답함을 느끼게 됐다. 주로 토론의 상대방들은 주로 심리학을 무기로 삼았는데, 심리학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면도 없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소설 속의 상대방이 심리학의 대가가 아닌 이상 그런 '결함'은 필연적인 것이다. 


물론 나의 잘못도 있다. 제목에서 명확히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스무 살'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딱 스무 살만을 위한 책은 아니겠지만, '사회학'을 처음 접하는 친구들을 위해 '많은 것'들을 배제하고 쓰여진 것이다. 그러니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사회학'에 대한 지식이 많다는 건 결코 아니다.)


마지막으로 몇 마디를 보태자면..


인간을 설명하기 위해 '사회학'이라는 도구가 요구되던 시절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사회학'을 통해 명쾌하게 설명되는 인간의 모습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인간이 자살을 하는 이유를 그 개인의 병리적 현상에서 찾았던 것에서 '사회'라는 틀을 통해 바라봤던 에밀 뒤르켐의 경우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다시 '인문학'이 강조되고 있다. 결국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알아야 하고, '사람'을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다. 박태균 교수는 부시의 이라크 공격이 '아버지에 대한 복수'라고 설명하면서 인문학을 통해 현대사를 볼 것을 강조한다. 이덕일 한가람연사문화연구소 소장도 『왕과 나』를 통해, 삼국통일이라는 아젠다가 '딸을 잃은 것에 대한 김춘추 복수심'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인문학의 우위를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하나의 도구만을 가지고 세상 혹은 사람에 대한 탐구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양한 도구들을 갖추는 것이 훨씬 더 유용한 법이다. 현미경도 있고, 망원경도 있으면 훨씬 더 정확하고 분명히 대상을 파악할 수 있을 테니까. 


역시 책을 읽다 말았기 때문일까? '잡소리'로 글을 마무리하게 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어쨌거나 『스무살의 사회학』미안..! 

반응형